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53 : 심각 우울증 약간의 조현증세 공주


심각한 우울증에 약간의 조현증세까지 생긴 공주는

→ 눈물꽃에 미치기까지 한 아이는

→ 멍울꽃에 넋나가기까지 한 아이는

《여자가 자살하는 나라》(김달, 문학동네, 2025) 22쪽


요즈음은 ‘정신병’이 아닌 ‘조현증’이라는 한자말을 쓰는구나 싶습니다만, ‘미치다·돌다’나 ‘넋나가다·얼나가다’라 하면 됩니다. 이 보기글은 “심각한 우울증에 + 약간의 조현증세까지”처럼 적는데, “눈물꽃에 + 미치기까지”나 “멍울꽃에 + 넋나가기까지”나 “축 처지며 + 돌아버리기까지”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심각(深刻) : 상태나 정도가 매우 깊고 중대하다. 또는 절박함이 있다

우울증(憂鬱症) : [심리] 기분이 언짢아 명랑하지 아니한 심리 상태. 흔히 고민, 무능, 비관, 염세, 허무 관념 따위에 사로잡힌다 ≒ 우울병·울증

약간(若干) : 1. 얼마 되지 않음 2. 얼마 안 되게. 또는 얼마쯤

조현병(調絃病) : [의학] 망상, 환각, 사고와 행동의 혼란 따위의 증상을 보이는 정신적 질환. 주로 청년기에 발생하며,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긴장형, 파과형(破瓜型), 망상형(妄想型) 따위로 나눈다

공주(公主) : 1. 정실 왕비가 낳은 임금의 딸. 옛날 중국에서, 왕이 그 딸을 제후(諸侯)에게 시집보낼 때 삼공(三公)에게 그 일을 맡게 하였던 데서 유래한다 2. 어린 여자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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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52 : 사십 일의 사막


사십 일의 밤과 낮 동안 사막을 홀로 걸었구나

→ 마흔 밤낮을 홀로 모래벌을 걸었구나

→ 모래밭을 밤낮으로 마흔 날 홀로 걸었구나

《여자가 자살하는 나라》(김달, 문학동네, 2025) 67쪽


일본말씨인 “사십 일의 + 밤과 낮”은 “마흔 + 밤낮”이나 “밤낮으로 + 마흔 날”로 손질합니다. ‘사막’은 ‘모래벌·모래밭’으로 손질할 만합니다. ㅍㄹㄴ


사십(四十) : 1. 십의 네 배가 되는 수 2. 그 수량이 마흔임을 나타내는 말 3. 그 순서가 마흔 번째임을 나타내는 말

일(日) : 1. 하루 동안 2. (주로 한자어 수 뒤에 쓰여) 날을 세는 단위

사막(沙漠/砂漠) : [지구] 강수량이 적어서 식생이 보이지 않거나 적고, 인간의 활동도 제약되는 지역. 성인(成因)에 따라 열대 사막, 해안 사막, 내륙 사막, 한랭지 사막으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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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51 : 18명의 필진 左派성향 확인됐


18명의 필진이 左派성향으로 확인됐다

→ 글쓴이 18사람이 왼쪽으로 보인다

→ 글을 쓴 18사람이 왼쪽이다

《거짓과 왜곡 바로잡기》(편집실, 조갑제닷컴, 2011) 16쪽


“18명의 필진이”는 일본말씨이고, “左派성향으로 확인됐다”는 일본옮김말씨입니다. 앞쪽은 “글쓴이 18사람이”나 “글을 쓴 18분이”로 손봅니다. “글을 맡은 18사람이”나 “글꾼 18분이”로 손보아도 됩니다. 뒤쪽은 “왼쪽으로 보인다”나 “왼켠이다”나 “왼길이다”로 손보면 되어요. ㅍㄹㄴ


명(名) : 사람을 세는 단위

필진(筆陣) : 1. 정기 간행물에 기고하는 집필자들로 구성된 집단 2. 필전(筆戰)에서 상대에 대응하기 위한 주장이나 논리의 전개에 관한 계획, 방법, 태도 따위의 포진

좌파(左派) : 1. [정치] 좌익의 당파 2. [정치] 어떤 단체나 정당 따위의 내부에서 진보적이거나 급진적인 경향을 지닌 파

성향(性向) : 성질에 따른 경향

확인(確認) : 틀림없이 그러한가를 알아보거나 인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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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빛 Dear 그림책
문지나 지음 / 사계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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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24.

그림책시렁 1704


《겨울빛》

 문지나

 사계절

 2025.12.15.



