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매- 每


 매 회계 연도 → 회계 연도마다 / 모든 회계 연도

 매 경기마다 빠지지 않고 → 경기마다 빠지지 않고 / 모든 경기에 빠지지 않고


  ‘매(每)’는 “하나하나의 모든. 또는 각각의”를 뜻한다고 합니다. ‘각각(各各)’은 “1. 사람이나 물건의 하나하나 2. 사람이나 물건의 하나하나마다. ‘따로따로’로 순화”를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매’를 풀이한 한국말사전은 “하나하나의 모든. 또는 하나하나의”로 풀이한 꼴입니다. 더욱이 ‘각각’은 ‘따로따로’로 고쳐쓸 낱말이라 하니, ‘매’나 ‘각각’은 ‘하나하나’나 ‘따로따로’로 고쳐쓸 낱말인 셈입니다.


  때와 자리를 살펴서 ‘모든’으로 손볼 수 있고, ‘-마다’를 붙여서 손볼 수 있습니다. ‘매’를 붙이는 말마디를 살피면 ‘늘’이나 ‘언제나’로 손볼 수 있기도 합니다. 2016.7.9.흙.ㅅㄴㄹ



매순간 각자가

→ 언제나 저마다

→ 언제라도 저마다

→ 그때그때 저마다

《알랭 리피에츠/허남혁·박지현 옮김-녹색 희망》(이후,2002) 23쪽


매해 봄마다 표시가 새로 새겨진다

→ 해마다 봄이면 표시가 새로 새겨진다

→ 해마다 봄에 표시가 새로 새겨진다

→ 봄마다 표시가 새로 새겨진다

《시튼/장석봉 옮김-회색곰 왑의 삶》(지호,2002) 139쪽


매일 조금씩

→ 날마다 조금씩

→ 나날이 조금씩

→ 하루하루 조금씩

《권혁도-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길벗어린이,2010) 15쪽


매일매일 매해 공습이 계속되어도

→ 날마다 해마다 공습이 이어져도

→ 나날이 해마다 공습이 빗발쳐도

→ 하루하루 해마다 공습이 잇달아도

《김중일-내가 살아갈 사람》(창비,2015) 140쪽


매번 치즈 덩어리의 크기는 달랐어요

→ 언제나 치즈 덩어리 크기는 달랐어요

→ 늘 치즈 덩어리 크기는 달랐어요

《블라디미르 투르코프·에우게니 M. 라쵸프/배은경 옮김-아기 곰 형제와 여우》(한림출판사,2015) 15쪽


매 순간 내가 중국 만두를 먹을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 그 순간마다 내가 중국 만두를 먹을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 그때마다 내가 중국 만두를 먹을 일은 줄어들었다

→ 차츰 내가 중국 만두를 먹을 일은 줄어들었다

《배리 존스버그/정철우 옮김-내 인생의 알파벳》(분홍고래,2015) 261쪽


프랑스어를 사용해야 하는 매 계기마다

→ 프랑스말을 써야 하는 계기마다

→ 프랑스말을 써야 하는 모든 자리마다

→ 프랑스말을 써야 하는 때마다

《유복렬-외교관 엄마의 떠돌이 육아》(눌와,2015) 171쪽


그 후로 매끼마다 더 빨리

→ 그 뒤로 끼니마다 더 빨리

《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시금치,2015) 132쪽


매해 우리는

→ 해마다 우리는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황근하 옮김-좋은 인생 실험실》(샨티,2016) 184쪽


우리가 매끼 먹는 음식은

→ 우리가 끼니마다 먹는 음식은

→ 우리가 늘 먹는 음식은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황근하 옮김-좋은 인생 실험실》(샨티,2016) 27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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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그날의


 그날의 분위기 → 그날 분위기 / 그날 흐름

 그날의 기억 → 그날 기억

 너와 만난 그날의 순간 → 너와 만난 그날 그때

 다가올 그날의 이야기 → 다가올 그날 이야기

 그날의 진실 → 그날 진실 / 그날 참말 있던 일


  ‘그날’은 “앞에서 이미 이야기한 날”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날 따라 사람이 많더라”처럼 써요. 이 ‘그날’을 쓸 적에는 “그날 분위기는 어떠했니”라든지 “그날 기억은 되새기고 싶지 않아”라든지 “그날 진실은 이와 같았어”처럼 써야 올바릅니다. ‘-의’를 따로 붙이지 않고 씁니다. 2016.7.9.흙.ㅅㄴㄹ



