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5.


《높이높이, 송송이와 돌돌이의 가을》

 이와무라 카즈오 글·그림/안미연 옮김, 아이세움, 2004.8.30.



아침부터 비가 온다. 새뜸(신문·방송)에서는 호들갑을 떤다. 이들은 밖에 나와 보기라도 하나? 아니면 제주섬이나 전라남도 바닷가 쪽에 와 보기라도 하나? 나라지기는 서울에 들어앉았을 테지. 돌개바람은 늘 제주섬부터 감싸면서 뭍으로 들어온다. 돌개바람이 올 적에 곧장 전라남도나 제주섬으로 날아와서 살필 노릇 아닐까? 먼발치에서 구경만 한들 무엇을 느낄까?‘서울―부산’을 오가는 사람은 많지만 ‘서울―경남·북’을 오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서울―제주’를 오가는 사람도 그렇게 많은데 ‘서울―전남’을 오가며 나라·이웃·마을·숲을 헤아리는 사람은 몇이나 되나? 돌개바람은 쓸어내려고 찾아온다. 사람들이 엉성하거나 엉터리로 올린 부스러기를 싹쓸이처럼 씻어낸다. 돌개바람이 지나간 숲을 본 적이 있을까? 숲은 늘 멀쩡하다. 《높이높이, 송송이와 돌돌이의 가을》은 서로 더 높이 올라가려는 두 아이를 가만히 보여주면서, 두 아이 이웃이 누구인지 밝히고, 두 아이가 누리는 삶터인 숲을 새삼스레 돌아보도록 이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만큼 담아내는 그림책이 거의 없다. 바탕을 숲으로 삼고, 줄거리를 동무랑 놀고 이웃이랑 사귀는 뼈대로 세워, 이야기를 사랑으로 오롯이 추스르기에 비로소 그림책일 텐데.


#いわむらかずお #カルちゃんエルくん

#カルちゃんエルくんたかいたかい #たかいたかい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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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4.


《해외생활들》

 이보현 글, 꿈꾸는인생, 2022.7.8.



오늘도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우리 책숲을 돌아본다. 며칠 앞서 새뜸(방송)으로 뭘 찍자고 하는 곳이 있었는데 더 전화가 오지는 않는다. 이들은 숲노래 씨가 쓴 책하고 낱말책을 안 읽어 보고서 찍겠다고 하니까 딱히 할 말이 없다. 가만 보면, 새뜸(신문·방송) 사람들은 책을 안 읽고서 글(기사)·그림(영상)을 내보내기 일쑤이다. 누구는 “어떻게 책을 다 읽어 보고서 만나요?” 하고 묻지만 “책쓴이를 만날 적에 책을 안 읽는다면 무슨 말을 하지요?” 하고 되묻고 싶다. “숲을 품는 사람을 만날 적에 숲을 마음으로 안 헤아리면 무슨 말을 하나요?” 하고 묻고도 싶다. 《해외생활들》을 읽었다. 큰아이하고 곁님도 읽었다. 이야기를 열다가 미처 다 펴지 못 하고서 맺었다고 느꼈다. 김포에서 〈책방 노랑〉을 가꾸는 책집지기이기도 한 글님이니, 이다음에 쓸 책에서는 찬찬히 마저 풀어내리라 하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해외’는 섬나라 일본에서 바라보는 ‘외국’이다. 우리는 “바다밖(해외)”이 아닌 “나라밖(외국)”이라고 말해야 알맞다. 오늘날 이 나라에서 쓰거나 퍼진 숱한 말씨는 ‘우리말씨 아닌 일본말씨’요 ‘일제강점기 군국주의·제국주의 말씨’인데, 다들 잊어버렸을까. 어쩌면 처음부터 배운 적이 없을 수 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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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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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3.


《언어의 탄생》

 빌 브라이슨 글/박중서 옮김, 다산북스, 2021.6.30.



