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22. 매크로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2021년 3월, 한꺼번에(매크로) 손질하는 글쇠가 잘못 먹혀서 《손질말 꾸러미》를 ㅇ부터 ㅎ까지 통째로 바로잡아야 했습니다. ㄱㄴㄷ대로 글손질을 하고 추스르는 데에도 품이 꽤 드는데, 잘못 먹힌 곳을 하나씩 바로잡는 데에 다섯 달이 들었네요. 그래도 다섯 달 만에 드디어 잘못 먹힌 곳을 다 찾아내어 바로잡았으니 한숨을 돌립니다.


  지난 다섯 달 동안 “언제 다 찾아낼는지 모르나, 차근차근 찾아서 바로잡다 보면 끝나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이제 좀 홀가분히 《손질말 꾸러미》를 보듬으면 될 테고, 지난 한 달 동안 미룬 글꾸러미 하나를 붙잡자고 생각합니다. 어린이한테 우리말 이야기를 새롭게 들려주는 책을 쓰기로 했으나, ‘잘못 먹힌 곳 바로잡기’라는 골머리가 지끈거려서 느긋이 풀어내지 못했어요.


  엊그제 전주마실을 하며 〈잘 익은 언어들〉에 들렀다가 《보리 초등 국어 바로쓰기 사전》을 죽 보면서 혀를 찼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뜻풀이나 붙임말이 영 엉성하고 겹말·돌림풀이로 가득하더군요. 모처럼 우리말꽃(국어사전)이 새로 나오더라도 이런 엉성한 엮음새라면 사람들이 외려 낱말책을 안 읽고 등지겠구나 싶어요. 지난봄에 나온 《우리말 어감 사전》도 말빛·말결·말느낌을 찬찬히 짚으면서 가르는 길이 아닌, 글쓴이가 좋아하는 한자말을 죽 늘어놓고서 뜬구름을 잡는구나 싶어, 이런 책 탓에 더더욱 사람들이 낱말책을 멀리하겠네 싶었습니다.


  여느 책도 섣불리 쓰거나 엮으면 안 될 노릇이지만, 말꽃·낱말책이라면 더더욱 함부로 쓰거나 엮으면 안 될 노릇입니다. 모든 낱말은 우리가 생각을 다스리고 마음을 짓는 바탕인 터라, 슬기로우면서 참하게 말빛을 바라보면서 즐거운 사랑을 심는 씨앗을 헤아리지 않을 적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사슬이며 굴레에 스스로 갇히도록 넌지시 내모는 끔찍한 불씨가 되기 마련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 


<보리 초등 국어 바로쓰기 사전>이

왜 어떻게 엉성한가 하는 이야기는

며칠 뒤에 다른 글에 낱낱이 적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16. 지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늘 쓰는 말이란 늘 맞이하는 하루입니다. 어느 낱말을 골라서 쓴다면, 스스로 어떠한 삶을 생각해서 그 길을 간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좋은 말이나 나쁜 말은 없이, 스스로 고른 삶에 걸맞게 흐르는 말이 있을 뿐입니다. 둘레에서 쓰는 말을 듣다 보면 굳이 저런 말을 골라서 쓰네 하고 늘 생각합니다만, 둘레에서는 바로 그 삶을 골라서 나아가니 그 낱말을 받아들일 테지요.


  우리말이라 하기 어려운 ‘정동적’을 처음 듣고서 뭔 소리인가 하고 찾아보니, ‘statnamic’이나 ‘emotional’을 일본사람이 옮긴 ‘じょうどうてき(情動的)’를 그대로 쓴 셈이더군요. ‘statnamic’이나 ‘emotional’을 우리말로 어떻게 옮길는지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일본사람이 일본스런 한자말로 옮긴 낱말을 받아들였다면, 그분은 스스로 생각하는 삶보다는 남한테 선보이는 삶을 고른 셈입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곳을 한자말로 ‘지구’라 합니다만, 예부터 우리는 수수하게 ‘땅’이나 ‘별’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땅·우리 별”처럼 쓰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땅·별·우리 땅·우리 별’만으로는 모자라다 할 만하니 새말을 지으면 어울리겠지요. 이를테면 ‘푸른별’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한글로 적는 ‘지구’를 둘레에서 으레 세 가지로 쓰더군요. ‘地球·持久·地區’입니다. 곰곰이 보면 셋 모두 일본을 거쳐 들어왔다고 해도 될 만큼 일본책에 흔히 나오는 한자말입니다.


