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심철민 옮김, 도서출판 b, 2017(4).

 

심철민 선생님께

 

1

원본과 필사본, 원문과 번역문 사이에는 질적 차이 외에도 양적 차이가 존재합니다.

 

누락이 좋은 예입니다.

 

 

2

영상언어Bildsprache는 아직 충분히 무르익었다고는 할 수 없다. 우리 눈이 아직 그것에 부응할 만큼의 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영상언어로 표현되어 있는 것에 대한 숭배Kult도 아직 충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48)

 

영상언어Bildersprache는 아직 충분히 무르익었다고는 할 수 없다. 우리 눈이 아직 그것에 부응할 만큼의 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영상언어로 표현되어 있는 것에 대한 경의도, 숭배Kult도 아직 충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3

독일어 원문: Die Bildersprache ist noch nicht zur Reife gediehen, weil unsere Augen ihr noch nicht gewachsen sind. Noch gibt es nicht genug Achtung, nicht genug Kult für das was sich in ihr ausspricht.

 

 

4

한 단어Achtung, 프랑스어 원문: respect가 빠져서 보완했습니다. 아울러, Bildersprache의 표기도 바로잡았습니다.

 

 

5

누락은 번역자의 원죄(原罪)’일지도 모릅니다. 출판사 편집자가 대조독을 통해 원문과 번역문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박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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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심철민 옮김, 도서출판 b, 2017(4).

 

심철민 선생님께

 

1

번역문, 원문에 명사 ‘Natur’가 다섯 차례 나옵니다.

 

그 가운데 한 문장입니다.

 

 

2

So wird handgreiflich, daß es eine andere Natur ist, die zu der Kamera als die zum Auge spricht.

 

 

3

81, 번역문:

 

이리하여 카메라에게 말을 거는 자연은 육안에게 말을 거는 자연과는 다른 것이라는 점이 명확해진다.

 

이리하여 카메라에게 말을 거는 특성은 육안에게 말을 거는 특성과는 다른 것이라는 점이 명확해진다.

 

 

4

무언가 착각을 하신 것 같습니다. 여기서 ‘Naur’자연이 아닙니다.

 

자연(自然), 정관사 die와 함께 씁니다: die Natur.

 

 

부정관사eine와 함께 쓰면, ‘특성이나 본질을 의미합니다.

 

 

5

기존 번역본을 살펴보겠습니다:

 

따라서 카메라에 나타나는 것은 육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성질의 것임이 분명하다.(반성완)

 

따라서 카메라에 나타나는 것은 육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성질의 것임이 분명하다.(최성만)

 

이렇게 볼 때 카메라를 통해서 나타나는 것과 육안을 통해서 포착되는 것은 다른 성질의 것이라는 점이 쉽게 이해될 수 있겠다.(차봉희)

 

 

6

하지만, 반성완과 최성만도 유사한 실수를 하고 있습니다.

 

벤야민의 다른 글, <사진의 작은 역사>에 위쪽의 독일어 원문과 비슷한 대목이 나옵니다.

 

 

(벤야민은 이 대목을 나중에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216절과, 313절에 끼워 넣은 것입니다.)

 

 

7

Es ist ja eine andere Natur, welche zur Kamera als zum Auge spricht [...]

 

카메라에 비치는 자연은 눈에 비치는 자연과 다르기 때문이다.(반성완)

 

카메라에 비치는 특성은 눈에 비치는 특성과 다르기 때문이다.

 

 

카메라에 비치는 자연은 눈에 비치는 자연과 다른 법이다.(최성만)

 

카메라에 비치는 특성은 눈에 비치는 특성과 다른 법이다.

 

 

8

김화영은 알베르 카뮈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기존 번역본특히, 이휘영의 번역을 참고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상적인번역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선학(先學)들이 축적해 놓은 원문 텍스트 이해와 한국어 표현 가능성을 살펴보고, 그 토대 위에서 자신의 이해와 표현 가능성을 확장해 가는 번역 방법과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박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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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심철민 옮김, 도서출판 b, 2017(4).

 

심철민 선생님께

 

1

잘 아시겠지만, 반복된 단어는 생략됩니다.

 

 

2

(...) sie(=die Zeitlupe) entdeckt in diesen bekannten (Bewegungmotiven) ganz unbekannte (Bewegungsmotive), »die gar nicht als Verlangsamungen schneller Bewegungen sondern als eigentümlich gleitende, schwebende, überirdische wirken.«

 

Bewegungen움직임들이 반복되어 뒤쪽은 생략되었습니다.

