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변신 2023.3.1.물.



‘변신’이란, 몸을 바꾼다는 말이야. 몸을 바꾸기란, 그동안 보고 듣고 겪은 일을 더는 안 보고 안 듣고 안 겪겠다는 말이야. 이제부터 새길을 보고 듣고 겪을 마음이기에 ‘새몸되기’를 하려는 길이지. 네가 잠들려면 몸을 내려놓고서 힘을 빼야겠지. 네가 눈뜨고 일어나려면 잠은 끝내고서 몸에 힘을 끌어모아야 할 테고, 밤에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는 길도 너로서는 ‘몸바꿈·새몸되기(변신)’야. 이뿐일까? 밥을 먹거나 똥오줌을 누거나 숨을 쉴 적에도 넌 끝없이 ‘몸바꿈·새몸되기’를 한단다. ‘먹지 않고서 다른 일을 하던 너’를 멈추어야 ‘먹으면서 다른 일을 안 하는 너’가 되지. ‘숨을 안 쉬는 너’를 멈추어야 ‘숨을 쉬는 너’가 돼. 아무리 작은 몸짓이나 눈짓이어도 ‘네가 너 스스로 몸을 바꾸는 길’이란다. 느껴 봐. 느껴서 받아들여 봐. 느껴서 받아들였으면 알아차리렴. 이러며 네 마음에 꾸준히 ‘생각씨’를 심으렴. 넌 ‘어떤 나(너)’가 되려 하니? 넌 ‘어떤 빛’으로서 숨쉬며 네 하루를 걸으려 하니? 1분도 1초도 아닌, 0.1초도 0.01초도 아닌, 아주 작은 토막 같은 틈으로 네 몸이 움직인단다. 이 얼거리를 느낀다면, 넌 ‘부러진 팔’을 곧 ‘튼튼한 팔’로 바꾸고, ‘빠진 머리카락’을 이윽고 ‘새로 난 머리카락’으로 바꾸지. ‘아픈 곳’을 ‘눈부시게 나은 곳’으로 스스로 바꾸렴. ‘싫은 티’를 ‘기쁜 노래’로 바꾸고, ‘맛없는 밥’을 ‘잔칫밥’으로 바꿔 봐. 네 ‘마음’이란 네 ‘하늘’이야. 마음에서 피울 빛(선물)은 네가 스스로 심어야 나온단다. 네가 주니 네가 받고, 네가 안 주니 넌 빈털터리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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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내가 쓴다 2022.8.16.불.



남이 쓴 글은 남이 누린 삶이자, 남이 그린 꿈이요, 남이 걷는 길이야. 남이 쓴 글을 기릴 수 있을 테지만, 좋아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넌 너이니까 네 삶을 누리고 보고 느끼고 일구면서 네 살림을 그려서 담으면 돼. 네가 손수 차려서 누리는 밥은 ‘줄거리(내용)가 무엇이든 스스로 살찌우는 빛’이란다. 너는 ‘네가 차린 밥’만 보기를 바란다. ‘남이 차린 밥’하고 네 밥을 견주거나 대지 마. 남을 부러워하지도 비웃지도 마. 너는 네가 누릴 밥이 반짝거릴 수 있도록 가만히 보면서 빙그레 웃으면 넉넉해. 알겠니? 줄거리(내용)는 대수롭지 않아. ‘줄거리에 담는 알맹이(핵심)’가 대수롭단다. 그러면 알맹이는 뭘까? 알맹이란, 네가 스스로 차린 밥을 오롯이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는 눈망울로 빛살을 담아서 이루는 숨결이란다. 넌 무엇을 먹든 ‘네가 생각하고 말한 숨결’을 먹는 셈이지. 넌 무엇을 쓰거나 읽든 ‘네가 생각하고 말하려는 숨결이 흐르는 이야기’를 받아들인단다. 잔칫밥을 짓고 차리고 먹어도 자꾸 모자라거나 아쉽다고 느끼는 까닭을 스스로 알아차리기를 바란다. 넌 자꾸 ‘줄거리’를 너무 따지거나 높이 여기더구나. 그래, 오줌말이나 똥물을 먹기는 아직 힘들겠지. 그러나 겉모습에 휘둘리지 마. 옷도 글도 밥도 책도 이름도 돈도, 겉모습이 아닌 속내에 흐르는 빛을 볼 노릇이야. 네 이야기는 네가 쓰렴. 네 삶이야. 밉지도 곱지도 않은, 그저 네가 사랑할 삶이란다. 그러고 보니 너희는 ‘똥오줌’을 거름으로 삼은 푸성귀로 차린 밥을 ‘유기농’이라고 좋아하더라. 돌고도는 살림을 반긴다면서, 글은 왜 너희 삶을 스스로 돌고돌리는 길에 쓰지 못 할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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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줄이는데 2022.8.11.나무.