그날의 일이 너무 분했기 때문이었다

→ 그날 일이 너무 괘씸했기 때문이었다

→ 그날 겪은 일이 너무 서운했기 때문이었다

→ 그날 보았던 일이 너무 맺혔기 때문이었다

→ 그날 일이 너무 사무쳤기 때문이었다

→ 그날 일이 너무 괴로웠기 때문이었다

→ 그날 일이 너무 싫었기 때문이었다

《김수정-오달자의 봄 2》(서울문화사,1990) 49쪽


그곳이 그날의 자기 자리가 된다

→ 그곳이 그날 내 자리가 된다

→ 그곳이 그날 저마다 배울 자리가 된다

→ 그곳이 그날 하루 배울 자리가 된다

→ 그곳이 그날 배우는 자리가 된다

→ 그곳에서 그날 하루 동안 배운다

→ 그곳에서 그날 하루 배운다

《츠지모토 마사시/이기원 옮김-일본인은 어떻게 공부했을까?》(知와사랑,2009) 35쪽


나는 그날의 할 일로 되돌아왔다

→ 나는 그날 할 일로 되돌아왔다

→ 나는 그날에 할 일로 되돌아왔다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황근하 옮김-좋은 인생 실험실》(샨티,2016) 10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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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방대 尨大


 방대한 토지 → 드넓은 땅 / 매우 큰 땅

 끝이 없을 만큼 방대하다 → 끝이 없을 만큼 매우 크다

 방대한 조직을 정리하는 → 커다란 조직을 정리하는

 방대한 우주 계획 → 엄청난 우주 계획


  ‘방대(尨大)하다’는 “규모나 양이 매우 크거나 많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매우 크다”나 “매우 많다”로 손보면 됩니다. 매우 크다고 할 적에는 ‘드넓다’를 써 볼 만하고, 때로는 ‘커다랗다’나 ‘큼직하다’나 ‘엄청나다’나 ‘어마어마하다’를 쓸 만합니다. 2016.7.9.흙.ㅅㄴㄹ



인간 하나의 정보량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방대한 우주의 정보를 기억하는 시스템

→ 한 사람 정보량과는 견줄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우주 정보를 기억하는 얼개

→ 한 사람 정보량과는 댈 수도 없는 엄청난 우주 정보를 담은 얼거리

《아라카와 히로무/서현아 옮김-강철의 연금술사 26》(학산문화사,2010) 27쪽


방대한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사회

→ 엄청난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사회

→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사회

《고이데 히로아키/고노 다이스케 옮김-원자력의 거짓말》(녹색평론사,2012) 104쪽


전원 생활에 대해서 방대한 지식을 쌓아 오고 있었다

→ 전원 생활을 놓고 지식을 매우 많이 쌓아 왔다

→ 전원 생활과 얽힌 지식을 대단히 많이 쌓아 왔다

→ 전원 생활을 다루는 지식을 엄청나게 쌓아 왔다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황근하 옮김-좋은 인생 실험실》(샨티,2016) 2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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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공손 恭遜


 공손한 말씨 → 다소곳한 말씨 / 얌전한 말씨

 공손하게 받다 → 고분고분 받다 / 다소곳하게 받다

 공손히 대답하다 → 다소곳이 대답하다 / 고분고분 대답하다

 공손히 절을 올렸다 → 얌전히 절을 올렸다


  ‘공손(恭遜)하다’는 “말이나 행동이 겸손하고 예의 바르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겸손(謙遜/謙巽)하다’는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있다”를 가리키고, ‘예의(禮儀)’는 “존경의 뜻을 표하기 위하여 예로써 나타내는 말투나 몸가짐”을 가리키며, ‘존중(尊重)’은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을 가리키고, ‘존경(尊敬)’은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함”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까 ‘공손하다’는 남을 높일 줄 알거나 받들 줄 아는 몸짓을 가리키는 셈입니다. 한국말사전에는 “≒ 손공(遜恭)하다”처럼 비슷한말을 싣기도 하는데, ‘손공하다’는 “= 공손하다”로 풀이해요. ‘손공하다’는 쓸모없는 한자말이로구나 싶은데, 남을 높일 줄 아는 모습을 놓고 한국말로는 ‘다소곳하다’로 나타냅니다. 비슷한 뜻이나 느낌으로 ‘고분고분’을 쓸 수 있고, 흐름을 살펴서 ‘얌전하다’를 쓸 만합니다. 2016.7.7.나무.ㅅㄴㄹ



