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9. 풀잎 이슬 2013.7.25.

 


  이른아침에 아이들 쉬를 누인 다음 오줌그릇 비우려고 마당에 내려서며 오줌을 뿌리고 들어가려 하다가, 텃밭자락 풀포기에 맺힌 이슬을 본다. 아주 조그맣게 맺힌 이슬이 이 풀에는 이렇게 저 풀에는 저렇게 맺힌다. 이른아침부터 배고프니 밥 달라 하는 아이들 소리를 뒤로 하면서 이슬 구경을 한다. 네 아버지는 이슬 한껏 바라보며 기운을 얻어 너희 밥 차려 줄 테니, 조금 기다리렴. 궁금하면 너희도 내려와서 이슬 함께 구경하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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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3-07-27 19:44   좋아요 0 | URL
요정이 먹고 살 것 같아요♡.♡

숲노래 2013-07-27 20:12   좋아요 0 | URL
네, 풀요정이 먹고살리라 믿어요~
 

아이가 되는 마음

 


  초등학생 마음이나 유치원 마음이 아닌 어린이 마음이 되면 누구나 마음을 보여주는 글을 쓸 수 있어요. 중학생 마음이나 고등학생 마음이 아닌 푸름이 마음이 되면 언제나 마음을 빛내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학교교육에 얽매이지 않으면 누구나 마음을 담는 그림을 그려요. 마음을 담는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면, 누구나 그림을 다 잘 그린다는 뜻이에요. 나타내고픈 마음을 그리고, 이야기하고픈 마음을 그리니, 그림 솜씨나 재주가 어떻다 하더라도 잘 그린 그림이 돼요.


  학교에서는 ‘서양미술 흐름’에 맞추어 아이들을 길들여요. 아이들이 그림을 즐기도록 이끌지 않는 학교교육이에요.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그림을 그리며 놀도록 풀어놓지 않는 학교교육이에요. 초등학교나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는 아이들 그림에 점수를 매겨요.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을 밝히는 그림을 그리도록 돕지 않고, 이런 기법이나 저런 수법으로 흉내내기 하도록 이끌고 말아요.


  꿈을 꾸듯이 즐겁게 쓸 때에 아름다운 글이 돼요. 꿈을 꾸면서 즐겁게 그릴 적에 아름다운 그림이 돼요. 꿈을 함께 나누려는 뜻으로 사진기를 손에 쥐면 아름다운 사진이 돼요.


  다 함께 아이가 되어요. 초등학생이나 유치원생 아닌 아이가 되어요. 우리 모두 어린이가 되어요. 나이가 마흔이건 예순이건, 사랑스러운 어버이 품을 한껏 누리는 어린이 마음이 되어요. 어린이 마음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요. 어린이 마음 되어 노래를 부르고 어깨동무를 해요. 4346.7.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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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시소에 뒤로 앉아

 


  산들보라야, 네 누나가 저 정글짐 타고 오르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그쪽 쳐다보느라 시소에 뒤로 앉았니. 뒤로 앉아 시소를 타니 앞으로 앉을 때보다 한결 재미나지? 4346.7.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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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7 07:50   좋아요 0 | URL
ㅎㅎ 뒷모습도...어디 한 군데 안 귀여운데가 없는 산들보라~!!

숲노래 2013-07-27 11:07   좋아요 0 | URL
면내 초등학교 누나 형들도
예뻐해 줍니다~
 

미끄럼놀이 3

 


  처음에는 큰아이 혼자 미끄럼틀에 올라가서 내려온다. 다음에는 작은아이가 누나 따라 계단을 통통 밟고 올라간다. 작은아이는 아직 혼자 미끄러져 내려오지 못하고 누나더러 뒤에서 밀어 달라 한다. 누나가 잘 잡고 아래로 스윽 민다. 작은아이는 미끄러져 내려오는 빠르기가 좀 세다 싶은지 옆을 붙잡으려 하면서 아래까지 잘 내려온다. 4346.7.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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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리기 놀이 1

 


  면소재지 초등학교에 놀이터 있다. 큰아이가 놀이터에 가고 싶다 하기에 자전거에 태우고 면소재지 초등학교로 간다. 이것저것 타고 놀다가 무엇보다 정글짐에 올라가서 오랫동안 논다. 초등학교 언니가 큰아이한테 “너 몇 살이니? 무섭지 않니?” 하고 묻는다. 큰아이는 씩씩하게 서서 논다. 한참 서서 놀다가 내려오려는데 흰치마 입은 언니가 맨 꼭대기에 두 손만 잡고 발을 띄워 대롱대롱 매달린다. 이 모습을 보고는 ‘나도 해 봐야지’ 하고 생각했을까. 다시 올라가서 언니하고 나란히 섰다가 언니가 내려가니 몇 초쯤 대롱대롱 매달려 보고는 내려온다. 4346.7.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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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3-07-27 19:22   좋아요 0 | URL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처음 보는 사이라도 슬쩍 말 걸면서 친해지기 좋아요^^
어찌보면 이 곳 서재도 그런 놀이터가 아닐까요ㅎ

숲노래 2013-07-27 20:13   좋아요 0 | URL
그렇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