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정원 庭園


  정원을 가꾸다 → 꽃밭을 가꾸다

  정원을 꾸미다 → 마당을 꾸미다


  ‘정원(庭園)’은 “집 안에 있는 뜰이나 꽃밭”을 뜻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뜰’이나 ‘꽃밭’을 한자말로는 ‘정원’으로 적는 셈입니다. 이리하여 여러 가지 한국말을 돌아볼 만합니다. 이를테면 ‘마당·앞마당·뒷마당’이나 ‘뜰·앞뜰·뒤뜰·뜨락’이나 ‘밭·꽃밭·텃밭·앞밭·뒷밭·풀밭’ 같은 낱말을 쓸 만해요. 4349.1.22.쇠.ㅅㄴㄹ



정원에 거북 한두 마리 정도는

→ 잔디밭에 거북 한두 마리쯤은

→ 뒤뜰에 거북 한두 마리 남짓은

→ 마당에 거북 한두 마리 즈음은

《로알드 알/지혜연 옮김-아북거 아북거》(시공주니어,1997) 9쪽


정원에 갔습니다

→ 뜰에 갔습니다

→ 꽃밭에 갔습니다

→ 풀숲에 갔습니다

→ 마당에 갔습니다

《티베트 난민 어린이들/베블링 북스 옮김-평화를 그리는 티베트 친구들》 37쪽


정원에서 함께 차를 마셨어요

→ 마당에서 함께 차를 마셨어요

→ 앞마당에서 함께 차를 마셨어요

→ 뜰에서 함께 차를 마셨어요

→ 앞뜰에서 함께 차를 마셨어요

《조이 카울리/홍연미 옮김-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베틀북,2010) 21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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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요란 搖亂/擾亂


더욱 요란을 떨었다 → 더욱 수선을 떨었다

한바탕 요란을 떨고 나면 → 한바탕 수선을 떨고 나면

요란한 박수 소리 → 시끄러운 손뼉 소리

코를 요란하게 골다 → 코를 시끄럽게 골다

요란한 몸짓 → 어수선한 몸짓 / 떠들썩한 몸짓

시절이 요란하다 → 때가 어수선하다


  ‘요란(搖亂/擾亂)’은 “1. 시끄럽고 떠들썩함 2. 정도가 지나쳐 어수선하고 야단스러움”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시끄럽다’나 ‘떠들썩하다’나 ‘어수선’이라는 한국말을 한자로 옮겨서 ‘요란’이 되는 셈이에요. 한바탕 떠들썩하거나 어수선한 자리는 ‘북새통’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4349.1.22.쇠.ㅅㄴㄹ



요란하게 꽉꽉거렸어요

→ 시끄럽게 꽉꽉거렸어요

→ 귀가 따갑게 꽉꽉거렸어요

→ 큰소리로 꽉꽉거렸어요

《조이 카울리/홍연미 옮김-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베틀북,2010) 24쪽


지나치게 요란하지 않고

→ 지나치게 시끄럽지 않고

→ 지나치게 북적대지 않고

→ 지나치게 떠들썩하지 않고

→ 지나치게 어수선하지 않고

→ 지나치게 어지럽지 않고

《손관승-그림 형제의 길》(바다출판사,2015) 43쪽


두들겨 패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 두들겨 패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온다

→ 두들겨 패는 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려온다

《정청라-할머니 탐구생활》(샨티,2015) 128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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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장차 將次


 장차 어떻게 살아갈 생각이니 → 이제 어떻게 살아갈 생각이니

 장차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 → 앞으로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

 장차 우리 집 며느리로 들어올 → 머잖아 우리 집 며느리로 들어올

 장차 10월까지 → 앞으로 10월까지


  ‘장차(將次)’는 “앞으로의 뜻으로, 미래의 어느 때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를 한자말로 적을 적에 ‘장차’가 된다는 뜻입니다. ‘앞으로’라고 말하면 되고, 흐름을 살펴서 ‘머잖아’나 ‘곧’이나 ‘이제’나 ‘이제부터’를 넣을 수 있습니다. 4349.1.21.나무.ㅅㄴㄹ



장차 가르치는 일을 하는 데

→ 앞으로 가르치는 일을 하는 데

→ 머잖아 가르치는 일을 하는 데

《필립 후즈/김명남 옮김-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돌베개,2015) 135쪽


