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44. 망치질



  내 손에 쥔 망치를 본 아이들은 저희도 망치를 쥐어 보고 싶습니다. 오롯이 저희 손으로 뭔가를 뚝딱거리고 싶습니다. 짓든 부수든 빚든 망가뜨리든 세우든 무너뜨리든 이 망치를 한손에 단단히 쥐면서 콩콩 찧어 보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여린 힘으로, 이내 아귀에 힘을 주어서, 다시 팔과 손목에까지 힘을 실어서, 못을 박아 보고 뽑아 봅니다. 첫 망치질을 겪으면서 새 망치질을 꿈꾸고, 이윽고 이 망치와 못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날을 마음에 담습니다. 될까? 응, 해 보면 돼. 잘 될까? 응, 해 보면 다 잘 돼. 2016.7.4.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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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할머니



옅노랗게 달콤하며 작은 꽃

조롱조롱 달리다가

바람에 하나둘 떨어지더니

가을에 바알갛게 달고 굵은 알

주렁주렁 맺는

감나무는

할아버지가 심었고,


겨우내 푸르며 싱그러운 잎

꼿꼿하게 세우다가

함박눈 이고도 씩씩하더니

뽁뽁 뽑는 꽃대가 맛나고

주먹만 한 덩이가 쪽쪽 쪼개지는

마늘은

할머니가 심었네.


푸르게 부는 잎바람

파랗게 이는 꽃바람

환하게 솟는 웃음

이쁘게 짓는 노래



2016.5.5.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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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43. 제비꽃놀이


  우리 놀이는 새롭습니다. 스스로 새롭게 놀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짓은 싱그럽습니다. 스스로 싱그러운 몸짓으로 거듭나면서 웃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은 사랑스럽습니다. 스스로 사랑스러운 마음이 되어 살림을 지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제비꽃이 필 적에는 제비꽃놀이를 합니다. 토끼풀꽃이 필 적에는 토끼풀꽃놀이를 합니다. 갓꽃놀이도 하고 찔레꽃놀이도 하며 감꽃놀이나 모과꽃놀이도 합니다. 모든 꽃은 열매가 될 뿐 아니라, 시골마을 꽃순이한테 놀이동무가 됩니다. 놀이하는 마음으로 서로 사귀고, 놀이하는 손길로 오늘은 오늘대로 남다른 이야기가 한 자락 태어납니다. 2016.7.2.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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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23] 삶은 이웃하고



  나랑 함께 있는 너

  너랑 같이 꿈꾸는 나

  서로 사랑으로 짓는 길



  삶은 이웃하고 즐겁게 지어야지 싶습니다. 그냥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아낄 줄 아는 이웃하고 삶을 즐겁게 지어야지 싶습니다. 그냥 아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마음으로 사귈 줄 아는 이웃하고 살림을 기쁘게 지어야지 싶습니다. 그냥 옆집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다 함께 웃고 우는 사랑을 고이 나눌 줄 아는 이웃하고 하루를 새롭게 지어야지 싶습니다. 2016.7.1.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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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밭



이웃 아저씨는

기계로 탈탈탈

한 시간도 안 되어

백 평 밭 갈고,


우리 아버지는

맨손에 괭이 호미로

한 시간 남짓

두어 평 밭 가네.


마을 할머니

고샅 지나가다가 흘끗

“거, 소꿉놀이 하네.”

한 마디.


우리 아버지는

흙 묻은 손 털고

땀 훔치고 웃으며

“네, 소꿉밭이에요.”



2016.4.19.불.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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