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주관적


 주관적 판단 → 혼자 생각 / 한 사람 눈길

 주관적인 견해 → 한 사람 생각 / 내 생각

 사태를 주관적으로 해석하다 → 일을 제멋대로 헤아리다 / 일을 깜냥껏 풀이하다


  ‘주관적(主觀的)’은 “자기의 견해나 관점을 기초로 하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는 “어느 한 사람 생각이나 눈길”을 바탕으로 한다는 뜻입니다. ‘주관·주관적’하고 맞물려서 ‘객관·객관적’ 같은 한자말을 쓰곤 하니, 두 가지를 함께 헤아리면서 손질할 만합니다.


 내 눈 . 내 생각 . 내 눈길 . 한 사람 눈길

 남 눈 . 남 생각 . 남들 눈길 . 여러 사람 눈길


  “주관적 판단”이나 “주관적 견해”란, “내 눈”이나 “내 눈길”이나 “내 눈썰미”나 “내 생각”이나 “내 생각주머니”라고 할 만합니다. 이와 맞물려서 “객관적 판단”이나 “객관적 견해”라 한다면, “남 눈”이나 “남들 눈”이나 “사람들 생각”이나 “여느 사람들 생각”이라고 할 만하지요.


 내 생각은 말이지 / 사람들 생각은 말이지

 나는 이렇게 본다 / 사람들은 이렇게 본다

 내 깜냥으로는 / 사람들 깜냥으로는

 내가 바라볼 때에는 / 사람들이 바라볼 때에는


  혼자 생각하면 ‘혼잣생각’ 같은 낱말을 써 볼 만합니다. 그냥 ‘내’ 생각이라 할 수 있어요. 여럿이 생각하니 ‘여럿생각’ 같은 낱말을 써 볼 만해요. 그냥 ‘여러 사람’ 생각이라 할 수 있고요. 2016.6.20.달.ㅅㄴㄹ



그것은 주관적인 편견이고

→ 이는 내 생각일 뿐이고

→ 이는 내 좁은 생각이고

→ 이는 내 얕은 생각이고

→ 이는 내 치우친 생각이고

→ 이는 내 모자란 생각이고

《김남주-시와 혁명》(나루,1991) 169쪽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 제멋대로 풀이하면

→ 멋대로 생각하면

→ 마음대로 생각하면

→ 함부로 보면

→ 얼핏 살피면

→ 아무렇게나 바라보면

→ 어설피 바라보면

《알도 레오폴드/송명규 옮김-모래 군의 열두 달》(따님,2000) 44쪽


내 주관적인 인상은 그랬다

→ 내 느낌은 그랬다

→ 내가 받은 느낌은 그랬다

→ 내가 느끼기로는 그랬다

→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그랬다

→ 내가 읽기로는 이랬다

→ 내가 읽을 때에는 이랬다

→ 나는 이렇게 읽었다

→ 나는 읽으며 이런 느낌이었다

→ 내가 읽을 때에는 이런 느낌이었다

→ 나는 읽으면서 이렇게 느꼈다

《이명원-말과 사람》(이매진,2008) 25쪽


세상을 보는 시각은 주관적이니까

→ 세상을 보는 눈은 사람마다 다르니까

→ 온누리를 보는 눈은 저마다 다르니까

→ 온누리를 보는 눈은 모두 다르니까

→ 온누리를 보는 눈은 너랑 내가 다르니까

《윌리엄 에어스/홍한별 옮김-가르친다는 것》(양철북,2012) 42쪽


극히 주관적인 여행사진 촬영법

→ 오직 내 생각인 여행사진 촬영법

→ 내 생각대로 들려주는 여행사진 촬영법

→ 내 나름대로 여행사진 찍기

→ 내 나름대로 찍는 여행사진

→ 내멋대로 즐기는 여행사진 찍기

→ 내맘대로 즐기는 여행사진 찍기

《양해남-나도 잘 찍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눈빛,2016) 14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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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특유의


