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83 : 당신 상상 것 -ㅁ 후각 상기시키는 그 특별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된 곳임을 후각에서부터 상기시키는 그 특별한 냄새 말이다

→ 그대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된 곳이라고 코로 느끼라는 유난한 냄새 말이다

→ 우리 어림보다 훨씬 더 오래된 곳이라고 냄새로 알려준다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박순주, 정은문고, 2024) 11쪽


우리는 어림으로 오래되었구나 하고 느끼곤 합니다. 냄새로 느낄 수 있고, 코로 큼큼 맡기도 합니다. “-ㅁ을 후각에서부터 상기시키는 그 특별한”은 온통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는 ‘-ㅁ을’이나 ‘-시키는’이나 ‘그’를 사이에 끼워넣지 않아요.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도 통째로 옮김말씨입니다. “그대 생각보다”나 “우리 생각보다”로 고쳐씁니다. 냄새가 다르면 ‘다르다·남다르다’라 하면 되고, 냄새가 톡톡 튀면 ‘튀다·유난하다’라 하면 되어요. ㅅㄴㄹ


당신(當身) : 1. 듣는 이를 가리키는 이인칭 대명사. 하오할 자리에 쓴다 2. 부부 사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3. 문어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4. 맞서 싸울 때 상대편을 낮잡아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5. ‘자기’를 아주 높여 이르는 말

상상(想像) :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봄

후각(嗅覺) : [의학] 냄새를 맡는 감각. 기체 상태의 자극물이 코의 말초 신경을 자극하여 생기는 감각을 이른다 ≒ 냄새 감각·취각·후감

상기(想起) : 1.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하여 냄 2. = 회상(回想)

특별(特別) : 보통과 구별되게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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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82 : -의 -고 있는 게


노란 눈의 고양이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 노란눈 고양이가 이쪽을 쳐다본다

→ 눈이 노란 고양이가 이쪽을 본다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박순주, 정은문고, 2024) 51쪽


눈이 노란 고양이라면 “눈이 노란 고양이”라 합니다. “노란눈 고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 있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요, 이 말씨에 ‘것(게)’을 붙이면 더 얄궂어요. 이 글월에서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는 “쳐다본다”나 “본다”로 고쳐씁니다. “쳐다보지 않는가”나 “보지 않는가”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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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81 : 축제 개


큰 축제가 두 개 열린다

→ 큰잔치를 둘 연다

→ 큰마당을 둘 편다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박순주, 정은문고, 2024) 317쪽


잔치나 마당이나 자리는 ‘개’로 안 셉니다. 큰잔치나 큰마당이나 큰자리는, 하나라면 ‘하나’로 세고, 둘이라면 ‘둘’로 세요. 또는 ‘판’이나 ‘곳’이나 ‘가지’로 셀 만합니다. ‘축제’는 일본말이니, ‘잔치’나 ‘마당’으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축제(祝祭) : 1.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 2. 축하와 제사를 통틀어 이르는 말

개(個/箇/介) : 1. 낱으로 된 물건을 세는 단위 2. [광업] 무게의 단위. 한 개는 지금(地金) 열 냥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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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안심 安心


