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35. 2013.7.31.

 


  바람이 살랑살랑 부니 마당 평상에 엎드려 책을 보기에 되게 좋다. 아이들도 잘 안다. 평상에 만화책 놓고 저희끼리 넘겨보고 들여다보고 기웃거리고 논다. 풀내음을 맡으며 책을 누리렴. 나무내음 함께 맡으며 이야기를 읽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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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토끼풀꽃 책읽기

 


  한봄부터 구경하는 토끼풀꽃을 한여름에도 구경한다. 아니, 이제 늦여름으로 접어드는 날인데, 토끼풀꽃은 아직도 피고 진다. 논마다 볏포기 무럭무럭 올라오고, 논물에는 개구리밥 그득한데, 요 논둑에도 토끼풀꽃 몇 송이 피면서 하얀 빛내음 흩뿌린다. 농약바다에서 살아남는 개구리들은 토끼풀꽃 조그마한 그늘에서 살짝 다리를 쉴까. 잠자리는 농약바다인 논물에 알을 낳을까 말까 망설이면서 토끼풀꽃 하얀 방석에 내려앉아서 쉴까. 우리 집에서 알을 깨서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들은 대문 앞 논자락 앙증맞은 토끼풀꽃으로도 찾아가 꽃가루를 받아먹을까. 4346.8.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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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잡겠다는 어린이

 


  목아지 부러진 파리채 손잡이를 쥐고는 빨래줄 위로 휙휙 던지며 노는 사름벼리. 무얼 하는가 하고 지켜보았더니 빨래줄에 잠자리 앉을 적에 잡겠단다. 얘야, 그러다 잠자리가 맞기라도 하면 얼마나 아프겠니. 네 던지는 몸짓은 예쁘다만, 잠자리 생각해서 그만두거라. 4346.8.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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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골

 


시냇물 흐르고
골짜기 두르니

 

시골이었다지만

 

4대강과 함께
전남 고흥군 도화면
금탑사 오르는 오솔길

골짝물까지
시멘트로 얻어맞는다.

 

작은 논배미 도랑은
흙이 짓밟히고
시멘트 물길이 된다.

 

시멘트 쎄멘 공구리
비닐 농약 늙은이

 

요즘 시골.

 


4346.7.3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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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0. 달리는 마당 2013.8.1.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아야 비로소 사람답게 살아간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왜 마당이 있어야 하고, 마당은 어떻게 쓰는지를 여태 제대로 몰랐다. 첫째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며 아주 잘 달리고, 둘째 아이도 씩씩하게 크면서 다리힘이 붙는 모습 물끄러미 지켜보다 보니, 그래 이렇게 마당이 있어야 사람 살아가는 노래와 웃음이 피어나면서 즐겁구나 싶다. 마당에다 고추도 널 만하고 곡식도 널 수 있겠지. 그런데 무엇을 말리는 자리보다, 바로 아이들이 뒹굴며 뛰놀도록 하는 자리가 마당이로구나 싶다. 왜 옛날부터 ‘놀이마당’이라고 하는가를 곰곰이 돌아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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