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애장판 1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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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3.6.

만화책시렁 515


《기생수 1》

 이와아키 히토시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3.5.25.



  사람은 이 별에 왜 태어났을까요? 우리는 이 대목을 어느 만큼 스스로 살피거나 묻는 하루를 보낼까요? 어버이는 왜 아이를 낳을까요? 어버이란 자리는 무슨 살림을 어떤 숨결로 짓는 길일까요? 아이들은 왜 어린이집을 다녀야 하고, 왜 배움터에 들어가서 기나긴 푸른날을 보내야 할까요? 어른들은 왜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고, 무엇을 가르칠 셈일까요? 아주 투박하되 마땅히 늘 되새길 이야기입니다만, 막상 이 나라는 이런 이야기를 스스로 돌아보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들한테 들려주지도 않는 얼거리입니다. 《기생수 1》를 되읽었습니다. 스무 해 만입니다. 그림꽃님은 ‘기생수’라는 이름을 붙였되, 이 이름은 ‘오직 사람이란 자리에서 쳐다보며 붙였다’는 밑뜻을 넌지시 보여줍니다. ‘사람들’로서는 ‘사람을 잡아먹는 몹쓸것(괴물)’이 자꾸 들러붙는다(기생)고 여기거든요. 그런데 이 푸른별에 잿더미(도시)를 세워서 서로 어깨동무가 아닌 다툼질에 훔침질에 괴롭힘질에 막짓을 일삼는 ‘사람들’이야말로 ‘별에 들러붙은’ 놈팡이라 해야 어울리지 않을까요? 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아름길이 아닌, 자꾸 총칼(전쟁무기)을 만들고 끝없이 다투는 바보짓을 일삼는 사람들이야말로 ‘거머리’라고 여겨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내 ‘동족’들은 그저 먹고 있을 뿐이야. 생물이니 당연하지. 신이치는 동족이 먹히는 게 그렇게도 싫은가?” “당연하지! 인명은 존엄한 거야!” “모를 소리군. 존엄한 것은 자기 목숨뿐이야. 나는 남의 목숨이 소중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당연하지! 너는 짐승이니까!” “그건 나를 비하하는 표현인가?” (88쪽)


“신이치, ‘악마’라는 것을 책에서 찾아봤는데, 그것에 가장 가까운 생물은 역시 인간으로 판단된다. 인간은 거의 모든 종류의 생물을 잡아먹지만, 내 ‘동족’들이 먹는 것은 고작 한두 종류야. 훨씬 간소하지.” (90쪽)


“생물은 장난감이 아니야! 모두 살아 있다구! 너희들처럼!” (112쪽)


#寄生獣  #岩明均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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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오기쿠보 런스루 1
유키 링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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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3.4.

책으로 삶읽기 806


《니시오기쿠보 런스루 1》

 유키 링고

 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0.7.15.



《니시오기쿠보 런스루 1》(유키 링고/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0)을 읽었다. 꿈으로 달려가려는 길을 ‘일자리’에서 찾아나서려는 스무 살 젊은이가 부대끼는 하루를 가만히 보여준다. 그림을 좋아하고, 그림꽃(만화)을 그리고 싶으며, 이 일로 일찌감치 돈벌이를 할 수 있으면 굳이 열린배움터(대학교)를 안 다녀도 되리라 여기는 마음을 가만히 보여준다. 굳이 네 해를 더 배움터에서 보내야 할 까닭은 없지. 배움터를 다녀서 나쁠 일은 없되, 앞길을 망설이지 않고서 달려가는 일도 나쁠 까닭이 없다. 왜 종잇조각(졸업장·자격증)이 있어야 할까? 종잇조각은 틀림없이 거머쥐었다지만, 술을 퍼마시고서 부릉부릉 모는 놈이 수두룩하다. 종잇조각은 있다지만, 어리석거나 괘씸하거나 사납거나 끔찍한 짓을 일삼는 놈도 숱하다. 종잇조각으로는 삶도 일솜씨도 밝히지 못 한다. 오직 오늘 하루 이곳에서 스스로 짓는 모습과 몸짓이 삶을 밝힐 뿐이다. 배움터를 다녀도 배우고, 일터를 다녀도 배운다. 집에서도 배우고, 마을에서도 배운다. 사람한테서도 배우고, 바람한테서도 배운다. 그리면서도 배우고, 놀고 쉬면서도 배운다. 아이 곁에서도 배우고, 이웃 사이에서도 배우니, 늘 배우는 하루인 줄 느끼면서 오늘을 그리고 지으면 언제나 노래하는 마음으로 빛나리라.


