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42] 아름답게


  빙그레 웃음짓고
  살그마니 피어나며
  푸르게 노래하는


  아름다움을 생각할 때에 스스로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사랑스러움을 그릴 적에 스스로 사랑스럽다고 느낍니다. 남이 나를 보면서 알려주어야 아름답거나 사랑스럽지 않아요. 내가 내 모습을 아름답게 짓습니다. 내가 내 말을 사랑스레 가꿉니다. 내가 나한테 아름답게 웃음을 띄우고, 내가 스스로 사랑스럽게 밥을 차려 먹습니다. 4347.6.1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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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41] 온힘을 다해



  꽃 한 송이는

  온힘을 다해 피어나면서

  지구별을 환하게 밝힌다.



  꽃 한 송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꽃 한 송이 핀다 한들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도시를 밝힐 수는 없을까요? 언뜻 보기에 조그마한 들꽃 한 송이는 대수롭지 않다고 여길 만합니다. 그러나, 작은 들꽃 한 송이가 피어 씨앗을 퍼뜨리니, 열 송이 백 송이가 되고, 천 송이 만 송이가 됩니다. 앞으로 천만 송이 천억 송이로 퍼져요. 조그맣다는 사랑이나 꿈도 처음에는 모두 조그마할 테지만, 즐겁게 씨앗을 뿌리거나 심을 적에는 차근차근 퍼져서 지구별뿐 아니라 온누리에 골고루 아름다운 빛으로 퍼지리라 느낍니다. 모든 삶은 바로 가장 작은 곳에서 온힘을 다해 기울인 사랑과 꿈에서 태어날 테니까요. 4347.6.1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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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40] 꽃밥



  찔레꽃 먹으면 찔레내음

  봄까지꽃 먹으면 봄까지꽃빛

  감꽃 먹으면 감꽃노래



  꽃을 먹으면서 몸에도 마음에도 고운 꽃내음이 깃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합니다. 커다란 동백꽃이 톡톡 떨어지면, 꽃송이를 동백나무 곁에 던져 놓기도 하지만, 때때로 동백꽃송이를 집어서 꽃밥으로 먹기도 합니다. 찔레꽃을 먹고, 봄까지꽃이나 코딱지나물꽃이나 꽃마리꽃을 먹으면서, 또 감꽃을 먹으면서, 이 꽃송이가 우리 몸에서 어떤 꽃빛으로 다시 태어나는가 하고 생각에 잠깁니다. 4347.6.1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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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39] 동물원·식물원



  들짐승을 몰아낸 자리에 도시와 동물원.

  들풀을 쫓아낸 곳에 도시와 식물원.

  들과 숲과 보금자리는 어디로?



  동물원이 있어야 할 까닭은 없다고 느낍니다. 들짐승과 숲짐승과 바다짐승을 함부로 잡아들여 돈으로 사고팔면서 쇠창살 우리에 가두는 짓은 멈추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이와 함께 식물원이 있어야 할 까닭도 없다고 느낍니다. 들풀과 숲꽃과 나무를 왜 좁은 곳에 가두어 가지를 휘거나 꺾어야 할까요. 우리가 살아갈 곳은 들과 숲입니다. 사람은 들과 숲에서 모든 짐승과 벌레와 새와 풀과 꽃과 나무와 어우러지면서 함께 사랑을 피울 때에 아름답습니다. 도시를 세우더라도 들과 숲을 밀거나 없애거나 짓밟지 않아야 합니다. 4347.6.1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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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38] 이웃과 함께



  네가 웃으면서 내가 웃고

  내가 노래하면서 네가 노래하는

  이웃과 함께.



  내 일과 남 일은 따로 없다고 느껴요. 이웃이 아픈데 나 또한 안 아플 수 없지 싶어요. 이웃이 즐거우면 나 또한 안 즐거울 수 없구나 싶어요. 아름다운 책이 곁에 있기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먹고 나누면서 마음을 달래는구나 싶어요. 아름다운 이웃이 둘레에 있기에 아름답게 노래를 부르고 속삭이면서 마음을 가꾸는구나 싶어요. 느긋하고 따사로운 하루가 지나갑니다. 4347.6.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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