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놀이 1
문닫은 초등학교 한쪽 풀더미에 휩싸이는 놀이기구 몇 있다. 시골마을에 아이들 없으니 문닫은 초등학교 놀이터는 ‘돈에 눈먼 어른들이 밤에 몰래 떼어 가는 군침 흐르는 쇳덩이’가 되기 일쑤이다. 아직 잘 살아남은 놀이기구는 햇볕과 빗물에 바랜다. 그래도 이럭저럭 움직여, 이리 당기고 저리 밀면서 놀 만한 터가 되어 준다. 4346.8.6.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달리기놀이 4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지 않은 오늘 낮, 아이들이 슬쩍 마당으로 내려서더니 맨발로 빙빙 돌면서 논다. 너희한테는 달리기가 참 좋지. 날마다 키가 자라면서 날마다 발도 다리도 간지러울 테지. 이렇게 달리고 뛰어야 몸이 쑥쑥 크면서 튼튼해질 테고, 너희 통통통 발소리 듣는 우리 집 풀과 나무도 한결 즐겁게 하루를 누리리라 본다. ㅎㄲㅅㄱ
골짝물놀이 2 - 물놀이 좋아
온몸을 물에 담가 보렴, 하고 아이한테 말한다. 처음에는 머뭇거린다. 천천히 발을 담그고 엉덩이까지 물에 담근다. 이제 물놀이 얼마나 좋은지 느낀다. 그래, 그렇게 온몸을 물에 맡기렴. 이 골짝물에는 빠질 일조차 없어. 그예 몸과 물살을 하나로 맞추어 시원하게 적시면, 너 스스로 물빛이 된단다. ㅎㄲㅅㄱ
골짝물놀이 1 - 발 발, 물에 젖은 발
한참 골짝물에서 놀았으니 발도 몸도 물에 흠뻑 젖는다. 이 돌에서 저 돌로 건너가려 하는 아이 발이 온통 물기 머금어 반짝반짝 빛난다. 골짝물이 아이 발가락 사이로 흐르고, 골짝물이 아이 발등과 복숭아뼈를 곱게 어루만진다. ㅎㄲㅅㄱ
미끄럼놀이 3
처음에는 큰아이 혼자 미끄럼틀에 올라가서 내려온다. 다음에는 작은아이가 누나 따라 계단을 통통 밟고 올라간다. 작은아이는 아직 혼자 미끄러져 내려오지 못하고 누나더러 뒤에서 밀어 달라 한다. 누나가 잘 잡고 아래로 스윽 민다. 작은아이는 미끄러져 내려오는 빠르기가 좀 세다 싶은지 옆을 붙잡으려 하면서 아래까지 잘 내려온다. 4346.7.26.쇠.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