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2 몰지 않는다



  “책을 그렇게 많이 사는데, 자동차를 몰면 좀 낫지 않아요?” “부릉부릉 몰면 틀림없이 안 짊어지고 다닐 테니 가볍거나 수월할는지 몰라요. 그러나 손잡이를 잡으면, 책을 못 읽고 글을 못 쓰고 빛꽃(사진)을 못 찍고, 졸릴 적에 잠들 수 없어요.” 책을 산다고 해서 끝이지 않습니다. 읽으려고 사는 책이니, 산 책은 책집을 나서며 걸을 적부터 읽습니다. 저는 걸으면서 읽고, 버스나 전철을 타면서도 읽습니다. 기다리면서도 읽고, 자다가도 읽습니다. 손잡이를 쥐면 책을 못 읽어요. 더욱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는 사람인 터라, 새말을 떠올리거나 들으면 바로 글꾸러미에 적어야 하는데, 손잡이를 쥐면 못 쓰지요. 요새는 아이들하고 이웃님하고 나눌 노래꽃(동시)을 쓰기도 하니, 더더구나 손잡이는 손사래칩니다. 저는 책집·자전거·우리 아이·인천 골목 이렇게 넷을 빛꽃으로 담습니다만, 걷다가도 문득 찍을 모습이 있으니, 부릉이 손잡이는 잡을 수 없어요. 그리고 바깥마실을 다니면서 고단하면 자야 할 텐데, 손잡이를 쥔 채 잘 수 없어요. 다섯째를 보탠다면, 부릉이 값으로 책을 장만할 생각이요, ‘자동차 보험료·기름값’을 댈 돈이라면 책을 얼마나 신나게 마련하며 즐거울까 하고도 생각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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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 모름투성이



  모름투성이인 터라 이 책도 저 책도 안 가리고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이이는 왼날개라서 안 된다’라든지, 저 책을 읽으면 ‘저이는 낡은 사람이라 안 된다’고 손사래치는 이웃이 많았는데, 이 모든 말을 귓등으로 넘기고서 어느 책이건 안 가렸습니다. 배우려고 읽었습니다.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자리에서 무슨 꿈을 키우는 삶을 어떻게 가꾸려 하는가를 헤아리려고 온갖 책을 스스럼없이 읽었어요. 이이가 저지른 잘못이 수두룩하더라도 이이가 쓴 책에는 어떤 이야기가 흐르는가를 엿보면서 ‘이이가 말하고 삶이 어긋난 대목’이 언제부터였는가를 짚고, ‘나라면 말하고 삶을 어떻게 하나로 가꾸는 숲길이 될까?’ 하고 생각했어요. 아마 모름투성이 아닌 앎투성이인 삶길이라면 굳이 이 책 저 책 찾아다니면서 읽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모르기에 누구한테서나 배웁니다. 모르기에 어디에서나 배웁니다. 모르기에 책뿐 아니라 별빛·들꽃·나무·새·풀벌레·씨앗·바람·구름·눈비·냇물·숲한테서도 배웁니다. 모르기에 자전거뿐 아니라 자동차한테서도 배워요. 모름투성이인 제 모습이 창피하거나 싫지 않습니다. “전 아직 몰라요. 전 오늘까지 이만큼 배웠어요.” 하고 말합니다. 이러며 새롭게 책 하나를 더 쥡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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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노래


10쇄는 아닙니다만 : 나온 지 며칠이 지났다고 10쇄를 찍는 책이 있을까? ‘조국흑서’라는 책이 매우 잘 팔려서 사람들이 손에 쥐기도 힘들다고 하는데, 책집에 들어간 지 이레가 아직 안 된 줄 아는데 10쇄라니, 너무하지 않나? 하루에 5000자락쯤 팔린다면 한꺼번에 10000자락이나 20000자락을 찍어도 되겠지. 설마 3000자락씩 찍으면서 ‘쇄 숫자’를 높여 며칠 만에 10쇄를 찍는다고 한다면 장난질이다. 빨리빨리 넘겨서 ‘100쇄’를 찍는다고 알리려는 마음일까? 부디 책을 오직 책으로 여기면서 다루기를 빈다. 장난질을 해서 훅 가는 사람이 많듯, 한동안 목돈이 들어온다고 ‘쇄 숫자’ 장난질을 한다면, 이런 짓을 하는 출판사에서 앞으로 펴낼 책이 미더울 수 있을까? 책은 숫자가 아닌 줄거리요 알맹이요 이야기요 사랑이요 삶이요 살림이요 슬기요 숲이요 숨결이자 사람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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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 내내 '글꾸러미' 하나 추스르는 데에 쓸 생각이다.

바쁜 날이다.

그래도, 이 틈을 쪼개어

텀블벅 책 하나를 밀어준다.


..


https://www.tumblbug.com/lifeisy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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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된 씨앗으로 살아가는

책이 되어 준 숲을

고이 품은 곳에는

별이 빛나는 잔치를 이룹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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