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며칠의 따뜻한 날씨


며칠의 따뜻한 날씨가 늦여름이 아니라 봄이라는 것을

→ 며칠 따뜻한 날씨가 늦여름이 아니라 봄인 줄을

→ 며칠 동안 따뜻한 날씨가 늦여름이 아니라 봄인 줄을

《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나무 수업》(이마,2016) 190쪽


  ‘-의’를 붙일 까닭이 없는 자리입니다. 사이에 다른 말을 넣고 싶다면 ‘동안’을 넣으면 되지요. “봄이라는 것을”은 “봄인 줄을”로 손봅니다.


수천 그루의 가문비나무와 너도밤나무

→ 수천 그루 가문비나무와 너도밤나무

→ 수천 그루에 이르는 가문비나무와 너도밤나무

→ 가문비나무와 너도밤나무 수천 그루

《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나무 수업》(이마,2016) 7쪽


  “수천 그루 나무”처럼 쓰면 됩니다. 또는 “수천 그루에 이르는 나무”나 “수천 그루나 되는 나무”처럼 쓸 만합니다. 말짜임을 바꾸어서 “나무 수천 그루”로 적어도 되고요.


나무의 잎을 갉아 먹고

→ 나뭇잎을 갉아 먹고

→ 나무에 달린 잎을 갉아 먹고

《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나무 수업》(이마,2016) 151쪽


  나무에 돋는 잎은 ‘나뭇잎’입니다. “나무의 잎”이 아니지요. 풀에 있는 잎은 ‘풀잎’입니다.


선생님의 잔소리가 시작되면

→ 선생님이 잔소리를 하면

→ 선생님이 잔소리를 늘어놓으면

→ 선생님 잔소리가 흐르면

《문현식-팝콘 교실》(창비,2015) 20쪽


  이 보기글은 토씨를 잘못 붙였구나 싶습니다. ‘선생님’을 임자말로 삼아서 토씨 ‘-이’를 붙여야지요. “선생님‘이’ 잔소리‘를’ 하면” 같은 꼴로 손질해 줍니다. 또는 “선생님 잔소리가 흐르면”이나 “선생님 잔소리가 쏟아지면”처럼 적어 볼 만합니다. 2016.6.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오늘의


 오늘의 날씨 → 오늘 날씨

 오늘의 운세 → 오늘 운세

 오늘의 명언 → 오늘 명언 / 오늘 하루 명언

 오늘의 경제 발전 → 오늘날 경제 발전


  “오늘의 모습”을 말한다면 “내일의 모습”이나 “어제의 모습”도 말할 수 있겠지요. “내년의 모습”이나 “지난해의 모습”처럼 쓸 수도 있을 테니, ‘-의’를 붙이면 참으로 수월하게 온갖 말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할 만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토씨 ‘-의’를 스스럼없이 붙이거나 딱히 잘못되었다고 안 느끼는구나 싶어요.


  그러면 이런 말도 생각해 보셔요. “오늘 모습, 어제 모습, 내일 모습, 이듬해 모습, 지난해 모습”을요. 토씨 ‘-의’만 덜어낸 말을 가만히 곱씹어요. 다음으로 “오늘 같은 모습, 어제 같은 모습, 내일 같은 모습, 이듬해 같은 모습, 지난해 같은 모습”을 생각해요. 어떤가요? 2016.5.26.나무.ㅅㄴㄹ



오늘의 어린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 오늘날 어린이들은 어떻게 사는가

→ 요즘 어린이들은 어떻게 사는가

→ 요즈음 어린이들은 어떻게 사는가

→ 요새 어린이들은 어떻게 사는가

→ 요사이 어린이들은 어떻게 사는가

→ 오늘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은 어떻게 있는가

→ 오늘을 사는 어린이들은 어떻게 있는가

《이오덕-삶·문학·교육》(종로서적,1987) 87쪽


오늘의 모습을

→ 오늘날 모습을

→ 오늘 이 모습을

→ 오늘 같은 모습을

→ 이러한 모습을

→ 이 모습을

《폴카르스/이계숙 옮김-열반》(불일출판사,1988) 17쪽


오늘의 면접은

→ 오늘 면접은

→ 오늘 치를 면접은

→ 오늘 볼 면접은

→ 오늘 하는 면접은

《다카하시 신/박연 옮김-좋은 사람 1》(세주문화,1998) 8쪽


오늘의 ‘오늘의 커피’는 뭔가요

→ 오늘은 ‘오늘 커피’는 뭔가요

→ 오늘은 ‘오늘 커피’가 뭔가요

→ 오늘 내린 ‘오늘 커피’는 뭔가요

→ 오늘 선보일 ‘오늘 커피’는 뭔가요

《기선-오늘의 커피 3》(애니북스,2013) 183쪽


오늘의 나는 무척이나 운이 좋구나

→ 오늘 나는 무척이나 운이 좋구나

→ 오늘은 내가 무척이나 운이 좋구나

《슬구-우물밖 여고생》(푸른향기,2016) 5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량한 말 바로잡기

