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들고 느릿느릿 - 필름카메라로 10년 동안 담은 그사람의 사진과 짧은 글
그사람 지음 / 스토리닷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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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진책시렁 23


《카메라 들고 느릿느릿》

 그사람

 스토리닷

 2014.3.29.



  우리는 무엇이든 찍습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모습은 모두 찍어요. 못 찍을 모습이란 없습니다. 두 손에 사진기를 쥐었기에 마음껏 찍습니다. 그리고 두 손에 사진기가 없어도 마음으로 찍지요. 오늘 우리는 사진기라는 기계가 있어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듯 여기곤 하지만, 기계에 앞서 마음에 담고픈 모습이 없다면 사진이 태어나지 않습니다. 글도 이와 같아요. 마음에서 샘솟아 나타내고픈 이야기가 있지 않다면 글이 태어날 수 없습니다. 《카메라 들고 느릿느릿》은 말 그대로 사진기를 손에 쥐고 느릿느릿 돌아본 자리를 사진으로 비추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누구나 찍는 사진을 보여주고, 누구나 즐기는 사진이라는 말을 속삭입니다. 그래서 이 사진책에 깃든 사진은 하나도 대수롭지 않도 대단하지 않습니다. 어느 사진은 어느 눈으로 보자면 좀 어정쩡하거나 어설플 수 있습니다. 때로는 굳이 이런 사진을 왜 찍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 대목에서 잘 새겨야 하는데, 사진은 남한테 선보이려는 뜻으로는 안 찍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하려고 찍는 사진입니다. 잘 보이려고 찍을 사진이 아닌, 내가 보고 느끼고 헤아린 이야기가 있기에 사진을 찍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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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e coloree 코레 콜로헤 1973-2016 로랑의 한국 여행기 Carnets de voyages 2
로랑 바르브롱 지음 / 눈빛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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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2


《코레 콜로헤》

 로랑 바르브롱

 눈빛

 2018.5.15.



  사진을 놓고 흔히 ‘기록’이라 한다면, 한국에서 한국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이는 무엇을 보거나 느끼거나 생각하거나 헤아릴까요? 사진가라는 자리에서 한국을 지켜보거나 살펴보면서 담아내는 눈은 얼마나 한국을 잘 말하거나 알릴 만할까요? 어쩌면 한국 사진은 한국 사진가 눈으로는 도무지 못 담는 모습은 아닐까요? 《코레 콜로헤》는 1973년부터 2016년까지 로랑 바르브롱 님이 바라보거나 마주한 한국을 사진으로 이야기합니다. 게다가 이 사진책은 ‘기록’이기까지 합니다. 기록이면서 이야기인 사진이 아닌, 이야기이면서 기록이 된 사진입니다. 어떻게 이 사진책은 ‘이야기+기록’이 될 수 있을까요? 수수께끼는 쉽습니다. 첫째, 한국을 사랑하면서 사진으로 바라보면 됩니다. 둘째, 손전화로 찍어서 늘 갖고 다니며 들여다볼 사진처럼 찍으면 됩니다. 셋째, 찍는 사람하고 찍히는 사람이 모두 즐거워 서로 이웃이나 동무가 될 수 있으면 됩니다. 넷째, 사진기는 그저 거들 뿐입니다. 대단한 장비가 아닌 으레 한 손으로 쥐며 글을 쓰는 연필처럼, 가볍게 들고 다니는 벗님으로 삼으면 되어요. 즐거운 이야기가 뜻있는 기록이 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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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모도티 삶과 전설 5
마거릿 훅스 지음, 윤길순 옮김 / 해냄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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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진책시렁 21


《티나 모도티》

 마거릿 훅스 글

 윤길순 옮김

 해냄

 2004.11.10.



