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6.9.

숨은책 651


《히말라야 성자들의 超人生活 下》

 스폴딩 글

 강흥수 옮김

 선경도서출판사

 1985.3.2.



  어릴 적에 그렇게 자주 앓고 쉽게 드러누웠습니다. 우리 언니는 저더러 꾀앓이를 한다고 나무랐지만,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는 다르게’ 마련인데, 튼튼몸인 사람은 도무지 못 알아봅니다. 겉으로 멀쩡하다고 해서 억지로 버티다가 쓰러진 적이 제법 있습니다. 싸움판(군대)에서도 끝끝내 버티다가 꼭 하루 쓰러진 적이 있어요. 쓰러지며 바로 넋이 나가기도 하지만, 넋은 있는 채 거품만 물기도 하지요. 고삭부리인 몸으로 앓아눕거나 쓰러질 적에 “난 왜 이렇게 여린 몸이지?” 하고 마음에 대고 물으면 문득 “그럼 넌 뭘 바라니?” 하는 소리가 들려요. “나한테 초능력이 있어서, 안 아픈 몸에 쏟아지는 돈이 있으면 좋겠어.” 하고 대꾸하면 “그래? 그러면 안 아프고서 돈이 많은 다음엔?” 하고 되묻더군요. “어, 어, 안 아프고 돈이 많으면, 그다음엔, 뭘 하지?” “훗, 네가 스스로 찾아보렴.” 《히말라야 성자들의 超人生活 下》 같은 책을 찾아서 읽을 줄은 몰랐으나, ‘초인·초능력자’를 배울 뜻이 아닌, 왜 이 별에 이 몸으로 태어나 이렇게 살아가는가를 스스로 배우고 싶습니다. 이 책은 2004·2020년에 다시 나오는데, ‘엄청난 솜씨’를 배우라는 줄거리가 아닌, 우리가 스스로 잊은 마음을 새롭게 찾으라고 속삭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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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2022.6.5.

