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책을 ‘읽을 마음’이 있는가



  배울 마음이 없는 사람은 배울 수 없습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배울 마음이 있는 사람은 배울 수 있습니다. 참말로 이와 같습니다. 눈을 뜨고 싶다면 눈을 뜰 수 있습니다. 눈을 감고 싶다면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언제나 내가 스스로 생각해서 모든 일을 합니다. 언제나 내가 스스로 생각을 기울여서 내 길을 걷습니다.


  남이 나를 가르치지 못합니다. 내가 나를 가르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남들이 내 앞에서 멋진 강의와 강연을 베풀어도 ‘나 스스로 들어서 배울 마음’을 끌어내야 비로소 배우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나를 가르치는 사람은 언제나 나일 뿐입니다. 수많은 스승이나 멋진 길잡이나 훌륭한 이슬떨이는 내 곁에서 이 길을 함께 걷는 사람일 뿐입니다. 이들이 나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나는 내가 스스로 나를 가르치려고 이들을 불러서 함께 이 길을 걷습니다.


  남이 나를 살리지 못합니다. 내가 나를 살립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내 머리에 ‘산소마스크’를 씌워 주어도, 내 마음이 움직여서 내 몸이 숨을 쉬도록 말을 걸지 않으면, 나는 숨을 못 쉬고 죽습니다. 내가 살려면 내가 스스로 기운을 내어 숨을 쉬고 밥을 먹어야 합니다.


  배우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배웁니다. 살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삽니다. 책을 읽으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책을 읽습니다. 돈을 벌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돈을 법니다. 삶을 지으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삶을 짓습니다. 4348.2.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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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피는 동백꽃



  우리 집에는 동백나무가 한 그루 있다. 우리 도서관에는 동백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우리 마을에는 동백나무가 곳곳에 많이 있다. 그래서 우리 마을은 동백마을일는지 모르는데, 매우 우람한 동백나무도 곳곳에서 볼 수 있고, 마을을 감싸안는 뒷메인 천등산에 있는 금탑사라는 절에도 무척 우람한 동백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꽃마다 꽃이 피는 날이 다르다. 봄까지꽃이라 하더라도 같은 날에 함께 피지 않는다. 별꽃도 같은 날에 나란히 피지 않는다. 볕바른 자리에서는 먼저 피고, 볕이 덜 바른 자리에서는 나중에 핀다. 그리고, 이 꽃은 봄이 저물어 여름이 될 때까지 피니까, 차근차근 피고 진다.


  우리 마을 둘레에서 가장 일찍 핀 동백꽃이라면 언제 피었다고 해야 할까? 섣달인 12월에 피면 가장 일찍 필까? 양력으로 첫달인 1월에 피면 가장 먼저 필까? 차례를 따질 수는 없으나, 섣달로 접어든 뒤에 피는 동백꽃이 있고, 1월과 2월에 피는 동백꽃이 있으며, 3월에 흐드러지다가 4월에도 이글이글 타는 동백꽃이 있다. 가만히 보면, 우리 집 동백나무는 꽤 느즈막하게 봉오리를 터뜨린다.


  다른 고장에서는 2월에 무슨 꽃이냐 할는지 모르나, 우리 고장에서는 1월에도 12월에도 벌써 동백꽃을 보았다. 우리 도서관에 있는 동백나무를 살피니, 2월 끝자락인 요즈음에는 ‘다 지고 시든 동백꽃 봉오리’가 꽤 많다.


  꽃이 피는 철은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사람들 마음결이나 마음씨도 함부로 가를 수 없다. 우리 삶은 이것이다라든지 저것이다라고 함부로 나눌 수 없다. 4348.2.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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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숲집 배움터 (2015.2.26.)