  그때를 살지 않고서 그때를 알 수 없습니다만, 그때를 놓고 적바림한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을 더듬으면서 그때에 어떠했겠거니 어림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어림할 뿐, 참거짓이 무엇인지는 섣불리 말하지 못합니다. 누가 보고서 쓰거나 남긴 글이나 사진이 있더라도, 이는 ‘누가 본’ 모습일 뿐, 우리 스스로 본 모습이 아닙니다. 1896년에 태어나 1942년에 숨을 거둔 티나 모도티 님을 얼마나 ‘참에 가깝게’ 짚거나 마주할 수 있을까요? 《티나 모도티》는 되도록 티나 모도티 님 곁에서 이녁 삶을 지켜보면서 낱낱이 그린 듯이 엮었지만, 이 줄거리가 참인지 아닌지, 또는 꾸민 대목이 있는지 없는지 어느 하나도 짚을 수 없습니다. ‘있는 대로 옮겨적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소설일 뿐’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사진책을 굳이 읽는다면, 오래오래 펄떡 뛰는 숨결이 물결치는 사진을 찍은 사람이 바로 그때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되짚어서 사진기 단추를 눌렀을까를 돌아보고 싶기 때문이겠지요. 아무개 제자나 여자라는 몸이 아닌, 삶을 사랑으로 새롭게 보려는 눈을 더 가까이 느껴 보고 싶으니 이 사진책을 읽겠지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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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와 나 - 바다가 된 어멍, 그들과 함께한 1년의 삶
준초이 글.사진 / 남해의봄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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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0


《해녀와 나》

 준초이

 남해의봄날

 2014.11.30.



  비를 맞을 수 있다면 비가 되어 볼 수 있습니다. 비를 맞지 않거나 창밖으로 구경만 한다면 비가 되어 보기 어렵습니다. 지하상가나 반지하에 산다면, 또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비가 무엇이고 이 땅을 어떻게 적시는가를 알기도 어려우니, 비살림하고는 더더욱 멀밖에 없습니다. 사진으로 비를 찍으려면 스스로 비가 되어야 합니다. 사진으로 바다를 찍으려면 스스로 바다가 되어야 합니다. 물질을 하는 사람을 사진으로 찍으려면 스스로 물질을 하고 물님이 되어야겠지요. 《해녀와 나》는 해녀하고 한 해 동안 마주한 삶을 사진으로 담았다고 합니다. 다만 365일을 함께한 한 해이지는 않습니다. 이는 사진을 보며 느낄 수 있습니다. 준초이 님이 책머리에 고은 시인한테 그렇게 글을 받아서 실으려 하는 모습을 보아도, 해녀하고 함께하는 한 해였다기보다 ‘다른 무엇’을 보며 띄엄띄엄 해녀를 마주한 한 해였구나 싶습니다. 책머리에 실을 글이라면 물질하는 할멍 목소리일 적에 걸맞지 않을까요? 또는 바다 목소리를, 전복 목소리를, 물님하고 물벗 목소리를 귀기울여 온마음으로 듣고서 옮겨적을 노릇 아닐까요? ‘깊이’란 하나된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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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영암 - 드론으로 담은 영암군 마을
마동욱 사진, 우승희 글 / 눈빛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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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19


《하늘에서 본 영암》

 마동욱

 눈빛

 2018.6.15.



  저는 곧잘 하늘을 나는 꿈을 그리곤 합니다. 가만히 마음을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이 땅을 딛고 선 몸인 줄 잊는데, 이때에 어디로든 가볍게 날아다니면서 온누리를 굽어살피는구나 하고 느껴요. 몸이 아닌 넋으로 하늘마실을 한달까요. 제비가 되어 하늘을 난다고, 해오라기나 기러기가 되어 하늘을 가른다고 헤아려 보는데,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보는 마음이 되면, 땅에서 사는 사람이며 숲짐승이며 풀벌레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오직 하늘과 구름을 벗으로 삼아서 매우 조용히 생각에 잠깁니다. 《하늘에서 본 영암》은 사진기를 드론에 매달아 하늘에서 시골마을을 죽 살핀 모습을 차곡차곡 엮습니다. 마을길을 두 다리로 거닐면서 마주하는 시골마을이라면 집집마다 다른 살림살이를 엿보면서 사람마다 다른 손길로 가꾸는 이야기를 마주할 만합니다. 마을터를 하늘에서 가만히 내려다볼 적에는 우리가 예부터 어떤 터를 좋아하거나 사랑했는가를 새삼스레 느낄 만합니다. 들이 있고 바다가 있으며 냇물이 흐르고 숲이 있습니다. 들에 씨앗을 심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들을 신나게 내달립니다. 하늘에서 본 모습이란, 하늘빛으로 느끼는 마을 숨결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읽기/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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