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의논 議論


 의논 상대 → 얘기 상대 / 이야기 짝

 의논을 거듭하다 → 얘기를 거듭하다

 한마디 의논도 없이 → 한마디 말도 없이


  ‘의논(議論)’은 “어떤 일에 대하여 서로 의견을 주고받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의견(意見)’은 “어떤 대상에 대하여 가지는 생각”을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생각을 주고받음”을 가리키는 ‘의논’인 셈이에요. 흐름을 살펴서 ‘이야기’나 ‘얘기’나 ‘말’로 손질해 보면 무척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2016.3.12.흙.ㅅㄴㄹ



의논해 보았습니다

→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 생각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 생각을 주고받았습니다

→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 생각을 말하거나 들었습니다

《이마이즈미 미네코/최성현 옮김-지렁이 카로》(이후,2004) 25쪽


의논 한 마디 하지 않다니

→ 얘기 한 마디 하지 않다니

→ 말 한 마디 하지 않다니

《요시모토 바나나/김난주 옮김-아르헨티나 할머니》(민음사,2007) 28쪽


뭉게뭉게 뭉쳐 돌아다니며 의논한다

→ 뭉게뭉게 뭉쳐 돌아다니며 얘기한다

→ 뭉게뭉게 뭉쳐 돌아다니며 말을 섞는다

→ 뭉게뭉게 뭉쳐 돌아다니며 이야기꽃 피운다

《이상교-좀이 쑤신다》(해와나무,2011) 26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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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반대의


 반대의 방향 → 다른 쪽 / 다른 곳 / 맞은쪽 / 맞은편

 집과 반대의 방향으로 가다 → 집과 다른 쪽으로 가다 / 집과 어긋난 쪽으로 가다

 반대의 의견 → 다른 생각 / 맞서는 생각

 반대의 목소리 → 반대 목소리 / 맞서는 목소리 / 손사래치는 목소리

 반대의 뜻을 가진 말 → 맞서는 뜻을 나타내는 말 / 뜻이 맞서는 말

 반대의 모습이 있다 → 맞서는 모습이 있다 / 다른 모습이 있다

 아동노동 반대의 날 → 아동노동 반대하는 날 / 아동노동 손사래 날

 반대의 입장에 서다 → 반대 자리에 서다 / 맞서는 자리에 서다

 그 반대의 경우로 발생하는 → 그 반대로 생기는 / 그와 다르게 생기는

 그 반대의 세계 → 그와 다른 세계 / 그와 거꾸로인 세계

 반대의 움직임이 커진다 → 반대 움직임이 커진다 / 맞서는 움직임이 커진다


  한자말 ‘반대(反對)’는 “1. 등지거나 서로 맞섬 2. 맞서 거스름”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쪽이 아닌 다른 쪽을 ‘반대(反對)쪽’이나 ‘맞은쪽’이라 합니다. 그래서 “반대의 방향” 같은 말마디는 ‘반대’를 살리는 ‘반대쪽’으로 손질할 만하고, 한 걸음 나아가서 ‘맞은쪽’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흐름을 살펴서 “다른 쪽”이라 할 수 있고, “집과 어긋난 쪽”처럼 쓸 수 있어요.


  ‘반대 + 의’ 꼴에서는 ‘반대’를 살리고 ‘-의’만 떨굴 수 있습니다. 말뜻 그대로 ‘맞서다’로 손볼 수 있고, ‘손사래치다’나 ‘거스르다’를 넣을 만한 자리도 있어요. 때로는 ‘거꾸로’라는 낱말이 잘 어울립니다.


  ‘찬성표·반대표’처럼 쓰는 자리라면 그대로 두어야 할 테지요. 그렇지만 “그는 이 일에 반대표를 던지다”는 “그는 이 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나 “그는 이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나 “그는 이 일을 안 좋다고 했다”쯤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3.12.흙.ㅅㄴㄹ



반대의 방향으로 접근하여

→ 반대쪽으로 다가서며

→ 다른 쪽으로 다가가서

→ 다르게 다가가서

→ 거꾸로 다가가서

《정명환-졸라와 자연주의》(민음사,1982) 236쪽


반대의 뜻을 표했지

→ 반대 뜻을 나타냈지

→ 반대했지

→ 손사래를 쳤지

→ 그리 하지 말라고 했지

→ 이 일은 아니라고 했지

→ 이렇게 살지 말라고 했지

→ 그곳에서 살지 말라고 했지

→ 그곳은 안 좋다고 했지

→ 그곳에서 어떻게 사느냐고 했지

→ 이곳으로 돌아오라고 했지

→ 이곳에서 살자고 했지

→ 이곳이 그곳보다 낫다고 했지

《이대우-새들아, 집 지어 줄게, 놀러오렴》(도솔오두막,2006) 87쪽


반대의 관점을 지니고 있었다

→ 반대로 보았다

→ 다르게 보았다

→ 거꾸로 보았다

→ 이와 다르게 생각했다

→ 이를 거꾸로 생각했다

《제프 다이어/한유주 옮김-지속의 순간들》(사흘,2013) 117쪽


차 조심하라고 당부를 한다지만 반대의 순간도 있다

→ 차를 살피라고 얘기를 한다지만 다른 때도 있다

→ 차를 살피라고 말을 한다지만 거꾸로인 때도 있다

→ 차를 살피라고 말을 한다지만 이와 다른 때도 있다

《한미화-아이를 읽는다는 것》(어크로스,2014) 204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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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탁월 卓越


