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28.


《다 함께 행복한 공공도서관》

 신남희 글, 한티재, 2022.1.17.



자전거로 붕어빵을 장만하러 간다. 면소재지에 이르니 아슬아슬 자전거를 타는 면소재지 푸름이 둘이 보인다. 붕어빵집에서 덧없는 수다를 떠는 푸름이를 본다. 마음을 가꾸는 말이 아닌, 또래 앞에서 뭔가 우쭐거리려고 뱉는 말씨는 쉽게 티가 난다. 그렇다고 시골 푸름이를 탓할 노릇은 아니다. 이 아이들 어버이 말씨가 고스란히 묻어나고, 이 아이들이 다니는 배움터에서 길잡이란 어른이 쓰는 말씨가 그대로 흐른다. 다만, 아이들도 스스로 깨달을 노릇이다. 둘레 어른들을 흉내내지 말고 스스로 마음을 바라보면서 생각을 살찌워 스스로 사랑빛으로 거듭나는 말을 찾아야지. 배움수렁(대학입시)으로 가는 배움터가 아닌, 스스로 참어른으로 서는 길을 배울 적에 비로소 말씨가 바뀐다. 집으로 돌아와서 자전거를 들이고 발을 씻으려는데, 바깥물가에 죽은 척하는 새끼 뱀이 있다. 이 곁에 큰 풀개구리가 있다. 새끼 뱀이 풀개구리를 잡으려 했나, 아니면 큰 풀개구리가 새끼 뱀을 잡았을까. 《다 함께 행복한 공공도서관》을 읽으며 몹시 아쉬웠다. ‘그자리’에 서며 펼 말이 많을 텐데, 감투꾼(공무원) 같은 줄거리만 흐른다. 책숲(도서관)은 모름지기 나라가 뒷배할 노릇이되 ‘아름책을 가리고 솎아 건사하는 몫’은 우리가 할 일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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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27.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양상규 글, 블랙피쉬, 2020.9.28.



읍내로 저잣마실을 다녀오면서 장기알을 장만한다. 예전에 장만한 장기알은 두 아이가 갖고 놀다가 거의 다 어디론가 사라졌다. 새로 산 장기알을 척척 놓으면서 어떻게 두는가 알려준다. 먼저 숲노래 씨가 혼자 두 쪽을 움직이면서 보여준다. 이렇게 가고, 이렇게 잡고, 이렇게 서로 임금(왕)까지 잡으면 끝나는 놀이란다. 작은아이랑 큰아이하고 장기를 넉 판 두는데 네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아, 그래, 장기를 두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지. 오늘도 밤별을 보면서 잠자리에 든다. 많이 늦었다.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을 읽었다. 줄여서 ‘어서어서’라고 한다. 경주마실은 아직 못 했다. 고흥서 순천을 거쳐 포항으로 갈 적에 경주나루를 지나가는데, 이다음에는 경주에서 내려 경주책집을 들르자고 생각해 본다. 글님이자 책집지기님이 풀어놓은 이야기처럼 모든 책집은 “어디에나 있으면서 어디에도 없”다. 똑같은 사람이 없듯 똑같은 책집이란 없다. 마을책집은 저마다 마을을 사랑하는 숨결로 스스로 천천히 나아가면 아름답다. 큰 펴냄터에서 장삿속으로 ‘동네책방 에디션’을 자꾸 내놓는다만, 이들 손아귀를 뿌리치는 의젓하고 옹골찬 책집지기가 늘기를 빈다. 작은책이 마을하고 숲하고 책집하고 아이들 모두를 살린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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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26.


《하늘을 나는 마법약》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김영진 옮김, 비룡소, 2017.2.24.첫/2019.9.3.3벌


군산에서 광주를 거쳐 고흥으로 간다. 바깥마실을 마치고 돌아온 저녁이다. 곁님하고 아이들하고 한참 이야기를 하고서, 찌뿌둥한 몸을 누이고 난 저녁에, “하늘에 오로라가 있는 듯한데?” 하고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뜨니, 참말로 빛무지개(또는 빛기둥)가 하늘 가장자리를 덮는다. 고흥에서는 밤마다 미리내(은하수)를 늘 보는데, 빛무지개(또는 빛기둥)는 처음 만난다. 밤하늘 별잔치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노라면 반짝이(유에프오)도 어렵잖이 본다. 반짝이는 멀리 있지 않다. 밤하늘을 가만히 보는 누구나 만난다. 《하늘을 나는 마법약》은 아름책이다. 아껴서 읽는다. 흙으로 돌아간 윌리엄 스타이그 님은 더는 다른 그림책을 내놓을 수 없으니, 이 그림책 느낌글도 일부러 미룬다. 조금 더 마음에 품고 싶어서. 조금 더 돌아보고 싶어서. 그런데 영어로 나온 책이름은 “Gorky Rises”이다. ‘마법약’으로 하늘을 나는 줄거리가 아니다. 생각해 보라. ‘마법약’을 손에 쥐어도 못 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날개를 달아도 파닥거리기만 할 뿐인 사람도 많다. 책이름을 함부로 바꾸면 지은이 속빛을 감추거나 가리는 꼴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일부러 속빛을 못 읽도록 바꿀는지 모른다. 누구나 날 수 있는 줄 깨달으면 나라가 뒤집힐 테니까.


