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35. 바람 맞는 겨울 걷기 (2013.12.9.)

 


  바람이 휭휭 부는 겨울날, 아이들이 집안에서 콩콩거리며 뛰기에 얘들아 우리 바람 쐬러 나가자, 하고 부른다. 아이들은 그래? 하면서 양말을 꿰고 옷 갖춰 입느라 부산하다. 바람이 꽤 세다. 여섯 살 큰아이는 문득 “나 다섯 살 때에 바람이 불어서 날아갈 뻔했어.” 하고 말한다. 음, 여섯 살에는 안 날아갈 만하니? 여섯 살 아이도 세 살 아이도 겨울바람 싱싱 맞으며 볼과 손이 차갑게 얼지만, 씩씩하게 걷는다. 바람이란 이렇고, 아직 한겨울 아니라 이만 한 바람 아무것 아니야. 한동안 바람 맞고 걷던 아이들은 곧 이리저리 달리면서 잡기놀이를 한다. 밖에서 걷고 보니 바람에도 익숙할 만하겠지. 겨울에 더 씩씩하게 바람맞이 하면서 놀아야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oren 2013-12-11 09:33   좋아요 0 | URL
제목만 보고 '바람이 쌩쌩 부는 풍경'을 기대했는데, 아이들 옷차림만 겨울이지 따뜻한 봄날처럼 느껴지는 사진이라 너무 뜻밖이에요. ㅎㅎ

숲노래 2013-12-11 09:54   좋아요 0 | URL
붉게 시드는 풀잎이
어쩌면 찬빛보다는 외려 포근한 느낌이 들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봄에는 푸릇푸릇 돋아나지요~~
 

꽃아이 24. 2013.11.18.

 


  벼리야, 제비꽃 생각나니? 이 아이는 제비꽃이 지고 난 뒤 맺은 씨앗이야. 제비꽃은 봄에 피지만, 가을에도 햇볕이 따사로우니 한 번 더 피어. 제비꽃 씨주머니는 이렇게 세 갈래로 벌어져서 깨알보다 훨씬 작은 조그마한 동글동글이 맺히고는, 어느새 톡톡 터지듯이 퍼져. 우리 집 둘레는 제비꽃밭이 되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꽃아이 23. 2013.11.1.ㄴ

 


  마당에서 놀던 큰아이가 아주 조그마한 꽃을 딴다. 어디에서 꽃을 땄니? 응, 까마중꽃이네. 이 꽃은 우리한테 맛난 열매가 되어 주는 꽃이잖니. 그래도, 다른 까마중꽃 많이 피니까, 네가 이 흰꽃과 함께 놀 수 있으면, 까마중꽃도 너를 좋아해 줄 테지. 몸으로는 까마중알 먹고 마음으로는 까마중꽃 사랑해 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꽃아이 22. 2013.11.1.ㄱ

 


  초피나무 가지에 살짝 손에 닿는 산들보라는 초피잎을 톡톡 건드리더니 짙붉은 껍데기 안쪽에 깃든 새까만 씨앗을 만지작거린다. 손으로 만지는 느낌이 어떠하니? 우리 집 찾아오는 작은 새들은 초피열매도 먹고 초피나무에서 깨어나 자라는 범나비 애벌레를 잡아먹기도 한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아이 34. 눈아, 반갑구나 (2013.11.28.)

 


  눈이 오락가락하는 날, 두 아이는 마당에 나가서 눈 맞고 뛰놀다가 집으로 들어오기를 되풀이한다. 눈이 떨어지면 마당으로 나가고, 눈이 그치면 집으로 들어온다. 눈이 떨어지면 서로 소리를 지르며 마당을 달린다. 눈이 그치면 잘 놀았다며 집으로 들어온다. 포근한 남녘땅에서는 눈발 날린다 한들 땅에 닿기 무섭게 녹지만, 이렇게 하늘하늘 흩뿌리는 조그마한 눈발로도 아이들은 신이 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