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5.8.

숨은책 925


《유미리 戱曲集》

 유미리 글

 정진수 옮김

 예음

 1994.7.9.



  글이름으로 ‘유미리’가 덜 알려진 1994년에 한글판으로 나온 《유미리 戱曲集》입니다. 1997년에 ‘아쿠타가와 상’을 받고서 《풀하우스》와 《가족 시네마》와 《물가의 요람》을 비롯한 숱한 책이 한글판으로 나오는데, 이즈음 《유미리 戱曲集》 겉종이에 “일본 최고의 문학상”을 받았다는 글씨를 덧붙입니다. 글보람(문학상)을 안 받더라도 아름다운 책은 아름답게 마련이지만, 이 작은 책이 좀더 눈길을 받으면서 읽히기를 바랐을 테지요. 유미리 님은 2020년에는 ‘미국도서상’을 받습니다. 1997년이나 2020년이나 이녁은 한결같습니다. 두 나라 사이에서 어느 곳에만 뿌리가 있다고 여길 수 없다는 마음이요, 2018년에 후쿠시마 한켠에 연 마을책집 〈풀하우스〉는 조용히 나즈막히 살림빛을 나눈다고 합니다. 곰곰이 보면, 두 나라 모두 ‘한국문학·일본문학’에 안 넣는 듯싶습니다. 그렇다면 ‘재일조선문학’에는 들어갈까요? 글자락으로 삶꽃을 밝히고 살림빛을 나누며 사랑씨를 품는 길을 편 마음을 ‘세계문학’으로는 넣어서 받아들일 수 있는가요? 고름을 다독여 곱게 풀어내고, 생채기를 달래어 새빛으로 엮어내고, 멍울을 쓰다듬어 미움·싸움·가름을 멈추자는 뜻을 들려주는 이야기를 돌아봅니다.


福島南相馬市小高區東町1-10

1-chome-10 Odakaku Higashimachi, Minamisoma, Fukushima 979-2121 Japan


https://twitter.com/yu_miri_0622/status/177766723899009032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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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5.8.

숨은책 924


《한국 女俗史》

 김용숙 글

 민음사

 1989.9.30.



  우리 낱말책에 없는 한자말 ‘여속(女俗)’입니다. 이제 이런 말을 쓰는 이는 아주 드뭅니다. 지난자취를 헤아리려면 이런 한자를 안 쓸 수 없다고 여기는 이가 꽤 있었되, 오늘 이곳에서 삶을 지을 뿐 아니라 앞으로 태어나서 자라날 아이들한테 물려줄 살림을 헤아린다면, 중국스럽거나 일본스러운 허울은 모두 털어내고서 우리 삶터를 바라보면서 새길을 찾아야지 싶습니다. 《한국 女俗史》는 여러모로 알뜰살뜰 옛자취를 뒤적여서 캐내고 갈무리한 꾸러미입니다. 이만큼 꾸려내느라 흘린 땀방울은 매우 값집니다. 이렇게 ‘순이자취(여성 역사)’ 꾸러미도 엮어내야 한다고 봅니다만, 늘 한 가지를 잊거나 빠뜨리더군요. 임금·벼슬아치·나리·글바치 아닌 ‘수수한 돌이자취(일반 남성 역사)’도 글에는 거의 안 남거나 아예 안 남았습니다. 여느 순이돌이는 글·옛책으로 찾아내거나 캐내거나 알아낼 수 없습니다. 논밭을 짓고, 살림을 짓고, 보금자리에서 아이를 낳아 돌본, 숱한 수수한 순이돌이 이야기는 ‘누가 한문으로 남긴 글’이 아니라 ‘할매 할배 마음에 새긴 말’로 귀여겨듣고 몸소 온나라를 두루 헤아리면서 다시 갈무리할 일입니다. “우리 순이”하고 “우리 돌이”가 어떻게 살림했는지 알 때에 새길을 열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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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의 진짜 신나는 도전 - 영구에서 용가리까지
심형래 / 21세기북스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5.8.

숨은책 921


《심형래의 진짜 신나는 도전》

 심형래 글

 21세기북스

 1999.5.20.



