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에 처음 쓰다가 멈춘 [당신은 어른입니까]라는

꼭지가 있다.


2015년에 이럭저럭 매듭을 지었고

2018-19년에 주루룩 고쳐썼는데

다시 너덧 해가 흐른 올해에

이 꾸러미를 새로 추스르고

보태어 쓰려고 한다.


2012년 어느 날,

작은아이가 두 살을 넘어선 무렵

곁님이 나더러

"아이들이 앞으로 스스로 배울 이야기부터 써 봐요." 하고

귀띔을 해서

여러 해에 걸쳐서 쓰고서 손질해 놓았는데,

큰아이가 열여섯 살을 넘긴 이즈음

이 꾸러미를 비로소 새삼스레 가다듬어서

우리 두 아이한테 먼저 읽힐 만하리라 본다.


다시 고쳐쓰는 데에 얼마나 걸릴는지

잘 모르겠지만

천천히 나아가 보자.


글꼭지 이름은 [우리는 어른입니까]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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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3.1.16.

숨은책 808


《J 이야기》

 신경숙 글

 마음산책

 2002.8.5.



  새책으로는 안 사되, 헌책으로는 사 놓는 책이 있습니다. ‘읽을 값어치’가 없기에 새책으로 안 사지만, ‘건사해서 남길 대목’이 있기에 굳이 품을 더 들여서 헌책으로 삽니다. 훔침쟁이(표절작가) 신경숙 씨가 쓴 《J 이야기》를 헌책으로 장만했습니다. 훔침쟁이 신경숙 씨는 책날개에 “《풍금이 있던 자리》를 독자들이 많이 읽어준 덕분에 시간과 작업실을 갖게 되어 1993년 이후로는 작품쓰기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같은 글을 적더군요. 그런데 ‘풍금이 있던 자리’라는 글이름은, 엄승화 님이 1987년에 선보인 《온다는 사람》이라는 책에 나오는 ‘풍금을 놓아 두었던 그자리’를 그대로 따왔다지요. 훔침글꾼은 2015년 뒤로 짐짓 책을 안 내놓는 척하다가 2021년 3월부터 슬그머니 책을 내놓습니다. ‘창비’는 버젓이 책을 팔고, 훔침글꾼은 여러 책집을 돌며 책수다(문학강연)를 합니다. 2023년 1월, 장강명 님은 ‘창비’가 훔침글꾼을 감쌀 뿐 아니라 ‘신경숙은 표절이 아니다’ 하고 앞세운다는 뒷얘기를 알립니다. ‘창비’가 지난날 어떤 책을 내놓으며 무슨 일을 했든, 오늘날 걷는 길은 오직 ‘막질(문단권력)’입니다. 사람들이 ‘창비·신경숙 팬클럽’이 되니 거리낌없이 나댑니다. 우리한테는 읽을 만한 책이 없을까요?


ㅅㄴㄹ

#반성이없다 #문단민낯

#반성없이숨긴들사라지지않는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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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3.1.16.

숨은책 807


《함께 걸어가는 사람》

 고은 글

 신현림 엮음

 사과꽃

 2017.12.19.



  사람은 사람을 미워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사람을 사랑할 뿐입니다. 우리말 ‘사람·사랑·살다·살림’에다가 ‘사이·새·생각·새삼·샛별·새벽’은 말밑이 같습니다. 그러나 사람이란 몸을 입고도 사랑이라는 길이 아닌, 스스로 사슬을 뒤집어쓰고 이웃한테 사슬을 채우는 이들이 있어요. 이들은 겉으로는 옳거나 아름답거나 훌륭한 척 허울을 쓰지만, ‘허울을 쓴 민낯’은 머잖아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허울이 확 드러나 허물이 되고 나서야 알아본다면, 우리 스스로 눈을 감은 채 살아왔다는 뜻입니다. 허물로 드러난 허울을 보고도 등을 돌리거나 입을 다문다면, 우리 스스로 앞으로도 눈을 감으려는 몸짓입니다. 신현림 씨는 고은 씨 글자락을 《한국 대표시 다시 찾기 101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란 이름으로 2017년 12월에 내놓고서, 2018년 1월 15일에 조용히 걷어들입니다. 2017년에 “한국현대시사에서 무수한 시집과 서적들만으로도 거장의 풍모를 보여준다. 그의 시는 20여 개국에 번역되어 세계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해적이)”고 추킨 글은 있고, 막상 허물꾼 글자락을 책으로 여민 손길을 뉘우치는 글은 없습니다. 고은을 비롯한 사납쟁이는 이 나라 글밭에서 우러르고 책을 내주니 창피한 줄을 모릅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8053482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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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숲노래 어제책 2023.1.12.

