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습관 習慣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다 → 일찍 일어나는 버릇이 있다

 나쁜 습관을 고치다 → 나쁜 버릇을 고치다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 아끼는 버릇이 몸에 배었다

 습관대로 30분 먼저 나가서 → 버릇대로 30분 먼저 나가서

 저녁마다 아주 습관이 된 → 저녁마다 아주 버릇이 된


  ‘습관(習慣)’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을 뜻한다 하고, “≒ 염습(染習)” 같은 비슷한말이 한국말사전에 나옵니다. ‘염습’은 “= 습관”으로 풀이합니다. 그런데 ‘염습’ 같은 한자말을 쓸 일이 있을까요? 한국말로 ‘버릇’을 쓰면 넉넉하지 않을까요? 2016.6.15.물.ㅅㄴㄹ



어리석고 거짓된 습관에서 하는 짓이라고 본다

→ 어리석고 거짓된 버릇에서 하는 짓이라고 본다

→ 어리석고 거짓된 매무새로 하는 짓이라고 본다

→ 어리석고 거짓된 삶이기에 하는 짓이라고 본다

《이오덕-우리 문장 쓰기》(한길사,1992) 558쪽


오래고 단단한 문화와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 오래고 단단한 문화와 버릇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 줄 헤아려햐 한다

→ 오래고 단단한 살림과 버릇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있는 줄 살펴야 한다

《강분석-씨앗은 힘이 세다》(푸르메,2006) 226쪽


사물을 습관처럼 보지 않겠다는 선한 의지

→ 사물을 버릇처럼 보지 않겠다는 착한 뜻

→ 무엇이든 똑같이 보지 않겠다는 착한 마음

《앤소니 드 멜로/이현주 옮김-행복하기란 얼마나 쉬운가》(샨티,2012) 128쪽


자연스럽게 습관처럼 몸으로 익혀 나간다

→ 자연스럽게 버릇처럼 몸으로 익혀 나간다

→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혀 나간다

《이장환-독수리사냥》(삼인,2013) 31쪽


평소의 습관에서 가늠해 보고

→ 평소 버릇에서 가늠해 보고

→ 여느 때 버릇에서 가늠해 보고

→ 여느 때 모습에서 가늠해 보고

《우니타 유미/김진희 옮김-푸르게 물드는 눈 2》(애니북스,2016) 16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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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이후 以後


 이후 벌어진 어떤 일에도 → 그 뒤 벌어진 어떤 일에도

 이후부터는 → 그 뒤부터는 / 그때부터는

 이후로 → 그 뒤로

 너를 만난 이후로 → 너를 만난 뒤로

 그 마지막 이후가 → 그 마지막 뒤가


  ‘이후(以後)’는 “1. 이제부터 뒤 2. 기준이 되는 때를 포함하여 그보다 뒤”를 뜻한다고 하는데, 한국말사전에는 “≒ 이강(以降)·이후(已後)”라고 해서 다른 한자말도 싣습니다. 그런데 ‘이강’이나 ‘이후(已後)’ 모두 “= 이후”로 풀이합니다. 비록 사전에 실린 한자말이라 하지만 이 낱말을 쓸 일이 있을까요? 한국말로는 ‘뒤’로 적으면 되고, 때때로 ‘그때’나 ‘이다음’이나 ‘나중’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6.15.물.ㅅㄴㄹ



이후에도 숙길이는 자주 병치레를 해서

→ 그 뒤에도 숙길이는 자주 병치레를 해서

→ 이다음에도 숙길이는 자주 병치레를 해서

→ 나중에도 숙길이는 자주 병치레를 해서

《윤희진-고추장 담그는 아버지》(책과함께어린이,2009) 57쪽


그날 이후

→ 그날 뒤

→ 그날 뒤로

《홍윤숙-쓸쓸함을 위하여》(문학동네,2010) 68쪽


이후, 영국에서 영어는 암흑기에 들어간다

→ 그 뒤, 영국에서 영어는 어두워진다

→ 그때부터, 영국에서 영어는 깜깜해진다

《김동섭-영국에 영어는 없었다》(책미래,2016) 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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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등등의


 배, 귤 등등의 온갖 과일 → 배, 귤 같은 온갖 과일

 기타 등등의 이야기 → 이밖에 여러 이야기

 평화와 복지 등등의 주제로 → 평화와 복지 들을 주제로


  ‘등등(等等)’은 “그 밖의 것을 줄임을 나타내는 말”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를 들고서 말을 줄이려 할 적에는 한국말로 ‘들’을 붙입니다. 때로는 ‘같은’이나 ‘따위’를 넣을 수 있고, 자리를 살펴서 ‘-ㄴ 둥’이나 ‘-느니 하면서’를 넣어 볼 만합니다. 2016.6.14.불.ㅅㄴㄹ