  어릴 적에 ‘극장 아닌 시민회관’에서 〈우뢰매〉를 보았어도 ‘어딘가 어설프고 틀렸다’고 느꼈으되, ‘이렇게 찍을 수도 있구나’ 하고 여겼습니다. 〈용가리〉나 〈디워〉를 보면서 ‘이분은 스스로 뭘 할 줄 알고 뭘 못하는지 모르네’ 하고 느꼈어요. 웃기기만 한다고 웃을 수 있지 않습니다. 남을 깎아내리거나 얕보거나 깔보면서 웃기려 하면, 웃음이 아닌 비웃음을 일으킬 뿐입니다. 돈을 잔뜩 벌어들여야 훌륭하다면, 사람은 아무 일도 할 까닭이 없이 돈벌이에만 사로잡혀야겠지요. 《심형래의 진짜 신나는 도전》은 ‘진짜’에 ‘신나는’에 ‘도전’이라고까지 내세우지만, 숱한 사람들이 흘린 땀방울을 ‘거짓’으로 얕보면서, ‘안 신난다’고 밟으면서, ‘도전조차 아니’라고 비아냥거리는 굴레를 스스로 꿰찼구나 싶어요. 왜 이렇게 망가졌을까요. 둘레에서 좋아해 주고 추켜 주고 받들어 주고 ‘대학강의’ 자리도 내주고 ‘신지식인’이라는 허울까지 얻으면서,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았을까요. 찰리 채플린은 바람둥이였으되 어린이와 사람살이를 짚는 길을 남겼습니다. 로완 앳킨슨은 익살과 삶을 아름답게 엮어서 남겼습니다. 《반지의 제왕》은 톨킨이라는 대단한 말글지기(언어학자)가 남긴 꽃입니다. 심형래 씨는 매우 안쓰럽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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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책 922


《환경사전》

 편집부 엮음

 환경운동연합

 1997.7.21.



  박근혜를 촛불로 끌어내리고서 문재인을 꼭두머리로 앉힌 뒤부터, 전남 들숲바다는 온통 햇볕판(태양광패널)으로 뒤덮였습니다. 온나라 들숲바다에 얼마나 돈을 퍼부어서 햇볕판을 박았는지 알 길이 없으나, 적어도 ‘이명박 4대강 20곱절’은 넘는 줄 압니다. 몇 해 사이에 전남에 박힌 햇볕판은 ‘43.4%’입니다. 그런데 전남에서는 빛(전기)을 쓸 일이 아주 적습니다. 때려박은 햇볕판을 거의 못 돌리던 터에, 2024년부터 삽질을 벌여, “전남 다도해 국립공원부터 충남 태안 국립공원을 지나서 인천 앞바다를 거쳐 서울로 ‘해저 초고압 직류송전 고속도로’를 8조 원”에 이르는 돈으로 파묻습니다. 벌써 삽을 뗐습니다. ‘4대강 둑’은 헐어야 한다면서, 바다밑으로 8조 원을 들여서 ‘송전 고속도로’는 깔아도 되는지 아리송합니다. 《환경사전》은 ‘환경운동연합’에서 엮습니다. 큰일터 밑돈을 받아서 냈다고 자랑스레 밝힙니다. ‘숲(환경)’하고 ‘관광산업·제철소·제지업·제약업’이 어울리는지 아리송합니다. 무엇보다 《환경사전》은 ‘일본 환경용어’로 가득해요. 우리말로 들숲바다를 헤아리는 낱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골 아닌 서울에서 ‘교수님’으로 계시느라, 시골을 등지고 푸른숲을 잊은 듯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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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책 923


《만화 힐러리 이야기》

 스튜디오 청비 엮음

 다산어린이

 2009.9.15.



  곰곰이 보면, 우리나라이든 이웃나라이든 ‘이쪽’에 서야 옳고 바르고 참하고 아름답다고 여기는 듯합니다. ‘저쪽’에 서면 나쁘고 틀리고 거짓이고 사납다고 여기는구나 싶습니다. 이를테면 미국 트럼프를 놓고서 ‘저쪽(공화당)’에 몸을 두었기에 밉놈이나 사납놈으로 여기는데, 트럼프는 나랏일에 발을 담그기 앞서 장사로 돈을 벌 적에 ‘이쪽저쪽(민주당·공화당)’에 똑같이 이바지(후원금)를 어마어마하게 했고, 오래도록 ‘이쪽사람(민주당 지지자)’이었습니다. ‘이쪽’에서 우두머리(대통령)가 되고 싶었다지만, ‘이쪽 고름(민주당 부정부패)’이 뜻밖에 매우 깊어서 ‘저쪽’에서 나가기로 했다지요. 다만 ‘저쪽 고름’도 만만하지 않은 줄 알았다는데, 그래도 저쪽 고름은 ‘고쳐나갈 빛’이 보였다고 합니다. 《만화 힐러리 이야기》는 미국 힐러리를 한껏 추켜세우는 줄거리뿐입니다. 2009년이면 추켜세우는 줄거리만 넘실거릴는지 모르되, 이런 책은 섣불리 선보이지 않을 줄 알아야 어른답다고 봅니다. 어린이한테는 “이름나고 뛰어난 누구”를 보여줄 노릇이 아닌, “늘 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이웃”이 누구인지 헤아려서 찬찬히 들려줄 노릇이에요. 힘·돈·이름을 거머쥔 무리가 아니라, 사랑·숲·사람을 품는 길을 밝혀야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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