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79] 엄마 점수



  별빛 햇볕 꽃잎

  엄마 아이 아빠

  모두 같은 사랑



  엄마한테 점수를 줄 수 있는 아이가 있을까요? 아마 있을는지 모릅니다. 그러면 왜 점수를 매길까요? 0점 엄마는 엄마답지 못하니 사라져야 할까요? 100점 엄마는 엄마다우니 여러 아이를 거느려도 될까요? 그러면, 엄마는 아이한테 점수를 매길 수 있을까요? 아마 아이한테 점수를 매기는 엄마가 있을는지 모릅니다. 그러면 열 손가락 깨물어 덜 아프거나 안 아픈 손가락이 있을는지요? 엄마는 모두 엄마요, 아이는 모두 아이입니다. 꽃은 모두 꽃이고, 별은 모두 별입니다. 크거나 작거나 높거나 낮은 자리가 없이 모두 같은 사랑입니다. 2016.2.14.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노래/삶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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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78] 이곳에서 저곳으로



  한 걸음 새로 내딛고

  두 걸음 다시 뻗으며

  사이좋게 서로 오가지



  이곳에서 저곳으로 갑니다. 저곳에서 이곳으로 옵니다. 서로 돌고 돌면서 아름다운 삶과 살림이 이루어지지 싶어요. 나는 너한테 가고, 너는 나한테 옵니다. 나는 너한테 마음을 띄우고, 너는 나한테 마음을 날려요. 나는 너한테 사랑스러운 손길을 뻗고, 너는 나한테 고운 손길을 내밀어요. 찬바람 불면서도 포근한 하루인 겨울이요, 더운 볕이 내리쬐면서도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서 시원한 여름입니다. 2016.2.13.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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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11. 나란히 달리는 들길



  나란히 달리는 들길에서 나는 늘 꽁지에 섭니다. 두 아이는 모두 아버지를 저 뒤에 남기고 얼마나 멀리 달려갈 수 있나 하고 겨루거든요. 앞에 거칠 것이 없고, 뒤에는 기다려 주는 어버이가 있습니다. 앞으로 달려갈 길이 있고, 뒤로 돌아올 자리가 있습니다.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달리는 이 들길은 우리가 누리는 놀이터이면서 삶터입니다. 바람을 가르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날립니다. 찬바람쯤 거뜬히 넘깁니다. 가을에도 겨울에도 봄에도, 또 새삼스레 찾아올 여름에도 이 들길을 두 다리로 힘차게 밟습니다. 2016.2.12.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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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77] 선물은



  선물은 언제나 선물

  사랑은 언제나 사랑

  노래는 언제나 노래



  누가 뭐라 하든 선물은 언제나 선물입니다. 내가 무엇을 받든 못 받든 선물은 그야말로 언제나 선물입니다. 사랑도 언제나 사랑입니다. 사랑을 사랑 아닌 ‘돈’이나 ‘자동차’나 ‘아파트’나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바꿀 수 없다고 느껴요. 이리하여, 노래는 언제나 노래요, 웃음은 언제나 웃음입니다. 글은 언제나 글일 테고, 삶은 언제나 삶일 테지요. 겨울을 떠나 보내려는 빗줄기가 온 마을을 적시면서 포근한 기운이 넘치는 하루를 누리면서, 마치 봄을 선물로 받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2016.2.12.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노래/글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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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10. 늦가을 새빨간 담쟁이



  ‘우리 집’이 얼마나 기쁜지를 ‘우리 집’을 처음으로 누리면서 비로소 맛봅니다. 도시 살림살이로 치면 ‘어떻게 그 값으로 집을 사느냐?’ 할 테지만, 시골에서는 100평쯤 되는 집을 천만 원이 안 되는 값으로 장만할 수 있고, 이 집에 딸린 낡은 헛간 바깥벽에 자라는 담쟁이를 그대로 두면서 마음껏 지켜볼 수 있어요. 늦가을에 한껏 새빨갛게 물든 담쟁이 잎빛하고 새파란 하늘빛하고 새하얀 구름빛에다가, 네 철 내내 짙푸른 후박나무 잎빛을 고루 마주하는 시골살이는 철마다 새삼스럽습니다. 마음으로 새록새록 스며드는 숨결을 사진 한 장으로도 함께 아로새깁니다. 2016.2.1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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