너는 언제나 애쓰지. 누가 모르겠니? 다 안단다. 네 땀방울이 얼마나 값지다고 누가 말로 나타내지 않아도 네 땀방울은 늘 값지단다. 네가 애쓰는 줄 잘 알아보지 않거나 치켜세우지 않아서 섭섭하니? 너는 틀림없이 조금씩 줄이면서 바꾸어 나가는데, 네가 조금씩 줄이느라 애쓰는 땀방울을 둘레에서 안 알아보니 서운하니? 그런데 보렴. 네 둘레에서는 ‘네가 그냥 하루아침에 가볍게 싹 갈아엎을 수 있는 줄 아는데, 네가 미적미적하듯 부러 빙그르르 돌아가기만 한다’고 느낄 만해. 조금씩 줄이면서 바꾸어도 대단하지. 그런데 너는 ‘대단하구나’라든지 ‘잘하는구나’라든지 ‘훌륭하구나’ 같은 소리를 오래오래 들으려고 조금씩 바꾸니? 아닐 테지? 누가 너더러 “아직 안 하네?”라든지 “아직 멀었어?” 하고 묻거나 따진다면 “잘못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마음을 추슬러서 새로 하겠습니다.” 하고 고개숙이며 말하렴. 넌 늘 처음부터 새마음으로 할 노릇이야. 그저 그대로 가다가는 끝이 안 나고, 둘레에서도 힘들기에, 비로소 너한테 말을 건단다. 너는 이 목소리를 기쁘면서 고맙게 들으렴. 누가 말하든 반가이 절하렴. 어떻게 말하든 “곰곰이 짚으면서 고치겠습니다.” 하고 수그리렴. 수그리지 않는 나락은 알맹이가 못 여물어. 수그리는 나락이어야 알맹이를 넉넉히 열어. 넌 늘 한단다. 봄에 꽃이 피듯, 여름에 잎이 푸르듯, 가을에 열매가 익듯, 겨울에 씨앗이 꿈꾸듯, 네 하루를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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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소리 2021.12.13.달.