 탁월한 선택 → 뛰어난 선택 / 훌륭히 고름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 뛰어난 재주가 있다 / 솜씨가 훌륭하다

 안목은 듣던 대로 탁월했다 → 눈썰미는 듣던 대로 뛰어났다

 기억력이 탁월하다 → 기억력이 뛰어나다 / 기억력이 훌륭하다


  ‘탁월(卓越)하다’는 “남보다 두드러지게 뛰어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뛰어나다’로 손질해서 쓰면 됩니다. 흐름을 살펴서 ‘훌륭하다’나 ‘멋지다’나 ‘빼어나다’를 쓸 만합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탁락(卓?)하다’나 ‘탁발(卓拔)하다’나 ‘탁절(卓絶)하다’나 ‘탁출하다(卓出)하다’ 같은 한자말이 비슷하게 있다고 나와요. ‘탁락하다 = 탁월하다’라 하고, ‘탁발하다 = 여럿 가운데 특별히 뛰어나다’라 하며, ‘탁절하다 =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나다’라 하고, ‘탁출하다 = 남보다 훨씬 뛰어나다’라 합니다. 그렇지만 ‘탁락·탁발·탁절·탁출’ 같은 한자말을 쓰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런 한자말까지 굳이 쓸 일은 없다고 느낍니다. 그저 ‘뛰어나다’를 쓰면 되기 때문입니다. 2016.3.11.쇠.ㅅㄴㄹ



동화 속의 판타지로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 동화에서 판타지로 훌륭하게 그린다

→ 동화에서 판타지로 뛰어나게 그려낸다

→ 동화에서 판타지로 멋지게 보여준다

《한미화-아이를 읽는다는 것》(어크로스,2014) 130쪽


탁월한 재능이 있음을 발견했다

→ 뛰어난 재주가 있음을 알았다

→ 훌륭한 재주가 있는 줄 알아챘다

《존 허시/김영희 옮김-1945 히로시마》(책과함께,2015) 211쪽


탁월함으로 간주되는 것을 결정하는 데 기준이 있다는 것입니다

→ 뛰어나다고 여기는 것을 가르는 틀이 있다는 말입니다

→ 뻬어나다고 여기는 것을 가르는 잣대가 있다는 뜻입니다

→ 훌륭하다고 여기는 것을 판가름하는 틀이 있다는 소리입니다

《테리 이글턴/이미애 옮김-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책읽는수요일,2016) 349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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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6-03-12 07:22   좋아요 0 | URL
빼어나다고 여기는 것을 가르는 잣대가 있다는 뜻입니다. ....가 좋네요.^^

이번에 우리 재단이 사옥 이전을 하였어요. 부산나들이하시면 한번 들러주세요. ^^

숲노래 2016-03-12 09:01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이사하시느라 힘드셨겠지만
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이 되어
즐겁게 일하시고 아이도 보살피시겠지요?
지난해부터 부산마실은 아직 안 했는데
부산에 가는 날에 꼭 연락하겠습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박수 拍手


 박수를 치다 → 손뼉을 치다

 박수가 쏟아졌다 → 손뼉이 쏟아졌다 / 손뼉소리가 쏟아졌다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 뜨겁게 손뼉을 보냈다 / 힘차게 손뼉을 쳤다


  ‘박수(拍手)’는 “기쁨, 찬성, 환영을 나타내거나 장단을 맞추려고 두 손뼉을 마주 침”을 뜻합니다. 그러니 “손뼉 침”을 가리키는 ‘박수’요, 한국말사전에 보기글로 실린 “박수를 치다” 꼴로는 쓰지 못합니다. 그렇게 하면 겹말이니까요. 더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손뼉을 치다”라 말하면 겹말로 잘못 쓸 일이 없습니다. 손뼉을 치니까 “손뼉을 친다”라 하고, 손뼉을 치는 일은 ‘손뼉치기’이며, 손뼉을 치며 나는 소리는 ‘손뼉소리’예요. 2016.3.10.나무.ㅅㄴㄹ



