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155. 2015.2.27. 갓잎 몇 점



  마당에서 뜯은 갓잎을 잘 씻고 잘게 썰어서 부침개를 부친다. 가만히 바라본다. 갓잎을 더 많이 뜯어서 더 많이 넣어도 맛나고 재미있지만, 꼭 아주 많이 넣어야 하지는 않는다. 알맞게 넣을 수 있으면 된다. 아이들도 곁님도 나도 기쁘게 즐길 만큼 넣으면 된다. 몸으로만 먹는 밥이 아니고, 눈으로도 마음으로도 생각으로도 사랑으로도 함께 먹는 밥이다. 내가 내 마음을 문득 놓치는구나 하고, 참 자주 놓치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생각한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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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말’ 19호 그리기 (사진책도서관 2015.3.1.)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 소식지인 〈삶말〉을 손으로 그리는 때는, 도서관 소식지를 소량인쇄로 맡겨서 뽑을 수 없는 때이다. 그러니 살림이 밑바닥인 때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도서관 소식지인 〈삶말〉을 손으로 그리는 때에는, 한쪽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처음에는 앞뒤로 빼곡하게 글을 채울까 생각했으나, 애써 손으로 도서관 소식지를 그리는데, 말 그대로 ‘그림’이 있으면 얼마나 재미있겠느냐 하고 생각을 바꾸었다.


  〈삶말〉 19호에는 아침에 이웃걷기를 하고 촛불보기를 하며 숨보기를 하는 동안 마음으로 본 모습을 그린다. ‘이웃걷기·촛불보기·숨보기’는 내가 스스로 새롭게 태어나려고 하는 여러 걸음마(훈련) 가운데 하나이다. 이런 걸음마를 하다 보면, 눈을 감은 채로 수많은 그림과 빛물결과 춤사위를 볼 수 있다. 때로는 샛노란 구슬이 빙글빙글 돌기도 하는데, 이러한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서 이웃님한테 띄우면 어떠할까 하고 생각해 본다.


  한쪽에는 그림을 그리고, 한쪽에는 ‘도서관 일기’와 ‘도서관 알림글’을 쓴다. 아이들과 나눌 삶노래(시)도 짤막하게 몇 줄 적는다. 앞으로도 도서관 소식지 〈삶말〉은 살림이 펴도 손으로 그릴까 하고 생각해 본다. 도서관 소식지만큼은 늘 손으로 그리자는 생각으로 굳어진다. ㅎㄲㅅㄱ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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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53. 2015. 3.2. 손가락 책돌이


  책돌이가 손가락을 쪽쪽 빨면서 ‘바무와 게로’ 그림책을 읽는다. 일본말로 된 책이지만, 그림을 즐겁게 본다. 책돌이는 이 그림책을 어떻게 알아보았을까? ‘바무와 게로’는 다른 많은 아이들이 퍽 좋아하는 그림책이라고 한다. 나는 아직 한글판은 장만하지 않았고, 일부러 일본판만 한 권 장만해서 도서관 한쪽에 살짝 놓았는데, 어쩜 이 그림책이 책돌이 눈에 뜨였을까. 책에 폭 빠진 책돌이는 손가락을 쪽쪽 빨면서 발을 구른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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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 - 보통 엄마의 거창고 직업십계명 3년 체험기
강현정.전성은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배움책 31



‘내 일’을 찾으면 아름답습니다

― 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

 강현정·전성은 글

 메디치 펴냄, 2015.1.20.



  우리는 누구나 일을 합니다. 느끼든 느끼지 않든 우리는 저마다 ‘내 일’을 찾아서 합니다. ‘내 일’이란 내가 스스로 찾아서 누리는 일입니다. 남이 시키기에 하는 일은 ‘내 일’이 아닙니다. 내가 스스로 깨달아서 바라볼 수 있을 때에 ‘내 일’입니다.


