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16. 도그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른이 보는 《손질말 꾸러미》를 몇 해째 여미는데, 어린이가 보는 《손질말 꾸러미》를 먼저 마무리할까 하고도 생각합니다. 어른판을 마치면 어린이판이야 곧 해낼 만하기에 어른판부터 하자고 생각하는데, 어른판은 웬만한 낱말을 다 넣기에 언제 끝을 맺을 지 모릅니다. 이와 달리 어린이판은 넣을 낱말을 자르기 쉬우니 외려 어린이판을 먼저 마칠 만하겠다고 느낍니다.


  《손질말 꾸러미》에 영어 ‘컨트롤’을 빠뜨렸다고 깨달아 한창 살피다가 한자말 ‘제어’도 빠뜨렸다고 깨닫고, 이윽고 영어 ‘도그마’도 빠진 줄 알아채고는 이모저모 살피다가 ‘독단적·독선적·일방적’을 더 추스릅니다. 이러다가 ‘반감’이라는 두 가지 한자말을 갈라야겠다고 느끼고, ‘가르다·갈라내다·갈라놓다’에다가 ‘갈라치다’란 낱말을 붙이기로 합니다.


  이렇게 이틀을 씨름하는 사이에 ‘다’라는 우리말을 놓고서 밑말을 풀어내는 첫발을 뗍니다. ‘다’를 다루자고 생각한 지 이태 만에 첫 줄을 쓴 셈인데, 우리는 ‘있다·하다·보다·주다’를 안 쓰고서 아무 말을 못할 뿐 아니라 ‘다’를 안 쓰고도 말을 못해요. 알맹이(이름씨·명사)인 말씨를 움직이거나(동사) 그리는(형용사) 자리로 바꾸어 내는 말끝이기도 한 ‘-다’인걸요.


  이레쯤 앞서 그림책 《감자아이》를 받아서 읽었습니다. 열다섯 살을 맞이한 큰아이가 “재미있네요.” 하고 들려줍니다. “뭐가 재미있나요?” 하고 물으니 “그냥 재미있어요.” 합니다. 《족제비》를 읽힐까 말까 망설입니다. 이 어린이책이 나쁘지는 않되 《마지막 인디언》(디오도러 크로버)을 다시 읽는 길이 한결 낫다고 느껴요. 글로만 텃사람 이야기를 짚는 글하고, 삶으로 텃사람을 이웃으로 지내며 풀어내는 글은 사뭇 다릅니다. 뜻있는 곳에서 《마지막 인디언》을 새로 옮기거나 ‘동서문화사판’을 그대로 다시 내어도 훌륭하리라 생각해요. 《마지막 인디언》을 쓴 분이 낳은 딸이 ‘어슐러 르 귄’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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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11. 집밥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른 주먹만 하거나 더 큰 귤을 밥자리에 놓습니다. 작은아이가 빙글빙글 웃으면서 하나하나 깝니다. 아이가 큰귤을 까는 자리 곁에서 낮밥을 지어서 차리다가 문득 일손을 쉬고는 큰귤 곁에 조그마한 책을 하나 놓아 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집밥》입니다. 멋나게 푸짐하게 차려도 좋을 집밥일 테지만, 큰귤 하나로 한끼를 누려도 즐거울 집밥입니다. 국수를 삶아도 부침개를 해도 넉넉한 집밥이요, 감자국이나 된장찌개도 구수한 집밥이에요. 집이라는 곳을 포근하게 보듬는 기운으로 어루만지기에 집밥일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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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2.1.6. 사랑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며칠 앞서 펴냄터(출판사)에 쪽글을 남겼어요. 다 쓴 글꾸러미를 처음부터 끝까지 되읽고서 곧 보내겠다고요. 그런데 하루이틀이 지나도록 ‘다 읽기’가 안 끝납니다. 부피가 얼마 안 되지만 꼭지마다 거듭거듭 읽으면서 여러 날 흐릅니다. 이런 되읽기는 거의 끝납니다. 한 꼭지만 더 되읽으면 됩니다. 다만, 이런 거듭거듭 되읽기는 저랑 펴냄터 사이에 ‘애벌글’입니다.


