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마음을 담아 (2013.7.24.)

 


  시골에서 사진책도서관 꾸릴 수 있도록 꾸준히 도와주시는 분한테 그림을 그려서 띄우기로 한다. 8절 도화지를 넷으로 자른다. 조그맣게 된 하얀 종이에 하나씩 빛깔을 입힌다. 큰아이도 작은 종이에 그리고 싶단다. 8절 도화지를 또 넷으로 잘라 하나는 작은아이 주고 셋은 큰아이 준다. 밥상을 책상 삼아 둘러앉아서 그림을 그린다. 하나씩 그림을 마무리짓는다. 나는 사진으로만 담아도 즐거운데, 사진으로 안 담아도 내 마음에서 태어나 그린 그림이니 벌써 나로서는 한껏 누린 셈이다. 우체국 일꾼이 씩씩하게 그림을 보내 주시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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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5 10:49   좋아요 0 | URL
그림들이 하나같이.. 삶과 꿈과 자연과 빛이 어우러져~
참으로 다 좋습니다~*^^*

숲노래 2013-07-25 11:23   좋아요 0 | URL
서로서로 아름답게 꿈꾸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산들보라 누구랑 전화 하니

 


  장난감 자동차를 들고 바닥에 밀고 놀던 산들보라가 장난감 자동차를 귀에 대며 전화 받는 시늉을 한다. 산들보라야, 누구랑 전화 하니? 4346.7.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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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5 10:51   좋아요 0 | URL
미국에서 공부하는 엄마랑 전화하는 것 아닐까요~?^^
ㅎㅎ 뭘해도 다 귀여운 산들보라!

숲노래 2013-07-25 11:23   좋아요 0 | URL
네, 그렇군요!
 

시골아이 4. 집으로 (2013.7.17.)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에서 나올 적에도 들과 숲과 멧자락을 보고, 집으로 돌아갈 때에도 들과 숲과 멧자락을 봅니다. 오며 가며 보는 대로 마음으로 스밉니다. 오는 동안 가는 동안 마음마다 새로운 빛깔이 젖어듭니다. 어른들이 시멘트집과 아스팔트길 심으면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볼 테고, 어른들이 풀을 돌보고 나무를 심으면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볼 테지요. 어른들 스스로 가꾸는 모습이 어른들 스스로 살아가는 모습 되고, 아이들이 날마다 마주하는 삶이 됩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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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5 10:55   좋아요 0 | URL
저까지 함께 사진속에 풍덩, 들어가 있는 듯한
푸른 구름빛 구름하늘 파아란 정경입니다~^^

숲노래 2013-07-25 11:23   좋아요 0 | URL
날은 후끈후끈 무더워도
하늘이 고우니
마음을 활짝 열어요
 

유월에

 


눈을 들어 하늘 보며
바람 살랑
흙내음 나르는 빛
바라보고.

 

눈을 살짝 감고 보면
풀내 물씬
볕살 번지는 냇물
헤아리며.

 

눈을 마주 서로 보면
꽃씨 포근
달무늬 드리운 구름
품는다.

 

석류꽃 피는 유월

 

한낮은 제비 노래마당
한밤은 개구리 얘기잔치

 

모를 심고
나무그늘서 쉬며
매화 열매 익는 소리
바람결에 듣는다.


4346.6.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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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능력자 오다기리 쿄코의 거짓말 3
카이타니 시노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257

 


삶을 읽는 길이란
― 영능력자 오다기리 쿄코의 거짓말 3
 카이타니 시노부 글·그림,서현아
 학산문화사 펴냄,2010.3.25./4200원

 


  사람들이 서로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사이좋게 지낼까요. 서로 마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을 텅 비운 채 외려 마음문을 꽁꽁 닫아걸려 할까요. 따로 말을 하지 않고도 마음을 헤아려 따사롭게 사랑을 나누는 하루를 누릴까요.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아픈 데를 파고들려 할까요.


- “으악! 이렇게 쉽게 돈을 빌려준단 말이야?” “돈을 못 빌려줘서 안달난 놈들이니까 심사도 별 거 없어.” “저, 정말 그 돈을 그냥 꿀꺽 하려고?” “당연하지. 말했잖아? 세상은 약은 놈이 이기는 거라고.” (9∼10쪽)


  마음을 읽을 수 있기에 너그럽고 따사롭게 서로 감싸안으면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마음을 읽으면서 넉넉하고 즐겁게 서로 어깨동무하면 아름다운 나날 누릴 테지요.


  마음을 읽었는데 모르는 척할 수 있을까요. 마음을 읽으면서 일부러 등을 돌릴 수 있나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어느 어른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어른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어느 아이라 하더라도 어른들을 가만히 바라보면 마음을 살필 수 있어요.


  어른도 아이 마음을 읽고, 아이도 어른 마음을 읽습니다. 어른은 어른끼리 서로 마음을 느끼며, 아이도 아이끼리 저마다 마음을 알아요.


  한마음이 되어 한길을 걸어요. 한몸이 되어 한솥밥 먹어요. 풀과 한마음 되면 풀 한 포기에 깃든 숨결을 읽습니다. 나무와 한마음 되면 나무가 살아낸 기나긴 나날을 읽습니다.