  ‘내 일’은 ‘내 삶’입니다. 내가 스스로 짓는 삶이란 내가 스스로 하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스스로 찾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면 내 삶을 짓지 못합니다. 내가 스스로 바라면서 꿈을 꿀 때에 내 삶을 짓습니다. 남이 시키는 일만 꾸역꾸역 한다면 내 삶을 짓지 못해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할 때에도 ‘내 삶’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납니다. 다만, 남이 시키는 일을 해서 드러나는 ‘내 삶’은 내가 바라거나 꿈꾸는 모습이 아닙니다. 반갑지 않고 기쁘지 않으며 설레지 않는 모습입니다. 어설픈 모습이요, 아름답지 않은 모습입니다.



.. 인생은 원래 그런 거라고, 힘들어도 참으면서 이 속에서 내 자리를 만들어 가는 거라 믿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런데 세상 돌아가는 형국을 보니 여태껏 내가 믿어 왔던 게 혹시 허상은 아니었을까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 내가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려 하는지, 이 아이와 함께 어떤 삶을 꾸려 나가려 하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그러기 위해 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같은 문제에서 아무런 기준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흔들렸다 ..  (27, 31쪽)



  ‘내 일’을 하는 사람일 때에 아름답습니다. 내 일을 하기에 얼굴이 환합니다. 내 일을 할 적에 마음이 가볍고, 내 일을 하며 마음이 가볍기에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 따지지 않습니다. 스스로 기쁘게 여기는 일을 하면 홀가분합니다. 스스로 기쁘게 여기는 일을 하면 안 늙습니다. 스스로 기쁘게 여기는 일을 하면 안 아프고 안 힘듭니다. 남이 시키는 일을 해야 하기에 거북하거나 힘들거나 지겹거나 따분합니다.


  우리는 모두 잘 알아야 합니다. 내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은 따로 ‘쉴 틈’을 내지 않습니다. 내 일을 하기에 굳이 안 쉽니다. 내 일은 워낙 기쁘고 아름다우니 이 일에 아주 빠져들어서 무척 오랫동안 신나게 하지요. 이와 달리 남이 시키는 일을 할 때에는 몸이 지치고 마음도 벅차기에 자꾸 쉬어야 합니다. 남이 시키는 일을 하다가 살짝 쉬더라도 기운을 되찾기 어렵고, 남이 시키는 일을 날마다 해야 하는 사람은 온몸이 찌뿌둥합니다.


  이를테면, 서울을 오가며 일터를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서울 바깥에서 서울 안쪽으로 새벽같이 들어가서 저녁마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얼굴에 핏기가 없기 일쑤요, 웃음도 없기 마련입니다. 아무 낯빛이 없어요.



.. 선생이 하고 싶었던 얘기는 결국 ‘사랑’이었다 … 내 아이들에게 절대로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가르쳐야 할 것, 그것은 사랑을 이루는 참 사람됨의 가치다 …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 돈과 힘을 갖겠다는 말은 어쩌면 지독한 오만일지 모른다 … “몸은 힘들었지만 내 안에서 질문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집이란 뭘까? 기둥은 왜 이렇게 세워야 하지? 이음은 이런 식으로밖에 할 수 없는 걸까? 내 인생에 처음으로 질문을 던진 순간이었지요.” 성윤제한테는 온통 궁금한 것투성이였다 ..  (37, 79, 125, 157쪽)



  우리 어른들은 ‘스스로 기쁜 일’을 해야 합니다. 스스로 기쁜 일을 하면서 스스로 아름답게 빛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아름답게 빛나면서 스스로 사랑스레 노래하고 웃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일은 아니나, 돈을 많이 벌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기쁜 일’이라면 돈을 아랑곳하지 않기 마련이지만, 스스로 기쁜 일이기에 이 일에는 돈이 끝없이 들어옵니다. 아름다이 일하는 사람한테는 아름다운 돈이 줄기차게 들어옵니다.


  돈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돈이 기쁘게 들어와서, 다시 돈이 기쁘게 나갑니다. 돈에 시달리거나 들볶이지 않기 때문에 돈을 기쁘게 벌어서, 다시 돈을 기쁘게 씁니다.