 

 

3

꺽쇠 괄호로 이 생략을 복원하겠습니다:

 

(...) sie(=die Zeitlupe) entdeckt in diesen bekannten (Bewegungmotiven) ganz unbekannte (Bewegungsmotive), »die gar nicht als Verlangsamungen schneller Bewegungen sondern als eigentümlich gleitende, schwebende, überirdische [Bewegungen] wirken.«

 

 

4

80-81, 해당 번역:

 

그것[=슬로모션]은 오히려 익히 알려져 있는 이 양상들 속에서 미지의 양상들을 발견해내는 것이다. 즉 그것은 신속한 움직임들을 완만하게 보이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미끄러지거나 떠다니는 듯한, 이 세상 것이 아닌 듯한 독특한 인상을 자아낸다.”

 

그것[=슬로모션]은 오히려 익히 알려져 있는 이 양상들 속에서 미지의 양상들을 발견해내는 것이다. 즉 그것은 신속한 움직임들을 완만하게 보이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미끄러지거나 떠다니는 듯한, 이 세상 것이 아닌 듯한 독특한 움직임들을 자아낸다.”

 

 

5

반복된 단어, ‘움직임들대신에 뒤쪽에는 인상을 쓰셨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박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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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누락(24)

 

싱클레어 집, 한가운데서 시작된 또 하나의 세계.

 

“[...] 그것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냄새도 달랐고, 말도 달랐고, 약속하고 요구하는 것도 달랐다. 그 두 번째 세계 속에는 하녀들과 직공들이 있고 유령 이야기들과 스캔들이 있었다. 무시무시하고, 유혹하는, 무섭고 수수께끼 같은 물건들, 도살장과 감옥, 술 취한 사람들과 악쓰는 여자들, 새끼 낳은 암소와 쓰러진 말들, 강도의 침입, 살인, 자살 같은 일들이 있었다.”(11, 띄어쓰기 수정 및 부분삭제 인용)

 

“[...] 그것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냄새도 달랐고, 말도 달랐고, 약속하고 요구하는 것도 달랐다. 그 두 번째 세계 속에는 하녀들과 직공들이 있고 유령 이야기들과 스캔들 소문이 있었다. 무시무시하고, 유혹하는, 무섭고 수수께끼 같은 다채로운 물건들의 홍수, 도살장과 감옥, 술 취한 사람들과 악쓰는 여자들, 새끼 낳은 암소와 쓰러진 말들 같은 것들, 강도의 침입, 살인, 자살 이야기들이 있었다.”

 

독일어 원문: Die andere Welt [...] war völlig anders, roch anders, sprach anders, versprach und forderte andres. In dieser zweiten Welt gab es Dienstmägde und Handwerksburschen, Geistergeschichten und Skandalgerüchte, es gab da eine bunte Flut von ungeheuren, lockenden, furchtbaren, rätselhaften Dingen, Sachen wie Schlachthaus und Gefängnis, Betrunkene und keifende Weiber, gebärende Kühe, gestürzte Pferde, Erzählungen von Einbrüchen, Totschlägen, Selbstmorden.

 

군데군데 빠진 곳을 보완하고,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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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심철민 옮김, 도서출판 b, 2017(4).

 

심철민 선생님께

 

1

번역문을 읽다 보니, 선생님께서 단어를 선택하는 방식이 눈에 보입니다.

 

 

2

한마디로, ‘과잉의 방식입니다.

 

 

3

세 군데,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4

인류의 자기 소외는 자기 자신의 파멸을 최고의 미적 향유로서 체험하는 그런 극점에 도달했다.(101)

 

독일어 원문: Ihre Selbstentfremdung hat jenen Grad erreicht, der sie ihre eigene Vernichtung als ästhetischen Genuß ersten Ranges erleben läßt.

 

 

원문을 보면, ‘그런 극점이 아니라 그런 정도입니다.

 

극점(極點)이라면 아마, jenen höchsten Grad로 쓰지 않을까요.

 

 

5

예술작품에서 받는 감명은 특수한 종류의 것이다. 예술작품에 의해 우리 내부에 일어나는 감동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보다 고도의 기준이 필요하다.(39)

 

독일어 원문: [...] der Eindruck, den sie machen, ist besonnenerer Art, und was durch sie in uns erregt wird, bedarf noch eines höheren Prüfsteins[.]

 

 

여기서, Eindruck마음의 움직임과 상관없는 그냥 인상(印象)입니다. ‘was erregt wird’도 일어나는 감동이 아니라 일어나는 것입니다.

 

 

6

현대인의 급증하는 프로레타리아화와 대중의 광범한 형성은 동일한 사태의 두 측면이다.(96)

 

Die zunehmende Proletarisierung der heutigen Menschen und die zunehmende Formierung von Massen sind zwei Seiten eines und desselben Geschehens.

 

 

역시, zunehmend급증(急增)하는이 아니라 점증(漸增)하는입니다.

 

 

7

독일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라고 할 때 sachlich라는 표현을 잘 쓰는 것,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좀 더 sachlich한 번역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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