아무튼, 내멋대로 8 단란주점



  한자말 ‘단란’은 우리말로 옮기자면 ‘도란도란’이나 ‘살갑다·아늑하다·포근하다·오붓하다’를 가리킨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단란 + 주점’이란 이름을 쓴다. “단란한 주점”이라면 아이가 있어도 느긋하거나 오붓하면서 살가이 즐길 만할 술집이란 뜻일까? 아니다. 말뜻으로 새기자면 ‘단란주점 = 오붓술집·포근술집·아늑술집’일 노릇이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단란주점 = 젊은 아가씨를 옆구리에 찰싹 붙이거나 끼고서 질펀하게 술을 퍼마시면서 부비작거리는 짓으로 돈을 흔전만전 써대면서 지저분한 사내들이 우글대는 술집”이라고 해야 맞다.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면서 숲을 사랑하려는 사람이 단란주점에 갈 일이란 없고, 쳐다볼 까닭이 없으며, 어떤 곳인지 알 수도 없다. 그런데 2004년에 처음으로 단란주점을 겪어 보았다. 2004년 그때는 이오덕 어른 글을 갈무리하는 일을 맡으면서 ‘이오덕 유고시집’을 어느 곳에서 펴내도록 다리를 이으면 어울릴까 하고 알아보던 즈음인데, 이오덕 어른 글(시 원고)을 모두 한글파일로 옮겨서 종이로 뽑아 두 군데 펴냄터에 건네었더니, 둘 가운데 한 곳 대표하고 ‘나중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맡은 시인’이 “이렇게 귀한 원고를 정성껏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탈자조차 없이 제대로 정리해 주셨네요. 이대로 책을 내면 되겠습니다.” 하고 말하면서 “시골에서 모처럼 서울까지 오셨는데 오늘 좋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하고 덧붙이더라. 나중에 장관을 맡은 시인은 “나도 같이 가고 싶은데 오늘은 어쩔 수 없는 선약이 있어서 같이 못 가서 미안하니 어쩐다. 다음에는 같이 가지요.” 하더라. 나는 “좋은 데 말고, 이야기하기에 조용한 데라면 좋겠습니다.” 했는데, “조용한 곳? 뭐 거기도 조용하다면 조용한 곳이지요.” 하면서 웃더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알림판(간판)’조차 없이 수수께끼 같은 굴을 한참 파고들어야 하는 술집이 있는 줄 이날 처음 알았다. 미닫이(창문)는 하나도 없다. 모두 꽉 막히고 닫힌 곳이다. 출판사 편집국장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잘 아는지 서글서글 손을 흔들며 말을 섞는다. 우리가 앉을 칸에 들어서니, 모든 사람 옆에 ‘민소매 깡똥치마 아가씨’가 하나씩 달라붙는다. “좀 떨어져 주시지요?” “어머, 이 젊은 사장님 좀 봐. 내가 싫은가 봐?” “아뇨. 술을 마시러 왔는데 그렇게 붙으면 어떻게 마십니까.” 출판사 편집국장님은 “왜? 아가씨 바꿔 줄까?” 하셨고, “국장님, 여기가 조용히 이야기하는 곳인가요?” 했더니 “여기서 하는 얘기는 밖으로 새지 않아.” 하시더라. “국장님, 오늘 저를 이곳에 데려온 얘기는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저는 바깥바람을 쐬고 밤하늘을 보면서 조용히 한 모금을 기울이면서 이야기하는 곳을 바랍니다. 그만 나가지요?” “내가 최종규 씨 취향을 몰랐구나. 미안해. 다른 시인이며 소설가는 여기 데려오면 그렇게 좋아하는데, 여기 데려와서 싫어하는 사람을 처음 봤네.” “네? 시인하고 소설가가 이런 데를 좋아한다고요? ㅎ이나 ㅇ 같은 사람도요?” “그래, 여기 싫어하는 사람 없어.” “여성 시인하고 소설가도요?” “응, 좋아하는 여성 시인하고 소설가도 많아.” 이오덕 어른 시집을 펴내겠다는 출판사에서 ‘이오덕 유고를 갈무리하는 젊은이’를 ‘숨은 질펀술집(단란주점)’에 데려갔다는 얘기를 어찌저찌 들은 58년 개띠 술꾼 셋이 나중에 이러더군. “아니, 왜 우리는 안 데려가? 그런 좋은 데 가려면 우리를 같이 불러서 데려갔어야지!” 하고 출판사 편집국장한테 따지더라. 2004년 이날 뒤로 나는 ‘58년 개띠’인 사람들이 낸 시집은 안 읽는다. 다만, 58년 개띠 가운데 경남 시골로 떠난 분이 쓴 시집만 읽는다. 경남 시골에 사는 시인 아저씨는 질펀술집을 안 가시겠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2022년 6월 2일,

서울도서전에 갔다가

서울시청 곁 길손집에 자리를 잡고서

저녁을 먹을 데를 살피려고

서울 무교동 골목을 걷는데

‘위스키 ××’란 앞을 지나갔다.

이곳은 미닫이를 활짝 열고서

몇 조각 안 되는 얇은 깡똥치마인

아가씨들이 줄지어 앉아

이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손을 흔들면서 들어오라고 부르더라.

등골이 오싹하고 섬찟했다.

우리나라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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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2022.6.1.