  우리 도서관에 붙일 그림을 그리기로 한다. 그동안 그림을 집에만 붙였으나,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그리는 그림을 도서관에도 붙이자. 우리가 늘 바라보고, 우리가 늘 꿈꾸며, 우리가 늘 생각하는 숲집을 기쁘게 짓도록 온마음을 기울이자. 작은아이가 빗금을 죽죽 그은 종이에 아버지 그림놀이를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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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57) 당최


잡초가 어찌나 무성한지 안에 뭐가 있는지 당최 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황선미-나온의 숨어 있는 방》(창비,2006) 20쪽


 당최 볼 수도 없을

→ 도무지 볼 수도 없을

→ 영 볼 수도 없을

→ 하나도 볼 수 없을

→ 조금도 볼 수 없을

→ 무엇 하나 볼 수도 없을

→ 아무것도 볼 수 없을

 …



  한자말 ‘당초(當初)’에 토씨 ‘-에’를 붙인 ‘당초에’를 줄여서 ‘당최’로 쓴다고 합니다. 한자말 ‘당초’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 처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은 ‘처음’인데, 이를 한자로 옮기니 ‘당초’라는 낱말인 셈입니다. 한국말사전을 찾아보면 ‘당최’를 ‘도무지’나 ‘영’을 뜻하는 낱말이라고 풀이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처음부터 ‘도무지’나 ‘영’이라는 한국말을 써야 올바르다는 뜻입니다. ‘당최’라는 한자말은 뜬금없거나 엉뚱한 낱말이라는 소리입니다. 4348.2.2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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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얼마나 우거졌는지 안에 뭐가 있는지 도무지 볼 수도 없었다


‘잡초(雜草)’는 ‘풀’로 손보고, ‘무성(茂盛)한지’는 ‘우거졌는지’로 손봅니다. “없을 지경(地境)이었다”는 “없을 노릇이었다”나 “없었다”로 손질합니다.



당최(當初+에) : ‘도무지’, ‘영’의 뜻을 나타내는 말

   - 무슨 말인지 당최 모르겠다 / 어찌 된 일인지 당최 알 수가 없어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56) 평평


해안 지역이 아주 평평한 경우, 강물에 실려 온 퇴적물이 넓은 지역 위에 골고루 퍼지면서 쌓여 바다 쪽을 향해 삼각형으로 펼쳐진 퇴적층이 생깁니다

《얀 리고/이충호 옮김-바다가 아파요》(두레아이들,2015) 35쪽


 아주 평평한 경우

→ 아주 고를 때에

→ 아주 판판할 적에

→ 아주 판판하면

→ 아주 반반하면

 …



  한자말 ‘평평(平平)하다’를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바닥이 고르고 판판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평평하다 = 고르다’나 ‘평평하다 = 판판하다’인 셈입니다. 한국말 ‘고르다’는 “여럿이 다 높낮이, 크기, 양 따위의 차이가 없이 한결같다”를 뜻한다 하고, ‘판판하다’는 “물건의 표면이 높낮이가 없이 평평하고 너르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땅을 평평하게 다지다 → 땅을 고르게 다지다

 바위가 평평하다 → 바위가 판판하다

 바닥은 평평했다 → 바닥은 반반했다


  그러니까, ‘고르다’나 ‘판판하다’를 쓰면 됩니다. 그리고, ‘판판하다 < 펀펀하다’처럼 쓰고, ‘판판하다 > 반반하다’처럼 쓰며, ‘반반하다 < 번번하다’처럼 씁니다. 한국말은 느낌과 결을 살펴서 여러모로 알맞게 쓸 수 있습니다. 4348.2.26.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바닷가가 아주 판판하면, 냇물에 실려 온 것이 넓은 곳에 골고루 퍼지면서 쌓여, 바다 쪽으로 세모꼴로 펼쳐진 자리가 생깁니다

바닷가가 아주 판판할 때에, 냇물에 실려 온 것이 넓은 곳에 골고루 퍼지면서 쌓여, 바다 쪽으로 세모꼴로 펼쳐집니다


“해안(海岸) 지역(地域)”은 ‘바닷가’로 다듬고, “-한 경우(境遇)”는 “-한 때에”나 “-하면”으로 다듬으며, “넓은 지역(地域) 위에”는 “넓은 곳에”로 다듬습니다. ‘퇴적물(堆積物)’은 그대로 둘 만하지만, 곧바로 ‘퍼지면서 쌓여’처럼 이어지니 겹말이 돼요. 그래서 “실여 온 퇴적물”은 “실려 온 것”으로 손질합니다. “바다 쪽을 향(向)해”는 ‘쪽’과 ‘향하다’가 겹말로 쓰입니다. “바다 쪽으로”로 손질합니다. “삼각형(三角形)으로 펼쳐진 퇴적층(堆積層)이 생깁니다”는 “세모꼴로 펼쳐진 자리가 생깁니다”나 “세모꼴로 펼쳐집니다”로 손봅니다.