장차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 곧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게리 스나이더/이상화 옮김-야생의 실천》(문학동네,2015) 327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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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378 : 뱉고 토하다



한숨을 뱉어내고, 한숨을 토해낸

→ 한숨을 뱉어내고, 한숨을 뱉어낸

→ 한숨을 뱉어내고, 한숨을 내쉰

→ 한숨을 뱉어내고, 한숨을 쏟아낸


토하다(吐-)

1. = 게우다

2. 밖으로 내뿜다

3. 느낌이나 생각을 소리나 말로 힘 있게 드러내다



  한숨은 ‘쉽’니다. 한숨을 크게 쉰다고 한다면 ‘뱉는다’고도 하는데, 이보다 더 크게 뱉는다면 ‘내뱉는다’고 할 만합니다. ‘내쉰다’나 ‘쏟아낸다’고도 할 만합니다. 입에서 나오는 숨이기에 ‘쉬다·뱉다’ 같은 낱말을 써요. 물이나 불이나 냄새나 빛이나 느낌을 밖으로 내놓을 적에는 ‘뿜다’ 같은 낱말을 쓰고요. ‘게우다’를 가리키는 ‘吐하다’를 빌어서 한숨쉬기를 가리킬 만한지 아리송합니다. 같은 말을 잇달아 쓰고 싶지 않다면 ‘뱉다·내뱉다·쉬다·내쉬다’를 섞으면 됩니다. 4349.1.20.물.ㅅㄴㄹ



한숨을 뱉어냈다 … 동시에 한숨을 토해낸 … 내뱉은 한숨이

→ 한숨을 뱉어냈다 … 나란히 함숨을 내쉰 … 내뱉은 한숨이

《김경희-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다》(공명,2015) 5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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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치유의


 치유의 숲 → 치유하는 숲 / 마음 씻는 숲

 치유의 노래 → 치유하는 노래 / 마음 달래는 노래

 치유의 글쓰기 → 치유하는 글쓰기 / 마음 씻는 글쓰기

 치유의 기도 → 치유 기도 / 마음 어루만지는 기도

 치유의 독서 → 치유 독서 / 마음 달래는 책읽기


  ‘치유(治癒)’는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치료(治療)’는 “병이나 상처 따위를 잘 다스려 낫게 함”을 뜻한다고 해요. 한국말사전은 ‘치유’를 “병을 다스려 낫게 하여 병을 낫게 함”으로 풀이한 셈입니다. 좀 엉뚱한 겹말풀이가 돼요. 다시 말하자면, 쉽게 “병을 다스려 낫게 하다”라 말하면 되는 셈이고, ‘치유’나 ‘치료’ 모두 “낫게 하는 일”을 가리키는 셈입니다.

  병은 고칩니다. 아픈 사람을 돌보아 병이 낫게 합니다. 병은 씻어내거나 떨칠 수 있어요. 이렇게 ‘고치다’나 ‘낫게 하다’나 ‘씻다’나 ‘떨치다’ 같은 말을 쓰면 되고, 한자말 ‘치유·치료’를 꼭 쓰려 한다면 ‘치유 + -의’ 꼴이 아니라 ‘치유 + -하는’ 꼴로 알맞게 잘 쓸 노릇입니다. 4349.1.15.쇠.ㅅㄴㄹ



詩는 이러한 治癒의 기술의 하나이다

→ 시는 이렇게 마음을 씻어 주는 기술 가운데 하나이다

→ 시는 이렇게 마음을 달래 주는 기술이기도 하다

→ 시는 이렇게 마음을 다스려 주는 기술이다

《김우창-궁핍한 시대의 詩人》(민음사,1977) 382쪽


치유의 방법

→ 몸을 고칠 방법

→ 몸을 낫게 할 방법

→ 병을 씻어낼 길

→ 병을 떨쳐낼 길

《삶이보이는창》 51호(2006.7∼8) 4쪽


마치 무녀와도 같이 치유의 능력까지 가지고 계셨을 줄이야

→ 마치 무녀와도 같이 치유력까지 갖추셨을 줄이야

→ 마치 무녀와도 같이 몸을 고칠 힘까지 갖추셨을 줄이야

→ 마치 무녀와도 같이 몸을 낫게 할 힘까지 갖추셨을 줄이야

《정청라-할머니 탐구생활》(샨티,2015) 31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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