 작성 作成


 시간표 작성 → 시간표 짜기

 서류 초안 작성 → 서류 밑그림 쓰기 / 서류 밑그림 짜기

 보고서 작성 → 보고서 쓰기 / 보고서 꾸리기

 프로그램 작성 → 프로그램 짜기 / 프로그램 엮기

 기사 작성 → 기사 쓰기

 계약서 작성 → 계약서 쓰기 / 계약서 꾸미기

 신기록 작성 → 새기록 이룸 / 새기록 세움 / 새기록 짓기


  ‘작성(作成)’은 “1. 서류, 원고, 계획 따위를 만듦 2. 운동 경기 따위에서, 기록에 남길 만한 일을 이루어 냄”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서는 ‘만듦’으로 풀이하는데, ‘作’이라는 한자는 “짓다”를 뜻해요. 그러니까 서류나 원고나 계획은 ‘짓다’로 나타내야 옳고, 때로는 ‘세우다·쓰다·짜다·적다·꾸미다·꾸리다’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밖에 ‘작성(鵲聲)’이라는 한자말은 “= 작어(鵲語)”라는 뜻풀이로 오르는데, ‘작어’는 “까치의 지저귀는 소리”를 뜻한답니다. 까치가 지저귀는 소리라면 ‘까치소리(까칫소리)’라는 낱말을 새로 지어서 한국말사전에 실어야 올바르리라 느낍니다. 2016.5.22.해.ㅅㄴㄹ



신문기사들은 누가 작성하고 도대체 얼마나 현실과 일치하는가

→ 신문기사들은 누가 쓰고 참으로 얼마나 삶과 맞닿는가

→ 신문글들은 누가 쓰고 참말로 얼마나 삶과 이어지는가

《손석춘-신문편집의 철학》(풀빛,1994) 24쪽


저작자가 작성한 저작물을

→ 글쓴이가 쓴 글을

→ 글쓴이가 일군 글을

→ 지은이가 써낸 글을

《김성재-출판 현장의 이모저모》(일지사,1999) 27쪽


아이가 원하는 선물을 목록으로 작성하도록 한다

→ 아이가 바라는 선물을 목록으로 쓰도록 한다

→ 아이가 바라는 선물을 목록으로 적도록 한다

→ 아이가 바라는 선물을 목록으로 꾸미도록 한다

《폴 제닝스/권혁정 옮김-책벌레 만들기》(나무처럼,2005) 136쪽


이 서식을 작성해 주십시오

→ 이 서식을 써 주십시오

→ 이 서식을 꾸며 주십시오

→ 이 서식을 꾸려 주십시오

《자닌 테송/정혜용 옮김-수화가 꽃피는 마을》(한울림스페셜,2010) 13쪽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나눠 주는 것은 사업주의 의무 사항입니다

→ 근로계약서를 쓰고 나눠 주는 일은 사업주한테 의무 사항입니다

→ 근로계약서를 쓰고 나눠 주는 일은 사업주가 꼭 해야 합니다

→ 사업주는 근로계약서를 꼭 써서 나눠 주어야 합니다

《이수정-10대와 통하는 일하는 청소년의 권리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24쪽


함께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 함께 계획서를 쓰면 좋다

→ 함께 계획서를 짜면 좋다

《페니 심킨/정환욱 옮김-출산 동반자 가이드》(샨티,2016) 5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량한 말 바로잡기

 온전 穩全


 그 터전이 온전하길 바라겠소 → 그 터전이 고스란히 있길 바라겠소

 온전하리란 장담도 못 할 일이다 → 고스란히 있으리란 생각도 못 할 일이다

 정신이 온전하고서야 → 정신이 옳고서야 / 마음이 똑똑하고서야

 아직 온전한 직업이 되지 못했다 → 아직 오롯한 일이 되지 못했다

 온전히 보관하다 → 고스란히 간직하다 / 그대로 두다

 하루를 온전히 쉬다 → 하루를 고스란히 쉬다 / 하루를 오롯이 쉬다

 맡은 일을 온전히 수행했다 → 맡은 일을 옳게 해냈다 / 맡은 일을 똑똑히 해냈다


  ‘온전(穩全)하다’라는 한자말은 “1. 본바탕 그대로 고스란하다 2. 잘못된 것이 없이 바르거나 옳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로는 ‘고스란하다(고스란히)’나 ‘바르다’나 ‘옳다’로 쓰면 되는 셈입니다. 흐름을 살펴서 ‘똑똑히’나 ‘제대로’로 손볼 수 있고, ‘그대로’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3.15.불.ㅅㄴㄹ