평평(平平)하다

1. 바닥이 고르고 판판하다

   - 땅을 평평하게 다지다 / 바위가 평평하다 / 바닥은 평평했다

2. 예사롭고 평범하다

   - 얼굴은 그저 평평하게 안 생겼더냐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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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푸공의 아야 2
마르그리트 아부에 지음, 이충민 옮김, 클레망 우브르리 그림 / 세미콜론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할 일이 없을 때에 사람들은

― 요푸공의 아야 2

 마르그리트 아부에 글

 클레망 우브르리 그림

 세미콜론 펴냄, 2011.2.18.



  할 일이 없을 때에, 사람들은 참말 할 일이 없어서 무엇이라도 하려고 합니다. 그 일이 옳은지 그른지 좋은지 나쁜지 아름다운지 안 아름다운지 따지지 않습니다. 너무 따분하고 재미없고 심심한 나머지 어떤 일이라도 하려고 합니다.


  할 일이 있을 때에, 사람들은 참말 할 일이 있어서 아무 일이나 하려고 들지 않습니다. 할 일이 있는 사람은 제 할 일을 합니다. 아주 마땅하지요. 스스로 즐겁게 할 일이 있는데 왜 아무 일이나 건드릴까요.


  ‘할 일’이란 ‘직업’이 아닙니다. ‘할 일’이란 ‘돈 되는 일’이 아닙니다. ‘할 일’이란 스스로 삶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기쁘게 짓는 일입니다. ‘할 일’은 언제나 새롭게 마주하면서 웃음과 노래로 누리는 아름다운 일입니다.



- “자네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시골의 친척들을 잊지 않고. 마을을 떠나면 마음도 떠나는 게 보통인데 말이야. 자네와 가족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비네.” “감사합니다, 아저씨. 속담에도 있잖아요. 파리는 아무리 급해도 똥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법이죠!” (12쪽)

- “아주아, 누가 보비의 진짜 아버지인지 그냥 실토해. 간단하잖아.” “그게 그렇게 쉬운 줄 알아?” “아주아, 넌 인생을 뭐 하러 그렇게 복잡하게 살아?” “빈투, 네 일 아니라고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마.” “아주아, 빈투 말이 맞아. 보비는 지나가다 자꾸 들르는 그 사람 닮았잖아.” “아야, 돌려 말할 것 없어. 그냥 마마두라고 해.” (19쪽)





  마르그리트 아우에 님이 글을 쓰고, 클레망 우브르리 님이 그림을 그린 《요푸공의 아야》(세미콜론,2011)라는 만화책 둘째 권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코트디브아르라는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 이야기가 흐르는 만화라고 해서 가만히 눈여겨봅니다. 그런데 이 만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다들 ‘할 일’이 없습니다. 커다란 회사를 꾸리는 사람이든, 커다란 회사에서 어느 지사장을 맡는 사람이든, 그저 빈둥거리는 사람이든, 도시에서 일자리를 얻는 사람이든, 길거리에서 먹을거리를 구워서 장사하는 사람이든, 참말 다들 ‘할 일’이 없습니다. 이러면서 ‘돈’을 바라고 ‘놀이’를 바랍니다. ‘새로운 일’이 아니라 ‘뭔가 짜릿한 어떤 일’을 바랍니다.



- “얘는 왜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우는 거야?” “배고파서 그래. 불쌍한 것. 업어 줘야겠다. 근데 넌 어디 가는데?” “나 파리지앵이랑 약속 있어.” “빈투! 그 남자는 또 어디서 만났어?” (35쪽)

