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번역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빠뜨리고 번역하는 곳이 생긴다.

 

편집자의 원문 대조만이 이를 막을 수 있다.

 

그에게 있어 그녀는 더 이상 육체적 존재가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육체가 없는 향기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 그 향기를 그가 겨드랑이 밑에 끼고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30분쯤 후에 하녀가 부엌에서 불을 지폈다. 장작을 가지러 밖으로 나간 하녀는 사다리가 기대어진 것을 보긴 했지만,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였기 때문에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지 못했다.”(332)

 

그에게 있어 그녀는 더 이상 육체적 존재가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육체가 없는 향기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 그 향기를 그가 겨드랑이 밑에 끼고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소리 없이 그는 창문턱으로 뛰어오른 후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밖은 다시 바람이 불고 있었고, 하늘이 밝아지면서 차가운 암청색의 빛이 대지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30분쯤 후에 하녀가 부엌에서 불을 지폈다. 장작을 가지러 밖으로 나간 하녀는 사다리가 기대어진 것을 보긴 했지만,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였기 때문에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지 못했다.”

 

독일어 원문: Sie war für ihn als Körper gar nicht mehr vorhanden, nur noch als körperloser Duft. Und diesen trug er unterm Arm und nahm ihn mit sich.

Leise schwang er sich auf die Brüstung des Fensters und stieg die Leiter hinab. Draußen war wieder Wind aufgekommen, und der Himmel klarte auf und goß ein kaltes dunkelblaues Licht über das Land.

Eine halbe Stunde später schlug die Magd in der Küche Feuer. Als sie vor das Haus trat, um Holz zu holen, sah sie die angelehnte Leiter, war aber noch zu verschlafen, sich irgendeinen Reim darauf zu ma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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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향수 도제가 익혀야 하는 것들.

 

“[...] 빅토리아 제비꽃과 파르마 제비꽃을 구분할 수도 있어야 했다. 또한 라틴 어도 알아야만 했다. 헬리오트로프는 언제 수확하고 펠라고니움은 언제 꽃이 피는지 알고 있어야 했으며, 재스민 꽃은 해가 떨어지면 향기가 사라진다는 사실도 배우야만 했던 것이다. 펠레시에는 분명히 이런 것에 대해 하나도 모를 것이다.”(87쪽, 부분삭제 인용)

 

“[...] 빅토리아 제비꽃과 파르마 제비꽃을 구분할 수도 있어야 했다. 또한 라틴 어도 알아야만 했다. 헬리오트로프는 언제 수확하고 펠라고니움은 언제 꽃이 피는지 알고 있어야 했으며, 재스민 꽃은 해가 뜨면 향기가 사라진다는 사실도 배우야만 했던 것이다. 펠레시에는 분명히 이런 것에 대해 하나도 모를 것이다.”

 

독일어 원문: Man mußte [...] unterscheiden können und ein Viktoriaveilchen von einem solchen aus Parma. Man mußte die lateinische Sprache beherrschen. Man mußte wissen, wann der Heliotrop zu ernten ist und wann das Pelargonium blüht und daß die Blüte des Jasmins mit aufgehender Sonne ihren Duft verliert. Von diesen Dingen hatte dieser Pelissier selbstredend keine Ahnung.

 

aufgehen = ‘오르다’, ‘뜨다

 

이를 ‘포기하다는 뜻의 aufgeben으로 읽은 것은 아닐까.

 

그래서 해가 지는 것으로 번역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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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동지와 하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피레네 산맥의 양쪽 지방인 페르피냥과 피귀라스에는 은밀한 타이아드 결사대가 남아 있다. 그들은 일년에 한 번씩 만나 카니구 봉에 올라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커다란 모닥불을 피운다. 명목상으로는 해의 길이가 바뀌는 동지와 성 요한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들의 스승 타이아드 에스피냐스와 그의 위대한 생명의 유동체에 경배를 올림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이다.”(246-247)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피레네 산맥의 양쪽 지방인 페르피냥과 피귀라스에는 은밀한 타이아드 결사대가 남아있다. 그들은 일년에 한 번씩 만나 카니구 봉에 올라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커다란 모닥불을 피운다. 명목상으로는 해의 길이가 바뀌는 하지와 성 요한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들의 스승 타이아드 에스피냐스와 그의 위대한 생명의 유동체에 경배를 올림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이다.”

 

독일어 원문: [...] Dort zünden sie ein großes Feuer an, vorgeblich aus Anlaß der Sonnenwende und zu Ehren des heiligen Johannes - in Wirklichkeit aber, um ihrem Meister Taillade-Espinasse und seinem großen Fluidum zu huldigen und um das ewige Leben zu erlangen.

 

Sonnenwende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동지 = 1222일경.

 

하지 = 621일경.