  그림책은 어린이만 읽지 않습니다. 푸름이도 읽고, 스물∼서른 살 젊은이나 마흔∼쉰 살 아저씨와 아줌마도 읽고, 할매할배도 읽습니다. 참으로 그림책은 ‘누구나책’입니다. 얼뜨거나 엉큼하거나 사나운 줄거리와 붓질과 글결을 모두 털어내고서, ‘스스로빛(스스로 누구나 하느님)’인 줄 알아보는 길동무책입니다. 그런데 ‘누구나책’이 아닌 ‘어른끼리책’이나 ‘순이끼리책’으로 붓놀림을 펴는 그림책이 부쩍 늘어납니다. 이런 그림책을 내도 되지요. 그림이건 글이건 저마다 다르게 짓는 삶을 그릴 뿐이니까요. 《겨울빛》은 ‘어른끼리책’이나 ‘순이끼리책’이라 할 만합니다. 여기에 하나를 보탠다면 ‘서울내기책’입니다. ‘서울에서 돈을 벌며 작은집을 꿈꾸는 어른순이끼리 보는 책’이라고 말할 만합니다. 서울살이가 워낙 고될 뿐 아니라, 순이한테 더더욱 고달프기에 ‘서울어른순이 그림책’이 틀림없이 나올 만합니다. 그렇다면 짚어 봐야지요. 서울살이가 왜 고될까요? 서울은 어깨동무를 하는 데일까요? 서울에는 쇠(자동차)와 재(아파트)가 왜 그리 빽빽할까요? 서울은 왜 들꽃 한 송이가 필 틈바구니조차 없을까요? 그냥그냥 서울에 눌러앉아서 “나 힘들어! 나 달래줘! 나 쉴래!” 하는 얼거리로만 붓을 놀린다면, ‘서울어른순이’한테부터 썩 이바지를 못 한다고 느낍니다. ‘서울살이’가 아닌 ‘사람살이’를 바라보고 받아들이면서 바람빛과 바다빛으로 바꾸면 되어요. ‘서울에서 버티기’가 아닌 ‘보금자리를 푸른숲으로 가꾸는 하루’를 그리면 되어요.


+


그림책 《겨울빛》은 두바퀴(자전거)를 잘못 그렸습니다. 손가락만큼 작은 불은 이 그림처럼 눈부시게 못 비추고, 노란불이지도 않습니다. 두바퀴를 탈 적에 목도리는 질끈 매야 해요. 이 그림처럼 나풀거리면 쉽게 풀릴 뿐 아니라, 어깨나 사슬이나 다리에 걸려서 자빠질 수 있습니다. 또한 발판굴림이 엉성해요. 발판은 이 그림처럼 굴리지 않습니다. 두바퀴를 그리려면 ‘두바퀴’를 그릴 노릇입니다. 겨울빛을 그리려면 ‘서울놀이’가 아닌 ‘겨울’과 ‘빛’을 그려야지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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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자판기 자판기 그림책
조경희 지음 / 노란돼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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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24.

그림책시렁 1705


《친구 자판기》

 조경희

 노란돼지

 2025.6.16.



  요즈음 어린이도 손수판(자판기)을 쓰나 하고 갸우뚱하다가, 혼가게(무인점포)는 손수판인 셈이니까 늘 쓰겠다고 느낍니다. 누구한테 묻지 않아도 되고, 누가 보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아도 되니, 손수판을 톡톡 누르면 무엇이든 다 나온다고 여길 수 있겠지요. 《친구 자판기》는 늘 죽이 맞던 동무하고 싸우고서 토라진 아이가 혼자는 심심하니까 ‘같이 놀 짝’을 찾는 줄거리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어긋난 줄거리예요. 동무란 “나하고 놀아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동무란, 이 낱말 얼거리처럼 “동그라미처럼 동글동글하게 어울리면서 서로 돕고 돌아볼 줄 아는 사이”를 가리킵니다. 늘 “나하고 놀아주어야 한다”면 동무가 아니라 ‘심부름꾼’이자 ‘종’이나 ‘귀염이(애완동물)’입니다. 손수판(자판기)이란 우리가 돈만 내면 척척 다 해주는, 돈으로 시킬 수 있는 길입니다. 동무는 나랑 놀아주어야 하니까 돈으로 사겠다고 하는 얼뜬 늪을 보여주는 셈인데, 토라진 나랑 너는 갑작스럽게 응어리를 풀고서 다시 어울린다고 끝을 맺는 그림책이에요. 토라지기도 빠르고, 풀기도 빠르군요. 이런 줄거리가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막상 어린이한테 무엇을 보여줄 만한지 모르겠습니다. 동무하고 ‘돌아보기·돕기’를 못 했다면, 먼저 차분히 스스로 되새기는 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서로 다시 만나서 앙금을 풀기까지 ‘동무란 무엇일까?’를 헤아려야 맞지 않을까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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