  우리는 돈을 벌려고 일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삶을 지으려고 일을 합니다. 우리는 돈 때문에 일거리를 찾지 않습니다. 우리는 삶을 찾아서 기쁘게 지으려고 내 일을 살펴서 껴안습니다.


  ‘직업’이나 ‘진로’를 찾아야 하지 않습니다. ‘일’을 찾아야 합니다. ‘기쁨’을 찾아서 ‘기쁜 일’을 누려야 합니다. ‘사랑’을 찾아서 ‘사랑으로 기쁜 일’을 해야 합니다.



..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진학과 진로를 성적에 맞추는 모양새가 우리 현실이긴 하다 … 공부와 인성, 둘 중에 인성이 훨씬 중요하다고 백날 말해도, 내 아이의 착한 행동보다 성적만 좋은 옆집 누구를 부러워하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에게 너무나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다 … “차라리 삐삐만 있던 때가 좋았어. 아니, 그것도 없던 때가 좋았어. 인터넷도 없던 때가 좋았어.” 하며 부질없이 기술의 발전을 탓한다. 하지만 이 모든 푸념은 속상한 내 감정을 배설해 버리는 것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  (45, 65, 174쪽)



  《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메디치.2015)을 읽습니다. 강현정·전성은 두 분이 엮은 책입니다. 강현정 님은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로서, 이녁 스스로 돌아보는 이야기를 이 책에 담고, 거창고등학교를 이끈 전성은 님한테 말씀을 여쭈어 ‘배움·가르침’을 들으며, 거창고등학교를 다닌 아이들을 만나서 ‘삶’을 어떻게 짓는가 하는 대목을 묻습니다.


  책이름을 보면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이라 나오는데, 강현정 님이 만난 ‘거창고 마친 아이들’을 보면, ‘직업’을 찾아서 산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스,스로 즐겁게 사는 아이들은 누구나 ‘직업’이 아닌 ‘내 일’을 찾습니다. 사회에서 남들이 바라보는 ‘더 좋아할 만한 직업’이 아닌 ‘스스로 내 삶을 기쁘게 지을 만한 일’을 보면서 한 걸음씩 걷습니다.



.. 그 일은 아이에게 단지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다는 기쁨만 준 게 아니었다. 더 큰 소득은 자신감이었다. 아이는 엄마가 믿어 준 만큼 자신감을 얻는다 … 부모는 아이 속에 신의 형상이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 믿음이 없기 때문에 부모는 늘 불안하다. 하지만 불안해도 아이에게 믿음을 주면 통제 속에서 큰 아이보다 훨씬 더 성숙할 수 있다 … 가만히 따져 보면 화가 난다. 도대체 뭣 때문에 교육을 이렇게 비비 꼬아 놓은 걸까. 누구를 위해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걸까. 도대체 누구에게 득이 되는 걸까 ..  (181, 199, 202쪽)



  거창고등학교에는 ‘직업선택의 십계’가 있다고 합니다. 《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이라는 책을 보면 첫머리에 이 열 가지 다짐말이 나옵니다. “하나,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둘,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셋,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넷,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다섯,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을 절대 가지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여섯,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일곱,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여덟,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아홉,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열,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이 열 가지를 하나하나 읽으며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 열 가지 다짐말은 거창고등학교 아이들한테 빛이 되거나 소금이 될 만하리라 느낍니다. 다만, 나한테는 이 열 가지 다짐말이 하나도 안 와닿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시골에서 두 아이와 곁님하고 살거든요. 이 열 가지 다짐말 가운데 ‘시골사람’한테 걸맞는 대목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시골사람은 ‘월급’이 없는데 월급이 적은 쪽이 어디 있을까요? 월급을 따지는 일자리는 도시에 있습니다. 회사원이나 공무원이나 노동자한테는 이런 것을 따져야 할 텐데, 왜 고등학교 아이들이 ‘월급 노동자’로만 일해야 할까요? 왜 돈을 먼저 따져야 할까요?