 라면 특유의 맛 → 라면에만 있는 맛 / 라면에 남다른 맛 / 라면이라야 즐기는 맛

 바이올린 특유의 가냘픈 음색 → 바이올린다운 가냘픈 소릿결

 남도 특유의 억센 억양 → 남도에만 있는 억센 말씨 / 남도다운 억센 말결

 지하실 특유의 썰렁한 냉기 → 지하실다운 썰렁하고 찬 기운

 장사꾼 특유의 너스레 → 장사꾼다운 너스레

 특유의 향이 좋다 → 남다른 냄새가 좋다

 한국 특유의 문화 → 한국다운 문화 / 한국에만 있는 문화

 이 마을 특유의 이야기 → 이 마을에만 있는 이야기

 겨자 특유의 맛 → 겨자다운 맛 / 겨자에만 있는 맛

 특유의 아름다운 미소 → 남달리 아름다운 웃음 / 유난히 아름다운 웃음


  ‘특유(特有)’는 “(‘특유의’ 꼴로 쓰여) 일정한 사물만이 특별히 갖추고 있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특별히 갖춘”을 가리키는 셈인데, ‘특별(特別)’은 “보통과 구별되게 다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통(普通)’은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어 평범함”을 가리킨다고 하니, 한국말사전 뜻풀이는 겹말입니다. ‘특별 → 보통과 다름’이라 하는데, ‘보통 → 특별하지 않음’이라고 하니까 말이지요. 이러한 뜻을 헤아린다면, 한국말로 ‘남다르다’나 ‘유난하다’를 알맞게 쓸 수 있습니다. 때로는 ‘답다(다운)’나 ‘같다’를 넣어서 손볼 만하고, 때로는 ‘빼어나다’나 ‘뛰어나다’를 넣어서 손볼 만합니다. 2016.6.20.달.ㅅㄴㄹ



노년 특유의 풍요로운 정신 세계

→ 나이 든 사람다운 넉넉한 정신 세계

→ 늙은 나이에만 보이는 넉넉한 마음자리

→ 늘그막다운 너그러운 마음밭

→ 늙은 사람한테서 엿보는 너그러운 마음결

《요시야마 노보루/김동섭 옮김-늙음은 하느님의 은총》(성바오로출판사,1991) 130쪽


영국 특유의 하얀 해안선

→ 영국에만 있는 하얀 바닷가

→ 영국에서만 볼 수 있는 하얀 바닷가

→ 영국에서만 보는 하얀 바닷가

→ 영국에 남달리 있는 하얀 바닷가

《요코가와 세쯔코-토토로의 숲을 찾다,이후(2000)> 79쪽


프랑스 인 특유의 검약한 생활

→ 프랑스사람다운 수수한 삶

→ 프랑스사람답게 알뜰한 살림

→ 프랑스사람답게 살뜰한 살림

《시튼/장석봉 옮김-위대한 늑대들》(지호,2004) 128쪽


얀은 그때마다 특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 얀은 그때마다 남다른 재주를 보여주었다

→ 얀은 그때마다 빼어난 힘을 보여주었다

→ 얀은 그때마다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었다

《시튼/장석봉 옮김-위대한 늑대들》(지호,2004) 190쪽


와인 특유의 향

→ 와인에 남달리 있는 냄새

→ 포도술다운 남다른 냄새

→ 포도술에만 감도는 냄새

→ 포도술에만 있는 냄새

→ 포도술다운 내음

→ 남다른 포도술 내음

《레너드 위벌리/박중서 옮김-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뜨인돌,2005) 18쪽


마술사 특유의 냉철한 우아함

→ 마술사다운 차분한 아름다움

→ 마술사답게 차분한 아름다움

→ 마술사로서 차분한 아름다움

《R.O.블레크먼/박중서 옮김-성모의 곡예사》(샨티,2006) 140쪽


특유의 비뚤비뚤한 그림체로 묘사해

→ 남달리 비뚤비뚤한 그림결로 나타내

→ 유난히 비뚤비뚤한 그림결로 담아

→ 그처럼 비뚤비뚤한 그림결로 담아

→ 놀랍도록 비뚤비뚤한 그림결로 그려

《R.O.블레크먼/박중서 옮김-성모의 곡예사》(샨티,2006) 140쪽


사람이 살지 않는 집 특유의 황폐하고 쓸쓸한 기운

→ 사람이 살지 않는 집다운 거칠고 쓸쓸한 기운

→ 사람이 살지 않는 집 같은 메마르고 쓸쓸한 기운

《요시모토 바나나/김난주 옮김-아르헨티나 할머니》(민음사,2007) 28쪽


그 특유의 색을 유지하면서 기분 좋게 하는 단맛

→ 그 남다른 빛을 지키면서 즐겁게 하는 단맛

→ 그 유난한 빛깔을 지키면서 즐겁게 하는 단맛

→ 그 풀에만 감도는 빛깔을 지키면서 즐겁게 하는 단맛

《이상권-야생초 밥상》(다산책방,2015) 48쪽


카메라를 움켜쥐고 촬영할 때는 특유의 자세가 나옵니다

→ 사진기를 움켜쥐고 찍을 때는 저마다 다른 몸짓이 나옵니다

→ 사진기를 움켜쥐고 찍을 때는 사람마다 다른 몸짓이 나옵니다

《양해남-나도 잘 찍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눈빛,2016) 13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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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녹록 碌碌/錄錄