  우리는 ‘별’도 ‘오래’도 ‘칸’도 아닌 ‘地球·持久·地區’를 써야 할까요? 우리는 ‘푸른별’도 ‘버티기·견디기’도 ‘터·자리·곳·데’도 아닌 ‘地球·持久·地區’를 써야만 생각을 나눌 만할까요? 저는 어린이한테 ‘地球·持久·地區’를 쓸 마음이 없습니다. 어른한테도 이 세 가지 ‘지구’를 쓰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별과 이 땅에서 스스로 슬기롭게 생각하면서 마음이 날갯짓하도록 북돋울 말을 새롭게 짓고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할 적에 비로소 삶다운 삶이 되리라 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13. 여섯 쪽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지난 7월은 〈책숲〉 엮기를 건너뛰었습니다. 6∼7월에 바지런히 바깥일을 하느라 몸이 쉴 겨를이 없었고, 이태 만에 8월 첫무렵에 가볍게 몸앓이를 하며 쉬었습니다. 넉 쪽으로 엮던 〈책숲〉을 늘리려고 생각하다가 8월에 여섯 쪽으로 꾸립니다. 가벼운 종이로 하면 가볍게 건네기에는 좋으나, 글을 여미기에는 그리 안 좋구나 싶기도 합니다. 다만, 빛깔있는 사진을 넣을 수 있어 좋다고 여겨, 〈책숲 7〉까지 가볍게 꾸려 봅니다. 앞으로 〈책숲 8〉은 그대로 갈 수도 있고, 틀을 바꿀 수 있습니다. 빛꽃(사진) 없이 투박한 틀로 돌아갈까 하고도 곰곰이 생각합니다. 한 달은 빛꽃 없이 글로만 40쪽으로, 이듬달은 가벼이 넷∼여섯 쪽짜리 꽃종이로 엮어도 재미있으리라 생각해요. 밥을 지으러 가며 셈틀을 끕니다. 밥을 짓고서 빨래를 할 테고, 빨래를 마치면 등허리를 좀 펴다가 비님이 오시라고 노래할 생각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12. 좋아합니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저더러 “좋아하는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글쎄요. 없을 텐데요.” 하고 대꾸합니다. 저는 책이 좋거나 나쁘지 않거든요. “사랑하는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네, 잔뜩 있지요!” 하고 노래합니다. “나쁜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글쎄, 나쁜 책이 있을까요?” 하고 되묻습니다. “눈속임이나 겉치레인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이 책은 이렇게 눈속임이고 저 책은 저렇게 겉치레이더군요!” 하고 줄줄이 읊습니다.


  가만 보면 둘레 적잖은 분들은 무엇을 어떻게 왜 물어보면서 스스로 어떤 이야기를 듣거나 얻거나 누려야 즐겁거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가부터 모르는구나 싶습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기에 스스로 틀이나 굴레를 세울 뿐 아니라, 스스로 사슬에 붙들립니다.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좋고 나쁜 길’을 가리지 않아요. 스스로 생각할 줄 알기에 “스스로 나아갈 길”만 생각하고 나아갑니다. 스스로 생각해서 나아가는 길에는 고비나 고개가 있을 수 있으나, 고비나 고개가 나쁠까요? 가시밭길을 헤쳐야 하면, 가싯길이 나쁠까요?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요. 그저 고비나 고개나 가시밭입니다.


  저한테 “좋아하는 우리말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없습니다.” 하고 자릅니다. “좋아하는 책집이 있나요?” 하고 물어도 “없네요.” 하고 잘라요. 저한테는 “좋아하는 책집”이 없어요. “사랑하는 책집”하고 “즐거운 책집”하고 “아름다운 책집”하고 “새로운 책집”하고 “놀라운 책집”하고 “멋진 책집”하고 “푸른 책집”하고 “이야기가 샘솟는 책집”처럼 갖은 책집이 있습니다.


  어느 곳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어느 곳은 어떠하구나 하고 느낄 뿐입니다. 어느 책을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어느 책은 어떠하구나 하고 속내를 읽으며 알아챌 뿐입니다.


