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순이 10. 꽁꽁 얼어붙는 자전거에서 (2014.1.12.)

 


  산들보라야, 수레에 앉아 겨울마실 하자니 춥지? 그런데 네 누나도 샛자전거에 앉기까지 너처럼 그렇게 지냈단다. 게다가 네 누나는 고흥보다 훨씬 추운 음성 멧골마을에서 네가 뒤집어쓰는 두툼한 겉옷도 없이 이 수레를 탔지. 네 누나는 자전거수레에서 겨울나기를 했달까. 너도 자전거수레에서 꽁꽁 얼어붙으면서 겨울나기를 하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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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31. 2013.11.8.ㄴ 동생이랑 깨꽃 먹기

 


  꽃술을 뽁 뽑아서 쪽쪽 빨아먹는 빨간 꽃이 있다. 큰아이가 혼자서 뽁뽁 뽑아서 쪽쪽 먹는다. “벼리야, 동생도 먹고 싶지 않을까?” “응. 알았어.” 큰아이는 수레에 앉은 동생한테 하나 갖다 준다. 작은아이는 입에 꽃술을 물고는 쪽쪽쪽 하고 논다. 이윽고 하나 더 뽑아서 내민다. 작은아이는 또 받아서 입술로 물어 쪽쪽쪽 빨아서 먹는다. 빨갛게 빛나는 이 꽃을 ‘쪽쪽꽃’이라고 해 볼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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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30. 2013.11.8. 가을꽃 어린이

 


  가을이면 마을마다 논둑을 노랗게 물들이는 산국이 그득하다. 이 산국은 언제부터 시골마을 논둑마다 피어났을까. 어떤 빛이 드리우면서 노란 꽃송이 되었을까. 멀리까지 꽃내음 날리는 산국이 있는 곳으로 간다. 꽃 한 송이를 꺾는다. 손에 쥐고 논길을 달린다. 꽃내음이 골고루 흩어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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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1-10 13:02   좋아요 0 | URL
산국도 예쁘지만 벼리가 더 예쁩니다~^^

숲노래 2014-01-10 13:46   좋아요 0 | URL
꽃 들고 달리는 아이가 참 예뻐요.
한손으로는 작은아이 태운 수레를 미느라 기울기를 제대로 못 맞추고 찍었지만,
참 예쁘지요~
 

고흥집 33. 한겨을 하늘과 자전거 2014.1.2.

 


  한겨울에 자전거를 달리면 춥다. 한여름에 자전거를 달리면 덥다. 그러나, 한겨울과 한여름에 올려다보는 하늘은 아주 파랗다. 여름에는 훅훅 무더우면서 새파란 빛이요,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으면서 새파란 빛이다. 이 하늘빛이 좋아 자전거를 달린다. 이 하늘빛을 누리고 싶어, 시골집에서 자전거를 끌고 나와 신나게 마실을 즐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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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4-01-09 15:14   좋아요 0 | URL
하늘빛이 저토록 푸르던가요? 대문도 덩달아 하늘을 닮고자 애쓰는 듯해요. ㅎㅎ

Grace 2014-01-09 15:30   좋아요 0 | URL
아~~~ 자전거!!!
 

고흥집 32. 늦가을빛과 걷는 길 2013.12.1.

 


  겨울에는 겨울빛과 함께 걷는다. 여름에는 여름바람과 함께 걷는다. 겨울에는 손발과 얼굴이 꽁꽁 얼면서 걷고, 여름에는 온몸으로 땀을 옴팡지게 쏟으면서 걷는다. 철마다 늘 다른 빛을 맞아들인다. 달마다 노상 다른 바람을 쐰다. 날마다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품에 한가득 얻는다. 아이들이 두 다리로 걷도록 이끌면, 어른도 함께 걷는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고 달리도록 하면, 어른도 활짝 웃으면서 뛰놀 수 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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