 

둘 가운데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지, 핵심 역할을 하는 문구는 성 요한을 기념하기 위해서”(zu Ehren des heiligen Johannes)이다.

 

이 구절은, 624일의 성 요한 축일과 그 전날 밤에 행하는 산불놀이이를 Johannisfeuer라 한다를 가리킨다.

 

, 타이아드 결사대는 날짜가 비슷하게 겹치는 하지와 성 요한 축일의 산불놀이를 표면적 이유로 내세워, 카니구 봉에 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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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두 번째 향수도 향수병에 가득 채운 후 그는 옷을 다 벗고 자기 옷에다가 첫번째 향수를 뿌렸다. 그리고 나서 직접 그걸 겨드랑이 속, 치아 사이, 성기, 가슴, , , 머리카락 등에 가볍게 두드려 발랐다. 그리고 옷을 다시 입은 후 작업실을 떠났다.”(229-230)

 

두 번째 향수도 향수병에 가득 채운 후 그는 옷을 다 벗고 자기 옷에다가 첫번째 향수를 뿌렸다. 그리고 나서 직접 그걸 겨드랑이 속, 발가락 사이, 성기, 가슴, , , 머리카락 등에 가볍게 두드려 발랐다.”

 

독일어 원문: [...] Dann betupfte er sich selbst damit unter den Achseln, zwischen Zehen, am Geschlecht, aud der Brust, an Hals, Ohren und Haaren, [...]

 

착독(錯讀): Zehen발가락Zähnen치아으로 읽음.

 

그는 부이용이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4만 리브르에 달하는 남작의 빚을 자신이 떠안고 지참금으로 똑같은 액수의 돈을 지불함은 물론이고 세계 여행 경비, 마가노스크 근처의 올리브 방앗간, 그리고 매년 두 사람 앞으로 3천 리브르를 지불한다는 내용이었다.”(313)

 

그는 부이용이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4만 리브르에 달하는 남작의 빚을 자신이 떠안고 지참금으로 똑같은 액수의 돈을 지불함은 물론이고 몇 군데의 소유지, 마가노스크 근처의 올리브 방앗간, 그리고 매년 두 사람 앞으로 3천 리브르를 지불한다는 내용이었다.”

 

독일어 원문: [...] Mitgift bestehend aus einer Summe in gleicher Höhe sowie diversen Ländereien und einer Ölmühle bei Maganosc, eine jähriche Rente von 3000 Livre für das junge Paar.

 

착독(錯讀): Ländereien소유지Länderreisen세계 여행으로 읽음.

 

 

2016년의 <열린책들 창립 30주년 기념판>향수를 인용할 때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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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전집 6), 이재룡 옮김, 민음사, 2013(37).

 

칵테일파티, 마리클로드와 사비나의 대화.

 

이 대화를 듣는 프란츠, 마리클로드에 대한 심리 분석.

 

마리클로드는 사비나가 목에 건 도자기 목걸이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는 아주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뭐예요? 흉측해라!>

[...]

<내가 직접 만들었어요.>

<내가 보기엔 진짜 흉해요. 그 목걸이는 걸지 마세요!> 연이어서 마리클로드는 큰 목소리로 반복했다.

예쁘건 추하건 간에, 보석이 그의 부인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한다는 것을 프란츠는 알았다. 그녀가 추하게 보려고 한다면 추한 것이고 예쁘게 보면 예쁘다는, 그런 식이었다. 그녀 친구들의 보석은 가타부타 말할 것 없이 예뻤다. [...]

그렇다면 사비나가 손수 만든 보석을 추하게 보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 사비나의 보석이 흉하다고 마리클로드가 말한 이유는 그녀가 그런 말을 감히 할 수 있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 마리클로드는 사비나에게 그녀의 보석이 추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하여 그런 선언을 한 것이다.”(178-179쪽, 문장부호 수정 및 부분삭제 인용)

 

마리클로드는 사비나가 목에 건 도자기 목걸이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는 아주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뭐예요? 흉측해라!>

[...]

<내가 직접 만들었어요.>

<내가 보기엔 진짜 흉해요. 그 목걸이는 걸지 마세요!> 연이어서 마리클로드는 큰 목소리로 반복했다.

예쁘건 추하건 간에, 액세서리가 그의 부인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한다는 것을 프란츠는 알았다. 그녀가 추하게 보려고 한다면 추한 것이고 예쁘게 보면 예쁘다는, 그런 식이었다. 그녀 친구들의 액세서리는 가타부타 말할 것 없이 예뻤다. [...]

그렇다면 사비나가 손수 만든 액세서리를 추하게 보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 사비나의 액세서리가 흉하다고 마리클로드가 말한 이유는 그녀가 그런 말을 감히 할 수 있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 마리클로드는 사비나에게 그녀의 액세서리가 추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하여 그런 선언을 한 것이다.”

 

프랑스어 원문: un/le(s) bijo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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