  아이들이 돈을 버는 일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습니다.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 뿐입니다. 아이들이 돈을 생각하도록 하기보다는 ‘내가 스스로 할 만한 일을 찾아서 하느냐’ 하는 대목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내가 손수 삶을 짓는 길을 걸어야 합니다. 내 꿈으로 가는 일을 해야지, 남이 시키는 일을 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러니 ‘승진’이라든지 ‘모든 조건’이라든지 ‘장래성’이라든지 ‘사회 존경’ 같은 대목은 부질없어요. 그리고, ‘좋은 조건’이 있다면 마다 할 까닭이 없습니다. 왜 그러할까요? 나는 두 아이와 사는 어버이이기 때문에 이 대목을 늘 생각합니다. 내가 시골에서 아름답게 일구는 보금자리라면 누구보다 아이한테 물려줄 만합니다. 내가 아름답게 일군 보금자리를 아이들이 물려받아서 이 아이들이 새롭게 가꾸어서 사랑스레 지으면,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새로운 아이들한테 다시 물려주어서 다시금 새롭게 가꾸는 보금자리로 이을 수 있어요. 아름다운 보금자리에서 두고두고 수많은 나날에 걸쳐서 즐겁게 살면 모두 아름답습니다.



.. 지금은 옆에 안 계시지만 엄마가 나에게 보여준 교육은 그런 거였다. 엄마가 나에게 정말 해 주고 싶었던 말, 내가 어떻게 살아가기를 원하셨던지 그 마음. 그걸 그렇게 나와 함께하는 때때마다 삶 속에서 보여주셨던 거다 ..  (223쪽)



  나는 내 나름대로 새롭게 다짐말을 짓습니다. 나는 내가 할 일과 놀이를 생각하면서 우리 아이들한테 물려줄 만한 다짐말을 손수 새롭게 짓습니다. 나는 ‘직업’을 찾을 마음이 없습니다. 나는 오직 ‘내 일(내 놀이·내 삶·내 길)’을 찾을 뿐입니다. 이리하여, “하나, 하면서 기쁜 일을 하자. 둘, 하면서 신나는 일을 하자.


 셋, 손수 밥·옷·집 짓는 일을 하자. 넷, 사랑스러운 일을 하자. 다섯, 아름다운 일을 하자. 여섯,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일을 하자. 일곱, 이야기꽃을 피우는 일을 하자. 여덟, 숲을 짓는 일을 하자. 아홉, 파란하늘을 보며 바람을 마시는 일을 하자. 열, 아이한테 물려줄 수 있는 일을 하자.” 이렇게 열 가지 다짐말을 새롭게 적습니다. 나는 이 열 가지 다짐말을 새롭게 적으나, 우리 아이들이 스무 살 즈음 되면, 우리 아이들은 또 우리 아이들 나름대로 새로운 ‘내 일 찾기 다짐말’을 가슴에 새길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열 가지로 새 다짐말을 쓸 수 있고, 한 가지만 쓸 수 있으며, 스무 가지를 써도 됩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거창고등학교 아이들이 ‘직업선택의 십계’를 외우듯이 쳐다보도록 하지 말고, 거창고 아이들 스스로 ‘내 길 찾는 다짐말’을 쓰도록 이끌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울까 하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내 길은 내가 스스로 찾아야 내 길이기 때문입니다. 내 삶은 내가 손수 짓지, 남이 지어 주지 않습니다. 내 일은 스스로 찾아서 할 뿐, 남이 시키거나 알려주어서는 할 수 없습니다.


  내가 나다울 때에 아름답습니다. 내가 너를 흉내내면 안 아름답습니다. 내가 나다운 말을 할 때에 즐겁습니다. 내가 네 말을 흉내내거나 따라하면 앵무새가 될 뿐입니다. 내 삶은 오직 내가 압니다. 내 사랑은 오직 내가 길어올립니다. 내 꿈은 오직 내가 이룹니다.