  사람들이 풀과 한마음이 되거나 나무와 한마음이 된다면, 섣불리 숲을 밀지 않겠지요. 사람들이 개구리와 한마음이 되거나 잠자리와 한마음이 된다면, 함부로 도시를 늘리지 않겠지요.


  마음과 마음이 만나 사랑을 꽃피워요. 마음과 마음으로 사귀니 사랑을 속삭여요. 마음이 만나지 못하면 이야기를 느끼지 못해요. 책 한 권 읽을 적에도 마음을 읽지, 줄거리를 읽지 않습니다. 노래 한 가락 들을 적에도 마음을 읽지, 목청이나 반주를 읽지 않아요. 옷 한 벌에 깃든 마음을 읽고, 나락 한 알에 서린 마음을 읽습니다. 글월 한 장에 담긴 마음을 읽고, 쇠돈 한 닢에 스민 마음을 읽습니다.

 

 


- “너희들 혹시 그 어린 나이에 이 세상은 약은 놈이 이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아니야? 정직한 사람은 손해만 본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만약 그렇다면 똑똑히 말해 줄게. 그 생각은 틀렸어. 약은 사람은 잠깐은 이득을 볼지 몰라도 반드시 그 악행이 발각되고 말지. 지금의 너희들처럼 말이야. 누가 뭐래도 사람이 가장 행복하려면 아무 거리끼는 일 없이 당당히 살 수 있어야 해. 그걸 들키지 않더라도 그 죄책감이 언제나 응어리로 남을 테니까.” (22쪽)


  카이타니 시노부 님 만화책 《영능력자 오다기리 쿄코의 거짓말》(학산문화사,2010) 셋째 권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 만화책 줄거리는 책이름에 모두 나옵니다. 마음을 읽는다고 하는 ‘오다기리 쿄코’가 들려주는 ‘거짓말’ 이야기입니다. 만화책 주인공 오다기리 쿄코는 ‘영능력자’라는 이름을 쓰지만, 정작 마음을 읽지 않아요. 마음 아닌 생각을 읽습니다. 그러니까, ‘마음을 읽는다는 말’은 거짓말인데, 마음은 읽지 못하지만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느냐 하는 대목을 읽기 때문에, 둘레 사람들한테 ‘거짓말을 하’면서도 즐거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여느 사람들이 바라는 이야기란 ‘저이 속마음’이라기보다 ‘저 사람하고 나하고 즐겁게 누릴 삶을 찾아나서는 길’이거든요.


- “뭐야. 증거가 있으면 인정한다 그거구나.” (20쪽)

 


  삶을 읽는 길이란, 즐겁게 살아가려는 길을 읽는다는 뜻입니다. 삶을 읽으며 마음을 읽을 테고, 마음을 읽으니 생각을 읽고, 생각을 읽기에 사랑과 꿈을 읽어요. 폴짝폴짝 뛰면서 가볍게 노는 아이들 몸짓과 웃음을 읽어 보셔요. 이 아이들이 얼마나 기쁘며 환한 마음이 되어 노는가를 읽어 보셔요. 이리하여, 아이들 놀이에서 아이들이 바라는 아름다운 나라를 읽어 보셔요. 아이들이 바라는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나라를 이루자면, 우리 어른들이 어떤 하루 누리면서 어떤 삶 일구어야 하는가를 읽어 보셔요.


  지식은 안 읽어도 됩니다. 정보는 안 읽어도 됩니다. 철학이나 과학이나 문학은 안 읽어도 됩니다. 서로서로 삶을 읽고, 마음을 읽으며 사랑을 읽으면 됩니다. 즐겁게 살아갈 길이 어디에 어떻게 있는가를 읽고, 살가이 어깨동무하는 길을 스스로 어떻게 가꾸는가를 읽으면 돼요.


- “하스미 씨, 제 남편의 소설을 읽으세요. 하스미 씨는 제 남편의 소설을 줄거리 정도밖에 모르시죠? 한번 시간을 들여 차분히 읽어 보세요. 그러면 아실 거예요. 왜 그이 주위에 지금도 여러 편집자들이 모이는지. 이야기는 그 다음에 하죠.” (93쪽)


  줄거리만 읽자면 처음부터 안 읽어도 됩니다. 간추린 이야기는 아예 안 읽어도 돼요. 대입시험에 나온다든지 공무원시험에 나온들 대수롭지 않습니다. 아무개가 무엇을 좋아한다더라 하는 정보는 안 읽어도 돼요. 아무개는 새로운 무언가를 좋아할 수 있어요. 꼭 어느 틀에 얽매일 까닭 없어요. 마음을 읽는 사람은 홀가분합니다. 마음은 틀에 짜인 대로는 못 읽습니다. 마음은 틀에 얽매인 사람 앞에서 열어 보이지 않아요. 하늘이 맑게 열려 파랗게 눈부시듯, 사람들도 마음을 활짝 열면 해맑게 빛나는 이야기가 터져나옵니다. 4346.7.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만화책 즐겨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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