문지르고, 칠하는 등등의 일은 어느 것 하나

→ 문지르고, 바르는 일 들은 어느 것 하나

→ 문지르고, 바르는 일 따위는 어느 하나

→ 문지르고, 바르는 여러 가지 일은 어느 하나

《김진송-목수일기》(웅진닷컴,2001) 6쪽


작가의 방을 꾸미겠다 등등의 일로 전화가 걸려왔다

→ 작가 방을 꾸미겠다 같은 일로 전화가 걸려 왔다

→ 작가 방을 꾸미겠다는 둥 여러 일로 전화가 걸려 왔다

→ 작가 방을 꾸미겠다느니 하면서 전화가 걸려 왔다

《서영은-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문학동네,2010) 21쪽


“똑똑하지 못한데, 논리적이지 못해.” 등등의 말을 계속 듣는데

→ “똑똑하지 못한데, 논리가 없어.” 같은 말을 자꾸 듣는데

→ “똑똑하지 못한데, 논리가 허술해.” 따위 말을 잇달아 듣는데

《찰스 레반스키/김영진 옮김-499살 외계인, 지구에 오다》(비룡소,2009) 3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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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지 紙


 모조지 → 모조종이

 포장지 → 포장종이

 석간지 → 저녁신문

 일간지 → 일간신문

 조간지 → 아침신문


  ‘지(紙)’는 “1. ‘종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2. ‘신문’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로는 ‘종이’나 ‘신문’으로 쓰면 되는 셈입니다. ‘백지’라 하지 말고 ‘흰종이’라 하면 됩니다. ‘도화지’라 하기보다는 ‘그림종이’라 하면 돼요. ‘이면지’라면 ‘뒷종이’로 손질하고, ‘소식지’라면 ‘소식종이’로 손질해서 쓸 수 있습니다. 2016.6.14.불.ㅅㄴㄹ




새 선물 포장지

→ 새 선물 포장종이

《마저리 윌리엄즈/이옥주 옮김-인형의 꿈》(비룡소,1998) 7쪽


시험지를 막 씹어 먹고 싶었어요

→ 시험종이를 막 씹어 먹고 싶었어요

《박일환-학교는 입이 크다》(한티재,2014) 11쪽


지저분한 벽지가 있는 방

→ 지저분한 벽종이가 있는 방

《안톤 체호프/우시경 옮김-카시탄카》(살림어린이,2015) 39쪽


마키노가 사용했던 신문지를 수집, 정리해

→ 마키노가 썼던 신문종이를 모으고, 갈무리해

→ 마키노가 다루던 신문종이를 모아서, 갈무리해

《마키노 도미타로/안은미 옮김-하루 한 식물》(한빛비즈,2016) 1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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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철학의 소소한 것들


내가 아는 그 철학의 소소한 것들 하나하나까지도

→ 내가 아는 그 철학에서 작은 것들 하나하나까지도

→ 내가 아는 그 철학에서 수수한 것들 하나하나까지도

《조 디스펜자/추미란 옮김-당신이 플라시보다》(샨티,2016) 23쪽


  이 자리에는 ‘-의’가 아니라 ‘-에서’를 붙여야 알맞습니다. ‘소소(小小)한’은 ‘작은’이나 ‘수수한’이나 ‘자잘한’이나 ‘대수롭지 않은’으로 손봅니다.


아버지는 여든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 아버지는 여든 나이인데에도

→ 아버지는 여든 나이이지만

→ 아버지는 여든 살 나이인데에도

《룽잉타이/도희진 옮김-눈으로 하는 작별》(양철북,2016) 268쪽


  “여든의 연세(年歲)”는 “여든 나이”나 “여든 살 나이”로 손봅니다. ‘-에도 불구(不拘)하고’는 ‘-인데에도’나 ‘-이지만’으로 손질해 줍니다.


그것은 마쿠와우리의 줄임말이다

→ 이는 마쿠와우리를 줄인 말이다

《마키노 도미타로/안은미 옮김-하루 한 식물》(한빛비즈,2016) 118쪽


  “-의 줄임말” 꼴로 적으니 얄궂습니다. “-을/-를 줄인 말”처럼 적어야지요.


자기 나라의 훌륭한 이름이 있는데도 남의 나라 글자를 빌려와

→ 제 나라에 훌륭한 이름이 있는데도 다른 나라 글자를 빌려와

《마키노 도미타로/안은미 옮김-하루 한 식물》(한빛비즈,2016) 19쪽


  훌륭한 이름은 “제 나라‘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를 말하면 되는데, ‘남의’ 나라처럼 적으니 ‘-의’가 들러붙고 맙니다. 2016.6.14.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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