 따라가신다니 안심이다 → 따라가신다니 느긋하다

 집안에는 안심의 빛이 돌았다 → 집안에는 마음놓는 빛이 돌았다

 그제야 안심된 듯이 → 그제야 걱정없다는 듯이

 우리를 보고 안심했다 → 우리를 보고 풀었다

 이제 안심하세요 → 이제 풀어요 / 이제 놓으셔요

 안심한 표정으로 → 넉넉한 얼굴로 / 포근한 낯으로 / 즐겁게


  ‘안심(安心)’은 “모든 걱정을 떨쳐 버리고 마음을 편히 가짐 ≒ 방심(放心)·안념(安念)·휴신·휴심(休心)·휴의(休意)”를 뜻한다고 해요. ‘마음놓다·마음을 놓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낱말책을 더 보면 ‘걱정’을 “1.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움”으로 풀이하는군요. 뜻이 비슷하다는 한자말은 쓸 일이 없고, ‘안심·걱정’은 돌림풀이입니다. ‘걱정없다·근심없다’나 ‘가라앉다·갈앉다·가볍다·앉다’나 ‘넉넉하다·느긋하다·느슨하다·능’으로 손질합니다. ‘놓다·놓치다·어깨가 가볍다·짐을 벗다’나 ‘다독이다·달래다·어르다·어화둥둥’으로 손질하고, ‘따뜻하다·따스하다·포근하다’로 손질하지요. ‘숨돌리다·쉬엄쉬엄·풀어지다·풀다’나 ‘비다·아무 일 없다·아즘찮다·망정’으로 손질할 만하고, ‘즐겁다·반갑다·좋다’나 ‘잘살다·잘 있다·잘 지내다’나 ‘톡·톡톡·툭·툭툭’으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안심(安心)’을 “낚시꾼들이 고기를 여덟 마리째 잡음을 이르는 말”로 풀이하며 싣는데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아버지가 지켜 주어야 아기가 안심하고 세상에 나올 텐데요

→ 아버지가 지켜 주어야 아기가 마음놓고 나올 텐데요

→ 아버지가 지켜 주어야 아기가 걱정 없이 나올 텐데요

《바람의 나라 1》(김진, 시공사, 1998) 20쪽


유미가 안심한 듯이 말했어요

→ 유미가 풀린 듯이 말했어요

→ 유미가 숨돌린 듯이 말했어요

《개구쟁이 특공대의 숨바꼭질》(유키노 유미코·우에노 요시·스에자키 시게키/정인선 옮김, 아람, 2009) 27쪽


이제 좀 안심할 것 같아요

→ 이제 좀 놓을 듯해요

→ 이제 좀 숨을 돌려요

→ 이제 좀 걱정이 없어요

《꼴찌, 동경대 가다! 18》(미타 노리후사/김완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2010) 115쪽


“안심해. 《보물섬》을 다 읽으면, 또 새로운 책을 빌리러 오면 돼.”

→ “걱정 마. 《보물섬》을 다 읽으면, 또 새책을 빌리러 오면 돼.”

→ “걱정없어. 《보물섬》을 다 읽으면, 또 새책을 빌리러 오면 돼.”

《도서관의 주인》(시노하라 우미하루/윤지은 옮김, 대원씨아이, 2012) 33쪽


다시 그림을 그리게 돼서 안심했어

→ 다시 그림을 그려서 마음놓았어

→ 다시 그림을 그리니 반가웠어

→ 다시 그림을 그리니 기뻤어

《버섯 강아지 1》(아오보시 키마마/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4) 35쪽


익숙한 고향 말을 듣고 안심하고 싶은 것뿐이다

→ 익숙한 배냇말을 듣고 놓고 싶을 뿐이다

→ 익숙한 마을말을 들으며 느긋하고 싶을 뿐이다

《푸르게 물드는 눈 2》(우니타 유미/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6) 103쪽


나는 그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걱정 말라고 안심시켰습니다

→ 나는 그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걱정 말라고 얘기했습니다

→ 나는 그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걱정 말라고 했습니다

→ 나는 그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걱정 말라고 달랬습니다

《새내기 유령》(로버트 헌터/맹슬기 옮김, 에디시옹 장물랭, 2016) 18쪽


동성으로서 엄마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해

→ 나란꽃으로서 엄마가 느긋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터전을 일구어야겠다고 생각해

→ 같은 순이로서 엄마가 넉넉히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삶터를 가꾸어야겠다고 생각해

《아이, 낳지 않아도 될까요?》(코바야시 유미코/노인향 옮김, 레진코믹스, 2016) 81쪽


엘세 아줌마는 코펜하겐의 아이들 모두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크게 걱정할 게 없다고 안심시켰어요

→ 엘세 아줌마는 코펜하겐 아이들 모두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크게 걱정할 게 없다고 했어요

→ 엘세 아줌마는 코펜하겐 아이들 모두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마음놓으라고 했어요

《내일》(시릴 디옹·멜라니 로랑/권지현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7) 38쪽


괜찮아 보여서 안심이다

→ 나아 보여서 마음놓는다

→ 거뜬해 보여서 걱정없다

《마오 14》(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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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11 - 마오마오의 후궁 수수께끼 풀이수첩
쿠라타 미노지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유유리 옮김, 휴우가 나츠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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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30.