  오늘은 매듭을 짓자고 여기며 새벽 두 시부터 글을 붙들었고, 열두 시를 지나고 한 시를 넘자 고갯마루까지 디딤돌 하나만 얹으면 돼요. 문득 사랑글을 떠올립니다. 숲노래 씨가 지은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를 즐거이 읽어 주신 어린이가 보낸 ‘그림글’을 돌아보면서 기지개를 켭니다. 고맙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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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4. 엮기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드디어 새해 새책으로 선보일 꾸러미로 모을 글을 다 씁니다. 여는말·맺는말에 몸글 서른다섯 꼭지입니다. 아래한글로 옮기기 앞서 마지막으로 되읽으면서 손질하고서 펴냄터로 보냅니다. 홀로 열일도 스무일도 서른일도 하는 숲노래 씨 셈틀을 들여다보면 곁님이 “이러니 셈틀이 멎을 만하지.” 하고 한마디 합니다. 네, 낱말책을 엮는 사람은 글판을 잔뜩 띄우거든요. 오늘은 그나마 적게(?) 띄워서 스물하나입니다만, 눈에 불꽃을 튀기면서 뜻풀이를 가다듬을 적에는 서른쯤은 가뿐히 띄웁니다. ㄱ부터 ㅎ까지 오가야 하고, 예전에 갈무리한 글을 살피니까요.


  첫불에 배부르냐는 옛말처럼, 모든 글은 첫벌이 끝이 아닙니다. 첫벌은 그저 첫술하고 같습니다. 배를 든든하게 다스리는 밥그릇이자면 몇 술쯤 뜰 적에 흐뭇할까요? 밥 한 그릇으로 든든하다고 여기는 숟가락질만큼, 또는 젓가락질만큼 글손질을 하면, 누구나 글빛이 아름다이 퍼지리라 생각합니다.


  글쓰기는 쉬워요. 밥술을 뜨듯 하면 됩니다. 숟가락질만큼 글손질을 하고, 젓가락질만큼 고치고 보태면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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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1. 사랑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이레쯤 앞서 만난 이웃님이 고흥 한켠 도랑물에 삽차가 뭔가 시멘트를 철푸덕거리는 짓을 보더니 “저게 100억짜리야. 가만 둬도 멀쩡한 냇물에다가 100억을 들여서 시멘트를 들이부어.” 하고 말씀합니다. 처음 고흥에 깃들 적에 이 두멧시골에 막삽질이 덜하거나 드물 줄 알았으나, 열 해 남짓 살면서 외려 두멧시골이라서 막삽질이 매우 흔한 줄 깨달았습니다. 1000억이니 1조이니 하는 돈이 춤추면서 빼돌리는 뒷짓은 드물지만, 100억이나 200억쯤 되는 ‘작은(?)’ 막삽질은 꽤 흔해요. 두멧시골이라서 농어촌진흥공사를 비롯한 곳곳에서 목돈을 퍼주는데, 하나같이 뜬금없는 곳을 파헤쳐서 시멘트를 붓습니다.


  시골에 살지만 부릉이(자동차 또는 경운기 또는 농기계)가 없기 때문에 ‘면세유’를 받지 못합니다. 시골에 살아도 논밭이 없기 때문에 빈손입니다. 제가 사는 마을에도 햇볕판(태양광)을 무시무시하게 때려박았는데 ‘한전 보상금’이 마을에 얼마나 나왔는지 마을지기(이장)하고 마을개발위원회가 밝힌 적도 없고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한 마디를 들은 일도 없습니다.


  서울사람은 서울 벼슬아치(공무원)가 돈 떼어먹는 짓을 일삼는 줄 웬만큼 알 텐데, 시골 벼슬아치는 서울꾼을 비웃듯이 엄청난 뒷짓을 늘 꾀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돈이 모자라거나 없지 않습니다. 뒷짓꾼이 수두룩할 뿐입니다. 새 나라지기가 되고 싶은 어느 분이 “엉터리 삽질을 걷어내면 농촌에 사는 모든 사람한테 농촌수당을 다달이 30만 원씩 줄 수 있다”고 말하는데, 그런 줄 진작 알면 진작 그 길을 펴야 마땅하겠지요. 나라지기가 된 다음에 펼 길이 아니라, 하루빨리 모든 뒷짓을 갈아엎고서 펼 노릇입니다.


  문득 혼잣말을 합니다. “그러면 숲노래 씨는 뭘 바라시오?” “사랑.” “사랑? 그뿐?” “응. 사랑이면 넉넉해.” “그러면 숲노래 씨는 뭘 주시겠소?” “사랑.” “사랑? 그뿐?” “응. 내가 받을 하나는 그저 사랑이고, 내가 줄 하나도 언제나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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