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잡지 《포토닷》 4호(2014.3.)가 나왔다. 다달이 정기구독자가 얼마나 느는지 궁금하다. 아무쪼록 ‘종이책’으로 된 사진잡지가 오래오래 사랑받으면서 우리 사진밭을 알뜰살뜰 가꾸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이달치 《포토닷》에도 사진비평을 하나 써서 실었는데, 다음달치에도 사진비평을 새로 하나 써서 싣고 싶다. 사진을 찍고 읽으며 즐기는 이웃들한테 ‘사진하는 마음’이란 무엇인지 들려주고, ‘사진 나누는 사랑’을 노래하고 싶다. 이번 《포토닷》 4호는 앞선 책과 마찬가지로, 외국에서 사진을 하는 이들 이야기와 한국에서 사진을 하는 이들 삶이 잘 어우러진다. 사진이 좋고 사진잡지가 반가운 까닭을 곰곰이 돌아본다. 시골에서 살면서도 먼 도시에서 펼치는 사진잔치 소식을 볼 수 있는 한편, 이렇게 기록으로 남은 사진을 언제라도 다시 들추어 새록새록 되새길 수 있으니 즐겁다. 마음이 따스할 적에 눈길을 따스하게 보듬는 사진이 태어나고, 마음이 고울 적에 눈길을 곱게 다스리는 사진이 샘솟는다고 느낀다. 모두들 사진 한 장과 함께 웃고 춤출 수 있기를 바란다. 4347.2.28.쇠.ㅎㄲㅅㄱ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포토닷 Photo닷 2014.3- Vol.4
포토닷(월간지) 편집부 엮음 / 포토닷(월간지) / 2014년 2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270원(3% 적립)
2014년 02월 28일에 저장
품절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 오는 날 집 보기 - 치히로 아트북 3, 0세부터 100세까지 함께 읽는 그림책
이와사키 치히로 글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49

 


하루는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 비 오는 날 집 보기
 이와사키 치히로 글·그림
 프로메테우스 출판사 펴냄, 2002.10.10.

 


  아침 일찍 곁님이 집을 나섭니다.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픈 곁님은 이녁 몸과 마음에 깃든 아픈 뿌리를 스스로 찾아서 달래려고 애씁니다. 쉬운 일일는지 어려운 일일는지 모릅니다. 다만, 곁님한테 아픔이 찾아들었으면 아픔이 찾아든 까닭이 있을 테지요. 내가 아픈 사람하고 같이 살아간다면, 나도 아픈 사람하고 같이 살아가는 까닭이 있을 테지요. 우리 집 두 아이가 아픈 이를 어머니로 두었으면, 아이들로서도 아픈 이를 어머니로 둔 까닭이 있을 테지요.


  아이들이 깊이 잠든 이른아침에 집을 나섭니다. 곁님은 마을 어귀를 지나가는 첫 군내버스를 타고 읍내로 갑니다. 읍내에서는 순천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탈 테고, 순천에서 다시 시외버스를 갈아타고 구례로 갈 테며, 구례에서 이웃을 만나 함께 공부할 곳으로 갈 테지요.


  아이들은 어머니가 아침에 집을 비운 줄 느즈막하게 알아차립니다. 어머니 없이 지낸 나날이 제법 길기도 해서, 어머니가 또 ‘공부하러’ 나간 줄 깨닫습니다. 두 아이는 마당에서 뛰놀면서 멧새 노랫소리를 듣습니다. 두 송이 핀 동백꽃을 바라봅니다. 몽오리 단단하고 발그스름하게 맺힌 후박나무 밑에 있는 평상에 앉아서 그림놀이도 합니다. 일곱 살 큰아이는 붓에 물감을 묻혀 “어머니 사랑해 좋아해” 하고 파란 빛깔로 글씨를 적습니다.


.. 엄마가 어디까지 갔는지 보고 올래 ..  (2쪽)

 


  거의 모든 사람들 귀에는 멧새와 들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노래’입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 귀에는 풀벌레와 개구리와 맹꽁이가 우는 소리가 ‘노래’입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 귀에는 물결소리도 ‘노래’요, 바람소리도 ‘노래’입니다.


  그러면, 자동차나 경운기 지나가는 소리도 노래가 될까요? 비행기 날아가거나 손전화 울리는 소리도 노래가 될까요?


  어떤 사람은 손전화 울리는 소리를 ‘대중노래’로 바꾸곤 하는데, 이렇게 바꾸면 손전화 울리는 소리는 언제나 노래라고 할 만할까요?


.. 빗방울도 노래를 하고 있네. 참 엄마가 손가락 빨면 안 된댔지 ..  (10쪽)

 


  이와사키 치히로 님 그림책 《비 오는 날 집 보기》(프로메테우스 출판사,2002)를 읽습니다. 어머니가 바깥일을 보러 집을 비우는 동안 아이 혼자 집을 보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이제 아이는 제법 컸기에 혼자서 집을 봅니다. 웬만하면 어머니와 함께 마실을 갈 법한데, 처음으로 혼자서 집보기로 한 듯합니다. 아이로서는 어머니와 따라 마실을 가는 일도 즐겁지만, 두근두근 설레면서 혼자서 집보기를 하는 일도 즐겁습니다. 처음 겪는 새롭고 재미난 놀이요 삶입니다.


