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5.6. 곰과 사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전북 전주에 계신 이웃님이 우리 책숲으로 찾아와서 사름벼리 씨랑 산들보라 씨하고 노래꽃(동시) 하나를 놓고서 함께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즈막 들어서 ‘동물권’ 목소리가 불거지는데, 바로 이 ‘동물권’을 다룬 글입니다.


  우리 집 두 어린씨랑 푸른씨는 ‘시늉으로 쓴 이름팔이 동물권 동시’룰 척 보고는 몹시 못마땅하다는 얼굴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배움터(학교)나 수다터(강연장)에서는 이런 ‘시늉으로 쓴 이름팔이 동물권 동시’가 팔리면서 읽힐 테지요. 사름벼리 씨는 바로 스스로 노래꽃을 새로 썼습니다. 곰을 곰답게 안 그리고, 사람으로서 어떻게 삶을 그려서 지어야 사람다운가 하는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았어요.


  어린이날을 맞아 이 나라(정부)에서는 ‘아동기본법’을 마련하겠다고 읊더군요. 네, 벼슬꾼(공무원·정치권)은 ‘읊’었습니다. ‘어린이날’인데 아직까지도 ‘아동’이란 한자말을 갖다붙이니, 읊기일 뿐입니다.


  그런데 어린이를 돌보겠다는 틀(법)을 세운들, 입발림이지 않을까요? 배움수렁(입시지옥)이 버젓이 있는걸요. 디딤칸에 따라 열린배움터(대학교)를 마쳤다는 종이를 안 따면 일자리를 못 얻는 얼개일 뿐 아니라, ‘서울에 있는 더 높은 열린배움터 마침종이’를 바라는 불구덩이인걸요. 이 불구덩이를 고스란히 두는 나라지기야말로 ‘아동기본법 위반’일 텐데요?


  어린이가 신나게 뛰놀 빈터를 몽땅 없애서 가게만 줄줄이 세우고 부릉이(자동차)를 골목까지 빼곡히 덮은 모든 어른이 ‘아동기본법 위반’이지 않을까요? 시골 논둑 밭둑 풀밭에 풀죽임물(농약)을 잔뜩 뿌려대는 모든 어른이 ‘아동기본법 위반’일 테며, 총칼(전쟁무기)을 끝없이 만드는 남북녘 모든 우두머리하고 싸울아비(군인)가 ‘아동기본법 위반’입니다.


  허울은 허울입니다. 알맹이여야 알맹이입니다. 입으로만 읊는 겉발린 ‘사랑’은 ‘사랑으로 꾸미는 시늉질’일 뿐, ‘참다이 사랑’일 수 없어요. 사름벼리 씨가 쓴 노래꽃 〈곰과 사람〉은 《동시 먹는 달팽이》 여름호나 가을호에 싣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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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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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2.5.4.

책하루, 책과 사귀다 114 헌책



  대구에서 2022년 5월부터 새롭게 여는 마을책집 한 곳은 바깥기둥에 김수영 노래책(시집)을 붙입니다. 제법 값나가는 ‘헌책’을 누구나 바라볼 수 있도록 붙이셨더군요. 이 책은 사람들 눈길을 이따금 받고 햇빛도 받으면서, 천천히 바래리라 봅니다. ‘헌책’을 모르는 분이 수두룩합니다. 새책집에서 장만한 모든 책은 곧바로 헌책입니다. 책숲(도서관)이 품은 모든 책은 여러 사람 손길을 타니 언제나 헌책입니다. 우리가 집에 들인 책은 다 헌책입니다. 새것으로 사건 헌것으로 사건 모두 헌책입니다. “헌책 = 만진 책”이란 바탕뜻이요, “헌책 = 손길을 탄 책”이란 다음뜻이며, “헌책 = 읽힌 책”이란 속뜻입니다. 겉이 바래거나 속종이가 누런 헌책을 집어들어 넘겨 본다면, 이때부터 ‘책을 마주하는 매무새’가 바뀝니다. 보시겠어요? 허름한 책이건 갓 새책집에 놓인 책이건 ‘줄거리·알맹이·이야기’가 똑같습니다. 겉모습 탓에 줄거리가 휘둘릴 까닭이 없어요. 우리는 ‘속읽기’를 하려고 책을 쥡니다. 글쓴이나 펴냄터 이름값을 잊어버리고서 오직 ‘속살’을 바라볼 적에 슬기롭게 책을 받아들입니다. 손길을 타면 헌책은 새책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 땅에서 거듭나는 책은 하늘빛을 품으니 “헌책 = 하늘책”이란 참뜻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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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2.5.2.