소리·말·이야기, 이 셋이 가만히 흐르지. 그저 흐르며 들리지만 무슨 뜻인 줄 모르기에 ‘소리’야. 흐르며 들리는 줄 느끼지 못하면 ‘바람’이지. 이제 무슨 뜻인가 읽는다면 ‘말’이란다. 이 말을 혼자 품기보다 둘레에 나누려고 저마다 삶을 담으면 ‘이야기’로 나아가지. ‘소리·말·이야기’ 셋이 다른 줄 생각해 봤니? 이 셋이 네 곁에서 어떻게 흐르고 자라고 퍼지는가를 헤아려 봤니? 그저 들리기만 하고, 뜻이 감도는 줄 못 느낀다면 ‘소리’란다. 아직 네가 마음을 기울이지 않을 적에도 ‘소리’야. 듣고 싶지 않거나 하고 싶지 않을 적에는 ‘잔소리’로 여긴다는 셈이고, 새가 ‘노래한다’고 하면 새하고 마음으로 틔워서 만난다는 셈이야. 마음을 기울여 생각을 담기에 ‘말’이잖아. 이 말을 나누려 할 적에는 마음을 ‘잇는’단다. ‘잇는 말 = 이야기’야. ‘잇는 말’이기에 너도 말을 하고 나도 말을 하지. “이야기 = 잇는 말 = 오가는 말/주고받는 말/나누는 말/흐르는 말”이지. ‘이야기’는 그저 생각만 나누는 말·일·자리가 아니야. 생각에 담은 뜻을 서로 펴면서 하루를 새롭게 짓고 싶은 꿈이 흐르기에 ‘이야기’란다. 이 이야기를 펴면서 가르치고 배워. ‘이야기 = 가르치고 배우는 자리’라고도 하겠지. 먼 옛날부터 ‘삶을 손수 짓고, 살림을 함께 가꾸며, 사랑을 스스로 길어올린 사람’은 ‘이야기’에 슬기를 얹어서 들려주었어. 이야기를 물려주고 물려받으면서 ‘손수짓기(자급자족)’를 깨달았단다. 이야기를 들으며 집·밥·옷을 짓는 길을 익혀 왔어. 너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소리’만 내겠니? ‘말’만 하겠니? ‘이야기’를 펴고 듣겠니? 삶·살림·사랑을 짓는 사람으로 가려 한다면 꼭 ‘소리·말·이야기’를 제대로 바라보렴.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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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든 2021.12.12.해.



아직 없으니까 데려오고 싶지. 이제 있다면 이곳에 있는 대로 실컷 쓰면 돼. 아직 있으니까 나누고 싶어. 이제 없다면 가볍게 탁 털고서 일어서면 돼. 없으니 얻어. 없으니 엉성하거나 어지러울 만한데, 없으니 어디이든 간단다. 있으니 이어주지. 있으니 이따금 이야기로 하는데, 있으니 이제부터 새길을 간단다. 너한테 무엇이 없고 있는지 들여다보렴. 너한테 무엇이 없어서 즐겁고 서운한지 바라보렴. 너한테 무엇이 있어서 신나고 시무룩한지 헤아리렴. 없기에 바라도 되고, 있기에 가꾸어도 돼. 없기에 가벼우면 되고, 있기에 활짝 펴서 홀가분하면 돼. 없기에 슬프다면, 있기에 똑같이 슬프단다. 있기에 벅차면, 없기에 늘 버겁지. ‘있고없음·없고있음’은 늘 함께야. 따로인 적은 없어. 있기에 없고, 없기에 있지. 네가 눈을 제대로 뜨면 ‘있든 없든’ 네 눈으로 보면서 네 길을 가더라. 네가 눈을 질끈 감으면 ‘있든 없든’ 남 눈에 휘말리면서 남이 시키는 대로 휘둘리지. 그러나 휘말리고 휘둘리기에 네 몸에는 ‘남이 시키는 멋’이 무엇인지 찬찬히 쌓여. 쌓여서 ‘있기’에 길들며 잠들기도 하고, 쌓여서 ‘있더’라도 곧 털어내려고 눈뜨기도 해. 스스로 그려서 하노라면 ‘남을 볼 일’이 없으니까 휘말림·휘두름을 모르지. 알 까닭이 없어. 스스로 그려서 하는 오늘이 ‘있기’에 한결같이 노래하고 춤추는데, 스스로 그려서 하는 오늘이 ‘있기’에 한결같이 노래하고 춤추는데, 스스로 그려서 하는 오늘이 ‘있더’라도 문득 넋을 놓으면 조금씩 남을 쳐다보다가 ‘네가 여기 있는’ 줄 잊어 간단다. 깨달았기에 안 흔들리고 가면 좋니? 깨달았기에 출렁출렁 오르내리며 놀면 어떠니? 못 깨달았기에 또 남을 쳐다보면서 헤헤거리면 어때? 안 깨달으면서 쳇바퀴를 맴돌면 나쁘니? 곧게 가는 길이야. 돌아가는 길이야. 헤매도 길이야. 껑충 뛰거나 날아도 길이야. 어느 길에 서든 네가 있는 곳을 보렴.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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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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