아무튼, 내멋대로 7 전라남도 고흥



  인천·서울에서 살며 뽑기(선거)를 할 적에는 큰고장이라 워낙 사람이 많으니 ‘누가 뽑기를 하고 안 하고’가 드러나지 않는다. 전남 고흥에서 살며 뽑기를 할 적에는 워낙 작은시골이라 사람이 적으니 ‘누가 뽑기를 하고 안 하고’가 훤히 드러난다. 서울·부산이며 큰고장은 이른바 ‘이럭저럭 비밀투표’라 할 테지만, 전라남도나 경상북도 작은시골에서는 ‘다 드러나는 안 비밀투표’ 같은 우리 민낯이다. 2022년 6월 1일을 앞두고 ‘손전화’로 전화가 오더라. “사전투표 했느냐?”고 묻더라. 어처구니없는 노릇이지만, ‘통화 녹음’을 눌렀고, 나한테 “사전투표 했느냐?”고 묻는 분한테 이 말을 다시 하도록 에둘러 말을 했고, “저는 본투표를 할 생각입니다.” 하고 말하고서 끊었다. 서울·부산에는 새뜸(신문·방송)도 많고, 글을 쓰는 사람도 많다. 큰고장에서는 조그마한 허물도 쉽게 드러나고, 벼슬꾼(정치꾼·공무원)은 작은 허물이 새뜸에 환히 드러나서 창피를 받기도 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한다. 이와 달리 작은시골에서는 큼지막한 허물조차 돈(광고비)으로 씻을 뿐 아니라, 아무리 커다란 허물이 있더라도 외려 새뜸에 한 줄로조차 안 나오기 일쑤이다. 글바치(기자·작가)를 보라. 문재인·윤석열·조국·한동훈을 놓고 이러쿵저러쿵하지만, 전남 고흥 군수라든지 전남교육감 후보라든지 전라남도 군의원 같은 사람들 발자취를 살피는 이가 몇이나 될까? 전라남도 고흥에 살면서 하루하루 창피한 민낯을 숱하게 지켜보는데, 이 작은시골에서는 이 민낯을 글로 쓰는 사람을 ‘두 분 + 나 하나’ 빼고는 못 본다. 아는 이들은 그저 마음에 담고서 말을 않고 글로는 아예 안 옮긴다. 창피한 민낯을 말로 읊거나 글로 옮기면 군수·도지사·교육감·국회의원 같은 이들이 우르르 뒷손을 써서 아주 이뻐해(블랙리스트) 준다. 작은허물 아닌 큰허물로 얼룩진 그들(군수·도지사·교육감·국회의원)은 나더러 “입 좀 다물지? 입을 다물면 너한테도 좋을 텐데?” 하고 꼬드기려 한다. 나는 그들한테 “손 좀 치우시지? 난 너희 돈을 받을 생각 없어. 난 이 나라에서 참빛을 찾는 이들이 즐겁게 내 책을 사서 읽어 주기에 그분들이 책을 사서 읽어 주는 손길을 볼 뿐이야.” 하고 말한다. 경상도만 해도 ‘민주당 후보·국민의힘 후보·정의당 후보·진보당 후보·녹색당 후보’가 있다. 그러나 전라남도를 보면 ‘민주당 후보·민주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후보’만 있다. 전라남도는 다름(다양성)을 잃은 지 너무 오래되어 썩어문드러졌다. ‘오월광주넋’을 내세우려는 전라남도·광주라면, 모든 지역구에서 ‘정의당 후보·진보당 후보·녹색당 후보’가 나란히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나마 광주는 큰고장이라 이런 후보가 몇쯤 있다지만, 전라남도 작은시골에는 아예 없다. 바로 창피한 민낯이다. 우리나라 진보·녹색정치는 모조리 서울바라기로 쏠린 채 그들 스스로 말하는 ‘녹색(시골)’에 아주 등진 몸짓이다. ‘전라도로 먹고사는 민주당’도 고인물이지만, ‘서울에 목매는 진보정치’도 고인물이다. 2022년 6월 1일 14시에 자전거를 타고서 면소재지 중학교 체육관에 있는 투표소로 가기 앞서 이 글을 남긴다. 찍을 사람을 찾기 어려운데 뭘 찍어야 할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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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2022.5.29.

