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은 책 (사진책도서관 2015.6.28.)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그림책을 놓은 자리를 크게 옮겼다. 이제 아이들이 그림책을 꺼내어 보기에 한결 수월하면서 재미나게 꾸몄다고 생각하지만, 오직 내 생각일 수 있고, 아이들도 이렇게 바라보아 줄 수 있는데, 아무튼 지켜볼 노릇이다. 요 몇 해 사이에 그림책을 무척 많이 장만했는데, 몇몇 작가를 빼고는 ‘작가에 따라’ 한자리에 모으는 일을 굳이 안 했다. 나중에 아이들이 스스로 이 책 저 책 보다가 ‘어라, 이 사람이 이런 그림책도 그렸네?’ 하고 알아보기를 바라기도 했는데, 수수께끼놀이를 하듯이 찾도록 하기보다는, 차근차근 ‘작가에 따라’ 나누자고 생각한다.


  이렇게 그림책을 다시 꽂다가 예전에 큰아이하고 재미나게 읽은 그림책을 새삼스레 돌아본다. 아직 큰아이가 글을 모를 적에 곁님하고 내가 입이 아프도록 온갖 그림책을 읽어 주었다. 큰아이가 글을 익힌 뒤에는 그림책을 읽어 줄 일이 없다.


  큰아이는 “어, 이 책 예전에 본 적 있는데?” 하고 떠올리기도 하고, “이 책 본 적 없는데?” 하고 되묻기도 한다. 그림책 《사유미네 포도》를 다시 손에 쥐어 보니, 우리 집이나 도서관에도 포도나무를 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벌레가 잘 꼬여서 농약을 안 치기 어렵다는 포도라지만, 약 없이 포도넝쿨을 드리울 수 있으면 얼마나 재미날까 하고 꿈을 꾸어 본다.


  포도와 으름이 신나게 덩굴을 감고 올라가면서 그늘을 드리우는 자리를 언제쯤 꾸밀 수 있을까? 마음속에 꿈으로 그리자. 아이들도 어른들도 저마다 기쁘게 누릴 덩굴나무 쉼터를 누리는 꿈을 짓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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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이곳에서 (사진책도서관 2015.6.2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책꽂이 자리 바꾸기’를 하면서 생각에 잠긴다. 크고 무거운 책꽂이를 이리저리 옮기느라 땀방울이 똑똑 떨어지는데, 이동안 만지거나 나르는 책이 몹시 새삼스럽구나 싶다. 그동안 읽은 책이 우리 도서관에 깃들어 조용히 이웃님을 기다리는데, 이웃님 손길을 새로 타지 못하거나 내 손길을 꾸준히 타지 못하면, 그야말로 오래도록 가만히 잠자는 책이다.


  어느 도서관이든 ‘사람들이 자주 빌려서 읽는 책’이 있고, ‘사람들이 거의 안 빌리는 책’이 있으며,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책’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면, 사람들 손길을 한 번도 타지 못하는 책은 이 땅에 왜 태어났을까? 아니, 어떤 책은 왜 사람들 눈길이나 손길이나 마음길을 못 타는가?


  더 많은 사람이 눈여겨보거나 들여다보는 책이기에 더욱 뜻있는 책이라고는 느끼지 않는다. 어느 책이든 모두 뜻이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고운 숨결을 받아서 이 땅에 예쁘장하게 태어난 책이 제대로 읽히지 못한다면, 이러한 책은 어떤 뜻이나 값이 있을까. 도서관이라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찾아보지 않는 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사람들이 건드리지 않으니 ‘내다 버려야’ 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알아볼 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리면서 살뜰히 건사해야


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볼 수 있도록 ‘손길을 못 타는 책’을 잘 알릴 수 있도록 소개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는가?


  나는 사진책도서관을 꾸리면서 바지런히 ‘사진책을 이야기하는 글’을 쓴다. 사진비평을 받은 적이 없는 책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사진비평을 받기는 했으되 골이 아픈 서양 예술이론을 바탕으로 어렵게 쓴 비평글만 있는 책을 이웃님이 쉽고 즐겁게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소개글을 쓰기도 한다.


  글 하나를 읽고서 책 하나를 만나려고 먼 걸음을 하는 이웃님이 있다. 그저 글로만 만나고 먼 걸음은 못 하는 이웃님이 있다. 먼 걸음을 해서 사진책도서관으로 찾아오시는 분이 모두 고맙다. 먼 걸음을 못 하더라도 마음으로 이야기 한 자락을 담는 분이 참으로 고맙다.


  오늘 이곳에서 이 많은 책들을 새삼스레 쓰다듬는다. 나부터 이 책들을 다시 돌아보고 싶으니 책꽂이 자리를 옮긴다. 아이들이 이 책들을 틈틈이 사랑해 주기를 바라기도 하며, 도서관 이웃님들이 사뿐사뿐 기쁘게 마실하기를 바라기도 한다.