모두 박수들을 해서 내 입장을 화려하게 해 주던 일은

→ 모두 손뼉들을 쳐서 내가 나올 때 눈부시게 해 주던 일은

→ 모두 손뼉들을 보내어 내가 나올 때 환하게 해 주던 일은

《노천명-꽃길을 걸어서》(전위문학사,1978) 248쪽


큰 배우로서 성장하길 기대하는 박수를 보냈다

→ 큰 배우로 자라길 바라는 손뼉을 보냈다

→ 큰 배우로 자라길 바라며 손뼉을 보냈다

《안치운-추송웅 연구》(예니,1995) 머리말


관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 관중들은 손뼉소리를 보냈다

→ 관중들은 손뼉노래를 보냈다

→ 관중들은 손뼉치고 노래했다

《제시카 커윈 젱킨스/임경아 옮김-세상의 모든 우아함에 대하여》(루비박스,2011) 152쪽


벌떡 일어나 열렬한 박수를 쳐댔다

→ 뜨겁게 손뼉을 쳤다

→ 힘차게 손뼉을 쳤다

→ 불과 같이 손뼉을 쳤다

《톰 새디악/추미란 옮김-두려움과의 대화》(샨티,2014) 209쪽


선뜻 박수를 못 치겠더군요

→ 선뜻 손뼉을 못 치겠더군요

《손석춘·지승호-이대로 가면 또 진다》(철수와영희,2014) 36쪽


참새들을 쫓아내려고 박수를 쳤다

→ 참새들을 쫓아내려고 손뼉을 쳤다

《존 허시/김영희 옮김-1945 히로시마》(책과함께,2015) 197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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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약하다 弱


 맥박이 약하다 → 맥박이 가늘다 / 맥박이 여리다

 주먹이 약하다 → 주먹힘이 여리다 / 주먹힘이 얼마 없다 / 주먹이 세지 않다

 힘이 약하다 → 힘이 여리다 / 힘이 모자라다 / 힘이 없다

 바람이 약하다 → 바람이 여리다 / 바람이 잔잔하다

 위장이 약하다 → 위장이 여리다 / 위장이 튼튼하지 않다

 몸이 약해서 → 몸이 여려서 / 몸이 튼튼하지 않아서

 그의 의지는 너무 약하다 → 그는 마음이 너무 여리다

 그렇게 약한 말씀은 → 그렇게 여린 말씀은 / 그렇게 힘없는 말씀은

 추위에 약해서 → 추위를 못 견뎌서 / 추위에 힘들어서 / 추위를 못 이겨서

 술에 약한지 → 술에 못 이기는지 / 술을 못 견디는지 / 술을 못하는지

 수학에 약하다 → 수학을 못한다 / 수학이 어렵다

 노래에 약하니 → 노래를 못하니 / 노래를 못 부르니 / 노래 솜씨가 없으니


  ‘약(弱)하다’는 “1. 힘의 정도가 작다 2. 튼튼하지 못하다 3. 각오나 의지 따위가 굳지 못하고 여리다 4. 견디어 내는 힘이 세지 못하다 5. 능력, 지식, 기술 따위가 모자라거나 낮다”를 뜻한다고 해요. 한국말 ‘여리다’는 “1. 단단하거나 질기지 않아 부드럽거나 약하다 2. 의지나 감정 따위가 모질지 못하고 약간 무르다 3. 빛깔이나 소리 따위가 약간 흐리거나 약하다 4. 기준보다 약간 모자라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두 낱말을 살피면 ‘역하다’는 ‘여리다’라는 낱말을 빌어서 풀이하고, ‘여리다’는 ‘약하다’라는 낱말을 빌어서 풀이합니다. 겹말풀이라 할 수 있고, 한국말 ‘여리다’는 한자말로 ‘弱하다’로 옮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016.3.10.나무.ㅅㄴㄹ



약하게 흔들릴

→ 가볍게 흔들릴 

→ 살짝 흔들릴

→ 조금 흔드릴

→ 덜덜덜 흔들릴

《중자오정/김은신 옮김-로빙화》(양철북,2003) 122쪽


장마철 비에 약하다

→ 장마철 비에 못 견딘다

→ 장마철 비에 못 산다

→ 장마철 비에 못 버틴다

→ 장마철 비에 죽는다

→ 장마철 비에 시들고 만다

《후루노 다카오/홍순명 옮김-백성백작》(그물코,2006) 149쪽


북풍이 약해지고

→ 북쪽 바람이 잠들고

→ 된바람이 잦아들고

→ 높바람이 수그러들고

《모이치 구미코/김나은 옮김-장미마을의 초승달 빵집》(한림출판사,2006) 62쪽


실력이 약하다는

→ 힘이 모자라다는

→ 힘이 떨어진다는

→ 재주가 없다는

→ 솜씨가 없다는

→ 재주가 따르지 못한다는

→ 솜씨가 얼마 없다는

→ 재주가 안 된다는

→ 솜씨로는 안 된다는

《탄 카와이·로쿠로 쿠베/김희정 옮김-라면 요리왕 20》(대원씨아이,2008) 180쪽


하쓰요 부인은 몸이 약하고 가난했지만

→ 하쓰요 아줌마는 몸이 여리고 가난했지만

→ 하쓰요 아주머니는 몸에 힘이 없고 가난했지만

《존 허시/김영희 옮김-1945 히로시마》(책과함께,2015) 159쪽


우리는 너무 약하고, 초라하다

→ 우리는 너무 여리고, 초라하다

→ 우리는 너무 힘이 없고, 초라하다

《이계삼-고르게 가난한 사회》(한티재,2016) 46쪽


넌 약하지 않아

→ 넌 여리지 않아

→ 넌 힘이 없지 않아

《스므리티 프라사담 홀스/엄혜숙 옮김-당근 먹는 티라노사우루스》(풀과바람,2016) 26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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