공손하게 선물을 요청했지만 아무 대답도 없더군요

→ 얌전히 선물을 바랐지만 아무 대답도 없더군요

→ 조용히 선물을 바랐지만 아무 대꾸도 없더군요

→ 다소곳이 선물을 바랐지만 아무 말도 없더군요

《팸 몽고메리/박준신 옮김-치유자 식물》(샨티,2015) 143쪽


그들의 말에 공손히 고개를 끄덕이며

→ 그들 말에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 그들이 하는 말에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며

《조조 모예스/송은주 옮김-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살림,2016) 84쪽


낯선 사람에게 상냥하고 공손하게 대하는 문화가

→ 낯선 사람한테 상냥하고 얌전하게 마주하는 문화가

→ 낯선 사람한테 상냥하고 다소곳이 맞이하는 문화가

→ 낯선 사람한테 상냥하고 점잖게 맞이하는 문화가

《리처드 로드/박선주 옮김-세계를 읽다, 독일》(가지,2016) 9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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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저지 沮止


 경찰의 저지로 무산되었다 → 경찰이 막아서 못했다

 저지를 당한 군중들 → 길이 막힌 사람들 / 가다가 막힌 사람들

 계획이 저지되다 → 계획이 막히다 / 계획이 틀어막히다

 어떻게 저지하라는지 → 어떻게 막으라는지


  ‘저지(沮止)’는 “막아서 못하게 함”을 뜻한다 하고, “≒ 저색(沮塞)”처럼 비슷한말이 나오는데, ‘저색’은 “= 저지”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나 ‘저색’ 같은 한자말이 쓸 일이 없지 싶어요. 그리고 한국말로 ‘막다’나 ‘가로막다’나 ‘막아서다’나 ‘틀어막다’를 알맞게 쓰면 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저지(低地)’를 “지대가 낮은 땅”으로 풀이하면서 싣고, ‘저지(底止)’를 “벌어져 나가던 것이 목적한 곳에 이르러 그침”으로 풀이하며 실으며, ‘저지(猪脂)’를 “= 돼지비계”로 풀이하며 싣습니다. ‘저지(Jersey)’는 “젖소의 한 품종”이라 하고, ‘저지(judge)’는 “운동 경기의 심판원”이라 하면서 싣기도 합니다만, 이들 한자말이나 영어는 한국말사전에서 털어야지 싶습니다. 낮은 땅은 “낮은 땅”이라 하면 됩니다. ‘底止’는 그야말로 쓸 일이 없고, 돼지비계는 ‘돼지비계’일 뿐이에요. 심판은 ‘심판’일 뿐, 굳이 ‘저지’라는 영어로 가리키지 않아도 됩니다. 2016.7.7.나무.ㅅㄴㄹ



류큐를 일본에서 잘라내어 거기서 구미열강의 진출을 저지시키려는

→ 류큐를 일본에서 잘라내어 거기서 구미열강이 못 들어오게 막으려는

《아라사끼 모리테루/김경자 옮김-오끼나와 이야기》(역사비평사,1998) 51쪽


놈들의 야망을 저지하고 이 나라를 지켜

→ 저놈들 야망을 막고 이 나라를 지켜

→ 놈들 생각을 막아내고 이 나라를 지켜

→ 놈들 꿍꿍이를 틀어막고 이 나라를 지켜

《아라카와 히로무/서현아 옮김-강철의 연금술사 21》(학산문화사,2009) 22쪽


어쩌면 공항을 저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몰라

→ 어쩌면 공항을 막기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몰라

→ 어쩌면 공항을 막아서는 일보다 더 큰 일일지도 몰라

《오제 아키라/이기진 옮김-우리 마을 이야기 3》(길찾기,2012) 86쪽


누가 이찌노세의 수상을 저지할 수 있었을까요

→ 누가 이찌노세가 상을 못 타게끔 막을 수 있었을까요

→ 누가 이찌노세가 상을 못 타도록 막아설 수 있었을까요

→ 누가 이찌노세가 상을 못 받도록 막아낼 수 있었을까요

《이시키 마코토/양여명 옮김-피아노의 숲 26》(삼양출판사,2016) 4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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