  《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을 쓴 강현정 님도 이 대목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남을 따라하면 아무것도 안 됩니다. 강현정 님 아이들도 ‘남이 하는 일을 시키려’ 하면 그 아이들도 힘들고 강현정 님도 힘듭니다. 스스로 할 일을 스스로 합니다. 스스로 누릴 삶을 스스로 누립니다.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가르치며, 스스로 사랑합니다. 4348.3.3.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을 배우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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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서자격증 석 장 (사진책도서관 2015.3.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문화융성위원회에서 우리 도서관 이야기를 다루는 ‘문화리포트’를 썼다. 문화융성위원회 누리집에 올린다고 한다. 그 글을 미리 보았는데, 2012년부터 도서관법이 새로 바뀌어서 우리 도서관 같은 곳은 ‘전문도서관’으로 등록할 수 있다고 한다. 참말 그러한가 싶어 도서관법을 살펴보니 인터넷으로 등록신청까지 할 수 있단다. 그래서 3월 2일 아침에 신나게 등록신청을 한다. 낮에 고흥군 평생학습사업소에서 전화가 온다. 우리가 ‘전문도서관 등록’을 신청했는데, 다른 조건은 모두 되리라 여겨도 ‘사서’ 대목에서 안 되겠다고 이야기한다. ‘공공도서관’이 아닌 ‘개인도서관’으로 하는데에도 사서가 있어야 하느냐 하고 물으니 더 알아보겠다고 하더니, 한 시간쯤 뒤 군청 공무원 두 분이 도서관으로 몸소 찾아온다. 군청(고흥군 평생학습사업소)에서 온 분이 말하기를, ‘개인 전문도서관’이라 하더라도 ‘사서 기준’은 ‘여느 공공도서관’ 틀에 맞추어서 해야 한다고 법으로 나온다고 말하면서, 전문도서관은 165입방미터 크기만 넘으면 되지만, ‘사서 자격증 있는 사람이 셋’ 상근으로 있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사서 자격증 하나’도 아니고, 이런 자격증 있는 사람을 셋이나 상근으로 두어야 한다니,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공공도서관이라면 모르되, 개인이 꾸리는 도서관에서 사서를 셋씩 두면서 월급을 주어야 한다면, 떼부자가 아니고서는 도무지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또는, 사서 자격증 있는 사람이 셋(적어도 셋)이 자원봉사로 있어야 한다는 소리 아닌가? 게다가 ‘보유 장서 숫자’와 ‘도서관 크기’에 따라 사서가 더 있어야 한단다. 그러니까, 우리 도서관 크기와 장서 숫자를 헤아린다면, 이곳에는 사서가 열 사람쯤은 있어야 하리라.


  도서관이라는 곳은 틀림없이 ‘공공복지’와 ‘공공문화’이리라 본다. 그러면, ‘공공도서관’이라면 공무원 자격으로 나라에서 일삯을 줄 테지. ‘개인도서관’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도서관에서 사서 자격증 있는 사람을 ‘적어도 셋’, 그리고 우리 도서관으로서는 ‘열 사람’을 두려면, 일삯을 얼마나 주어야 할까? ‘사서 자격증 있는 공무원 열 사람’을 거느리려고 들여야 할 돈을 헤아린다면,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면 우리 도서관을 ‘작은도서관’으로 등록해야 하는가? 아니다. 우리는 ‘작은’도서관이 아닌 ‘사진책 전문’ 도서관이고, ‘국어사전 전문’ 도서관이다. ‘작은도서관’으로 등록을 하려 했다면 2007년에 벌써 등록을 했을 테지.


  군청 공무원이 복사해서 준 ‘도서관법’ 뭉치를 받는다. 군청 공무원 두 분은 곧 돌아간다.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면소재지 우체국에 다녀온다. 서운하거나 섭섭하거나 슬프거나 쓸쓸하거나 이런저런 마음은 없다. 다만 한 가지를 느낀다. 도서관법은 도서관을 북돋우거나 살리려는 법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나라에서 개인도서관에 ‘사서 자격증 있는 일꾼’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모르되, 개인도서관을 하는 사람한테 ‘상근 사서 자격증 직원’을 여럿 거느려야 ‘도서관 등록’을 해 준다고 한다면, 어느 누가 도서관을 열어서 책삶을 나눌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그저 하나도 모르겠다. ㅎㄲㅅㄱ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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