숨은책 800


《정원사 곰》

 피브 워딩턴·셀비 워딩턴

 김세희 옮김

 비룡소

 2002.1.15.첫/2015.3.25.3벌



  1948년에 나왔다는 조그마한 《석탄집 곰 Teddy bear Coalman》이 있다는 얘기를 이 그림책이 나온 지 얼추 일흔 해쯤 지나서야 들었습니다. ‘곰아이(테비 베어 인형)’로 그림책을 여민 두 사람은 1979년부터 틈틈이 뒷이야기를 그렸고, 한글판으로는 《제빵사 곰》, 《정원사 곰》, 《우체부 곰》 세 가지가 2002년에 나왔습니다. 작고 사랑스러운 그림책을 장만하려고 알아볼 즈음에는 이미 판이 끊겼더군요. 몇 해 동안 도무지 찾을 길이 없더니, 한글판 《정원사 곰》하고 《우체부 곰》을 2022년 겨울에 드디어 찾았습니다. 1948년부터 1992년까지 일곱 갈래 일꾼 이야기를 담아낸 작은 삶길은, 어린이가 어른으로 자라나는 길에 해볼 만한 아름다운 손빛으로 여길 만합니다. 하나같이 몸을 쓰면서 하루하루 똑같이 움직이는 듯한 얼거리이지만, 불을 지피고 빵을 굽고 글월을 나르고 풀꽃나무를 돌보고 논밭·꽃밭을 가꾸고 배를 젓고 불을 끄는 일감은, 작고 수수하면서 조용히 빛나는 살림자리라고 느껴요. 우리나라 어른들은 1948년부터 1992년 사이에 이 땅 아이들한테 ‘어떤 살림꾼’ 앞길을 들려주거나 보여주었을까요? ‘3차·4차 산업’이 아닌 ‘스스로 즐겁게 오늘 하루를 짓는 살림빛’을 속삭이는 어진 어른은 어디 있을까요?


ㅅㄴㄹ


#TeddyBearGardener #PhoebeWorthington #SelbyWorthington


《석탄집 곰 Teddy bear Coalman》(1948)

《빵굽는 곰 Teddy bear Baker》(1979)

《우체부 곰 Teddy Bear Postman》(1981)

《훍살림 곰 Teddy Bear Farmer》 (1985)

《밭지기 곰 Teddy Bear Gardener》(1986)

《나루꾼 곰 Teddy Bear Boatman》 (1990)

《불끄는 곰 Teddy Bear Fireman》(1992)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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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집놀이터 / 숲노래 사랑꽃 2023.1.6.

숲집놀이터 281. 책임



곁짐승(반려동물) 이야기가 글로도 책으로도 쏟아진다. 여러 글하고 책을 읽다 보면 으레 “동물과 함께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평생 책임지겠다는 마음이에요( 《선생님, 반려동물과 함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40쪽).” 같은 줄거리가 흐른다. 이런 글을 읽으면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왜 ‘평생 책임’이 ‘가장 큰일’이라고 말할까? 어린이한테 너무 힘들고 짐스러운 말이 아닌가? 아이도 어른도 ‘목숨 맡기(생명 책임)’가 아닌 ‘목숨 사랑’을 들려주어야 알맞을 텐데? 곁짐승이건 곁풀꽃이건, 곁에 두는 짐승이나 풀꽃이기 앞서 숲에서 살아온 숨결인 줄 느끼고 제대로 바라보면서 사랑할 적에, 비로소 곁에서 돌보는 길을 곱게 찾아내리라 본다. 적잖은 사람들이 왜 곁짐승이나 곁풀꽃을 마구 다루거나 괴롭힐까? 사랑이라는 살림길을 누리거나 지은 적이 없는 탓 아닐까? 사랑으로 돌보지 않고 먹이만 잘 준들 ‘돌봄’일 수 없다. 오로지 사랑으로 함께살기를 하기에 ‘곁’이란 이름을 붙인다. 누구하고 살든, 누구랑 배움터를 다니든, 우리 마음에 씨앗으로 놓을 한 가지는 처음도 끝도 언제나 사랑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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