[말이랑 놀자 255] 꿈그림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이 있어요. 아직 이루지 못하지만 앞으로 꼭 이루겠노라 다짐하는 일이 있어요. 이제까지 이루지 못했다고 하지만, 이제부터 이루려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자꾸 생각하는 일이 있어요. 이루고 싶기에 꿈이에요. 이루지 못했지만 곧 이룰 수 있다고 여기기에 꿈이지요. 이 꿈을 마음에 담으면서 그림을 그려 봅니다. 다짐을 하는 뜻으로 다짐글을 쓰거나 다짐그림을 그린다면, 꿈을 마음에 담으면서 꿈글을 쓰거나 꿈그림을 그려요. 다짐글을 쓰고 다짐그림을 그려서 책상맡에 붙여 봅니다. 꿈글을 쓰고 꿈그림을 그려서 문이나 벽에 붙여 봅니다. 마음에 굳게 새기려고 붙이는 다짐글이고 다짐그림이에요. 마음에 똑똑히 새기려고 붙이는 꿈글이면서 꿈그림입니다. 다짐글이랑 꿈글을 읽고 새로 읽으면서 생각을 지펴요. 다짐그림하고 꿈그림을 보고 새로 보면서 뜻을 북돋아요. 아침마다 다짐을 되새기고 밤마다 꿈을 되돌아봐요. 언제나 다짐을 되뇌고 늘 꿈을 바라보며 빙긋 웃어요. 2017.6.19.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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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254] 손질값



  가방을 손질했어요. 제가 늘 메는 가방이 제법 오래되어 낡고 닳았거든요. 책이며 살림을 가방에 잔뜩 담아서 늘 메고 다니다가 어느 날 어깨끈이 투툭 끊어졌어요. 어깨끈이 끊어진 가방을 가방집에 가지고 가서 맡겨요. 이렇게 한 번 손질을 받았고, 몇 해 뒤 다시 어깨끈이 끊어져서 또 손질을 받았어요. 이러고서 몇 해가 흐르니 어깨끈이 새삼스레 끊어져서 새롭게 손질을 받았습니다. 가방 하나를 두고두고 쓰면서 손질을 받지요. 새 가방을 장만하지 않고 오래된 가방을 자꾸 손질하면서 살뜰히 써요. 어깨끈을 손질하거나 새로 붙이니 마치 새 가방 같아요. 낡거나 닳은 자리는 솜씨 좋은 이웃님이 꼼꼼히 손질해 줍니다. 이웃님이 알뜰히 손질해 주었기에 고마운 마음에 손질값을 치릅니다. 손으로 만져 주는 고마움을 느끼면서 가방을 메요. 새 어깨끈을 붙인 가방도 기뻐하는구나 싶어요. 가방이며 옷을 손질해 주는 이웃님은 손질꾼이자 손질님이고 손질지기입니다. 손질벗이자 손질장이라고 할 만해요. 2017.6.19.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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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253] 나물



  밥을 지을 적에 나물을 넣으면 나물밥이에요. 밤을 넣으면 밤밥이고, 당근을 넣으면 당근밥이지요. 배추밥이나 무밥이나 감자밥을 지을 수 있어요. 나물은 사람이 즐겁게 먹는 풀을 따로 가리키는 이름이에요. 나물이라는 풀은 사람이 안 심어도 스스로 씨앗이나 뿌리로 퍼지면서 자랍니다. 남새는 사람이 따로 심어서 먹을거리로 삼는 풀이에요. 남새밭 같은 말을 써요. 푸성귀라는 낱말은 나물하고 남새를 아울러요. 사람이 먹는 모든 풀을 따로 푸성귀라고 하는 셈입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이는 ‘고기밥’을 먹는다고 해요. 풀을 좋아하는 이는 ‘풀밥’을 먹는다고 하지요. 밥상에 고기가 없으면 안 된다고 여길 적에는 ‘고기밥쟁이·고기밥꾼·고기밥님·고기밥지기’라 말할 만하고, 굳이 고기를 먹기보다는 풀(푸성귀)로 넉넉하다고 여길 적에는 ‘풀밥쟁이·풀밥꾼·풀밥님·풀밥지기’라 할 만해요. 풀은 들풀이나 멧풀이나 바닷풀이 있어요. 들에서 나거나 멧골에서 나거나 바다에서 나는 결을 살펴서 가르지요. 이 세 갈래 풀 가운데 들풀은 수수한 사람들을 빗대는 자리에도 써요.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바라며 촛불 한 자루를 드는 사람들은 ‘들풀’이에요. 나물이라는 낱말은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말마디로 쓰이기도 하는데, 서로 어울리는 여러 가지가 짝이 된 일을 나타내요. ‘끼리끼리’하고 살짝 비슷하다고 할 만합니다. 2017.4.1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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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252] 타다