ㅅㄴㄹ


‘아무리 집안이 시끄러워도 시험 결과가 안 좋아서 선생님한테 불려가도 괴롭고 울고 싶어도 그림은 그릴 수 있었다.’ (30쪽)


“제작 쪽에서 난리났던데요. 미츠 선배 빡빡하게 리테이크 요구하셨다면서요.” “리테이크 분량은 애정이랑 비례해.” (101쪽)


“너희를 키워가는 게 어른의 의무란다!” (146쪽)


‘만약 그만둔다면 지금까지 해온 건 뭐였을까.’ (167쪽)


#ゆき林檎 #西荻窪ランスル?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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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애장판 4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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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3.4.

책으로 삶읽기 809


《기생수 4》

 이와아키 히토시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3.8.25.



《기생수 4》(이와아키 히토시/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3)을 가만히 되읽었다. 잃은 어머니하고 잃을는지 모르는 동무 사이에서 맴도는 아이는 ‘오른손이’가 아니고는 마음을 터놓을 수 없다. 누가 사람이고 누가 사람이 아닐까? 누가 사람답고 누가 사람답지 않을까? 이제 고작 열일고여덟 살 즈음인 푸름이로서 무엇을 옳거나 그르다고 가를 만할까? 아니 이쪽은 옳고 저쪽은 그르다고 갈라도 될까? 사람이 하는 일은 다 옳고 ‘사람 아닌 목숨’은 ‘사람이 아니’기에 다 나쁘다고 여겨야 하는가? 사람들이 총칼을 휘두르면서 일으키는 싸움판에서는 함부로 죽여도 되지만, 바보짓을 일삼는 사람을 거꾸러뜨리면 나쁘다고 잘라말할 수 있는가? 《기생수 4》은 아이가 헤매는 마음을 어떻게 종잡아야 할는지 모르는 가장 어지러우면서 힘든 고빗사위를 그려낸다.


ㅅㄴㄹ


“왜 그래?” “아니, 조금 전과는 완전히 딴판이라서.” “이만하면 평범한 모습 아닌가?” “그렇군.” (66쪽)


“상대방도 우릴 알아차린 것 같아. 하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에게 별 관심이 없는 모양이군. 그 둘끼리만 끊임없이 반응하고 있다. 대화를 하고 있나 봐 … 쫓아가서 어쩌려고?” “살인을 그만두게 만들 거야.” “전혀 구체적이지 않군. 싸울 생각이야, 아니야?” (95쪽)


“네 놈은 인간도 아니라구!” ‘인간이 아니야!’ ‘피도 눈물도 없다는 건 널 두고 하는 말이야!’ (206쪽)


“뛰어! 쫓아가! 그리고 죽여!” (28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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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파이트 17
니혼바시 요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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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3.4.

책으로 삶읽기 808


《소녀 파이트 17》

 니혼바시 요코

 이지혜 옮김

 학산문화사

 2021.6.25.