#WilliamSteig #GorkyRises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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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25.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

 이승미 글, 월간 토마토, 2021.4.26.



바지런히 글쓰기를 하며 새벽을 맞는다. 시외버스를 타고서 군산으로 간다. ‘채만식 글꽃돌(문학비)’을 찾아가려는데 ‘도시가스 삽질’에 ‘김수미 길’ 알림판만 큼직하고 곳곳에 붙는다. 말랭이골 마을책집 〈봄날의 산책〉을 찾아간다. 볕이 아주 잘 든다. 이윽고 〈그림산책〉으로 찾아간다. 택시로 움직이는데 “거기에 책집 없을 텐데요?” 한다. 책집은 어떤 모습이어야 책집으로 알아볼까? 이 나라에 책집이 서서 누구나 드나든 지 기껏 100해조차 안 된다. 우리는 책집이란 어떤 곳인지 아직 모르는 셈 아닐까? 우리 나름대로 새롭게 가꾸는 길을 잊기도 하고, 우리 스스로 차근차근 돌보는 살림을 잃으면서, “책이란 무엇이고, 책읽기란 무엇일까?” 같은 첫발짝부터 아직 못 디딘 셈이지 싶다. 해거름을 보며 책짐을 질끈 짊어지고서 천천히 저녁길을 걸어서 길손집에 깃든다. 겨울철새가 날아드는 노랫소리를 어둠빛 사이로 듣는다.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를 겨우 읽었다. ‘살섞는 줄거리’를 다룬 글꽃(문학)만 다루는 책을 읽어내기란 벅차다. 살림하는 하루, 사랑하는 하루, 아이랑 노래하는 하루, 어른으로서 삶을 짓는 하루, 자전거를 타고 두 다리로 거니는 하루, 숲을 품는 하루를 다룬 책은 다들 멀리하는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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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24.


《미카의 왼손》

 나카가와 히로노리 글·그림/김보나 옮김, 북뱅크, 2022.8.10.



“안 춥냐?”고 묻는 숱한 사람들을 보며 “왜 춥나요?” 하고 되묻는다. 적잖은 사람들은 “뭔 듣도 보도 못 한 그런 책을 읽느냐?” 하고도 묻는다. 이름난 글님이 쓰지도 않은 책을, 펴냄터가 낯선 책을, 꽤 묵은 책을 뭐 하러 읽느냐고 묻는데, “껍데기를 읽나요, 알맹이를 읽나요?” 하고 되묻는다. “사람을 옷으로 읽나요, 마음으로 읽나요?” 하고 더 묻는다. 마음에 무슨 꿈·사랑을 심으려는 삶일까? 부천에서 서울로 가는 전철길에 ‘책한테 드림’이라는 노래꽃을 새로 쓴다. 글꽃은 늘 샘솟는다. “왜 이런 이야기를 안 쓰지?” 하는 생각이 들면 어느새 내가 “둘레에서 아무도 안 쓰는 이야기”를 쓰더라. 〈메종인디아〉에 들르고서 〈서울책보고〉로 건너가서 〈뿌리서점〉하고 〈신고서점〉 두 곳이 걸어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녁에 부천 〈용서점〉으로 가서 ‘책씨앗꽃(책방학교)’을 펴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이야기를 한다. 《미카의 왼손》은 둘이 어떻게 동무로 사귀고 마음을 여느냐 하는 줄거리를 다룬다. 왼손을 쓰건 오른손을 쓰건 동무는 동무일 뿐이다. 키가 크건 작건, 얼굴이 어떤 모습이건, 돈이 있건 없건, 이름났건 이름 안 났건, 이웃은 이웃이다. 마음으로 안 읽는다면 책읽기가 아닌 겉훑기에 자랑질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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