  새는 바람을 타고 하늘을 훨훨 납니다. 구름도 바람을 타고 살살 날아요. 물고기는 물살을 가르기도 하지만 마치 물결을 타고 노는 듯 보이기도 해요. 자전거를 타고, 멧등성이를 타며, 아기가 할머니 등을 타고 까르르 웃어요. 미끄럼을 타고, 모닥불이 타고, 속이 타거나 애가 타요. 가뭄이 들어 논밭이 타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오르지요. 좋은 때를 타서 잘되기도 해요. 따뜻한 물에 꿀을 타서 마셔요. 돈을 타서 쓰기도 하고, 멋진 솜씨를 타고 태어난 동무가 있어요. 톱으로 나무를 슬슬 타서 책꽂이를 짜 볼까요. 기타를 타거나 피아노를 타면서 노래를 불러요. 요즈음에는 맷돌을 보기 어려울 텐데 예전에는 맷돌에 콩을 타서 두부를 쑤거나 콩물을 얻었어요. 때를 탄 옷은 더러우니 빨래를 합니다. 좋은 기운을 타고 함께 웃어요. 부끄러움을 타느라 말을 잘 못해요. 봄을 탔는지 설레고, 솜을 타서 이불을 누비지요. 그리고 우리 손을 타는 물건에 우리 숨결이 깃들어요. 내 손을 탄 책에는 내 마음이 스며요. 내 손을 탄 연필 한 자루가 좋아요. 손을 탄 길고양이가 우리 곁에 살그머니 다가와서 앉아요. 수많은 ‘타다’ 가운데 “손을 타는” 일이란 얼마나 살가운가 하고 헤아려 봅니다. 2017.4.1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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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251] 말씨



  누구나 처음부터 솜씨가 좋지는 않아요. 차근차근 해 보면서 꾸준히 익히기에 솜씨가 생겨요. 누구나 처음부터 말씨가 곱지는 않아요. 말을 하나하나 듣고 배우는 동안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려 하면서 어느새 고운 말씨로 거듭나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는데요, 우리 입에서 나와서 다른 곳으로 가는 말이 곱지 않고서야 우리한테 돌아올 말이 곱기 어렵다고 합니다. 남이 나한테 고운 말을 들려주기를 바라기 앞서 나부터 즐겁게 고이 말할 줄 알아야 한다지요. 우리 마음씨는 어떠할까요? 마음을 곱게 쓰나요, 밉게 쓰나요? 내 마음씨는 어떤 결일까요? 서로서로 아끼는 마음씨가 되기를 바라면서 서로서로 깊이 헤아리는 생각씨가 되면 좋겠지요. ‘-씨’를 붙여서 어떠한 몸짓이나 모습인가를 이야기해요. 이를테면 바람이 어떤 결인가 하고 살피면서 ‘바람씨’를 말해요. 몸을 어떻게 가꾸었나 하고 살펴보면서 ‘몸씨(몸맵시)’를 말해요. 글을 읽을 적에는 ‘글씨’를 살피고, 걷는 몸짓을 놓고 ‘걸음씨(발씨)’를 말한답니다. 그런데 ‘씨’는 씨앗을 가리키기도 해서 “말이 씨가 된다”고도 하지요. 우리가 말하는 대로 된다는 뜻이에요. 아무 말이나 함부로 하지 말라는 뜻으로, 우리가 기쁘게 이루고 싶은 꿈을 말로 곱게 하자는 뜻이기도 합니다. 2017.4.1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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