《소녀 파이트 17》(니혼바시 요코/이지혜 옮김, 학산문화사, 2021)을 읽었다. “소년 파이트”라면 안 쳐다보았을 텐데 “소녀 파이트”라서 쳐다보았다. 그런데 앞자락(1∼16)은 모조리 판이 끊어졌더라. 속으로 끙 하면서 그나마 판이 안 끊긴 18하고 17 가운데 열일곱걸음을 먼저 장만해서 읽는데, ‘판이 끊어질 만했네’ 싶더라. 겉보기로는 ‘여자배구’ 줄거리이되 지나치게 뜬구름을 태우는 싸움놀이로 맴도는구나 싶다. 《하이큐》라는 ‘남자배구’ 줄거리를 담은 꾸러미가 있는데, 《하이큐》도 《소녀 파이트》하고 매한가지로 싸움놀이에서 맴돈다. 즐기거나 사랑하거나 나누거나 함께하거나 어깨동무하거나 삶을 짓는 길이 아닌, 밟고 밟히고 찌르고 무찌르고 넘어뜨리는 쳇바퀴가 재미있을까? 쳇바퀴는 삶이 아니다. 아니, 쳇바퀴도 삶이라 여기려 하면 삶이 되겠으나, 굳이 쳇바퀴를 그려야 할까? 하루를 새롭게 사랑으로 그리는 삶을 담으면 넉넉하지 않을까?


ㅅㄴㄹ


“자신 안의 괴물을 길들일 건지 잡아먹힐 건지는 신만이 알겠지. 타카코 씨, 네리 씨는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킬 거예요. 타카코 씨의 하쿠운잔과 결승에서 싸울 수 있도록 믿을게.” (16쪽)


‘이대로는 생존경쟁에 진자. 그렇다면 지식으로 살아남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공부를 시작했고, 회장님으로부터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얻은 뒤, 거기서 이해한 것은, 잘 못한다고 생각했던 분야는 제대로 된 방식을 몰랐다는 것이었다.’ (10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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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신 5
호카조노 마사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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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3.2.28.

만화책시렁 513


《견신 5》

 호카조나 마사야

 정재옥 옮김

 서울문화사

 1999.12.25.



  집을 짓는 개미도 대단하고, 마을을 가꾸는 사람도 대단합니다. 꿀을 모으는 벌도 대단하고, 벌한테서 꿀을 슬쩍하는 사람도 대단합니다. 꽃가루받이를 하면서 나는 나비도 대단하고, 나비가 깨어날 겨를이 없이 온통 풀죽임물로 뒤덮는 사람도 대단합니다. 살림을 스스로 짓는 길을 찬찬히 갈무리해서 이야기로 남기는 사람도 대단하고, 거짓말을 꾸며서 아이들을 길들이며 배움수렁(입시지옥)에 몰아넣는 사람도 대단합니다. 《견신》을 읽으면서 ‘대단한 두 가지’를 함께 돌아봅니다. 놀랄 만하니 놀랍고, 대단할 만하니 대단한데, ‘놀라움·대단함’은 좋고 나쁨이 아닌, 그저 겉으로 드러난 모습입니다. 어쩜 사람들은 돈을 엄청나게 쏟아부어서 그토록 끔찍한 총칼(전쟁무기)을 자꾸자꾸 만들 수 있을까요? 어쩜 사람들은 총칼을 이웃나라에 비싸게 팔았다면서 자랑할 수 있을까요? 어쩜 사람들은 이웃사람을 죽이는 짓이 ‘평화·안보’일 수 있다고 여길까요? 이야기를 짓고 책을 남길 줄 아는 사람은 틀림없이 대단합니다만, 온누리에 가득한 책은 참말로 슬기롭거나 어질거나 아름다울까요? 장삿속이 판칠 뿐 아니라, 거짓으로 홀리거나 꾀는 줄거리가 매우 많지 않나요? ‘개님(견신)’은 사람이 하는 짓을 그대로 돌려줄 뿐입니다.


ㅅㄴㄹ


‘인간은 도시도 만들고, 책도 만드는 대단한 존재구나. 후미키도 멋진 시를 짓지. 미카도 상냥하게 대해 주고 … 그런데,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긴 걸까.’ (78∼79쪽)


“23과 나는 같이 있고 싶을 뿐이라구!” (153쪽)


#犬神 #いぬがみ #外薗昌也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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