- “너 좀 맘에 든다?” “귀찮게 좀 하지 마. 요푸공 남자들은 왜 하나같이 이렇게 야만적이야?” “뭐? 왜 사람을 무시하는 건데?” “야, 나는 이런 동네 남자들과는 볼일 없어. 나는 파리에서 온 것들만 상대한단 말이야.” “아, 그래? 그래서 뭐, 파리에서 온 차라도 있다는 거냐?” “넌 귀가 먹었냐? 애인이 파리에서 왔다고. 날 파리로 데려가서 같이 살 거라고! 그러니 넌 그냥 찌그러져 있어!” “음, 파리만 상대한다, 사람한텐 찌그러져라. 무서운 여자네.” (65쪽)




  코트디브아르라는 나라는 언제부터 이런 모습이었을까요? 프랑스라는 나라가 없을 적에도 이런 모습이었을까요? 서양사람이 전쟁무기를 앞세워서 문명이라는 허울을 붙인 온갖 종교와 교육을 들이밀 적부터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요?


  손수 밥을 지어서 먹는 사람한테는 늘 ‘할 일’이 있습니다. 손수 밥을 짓는 사람은 손수 옷을 짓고, 손수 옷을 짓는 사람은 손수 집을 짓습니다. 이리하여 밥과 옷과 집을 손수 짓는 사람은 언제나 삶을 손수 짓습니다.


  ‘할 일’은 남이 나한테 주지 않습니다. 나는 남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 삶을 가꿀 만한 일을 스스로 찾습니다. 나는 내 숨결을 아끼면서 사랑으로 밝힐 일을 스스로 일굽니다.


  어느 만큼 나이가 찬 가시내랑 사내가 살을 섞어야 재미있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살을 섞고 저기에서 살을 섞을 때에 재미나지 않습니다. 남이 차려 주는 밥을 먹어야 기쁘지 않고, 남이 갖다 바치는 옷을 입어야 신나지 않아요.



- “여자애가 그렇게 데리고 다니기 부끄러운 애야? 오빠는 어떻게 여자를 한 번도 집에 안 데려와?” “양파 썩는 거나 신경 쓰고 나는 좀 내버려둬.” “걱정 마. 보비와 나는 어떻게든 헤쳐나갈 테니까. 보비가 있는 게 다행인 줄 알아. 아이 앞이라 욕 안 하고 참는 거라고. 얘가 얼마나 순진한지 알아? 들쥐처럼 남들 눈을 피해 다니는 놈들하고는 다르다고!” “아주아, 너 지금 뭐라고 했어?” “그 쥐새끼가 썩으면 냄새가 진동하게 될걸!” (98쪽)





  스스로 ‘할 일’이 없으니 제자리를 잃고 떠돕니다. 떠도는 사람들은 제 할 말을 잊거나 잃습니다. 제 할 말을 잊거나 잃기에 거치거나 쓸쓸한 말이 튀어나옵니다. 내가 스스로 나를 아끼지 못하기에, 내 살붙이와 이웃과 동무한테 따사롭게 말을 건네지 못합니다.


  지구별에서 어느 나라가 아름다운 삶을 누릴까 궁금합니다. 번쩍거리는 자가용을 몰고, 번쩍거리는 넓은 시멘트 아파트에서 살면 아름다울까요? 온갖 전쟁무기를 갖춘 엄청난 군대가 나라를 지켜 주는 곳에서 살면 평화로울까요? 국민투표로 뽑힌 정치 일꾼이 모든 법을 이녁 마음대로 지어서 온갖 세금을 주무르면서 경제개발을 하고 스포츠와 영화를 키우면 재미있을까요?


  사랑이 사랑을 낳습니다. 꿈이 꿈을 낳습니다. 이야기가 이야기를 낳습니다. 사랑이 없는 곳에서는 사랑이 흐르지 않습니다. 꿈이 없는 곳에서는 꿈이 흐르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없는 곳에서는 이야기가 흐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알록달록 눈부신 옷을 차려입더라도, 마음에 사랑이나 꿈이 없으면 아무런 이야기가 없습니다. 겉치레로 번드레레하고 꾸미는 말은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삶을 가꾸지 않으면서 입만 놀리는 말로는 아무런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사랑이 없이 살을 섞으니 ‘바람둥이’가 되고, 서로 바람둥이로 하루를 지새우니 아름다운 노래가 없습니다. 만화책 《요푸공의 아야》는 현대문명과 물질문명과 도시문명이 치닫는 막다른 벼랑을 낱낱이 보여주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4348.2.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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