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4.1.13. 큰아이―나도 그려 줘

 


  내가 네 식구 모습을 꼬물꼬물 넣는 그림을 그리니, 큰아이가 저한테도 그려 달라 한다. 그래서 새 종이에 네 식구 모습을 다시 꼬물꼬물 그려서 건넨다. 큰아이는 종이를 받고는 “왜 이렇게 크게 그렸어? 작게 그리지!” 하고 말했지만, 그래도 네 식구 머리이며 얼굴이며 옷이며 알록달록 새 빛깔을 입히면서 이것저것 둘레에 그려 넣는다. 이제는 알록달록 여러 빛깔을 골고루 신나게 잘 쓴다. 온누리를 그득 채우는 빛깔은 그야말로 수없이 많으니, 이 많은 빛깔을 마음과 손과 눈과 온몸에 곱게 담을 수 있기를 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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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12. 큰아이―‘맑고요’ 그리기

 


  곁님이 하는 ‘단풍이야기’가 있다. 여기에 곁님이 만든 아이 ‘맑고요’가 있다. 큰아이는 이 아이를 그림으로 그린다. 언뜻 보자면, 큰아이가 그리는 제 그림이나 동생 모습이나 어머니 모습이나 아버지 모습은 모두 똑같을 수 있지만, 아이로서는 다 다르다. 그리고 또 그리면서 차근차근 살짝살짝 눈에 뜨이도록 다른 빛이 서린다. 아이는 만화를 보건 그림을 보건 사진을 보건, 언제나 스스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린다. 아이 나름대로 그림 틀을 잡는다. 아이 그림을 바라보면서 즐겁다. 누구 흉내를 내는 그림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가끔 흉내를 내려고 할 때가 있는데, 아이한테 미안하지만, “벼리야, 그건 네 그림이 아니야. 왜 남이 그린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리니?” 하고 따끔하게 한 마디 들려준다. “네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 네가 본 대로 그려. 네가 느낀 대로 그려. 네가 가장 사랑하고 좋아하는 대로 그려.” 하고 덧붙인다. 그나저나, 낱장 그림종이에 그릴 노릇이지, 꼭 그림종이책에 그린 뒤 북 뜯어서 창호종이문에 척 하고 붙인다. 얘야, 벽이나 문에 붙이려면 제발 낱장 그림종이에 그려서 붙이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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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1-14 09:46   좋아요 0 | URL
벼리가 정말 그림을 잘 그려요~!!^^
그런데 저도 '단풍이야기'와 '맑고요'에 대해 듣고 싶네요~^^;;

숲노래 2014-01-14 11:05   좋아요 0 | URL
'단풍이야기'는... '메이플스토리'란 게임입니다 ^^;;;
'맑고요'는 이 게임에서 쓰는 '캐릭터' 가운데 하나이고요 ^^;;;
 

아이 그림 읽기
2013.12.24. 큰아이―선물받은 장난감

 


  이웃님한테서 선물을 받기 앞서 날이면 날마다 ‘폴리’를 그리더니, 이제는 선물로 온 다른 동무인 ‘헬리’하고 ‘병원차’하고 ‘기차’하고 나란히 그려 준다. 큰아이가 좋아하는 꽃을 한 송이 곁에 붙이고, 큰아이 모습을 한쪽에 예쁘장하게 그린다. 그러고는 모두 하늘을 즐겁게 날 수 있게끔 날개를 달아 준다. “벼리야, 자전거 타면서 하얀나무 그린다면서? 하얀나무 언제 그려 줄 생각이야?” “엉? 알았어.” 하더니 폴리들 자리에는 안 그리고 다른 자리에 하얀나무를 따로 그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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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사랑 2013-12-26 21:25   좋아요 0 | URL
그림을 정말 잘그리네요^^ 알**에서 리뷰하신거 보고 혹시나 하고 들어왔는데,^^맞네요 ㅎㅎ

숲노래 2013-12-26 22:21   좋아요 0 | URL
그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면서
아이 나름대로 '아이 빛'과 '아이 손맛'을
펼치는구나 하고 느껴요~

보슬비 2013-12-29 15:01   좋아요 0 | URL
벼리와 함께 나는 장남감들이 행복해 보여서 좋아요.
장난감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어 고마워. 벼리야~~

숲노래 2013-12-29 17:47   좋아요 0 | URL
언제나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예뻐해 주니
벼리와 보라한테
예쁜 장난감이 날아왔구나 싶어요~~~~~
 

아이 그림 읽기
2013.12.24. 큰아이―장난감에 그림 붙이기

 


  빈 우유곽을 가위로 잘게 잘라 네모난 모양으로 만난다. 네모난 판에 연필로 그림을 그린다. 조각그림을 블록에 테이프로 붙인다. 동생이 만져 보고 싶어 하지만 “아직 다 안 되었어!” 하면서 못 만지게 한다. 나도 곁님도 아이한테 이렇게 조각그림 붙여서 장난감을 꾸미도록 보여주거나 가르친 적 없다. 어떻게 알았을까. 어떻게 느꼈을까. 그러나, 집안 곳곳에 그림을 붙이면서 놀았으니, 장난감에도 자그마한 그림 붙이면서 즐겁게 놀자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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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7. 큰아이―엄마와 나

 


  아침에 큰아이가 그림을 그리겠다고 한다. 방바닥에 넓직한 그림책 하나를 깔고 종이를 올린 뒤 그린다. 무엇을 그리느냐고 물으니 “엄마.”라고 말한다. 어머니 모습을 그리더니 등에 날개를 붙인다. 그러고는 옆에 제 모습을 함께 그린다. 어머니와 제가 등에 날개를 달고 하늘을 훌훌 나는 그림을 그린다. 큰아이더러 왜 요새는 새를 안 그리느냐고, 우리 집 둘레에서 흔히 보는 까치를 그려 보라 하니, 까치를 예쁘게 잘 그려 주고, 파랗게 빛나는 겨울 하늘에 하얗게 흐르는 구름까지 곁들인다. 아주 맑고 아름다운 그림이 태어났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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