.. 유리창에 내 소원을 써 보았어 ..  (21쪽)


  언제나 아이와 함께 마실을 다니거나 저잣거리에 가셨을 어머니는 ‘처음으로 아이만 혼자 집에 두고 나서는 길’이 얼마나 설렜을까요. 아이가 집에서 혼자 잘 있는지 얼마나 두근거리면서 궁금할까요. 어머니도 웬만하면 아이와 함께 마실을 가고 싶었겠지요. 어머니도 아이와 함께 마실을 갈 적에 훨씬 즐거웁겠지요.


  그러나, 어머니도 아이도 자라야 합니다. 어머니도 아이도 스스로 씩씩하게 살아야 합니다. 아이는 어버이 품에서 벗어나 씩씩하게 두 다리로 섭니다. 어버이도 아이를 살그마니 놓아 주면서 씩씩하게 두 팔로 기지개를 켭니다.


  새끼 제비는 날갯짓을 익혀 스스로 먹이를 찾아야 합니다. 어미 제비는 다 큰 새끼 제비한테까지 먹이를 물어다 주지 않습니다. 어미 제비라면 훨씬 쉽고 빠르게 먹이를 잡을 테지만, 아이가 크기를 바라니, 눈물을 삼키면서 고개를 홱 돌립니다. 어버이는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니, 아이 혼자서 집보기를 시킵니다. 나도 우리 아이들과 함께 뛰놀기만 하지 않습니다. 우리 집 두 아이가 저희끼리 마당에서 스스로 놀이를 찾아내거나 만들어서 놀기를 바라면서 살그마니 지켜봅니다.


  유리창에 꿈을 손가락으로 적어 봅니다. 마음밭에 사랑을 가만히 씨앗 한 톨로 심습니다. 하얀 종이에 우리 이야기를 그림으로 곱게 그립니다. 가슴속에 부푼 이야기를 그득그득 담습니다. 하루는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4347.2.2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그림책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28) -의 : 몇 번의 여름

 

프로그는 대가족을 거느리고 개골개골 요란스러운 소리를 지르며 몇 번의 여름을 났다. 봄에는 몇 백 마리나 되는 올챙이 새끼들을 낳았고
《캐롤린 베일리/김영욱 옮김-미스 히코리》(한림출판사,2013) 131쪽

 

 몇 번의 여름을 났다
→ 몇 번 여름을 났다
→ 여름을 몇 번 났다
→ 몇 번이나 여름을 났다
 …


  이 보기글을 잘 살피면 “몇 백 마리나 되는 올챙이 새끼”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는 ‘-의’를 넣지 않았어요. “몇 백 마리의 올챙이 새끼”라 하지 않았습니다. 개구리 식구들이 여름을 난다고 할 적에도 이처럼 쓰면 됩니다. “몇 번의 여름”이 아니라 “몇 번이나 여름을 났다”라든지 “몇 번이나 되는 여름을 났다”처럼 쓸 수 있어요. 글차례를 바꾸어 “여름을 몇 번 났다”나 “여름을 몇 번이나 났다”처럼 써도 잘 어울립니다. 토씨 ‘-의’만 덜어 “몇 번 여름을 났다”처럼 써도 됩니다. 4347.2.28.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프로그는 큰식구를 거느리고 개골개골 큰소리로 노래하며 몇 번이나 여름을 났다. 봄에는 몇 백 마리나 되는 올챙이 새끼들을 낳았고

 

‘대가족(大家族)’은 식구가 많다는 뜻일 테지요. 일본 한자말 ‘가족’을 ‘식구’로 고쳐쓰면서 ‘큰식구’로 다듬습니다. 그런데 개구리 울음소리를 ‘요란(搖亂)스럽다’고 해도 될는지 궁금합니다. 소리가 시끌시끌하다면 “개골개골 시끄러운 소리를 지르며”로 손보고, 개구리가 개구리답게 노래를 한다면 “개골개골 시끌시끌”이나 “개골개골 큰소리로 노래하며”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112. 2012.6.23. 큰베개에 엎드려

 


  큰베개에 엎드려 놀면 재미있다. 아이도 재미있지만 어른도 재미있다. 어른은 큰베개에 눕거나 엎드려도 팔다리가 밖으로 삐져나온다. 그러나 아이는 온몸을 맡겨도 큰베개를 넉넉히 올라탈 수 있다. 자는 방을 쓸고닦으려고 이불과 베개를 옆방으로 옮겼더니, 큰아이는 베개를 올라타면서 책을 펼친다. 그래, 너는 이렇게 놀아야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연필쌓기 놀이 1 - 쌓으면 재미있지

 


  숟가락과 젓가락과 연필을 써서 쌓기놀이를 하는 사름벼리. 요 녀석, 허허허. 요렇게 쌓기놀이를 하는 재미는 어디에서 누구한테서 배웠니. 4347.2.2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