책으로 삶읽기 878


《약사의 혼잣말 11》

 휴우가 나츠 글

 쿠라타 미노지 그림

 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1.10.30.



《약사의 혼잣말 11》(휴우가 나츠·쿠라타 미노지/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1)를 가만히 읽어 보았다. 혼잣말을 하면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아가씨는 꽃물님(약사)이다. 오늘날은 돌봄가루나 돌봄물을 뚝딱뚝딱 찍어내겠지만, 지난날은 우리 몸을 돌보는 가루나 물을 모두 풀꽃나무한테서 얻었다. 곰곰이 본다면, ‘약사’라는 이름보다 ‘꽃물님’이나 ‘꽃물지기’ 같은 이름이 어울릴 만하다. 모든 꽃을 읽고, 모든 잎을 헤아리고, 모든 나무를 살필 적에, 풀꽃나무가 사람한테 어떻게 이바지하는 이웃인지 가누고 다룰 테니까. 사람과 달라서 입으로 말하지 않는 풀꽃나무이니, 풀과 꽃과 나무를 다루고 달래려면, 말보다 마음으로 만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얼거리나 밑동을 살핀다면, 꽃물님이 임금집에서 여러모로 길찾기를 해내는 얼거리를 엿볼 만하다. 또한 숱한 글바치나 벼슬아치나 임금은 풀도 꽃도 나무도 등진 채 붓자루나 칼자루를 쥘 뿐이니, 꽃물님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밖에 없겠지. 이런 얼거리는 오늘날에도 매한가지이다. 나라지기 가운데 누가 들꽃을 읽었는가? 벼슬아치 가운데 나무를 곁에 두는 일꾼이 없다시피 하다. 숲이나 시골에서 손수 살림을 지으면서 아이를 돌보는 보금자리를 잇는 글바치는 몇 사람이나 될까?


ㅅㄴㄹ


“과거에는 왕모님의 선택을 받은 자가 다음 왕이 되었죠. 그러면 그분은 이곳에 서서 백성들에게 선서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때로는 아무도 이곳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올바른 길을 선택하는 비를 데리고 와 다시 통과했다고 하죠. 본래는 올바른 핏줄을 이어받은 자만이 그것을 이룰 수 있는데―.” (67쪽)


“설마 이런 작은 계집이 정말로 수수께끼를 풀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작은 계집.’ “왕모님께서 이 땅을 다스리실 수 있었던 건, 보기 드문 총명함 때문이었다고 전해지죠.” (81쪽)


+


매번 당첨되는 도박에 빠지는 사람은 없죠

→ 늘 뽑히는 돈놀이에 빠지는 사람은 없죠

→ 노상 걸리는 노름에 빠지는 사람은 없죠

10쪽


푸른 색이나 녹색을 선택하라는 뜻인가

→ 파랑이나 풀빛을 고르라는 뜻인가

30쪽


짐을 보고 왕모의 아이가 아니다라고 하는 진의를

→ 나를 보고 임금엄마 아이가 아니라는 속뜻을

47쪽


건국 설화에 등장하는 건

→ 새날노래에 나오는

→ 첫노래에 나오는

49쪽


실제로는 아들에 의한 세습제를 취하고 있다

→ 정작 아들한테 물려준다

→ 막상 아들이 이어받는다

49쪽


형제 분들은 동복 형제이셨습니까

→ 또래는 한배입니까

5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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