책하루, 책과 사귀다 113 자기반성과 자기자랑



  스스로 한 짓이 창피하거나 부끄럽다면서 이른바 ‘뉘우침(자기반성)’을 한다는 글을 쓰는 글바치가 제법 있습니다만, 적잖은 ‘뉘우침글(자기반성문)’은 어쩐지 ‘나자랑(자기과시)’으로 읽힙니다. “모임자리(파티)에 가려고 예쁜 옷을 너무 많이 사서 너무 헤펐다고 뉘우침글을 쓰는 글바치”가 참말로 뉘우치는 빛일까요? 그이는 ‘예쁘고 비싼 옷을 잔뜩 살 만큼 돈이 많다’는 ‘나자랑’을 하려는 속내인데, 마치 ‘뉘우침’이기라도 되는 듯 꾸민 셈 아닐까요? 시내버스삯이 얼마인지 모르는 분, 하늘집(옥탑방)하고 땅밑집(지하방)이 어떤 곳인지 이름조차 모르는 분, 가난살림을 겪은 적이 없는 분, 똥오줌기저귀를 손수 빨고 삶아서 널고 곱게 개어 아기 샅에 댄 적이 없는 분, 아기를 안고서 디딤칸(계단)을 오르내리느라 땀을 뺀 적이 없는 분, 호미를 쥐어 씨앗을 심은 적이 없는 분, 나무를 타고서 논 적이 없는 분, 스무 해 넘게 입느라 해진 바지를 손수 바느질로 기운 적이 없는 분이 수두룩합니다. 우리는 ‘뉘우치는 시늉을 하는 자랑글’을 어느 만큼 알아채는가요? 우리는 ‘뉘우치는 척하며 뽐내는 글’이 얼마나 겉치레요 허울좋은 달콤발림인가를 곧장 눈치채면서 부드러이 나무랄 줄 아는 마음빛이 있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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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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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5.2. 내 곁에서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지난해에 《곁책》을 냈고, 올해에 《곁말》을 냅니다. 다만, 올해 《곁말》은 책이름에 꾸밈말을 붙이려 합니다. 《내 곁에서 꽃으로 피어나는 우리말, 곁말》처럼 살짝 길게 가려고요. 지난해 《곁말》도 책이름을 조금 길게 붙여서 《내 곁에서 숲으로 피어나는 살림길, 곁책》으로 했다면 나았을 텐데 하고 뒤늦게 생각합니다. 애벌글(1교 편집)이 나왔으니 알맞게 덜고 솎으며 틀린글을 찾아야지요. 먼저 첫 쪽부터 끝 쪽까지 보았습니다. 고흥으로 돌아가서 기쁘게 살펴서 마무리를 지으면, 포항 〈달팽이책방〉 ‘동시 전시’가 끝나기 앞서 책이 태어나려나요? 즐거이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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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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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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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2.5.1.

책하루, 책과 사귀다 112 검은꽃



  저는 이따금 “나는 왜 인천에서 태어났지?” 하고 생각합니다. 문득 마음속으로 “다 뜻이 있어.” 하는 소리가 흐릅니다. “뭔데?” “훗. 네가 알 텐데?” 알쏭한 소리가 그치고 가만히 생각에 잠깁니다. 인천에 ‘인천제철’이 있어 빨래를 바깥이나 마당에 내걸지 못했는데, 인천에는 ‘공단’이 월미도에 화수에 송현에 주안에 부평에 남동에 검단에 …… 어딜 가든 수두룩합니다. 공단에 못 끼는 공장은 더욱 많아요. 발전소도 폐기물처리장도 흘러넘쳐요. 서울·경기 쓰레기를 인천에 파묻거든요. 인천에서 찍어낸 공산품은 으레 서울·경기로 보냅니다. 그런데 인천제철뿐 아니라 유리공장에 화학공장에 자동차공장에 …… 아, ‘인천새’는 두루미라지만 두루미가 어디에서 어찌 살까요? 경인고속도로에 경인철도에 골목사람은 미닫이를 꾹꾹 닫아걸어도 집안에 스미는 쇳가루에 깜먼지로 날마다 콜록거렸고, 거의 모든 아이들은 코앓이(축농증)나 살갗앓이(피부병)로 시달렸어요. 이런 인천을 드디어(?) 제대로(?) 떠나 전남 고흥에 2011년에 깃들고서 2017년부터 포항마실을 합니다. 포항에 아름다운 마을책집이 여럿 있거든요. 그런데 포항엔 포항제철·현대제철이 있군요. 이야, 포항 쇳가루를 마셔 보니 아련한 먼지맛이 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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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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