  사진은 늘 오늘 이곳에서 태어난다. 책도, 말도, 삶도, 사랑도, 꿈도, 노래도, 웃음도 언제나 오늘 이곳에서 태어난다. 오늘 이곳에서 사진책도서관은 고즈넉하게 여름바람을 마신다. 두 아이는 긴신을 꿰고 도서관 밖에서 물놀이를 신나게 즐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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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새로운 모습 (사진책도서관 2015.6.25.)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스스로 새로운 마음이 될 적에,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빚는다. 스스로 새로운 마음이 되지 못하면, 스스로 아무런 이야기를 빚지 못한다. 새로 나오는 책을 읽는다고 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알지 않는다. 오래된 책을 읽어도 내 마음을 스스로 새롭게 가다듬을 줄 안다면,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빚는다. 그리고, 새로 나온 책이든 오래된 책이든 어떤 책조차 손에 쥐지 못하더라도, 날마다 새로운 마음이 되어서 기쁘게 하루를 열 줄 안다면, 이때에도 늘 새로운 이야기를 빚는다.


  오늘도 책꽂이 자리를 옮기면서, 한결 보기 좋도록 도서관을 꾸미자고 생각한다. 먼지를 잔뜩 먹고, 등줄기로 땀이 흐른다. 그동안 아이들하고 어울리느라 뒤로 미룬 일을 이제서야 하나씩 찾아내어 한다. 큰아이는 도서관에서 얌전한 책순이가 되고, 작은아이는 어디에서든 개구진 놀이돌이로 뛴다. 큰아이는 도서관에서만큼은 동생을 안 쳐다보면서 저 혼자 하고픈 놀이를 찾고, 작은아이는 도서관에서 거리낌없이 뛰고 달리고 노래하고 춤추다가는, 맨발로 골마루 바닥을 기거나 뒹군다.


  도서관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작은아이는 옷을 갈아입히고 씻겨야 한다. 그래도 뭐, 이렇게 잘 뛰고 뒹굴면서 노니 사랑스럽다. 잇꽃에 내려앉은 나비를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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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돌리기 (사진책도서관 2015.6.24.)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날마다 조금씩 책꽂이를 옮기고 책을 새로 꽂으면서 이럭저럭 꼴이 잡힌다. 오늘은 드디어 숨을 살짝 돌린다. 이럭저럭 볼 만하구나. 앞으로는 그림책을 ‘작가에 따라’ 나누어 보려고 한다. 큰아이를 불러서 “자 보렴. 여기에 ‘바바라 쿠니’라는 이름이 적혔지?” “응.” “그러면, 이곳은 ‘바바라 쿠니’라는 사람이 쓴 책이 모인 자리라는 뜻이야. 앞으로 책을 보고 난 뒤에는 이렇게 사람 이름을 살펴서 함께 꽂으면 돼.”


  큰아이가 작은아이한테 그림책을 읽어 준다. 작은아이가 큰아이한테 그림책을 읽어 달라고 한다. 큰아이는 혼자서 온갖 목소리를 낸다. 작은아이는 큰아이 목소리를 들으면서 저도 재미나게 온갖 목소리를 내며 논다.


  비가 그치면서 빗물을 머금되 비를 뿌리지 않는 구름이 멧자락에 가득하다. 그윽하면서 무척 멋스러운 기운이 감돈다. 높은 건물이 없고 빽빽한 자동차가 없으며, 멧자락으로 포근하게 둘러싸인 시골마을이기 때문에 이러한 바람을 쐴 수 있네. 작은아이는 오늘도 도서관 안팎을 개구지게 뛰어다니면서 논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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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꽃 (사진책도서관 201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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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꽃이 핀다. 물들을 적에 쓰는 잇꽃이다. 그런데, 이 잇꽃을 두고 ‘홍화’라고 말하기에 처음에는 못 알아들었다. ‘홍화’가 뭘까 하고 한참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겨레는 오랜 옛날부터 ‘잇꽃’이라 했을 테고, 이를 한자로 옮겨서 ‘紅花’라 했을 테니, 흙을 만지면서 시골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잇꽃’이라는 이름을 가슴에 곱게 담을 수 있으면 좋으리라 본다. 아니, 우리는 얼마 앞서까지 모두 시골사람이었고, 시골내기였으며, 시골마을에서 시골놀이를 하던 시골이웃이었다. 잇빛으로 물든 뺨이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림책 자리를 새로 꾸미느라 큰 책꽂이를 혼자 끙끙거리면서 나르니, 저녁이 되면 등허리가 결리다. 그래도, 아이들이 놀이하듯이 책꽂이 사이를 누비면서 오갈 수 있도록 꾸미자고 생각하면서 기운을 낸다. 노랗게 터져서 발그스름 물드는 잇꽃처럼, 나도 잇빛 웃음을 지으면서 이곳에서 아이들하고 재미나게 놀아야지.


  시골바람이 산들산들 분다. 작은아이가 도서관 안팎을 오가며 뛰어다니는 소리가 싱그럽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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