오늘도 비가 온다. 구름이 걷히고서 해가 나다가 다시 비가 오다가, 구름이 가득하다. 온갖 날씨를 하루에 보여준다. 읍내로 저잣마실을 다녀오고서 등허리를 편 뒤에 저녁나절에 책칸을 조금 추스른다. 《언어의 탄생》을 읽었다. “영어의 역사, 그리고 세상 모든 언어에 관하여”처럼 작은이름이 붙는데, 1990년에 나온 이 책은 영어로 “엄마말, 영어 이야기”라고만 나왔다. 우리말로 옮기면서 ‘-의 탄생’이라는 일본말씨가 되었고, 펴냄터에서는 “세상 모든 언어에 관하여”라 붙였으나, 막상 빌 브라이슨 님은 “영어 이야기”라고만 붙였다. 책을 읽는 내내 ‘말’ 이야기가 아닌 ‘영어’ 이야기뿐이라고 느껴 알쏭했는데, 영어책 이름을 살피고 보니 펴냄터에서 사람들 눈을 슬그머니 속인 셈이로구나 싶더라. 온누리 숱한 말 가운데 하나인 영어를 다룬 책인데 왜 “모든 말 이야기”라고 속이는 이름을 붙일까? 영어만 알거나 다루면 모든 말을 다 알거나 다룰 수 있다는 뜻인가? 우리말로 옮긴 적잖은 책은 펴냄터에서 이름을 슬쩍 바꾸거나 줄거리를 슬며시 건드리기도 한다. 좀 그러지 말자. 그렇지만 “한글과 우리말”이 어떻게 다른지 헤아리지 않는 사람이 많고 “한글과 훈민정음”을 옳게 가르지 못 하는 사람도 많으니 …….


#MotherTongue #theStoryoftheEnglishLanguage #BillBry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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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2.


급식 드라이빙

 조교 글, 인디펍, 2021.8.20.



지난밤부터 비가 온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마감꾸러미 하나를 추슬러서 보내니 새벽 다섯 시. 아침하고 낮에도 비가 온다. 한숨 자고서 다시 하루를 갈무리한다. 가스를 시킨다. 54000원. 여섯 달쯤 앞서 시킬 적에는 42000원이었다. 큰고장에서는 ‘도시가스’로 불을 때고 밥을 지으니 ‘차상위계층 난방비 지원’을 ‘도시가스비 9만 원’을 다달이 준다고 들었는데, 시골에서는 ‘도시가스’가 안 들어오니 다르게 해야 할 텐데, 군청·면사무소는 팔짱을 낀다.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 가게를 다녀온다. 열흘 만에 마을들녘을 둘러보니 어느새 누렇게 물결친다. 하늘은 구름잔치이다. 《급식 드라이빙》을 읽었다. 이 나라에서 쓸쓸하다 싶은 민낯을 보여주는 책 가운데 하나로 삼을 만하다. 다만, 글을 쓰는 분이 뭔가 조금 더 헤아려 보면 좋겠다고 느낀다. 삶이란, 일이란, 꿈이란, 사랑이란 뭘까? 이 대목을 찬찬히 생각하면서 글줄을 여미기를 빈다. 그리고, 책잔치나 책수다란 자리에 ‘이름값 높은 글바치’로 채우는 짓은 이제 멈추면 좋겠다. 집안일을 하는 아줌마 아저씨에, ‘급식실 영양사’에 ‘학교 수위’에 ‘버스·택시 기사’에 ‘시골 흙짓기 할매 할배’처럼, 삶자리 곳곳을 천천히 돌아볼 이웃이 살림수다를 펴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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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1.


《아피야의 하얀 원피스》

 제임스 베리 글· 안나 쿠냐 그림/김지은 옮김, 나는별, 2021.11.27.



집안을 치운다. 여럿이 함께 움직이니 빠르면서 수월하다. 낫을 쥐어 풀을 슥슥 벤다. 이럭저럭 일손을 추스른 뒤에 드러누워 쉰다. 어제 〈자연의 철학자들〉이라는 풀그림에서 이모저모 물어보는데 고단했다. 너무 서두르면서 이튿날 고흥으로 찾아와서 더 물어봐도 되느냐 하는데, 곁님하고 아이들한테 먼저 물어보겠다고 하면서 끊었다. 그들(방송국)은 구태여 ‘네 사람’을 다 찍으려 하는데, 왜 그래야 할까? 넷 가운데 셋은 안 찍히겠다고 밝혀, 우리가 고흥에서 짓는 여러 살림 이야기를 2015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고는 다 손사래쳤다.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이야기에, 책숲마실 다니는 이야기에, 책마루숲을 꾸리는 이야기에, 노래꽃 쓰는 이야기에, 걷거나 자전거 타는 이야기에, 풀꽃나무랑 노는 이야기만 해도 1시간을 채우기 빡빡해 보일 뿐 아니라, 숲노래 씨가 쓴 책을 하나라도 읽었다면 귀찮게 안 하리라. 제발 책을 좀 읽고서 물어봐야(인터뷰·취재) 하지 않을까? 《아피야의 하얀 원피스》를 되읽으며 풀노래를 듣는다. 그림책에까지 ‘-의’를 넣고 ‘원피스’란 영어를 그냥 쓰지만, “아피야 이야기”일 뿐이고, “아피야네 흰치마”이면 될 텐데. 멋부리지 않으면 좋겠다. 글책도 그림책도 삶만 다루기를 빈다.


#aStoryAboutAFIYA #JamesBerry #AnnaCunha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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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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