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42. 우리가



  책상 하나를 짜 놓으니 마당에 놓아 두 사람이 곁에 놓으면서 놀 만하다. 너른 평상도 하나 짜 놓으니 마당을 한결 널찍하게 누릴 만하다. 우리가 하나씩 이룬다. 우리가 천천히 짓는다. 때로는 더딜 수 있고, 때로는 넘어질 수 있는데, 우리가 나아가는 결을 헤아리면서 한 걸음씩 새로 딛는다. 나무 밑 그늘을 누릴 수 있을 적에 마당이면서 보금자리가 된다고 느낀다. 나무 곁에서 바람노래를 들을 수 있을 적에 하루를 열고 닫는 기쁨을 새삼스레 배운다고 느낀다. 오늘 하루는 어떤 숨소리를 나누면서 우리가 손을 맞잡으면서 생각을 키울까. 2016.6.22.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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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집놀이터 141. 같이 놀자



  우리는 같이 논다. 우리는 즐겁게 논다. 우리는 상냥하게 논다. 우리는 씩씩하게 논다. 우리는 마음껏 논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논다. 우리는 아침저녁으로 논다. 우리는 놀면서 큰다. 우리는 놀면서 배운다. 우리는 놀이를 새로 지으려고 이 땅에 태어났다. 우리는 놀이하는 마음을 고이 펼치면서 꿈을 키우는 삶이다. 그러니 같이 놀고,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살면서 이야기가 흐른다. 도란도란 속닥속닥 까르르르 가만히 퍼지는 웃음마다 신나는 바람이 깃든다. 2017.6.22.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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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집놀이터 140. 그곳에



  우리가 서는 이곳에 이야기가 흐른다. 우리가 바라보는 그곳에 꿈이 자란다. 아이하고 함께 걸어가는 이곳에 발자국 소리가 퍼진다. 우리가 바라보며 나아가는 그곳에 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우리가 함께 있는 이곳에 노래가 있다. 우리가 같이 바라보며 찾아가는 그곳에 아직 알 수 없는 어느 한 가지가 있다. 무엇을 보면 즐거울까? 무엇을 보면서 새로운 하루를 열까? 무엇을 생각하면 아름다울까? 무엇을 생각하면서 우리 살림을 지을까? 스스로 배우려는 마음일 적에 배운다. 스스로 먹으려고 하는 손짓일 적에 먹는다. 스스로 이루려는 꿈일 적에 이룬다. 스스로 나누려는 사랑일 적에 나눈다. 이곳에서 그곳으로 가려면 우리가 스스로 마음에 담을 생각이라는 씨앗이 있어야 한다. 그냥 이루거나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 모두 오늘 이곳에서 생각하며 움직이는 대로 이루거나 해내는 일이지 싶다. 2017.5.30.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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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집놀이터 139. 냄새



  나무를 켜면 나무 냄새가 퍼진다. 마땅하지. 나무마다 냄새가 다르다. 더없이 마땅하지. 나무를 켜지 않아도, 나무 곁에 서면 나무가 베푸는 냄새를 맡는다. 그지없이 마땅하지. 나무 스스로 이룬 숲이 있고, 사람들이 애써 가꾼 숲이 있다. 어느 숲이든 우리가 이 숲에 깃들면 온갖 나무가 어우러지면서 빚는 냄새가 우리 몸을 감싸 준다. 참말로 마땅하지. 나무는 이 땅에 뿌리를 박고 서기만 하더라도 우리를 즐겁고 넉넉하게 감싼다. 나무를 우리가 베어서 써야 한다면 알맞게 베어서 쓸 적에 우리 살림이나 세간으로 거듭나 준다. 아이들하고 나무를 켜면서 얼마나 짙은 냄새가 훅훅 끼치면서 우리 도서관학교 언저리를 가득 채우는가 하고 새삼스레 느낀다. 나무를 켜는 우리 손에서는 어떤 냄새가 퍼질는지, 우리가 서로서로 어떤 냄새를 풍기는 사람으로 삶을 지을는지 헤아려 본다. 2017.4.23.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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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집놀이터 138. 느낀다



  더운 날에는 더위를 느낀다. 추운 날에는 추위를 느낀다. 즐거운 날에는 즐거움을 느끼고, 슬픈 날에는 슬픔을 느낀다. 무엇이든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새삼스레 받아들이면서 배운다. 느끼면서 배운다. 느낌이 있기에 하루를 살아내는 새로운 길에 선다고 할 만하다. 그렇다면 이 하루에 무엇을 마주하면서 느낄 적에 우리 배움살림은 아름다울 만할까.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배우려는 살림을 지으려고 이 땅에 태어났을까. 더 좋은 것을 느끼게 하려고 애쓰는 일도 좋을 테고, 더 나은 것을 느끼게 해 주려고 힘쓰는 일도 좋을 테지. 다만 아이들만 이 좋거나 나은 것을 느끼도록 하는 데에서 그치지 말고, 어른들 스스로 이 좋거나 나은 것을 느낄 수 있어야지 싶다. 어른 스스로 기쁘게 느끼고, 기쁘게 나누는 몸짓으로 아이들하고 이웃들한테 따사로이 춤추는 몸짓이 되어야지 싶다. 2017.4.1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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