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93. 밥상을 차리면서



  밥상을 차리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노래를 부르지 않고서야 밥상을 차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노래를 부르지 않고 골을 부리거나 성을 내면서 밥상을 차리면, 아 이런 밥상은 나부터도 앉고 싶지 않더군요. 칼질을 하고 남새를 다듬으며 꽃접시에 밥이랑 국이랑 반찬이랑 한 가지씩 올리며 밥상을 차근차근 채우는 동안 즐겁게 노래를 부를 수 있어야, 비로소 아이들도 곁님도 나도 함께 사이좋게 둘러앉을 만하구나 하고 느낍니다. 밥상차림을 왜 사진으로 찍는가 하면, 스스로 노래하며 차린 즐거움을 아로새기고 싶기 때문입니다. 대단한 밥이나 멋진 밥을 사진으로 찍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기쁘게 맞이한 밥상을 사진으로도 찍어 봅니다. 4348.12.11.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넋/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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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92. 수레를 타는 놀이



  집에서 여러모로 쓸 대나무를 베러 다녀오는 길에 수레를 끌고 갑니다. 두 아이는 집을 나설 적에도 수레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적에도 수레를 탑니다. 두 아이는 수레를 끌고 다닐 적에 수레에 타겠다면서 달라붙습니다. 오르막에서 내리막에서도 아이들이 수레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천천히 끌고 밀고 올리고 당깁니다. 집에 닿아 땀을 훔치면서 비로소 이 아이들 놀이를 사진으로 찍을 수 있습니다. 나는 수레를 끌면서 땀을 흘리고, 아이들은 수레에 타며 바람을 쐬는 동안 시원합니다. 나도 어릴 적에는 우리 어버이가 땀을 쏟으면서 나하고 형이 홀가분하고 시원하게 놀도록 해 주셨을 테지요. 4348.12.10.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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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



아침에 해님을 바라보면

노란 빛살이 눈부시고,


낮에 해님을 쳐다보면

하얀 햇볕이 포근하고,


저녁에 해님을 살펴보면

노랗다가 바알갛다가

새빨갛다가 보랏빛으로 저무는

햇빛이 동그마니 곱다.


하루 내내 해님하고 놀면서

해처럼 빙글빙글 웃는

해노래 부른다.



2015.11.30.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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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91. 함께 빚는 이야기



  나는 아이들하고 살면서 사랑스러운 숨결을 느낍니다. 아이들은 저희 어머니랑 아버지하고 살면서 사랑스러운 숨결을 누립니다. 이리하여 나는 아이들 놀이와 웃음과 몸짓을 지켜보면서 글을 짤막하게 쓸 수 있고, 아이들은 저희 아버지가 쓴 글을 읽으면서 그림을 재미나게 그릴 수 있습니다. 나는 어버이로서 아이한테서 새로운 사랑을 배우고,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새로운 꿈을 물려받아요. 둘은 사이좋게 가르치면서 배우는 사이가 되고, 둘이 함께 빚는 글하고 그림을 종이에 옮기면 ‘그림노래’가 태어납니다. 사진은 글(노래)하고 그림이 어우러지는 자리에 나란히 있습니다. 4348.12.9.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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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65] 내 길



  좋은 길도 궂은 길도 없이

  스스로 가려는 이 길이

  바로 내가 살아가는 길



  모든 길은 언제나 스스로 하려고 하는 뜻을 찾고 느낄 때에 열지 싶어요. 그래서, 좋은 길도 스스로 열고, 궂은 길도 스스로 여는구나 싶습니다. 스스로 마음에 품은 대로 어느 길이든 연다고 느껴요. 마음에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으려 하면, 이 사랑 씨앗대로 사랑스러운 길을 열고, 돈을 더 그악스럽게 벌려고 하는 마음을 씨앗으려 심으면, 이 씨앗대로 돈을 더 그악스럽게 버는 길로 가지 싶습니다. 4348.12.8.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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