온전히 사람이 되려면

→ 오롯이 사람이 되려면

→ 고스란히 사람이 되려면

→ 옳게 사람이 되려면

《이경림-내 몸속에 푸른 호랑이가 있다》(중앙북스,2011) 36쪽


이 모든 어려움을 온전히 잊을 수 있다

→ 이 모든 어려움을 말끔히 잊을 수 있다

→ 이 모든 어려움을 깨끗이 잊을 수 있다

→ 이 모든 어려움을 모두 잊을 수 있다

→ 이 모든 어려움을 몽땅 잊을 수 있다

《한미화-아이를 읽는다는 것》(어크로스,2014) 128쪽


기뻐서 온전히 자신을 잊고 몰입하는

→ 기뻐서 오롯이 나를 잊고 빠져드는

→ 기뻐서 고스란히 나를 잊고 빠져드는

→ 기뻐서 나를 온통 잊고 빠져드는

→ 기뻐서 나를 모두 잊고 빠져드는

《정경조·정수현-살맛 나는 한국인의 문화》(삼인,2016) 44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후 後


 며칠 후에 다시 → 며칠 뒤에 다시 / 며칠 지나 다시

 십 분 후에도 → 십 분 뒤에도 / 십 분 지나서도

 한참 후에야 들었다 → 한참 뒤에야 들었다 / 한참 지나서야 들었다

 과제를 마친 후 → 과제를 마친 뒤 / 과제를 마친 다음

 졸업한 후에도 → 졸업한 뒤에도 / 졸업을 하고도

 후에 연락하마 → 나중에 연락하마 / 다음에 연락하마

 후에 딴 말씀 하지 마십시오 → 나중에 딴 말씀 하지 마십시오


  ‘후(後)’는 “1. 뒤나 다음 2. = 추후”를 뜻한다고 합니다. ‘추후(追後)’는 “1. 일이 지나간 얼마 뒤 2. 뒤를 쫓음”을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후’이든 ‘추후’이든 ‘뒤’나 ‘다음’으로 손질하면 됩니다. 때에 따라서는 ‘나중’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이 다음’이나 ‘그 다음’이라든지 ‘조금 뒤’나 ‘얼마 뒤’로 손질할 수도 있어요. 2016.3.15.불.ㅅㄴㄹ



잠시 후 사람들이 수군거리더니

→ 얼마 뒤 사람들이 수군거리더니

→ 조금 뒤 사람들이 수군거리더니

→ 살짝 있다가 사람들이 수군거리더니

《베른트 M. 베이어/유혜자 옮김-숲이 어디로 갔지?》(두레아이들,2002) 11쪽


후에 본체의 모델은 바꾸지 않고

→ 나중에 본체 모델은 바꾸지 않고

→ 이 다음에 본체 모델은 바꾸지 않고

《자이쓰 마사키/김활란 옮김-1% 당신은 그 안에 있습니까》(창조문화,2004) 92쪽


후에 망명해서 인도에 거주하게 될

→ 뒤에 망명해서 인도에 살게 될

→ 나중에 망명해서 인도에 살게 될

《쿤가 삼텐 데와창/홍성녕 옮김-티벳전사》(그물코,2004) 204쪽


그 후 브룩은 곤충을 주의 깊게 살폈다

→ 그 뒤 브룩은 벌레를 꼼꼼하게 살폈다

→ 그 다음부터 브룩은 벌레를 찬찬히 살폈다

→ 그때부터 브룩은 벌레를 차근차근 살폈다

《조안 엘리자베스 록/조응주 옮김-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민들레,2004) 61쪽


점심 급식 후

→ 점심 급식 뒤

→ 점심 급식을 하고

→ 점심 급식한 다음

→ 낮밥을 먹은 뒤

→ 낮밥을 먹은 다음

→ 낮밥을 함께 먹고

→ 낮밥을 먹고 나서

〈마을회관〉 8호(과천주민,2005.11.25) 1쪽


이별 후 네가 그려 준 나의 얼굴

→ 이별 뒤 네가 그려 준 내 얼굴

→ 헤어진 뒤 네가 그려 준 내 얼굴

《김중일-내가 살아갈 사람》(창비,2015) 30쪽


후에 프랑스 정부는

→ 나중에 프랑스 정부는

→ 다음에 프랑스 정부는

→ 그 뒤로 프랑스 정부는

《테리 이글턴/이미애 옮김-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책읽는수요일,2016) 77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