  왜 글을 쓰고 말을 하고 책을 내느냐고 묻는 분한테 늘 “저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하루를 사랑하고 싶거든요.” 하고 여쭌 다음에 “이웃님 누구나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하루를 사랑하도록 징검다리가 될 책을 쓸 뿐입니다. 그래서 이웃님 누구나 스스로 삶을 슬기롭게 사랑하는 살림으로 푸르게 짓는 숲을 노래하는 책을 쓰시라고 말하지요.” 하고 보탭니다.


  좋아하다 보면 어느새 굴레에 갇힙니다. 싫어하다 보면 똑같이 사슬에 얽매입니다.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말고, 꿈을 스스로 그려서 하루를 지으시기를 바라요. 언제나 스스로 이 삶을 사랑하시기를 바랍니다. 늘 이뿐입니다. 그래서 모든 책은 헌책이면서 새책이고, 모든 사람은 하늘빛이면서 별빛인걸요. 우리는 다 다른 꽃으로서 다 다른 사랑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1. 생각하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말과 삶이 다른 사람은 없다고 느낍니다. 모든 사람은 말하고 삶이 같습니다. 겉치레로 말하는 사람은 겉치레로 나아가는 삶입니다. 속사랑으로 말하는 사람은 오직 스스로 빛나는 사랑으로 가는 삶입니다.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여기면서 정작 어른이란 몸인 스스로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강의·강좌·수업’을 많이 듣기에 배우지 않습니다. 스스로 모든 살림살이를 새롭게 가꾸려고 눈을 밝힐 적에 배웁니다.


  보기 하나를 든다면, 아무리 살림살이가 바뀌더라도 부엌은 ‘부엌’입니다. 그런데 부엌을 부엌이라 안 하고 ‘주방’이나 ‘키친’이라 말하는 사람이 꽤 됩니다. 이분들은 왜 부엌을 부엌이라 안 하고 주방이나 키친이라 할까요? 아이들이 이런 말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바꿀 적에 ‘바꾼다’고 안 하고 ‘개혁’이라 하거나, 고칠 적에 ‘고친다’고 안 하고 ‘혁명’이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왜 일본스런 한자말 ‘개혁·혁명’을 붙들어야 할까요? 요새는 ‘혁신’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도 꽤 퍼집니다. ‘혁신학교’도 있다지요. 우리말 ‘새·새롭다’는 언제 쓸 생각일까요?


  그러나 ‘개혁·혁명·혁신’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에 붙들린 그들을 탓할 일은 없습니다. 그들은 ‘바꾸다·고치다’가 어떤 뜻이요 쓰임새인지 몰라요. 쉽고 수수한 두 낱말을 언제 어떻게 쓰는가를 제대로 모르기에 이 낱말을 못 쓰거나 안 씁니다. 이리하여 ‘뜯어고치다·갈다·갈아치우다·갈아엎다·뒤엎다·판갈이’ 같은 낱말은 더더구나 못 씁니다. 밑말부터 모르고 마음을 못 기울이니, 밑말에서 가지를 친 여러 우리말은 더더구나 몰라서 못 써요.


  우리말 ‘틈’하고 ‘새(사이)’가 있는데, 두 낱말이 어떻게 닮고 어떻게 다른가를 가려내는 어른을 아직 못 봅니다. 그리고 ‘틈·새’가 비슷하면서 다른 말이면서 ‘틈새’처럼 둘을 붙은 낱말도 있는데, ‘틈·새’에다가 ‘틈새’가 어떻게 다른 낱말인지, 또 ‘틈바구니’는 또 어떻게 다른 낱말인지를 똑똑히 가려서 어린이한테 이야기를 들려줄 줄 아는 어른도 아직 못 봅니다.


  아니, 못 본다고 하는 말은 좀 지나치고요, 집에서 수수하게 살림하던 여느 할머니 아주머니는 이런 낱말을 잘 가누시더군요. 글을 쓰거나 길잡이(교사·교수) 노릇을 하거나 책 많이 읽은 분들만 이처럼 수수한 삶말을 영 몰라요.


  살아가는 길이란 생각하는 길입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낱말은 우리 생각을 고스란히 담습니다. 우리가 쓰는 말글은 좋고 나쁨도 옳고 그름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 생각과 삶을 담아낼 뿐입니다. 자, 생각해 봐요. 어린이한테 어떤 말과 삶과 넋을 물려주고 싶은지요? 아이 앞에서 어떤 말과 삶과 넋을 보여주고 싶은지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