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피시방



  적어도 어제까지 마무리를 짓고 싶었는데 하루를 넘겨 오늘 마무리를 짓습니다. 히유. 한숨을 돌립니다. 종이책 《책빛숲》을 곧 전자책으로 바꾸는데, 새 《책빛숲》에 넣을 글 네 꼭지를 새로 마무리하느라 아침부터 숨가쁘게 자판질을 합니다. 어디에서? 처음에는 피시방을 찾아보았는데, 어젯밤을 지낸 상도동에서 못 찾고, 장승배기역까지 걸었으나 또 못 찾아서, 전철을 타고 합정역으로 와서도 못 찾은 터라, 그러면 설마 하는 마음으로 합정역 〈알라딘〉 중고매장에 들어와 보았어요. 아, 이곳에서는 노트북에 밥을 주면서 글을 쓸 수 있네요. 이런 자리가 다 있었군요. 여느 피시방은 다른 손님이 게임을 하는 소리가 너무 크기도 하고, 게임을 하면서 피우는 담배도 그리 내키지 않는데, 알라딘 중고매장은 이런 대목에서 퍽 좋네 싶습니다. 여느 새책방이나 헌책방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쉼터’ 구실이 되어 준다고 할까요. 코코아 비슷한 초코라테를 마시고 만화책 열일곱 권을 장만하는 값으로 책상 하나를 얻어서 이 글을 씁니다. 2016.12.9.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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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놀이



  서울마실은 으레 책놀이라 할 만합니다. 책하고 얽힌 일이 있기에 서울마실을 하거든요. 12월 8일 서울마실을 앞두고 밤새 짐을 꾸리고, 서울에서 할 일을 생각합니다. 집에서 지낼 적에도 집안일을 생각하고 아이들하고 재미나게 놀 살림을 생각합니다. 먼저 스스로 찬찬히 생각하기에 하루를 지을 만하고, 하나씩 둘씩 곰곰이 짚는 동안 비로소 손을 써서 움직일 만하다고 느껴요. 바깥일을 할 적에는 바깥놀이를, 집일을 할 적에는 집놀이를, 살림일을 할 적에는 살림놀이를, 책을 다루는 일을 할 적에는 책놀이를 한다는 마음입니다. 2016.12.8.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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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 아직 ‘박근혜 포토존’이 있을까?



  강원도 춘천시 서면에 강원창작개발센터가 있습니다. 이곳 옥상에는 지난 2013년 7월 27일 저녁 8시 25분에 ‘대통령 박근혜’가 찾아와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성공사례’를 말했다고 하는 자취를 남긴 ‘박근혜 포토존’이 세워졌어요.


  대한민국에서 ‘창조경제 대표 콘텐츠’로 구름빵을 뽑았다고 하면서, 이 ‘박근혜 포토존’에는 “대통령과 구름빵”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교복을 입은 남녀 학생을 옆에 두고서 대통령 박근혜가 활짝 웃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박근혜 포토존’을 지난 2014년 3월에 보았습니다. 그즈음 춘천마실을 하면서 이 재미난(?) 포토존을 보았고, 참말로 기념사진을 찍으라는 포토존인 만큼 제 나름대로 재미있게(?) 기념촬영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나저나 대통령이 다녀갔다는 자취를 ‘2013년 7월 27일 PM 8:25’, 이렇게 시간까지 낱낱이 적어서 세운 ‘박비어천가’ 포토존은 아직 춘천시 서면 강원창작개발센터 옥상에 그대로 있을까요? 북한강을 바라보면서 기념사진을 찍으라고 세운 이 포토존은 아직 잘 있는지, 아니면 철거를 했는지, 아직 그대로 있다면 춘천시에서 박비어천가 포토존을 철거할 뜻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2016.12.2.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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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싸움이지 싶다



  엄청나게 피를 튀기면서 글로 싸우는 미술평론가를 봅니다. 잘과 잘못이란 따로 없을 수 없습니다만, 그렇게까지 피를 튀기면서 이녁 스스로 감싸야 하는지 아리송합니다. 그 유명 미술평론가는 “표현할 자유”를 그렇게까지 외칠 만한가 싶어 아리송하기도 합니다. 이 나라에는 “표현할 자유”가 있다고 그렇게 외치는 유명 미술평론가인 그분은 “‘표현할 자유’를 드러낸 그 미술평론가를 비판하는 마음을 ‘표현할 자유’”는 하나도 안 받아들이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그분이 그분 스스로 “표현할 자유”를 누리려 한다면, 사람들이 그분을 두고 “표현할 자유”도 마땅히 누려야 옳은 노릇일 텐데요.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표현할 자유”를 말하고 싶은 사람은 참말로 “상처받지 않을 권리”를 지켜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표현할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 못해서 상처받는다고 미술평론가 스스로 말한다’면? ……. 밥그릇을 지키려 하면 그 밥그릇마저 와장창 깨질 수 있습니다. 2016.11.30.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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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돌을 들고



  ㅅ이라는 회사 손전화도 ㅇ이라는 회사 손전화도 안 쓰고 ‘하늘(스카이)’이라는 회사 손전화만 씁니다. 그동안 쓰던 손전화 기계는 밥을 한나절도 버티지 못하는 탓에 새 기계로 바꾸는데, ‘하늘’ 손전화 기계에 ‘돌’을 얹어서 줍니다. 이 돌에 손전화를 얹으면 밥을 먹일 수 있기도 하고, 이 돌을 소리통 삼아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돌’인 만큼 묵직한데, 아이들하고 마실을 다니며 이 돌을 들고서 노래를 듣기도 합니다. 노래하는 돌을 들고 노래하는 들마실입니다. 2016.11.26.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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