아무튼, 내멋대로 6 쓸거리



  남이 시키기에 써내는 글이 아닌, 스스로 우러나오면서 펼치는 글은 1990년에 처음 썼다. 날마다 새벽부터 밤까지 꽁꽁 가두어 배움수렁(입시지옥)에 밀어넣는 푸른배움터(중학교) 길잡이(교사)는 언제나 막말에 몽둥이질에 손찌검이었는데, 어머니 곁일(부업)을 도우려고 마을을 함께 돌며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를 하다가 본 글에 ‘청소년헌장’이란 글줄이 하나 보였고, 이튿날 배움터에 가서 물어보니 아무도 모르더라. “청소년을 가르친다는 어른이 어떻게 청소년헌장도 모릅니까!” 하고 따지면서 글붓집(문방구)에서 큰종이(2절지)를 사서 큰글씨로 “청소년을 함부로 때리지 말고, 청소년한테 함부로 욕하지 말고, 청소년을 입시지옥에 내몰지 말고 ……” 같은 이야기를 파란글씨로 열대여섯 줄 적어서 나들간(현관)에 붙였다. 이러고서 글종이 옆에 나란히 섰다. 그때 길잡이는 “이 새끼 뭐 하는 거야?” 하면서 머리통을 후려치더니 잡아떼려 했고, 나는 “선생님, 청소년헌장도 모르십니까? 학교에서 청소년헌장을 알려주지 않으니, 제가 써 보았습니다. 선생님이 이렇게 욕하고 저를 또 때리고 이 글종이를 떼내려 하니, 청소년학대로 여겨 경찰에 신고해도 되겠습니까?” 하고 따졌다. 불그락푸르락하던 그이는 으뜸어른(교장선생)하고 한참 얘기하더니 ‘딱 이레(7일)’만 붙이고서 치우기로 하자고 얘기하더라. 이레 뒤 이 글종이를 손수 걷어서 건사하려 했더니, 그놈이 벌써 뜯어서 태웠더라. 이때 그놈(교사도 아닌 후레놈)이 ‘청소년헌장 글종이’를 박박 찢어서 불태우지 않았으면, 어쩌면 나는 굳이 글쓰기란 일을 안 했겠다고도 생각한다. 싸우자고 달려드는 글이 아닌, 삶을 삶대로 담고, 참말을 참말대로 옮기고, 사랑을 사랑대로 얹으면서, 살림을 살림대로 노래하기에 글이리라. 그리고 우리는 모두 다르면서 빛나는 숲(자연)이니, 스스로 얼마나 푸르게 빛나는 바람노래인가 하고 읽어내면서 한 올씩 담으면 글일 테지. 남을 쳐다보면 쓸거리가 없다. 스스로 나를 바라보면 모두 쓸거리로 피어난다. 우리 삶은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오롯이 삶이다. 모자라지도 나쁘지도 않다. 훌륭하지도 값지지도 않다. 언제나 새롭게 맞이하는 오늘이기에 천천히 하루를 되새기면서 글 한 줄로 마음을 다독인다고 느낀다. 숱한 꼰대(어른 아닌, 나이만 먹은 꼰대)는 아이들이 마음빛을 글로 수수하게 옮겨서 스스로 하루를 노래하는 길을 바라지 않는다. 숱한 꼰대는 아이들이 굴레에 갇히고 수렁에 잠겨 쳇바퀴를 돌기를 바란다. 그래서 숱한 꼰대는 아이들한테 잘난책(베스트셀러·세계명작)만 읽히려 한다. 숱한 꼰대는 아이들이 책집마실을 스스로 누리면서 저마다 마음을 밝힐 책을 스스로 살펴보고 챙겨서 ‘잘나지 않은 수수한 책’을 만나는 길을 안 바란다. 잘난책만 읽느라 꼰대한테 길든 아이들한테는 쓸거리가 없다. 남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온 사람한테는 삶이 없이 굴레·수렁·쳇바퀴만 있는걸. 심부름·시킴질을 떨쳐내고서 스스로 삶길을 일군 사람은 모든 하루가 쓸거리요, 노래이며, 빛살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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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2.5.29.

숨은책 686


《學生을 爲한 世界名作鑑賞》

 조연현 글

 고려출판사

 1955.1.10.



  이제 서울 남가좌동에도 북가좌동에도 헌책집은 다 사라졌습니다만, 골목집이 옹기종기 어깨동무하던 지난날에는 가좌동 곳곳에 헌책집이 많았어요. 자전거를 달리거나 걸어서 〈문화서점〉에 찾아가면 “요샌 책 보러 오는 사람이 없는데, 손님은 어디서 오셨나?” 하고 물으시며 “허허, 멀리서도 오셨네. 예까지 와서 볼 만한 책이 있으려나. 이젠 옛날 같지 않아 좋은 책도 없습니다. 아니, 좋은 책이 나와도 사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2006년 6월 23일에 《學生을 爲한 世界名作鑑賞》을 보았습니다. 일본바라기(친일부역) 조연현 씨는 죽는 날까지 뉘우치는 빛이 없었고, 그이 뒷내기(후배)는 ‘조연현문학상’을 세웁니다. 글쟁이는 아무 글로나 밥벌이를 해도 될까요? 글바치이니 마음을 갈고닦아 참글을 짓고 사랑글을 노래할 노릇일 텐데요. 삶을 등진 글이 아닌, 삶에 숲빛을 심으며 아이를 돌보는 글을 여밀 노릇이고요. 《학생을 위한 세계명작감상》은 ‘일본바라기(친일문학)’하고 매한가지입니다. 그나저나 ‘4288年 5月 16日’에 누가 사읽어 “교과서·일반도서·문방구·지물·운동구·인쇄물. 매양 감사합니다. 안성읍 네거리 보문당. 전화七五번”이란 자취가 남은 책은 한때 ‘경희대학교 도서관’에 머물기도 했군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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