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 다카키 마사오, 박정희에게 만주국이란 무엇이었는가
강상중.현무암 지음, 이목 옮김 / 책과함께 / 2012년 9월

전쟁과 학살을 좋아한 두 ‘식민 제국주의 권력자’를 맞대어서 한국 현대사를 살피는 책 한 권. 하나는 일본사람으로서 일본 제국주의 권력자로 살며 일본 사회를 억누르려 했다면, 다른 하나는 일본 제국주의에 빌붙은 한국사람으로서 한국 사회를 시커먼 어둠이 되도록 짓밟았다.

[100자평] 정복의 조건

정복의 조건 - 유럽은 어떻게 세계 패권을 손에 넣었는가
필립 T. 호프먼 지음, 이재만 옮김, 김영세 감수 / 책과함께 / 2016년 10월

유럽이 지구별에서 어떻게 권력을 거머쥐어 식민지를 거느리거나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를 힘으로 억누를 수 있었는가 하는 대목을 밝힌다. ‘무기?화약’ 개발 흐름이 드세기도 했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는 ‘아쉬울 것 없이 넉넉하게’ 사느라 굳이 ‘침략?정벌’에 안 나섰다는데 …….

[100자평] 연옥의 봄

연옥의 봄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493
황동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1월

포도술 병을 비우고, 서양고전음악을 듣고, 자동차를 몰고, 김치수를 그리고, 아파트 뒷산을 거닐고, 풀꽃 앞에서 꽃이름이 하나도 안 떠오르고, 안경을 잃고, 술자리나 모임에 다니고, 이러면서 참 많이 늙었네 하는 이야기가 흐른다. 그저 살아가는 대로 살림살이를 수수하게 풀어낸다.

[100자평] 화살표 새 도감

화살표 새 도감 ㅣ 한눈에 알아보는 우리 생물 3
최순규 지음 / 자연과생태 / 2016년 12월

‘새’를 담는 도감을 엮기가 힘들단다. 새를 사진으로 찍기부터 참 어렵다는데, 새를 꾸준히 살펴서 한살이를 밝히는 일도 힘들단다. 엇비슷한 새를 슬기롭게 가누고, 우리를 둘러싼 새를 조곤조곤 얘기하자면, 어려움을 넘어서면서 따사로운 숨결도 있어야지 싶다. 아이들이 이 책을 아주 반긴다.

[100자평] 내 친구 꼬마 거인

내 친구 꼬마 거인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6
로알드 달 지음, 퀜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16년 7월

원작을 영화로 찍었다면 참말 원작을 꼭 봐야겠다고 새삼 느낀다. 어떻게 원작에 있는 깊거나 너르거나 재미난 이야기를 영화에는 쏙 빠뜨릴 수 있을까? 사랑스러운 ‘꼬마 거인’이 깜찍한 아이한테 꿈과 삶을 들려주면서 아이랑 함께 저마다 씩씩하게 홀로서는 이야기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