 녹록한 사람들도 → 수수한 사람들도 / 보잘것없는 사람들도

 녹록하지 않은 사람 → 만만하지 않은 사람 / 쉽지 않은 사람

 녹록하게 당하고만 있지는 않다 → 만만하게 지기만 하지는 않다

 녹록하게 보였나 보다 → 만만하게 보였나 보다


  ‘녹록(碌碌/錄錄)하다’는 “1. 평범하고 보잘것없다 2. 만만하고 상대하기 쉽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뜻처럼 ‘수수하다’나 ‘보잘것없다’나 ‘만만하다’나 ‘쉽다’ 같은 낱말을 알맞게 쓰면 돼요. 2016.6.20.달.ㅅㄴㄹ



결코 녹록치 않은 현실을 바탕으로

→ 그리 만만하지 않은 삶을 바탕으로

→ 썩 쉽지 않은 삶을 바탕으로

《정숙영·조선영-10대와 통하는 옛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91쪽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 삶은 그리 쉽지 않다

《김준-섬: 살이》(가지,2016) 56쪽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은 일

→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

→ 생각만큼 만만하지 않은 일

《양해남-나도 잘 찍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눈빛,2016) 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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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230 : 도유(塗油)



도유(塗油) : 1. = 데유 2. 기름을 바름


도유(塗油)의 의식

→ 기름을 바르는 의식

→ 기름 붓기 의식



  영어 anointing을 풀이하는 영어사전은 ‘도유’만 적어 놓습니다. 이러다 보니 영국에서 치르는 의식을 한국말로 옮기면서 ‘도유’라는 한자말을 쓰는구나 싶어요. 그러나 이처럼 ‘도유’라고만 적으면 알아볼 만한 사람이 매우 드무니, 묶음표를 치고 ‘塗油’를 덧달 테지요.


  한국말사전에 올림말로 나오지는 않으나, 예배당에서는 ‘기름붓기’라는 말을 흔히 씁니다. ‘도유’란 바로 ‘기름붓기’를 가리켜요. 기름을 ‘붓는다’고도 할 수 있으나 ‘바른다’고도 할 만하니 ‘기름바르기’처럼 새로운 낱말을 지을 수 있습니다. ‘기름바르기·기름붓기’ 같은 낱말을 쓰면 매우 쉽고 환할 뿐 아니라, 느낌까지 또렷하게 잘 살아납니다. 2016.6.19.해.ㅅㄴㄹ



영국 왕은 먼저 도유(塗油)의 의식을 치르고 대관식 예복을 입는다

→ 영국 임금은 먼저 기름을 바르는 의식을 치르고 대관식 옷을 입는다

→ 영국 임금은 먼저 기름 붓기를 하고 대관식 옷을 입는다

《김동섭-영국에 영어는 없었다》(책미래,2016) 10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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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반사적


 반사적으로 엎드렸다 → 곧바로 엎드렸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 곧장 고개를 돌렸다

 반사적 행동 → 반사 행동 / 맞몸짓

 반사적 본능이다 → 문득 나오는 본능이다


  ‘반사적(反射的)’은 “어떤 자극에 순간적으로 무의식적 반응을 보이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순간적(瞬間的)’은 “아주 짧은 동안에 있는”을 뜻한다 하고, ‘무의식적(無意識的)’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일어나는”을 뜻한다 해요. 그러니까 “바로 그대로”쯤을 가리키는 ‘반사적’이로구나 싶습니다. 이러한 느낌이나 뜻이라면 ‘바로’나 ‘그대로’로 손질할 만하고, ‘저절로’나 ‘대뜸’이나 ‘곧장’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라든지 “아무 생각 없이” 같은 말마디가 어울리는 자리도 있어요.



막내는 반사적으로 손을 들었다

→ 막내는 저도 모르게 손을 들었다

→ 막내는 저절로 손을 들었다

→ 막내는 불현듯 손을 들었다

→ 막내는 번쩍 손을 들었다

《한승헌-그날을 기다리는 마음》(범우사,1991) 39쪽


반사적으로 서식지를 오염시키고 살충제를 뿌려대며

→ 저도 모르게 자연을 더럽히고 살충제를 뿌려대며

→ 스스럼없이 자연을 더럽히고 살충제를 뿌려대며

→ 아무 생각 없이 자연을 더럽히고 살충제를 뿌려대며

《조안 엘리자베스 록/조응주 옮김-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민들레,2004) 53쪽


반사적으로 명료한 답이 돌아온다. “행복하려고요.”

→ 바로 뚜렷한 말이 돌아온다. “즐거우려고요.”

→ 곧장 똑똑한 말이 돌아온다. “즐겁게 지내려고요.”

→ 이내 또렷한 말이 돌아온다. “즐겁게 살려고요.”

《강윤중-카메라, 편견을 부탁해》(서해문집,2015) 132쪽


반사적으로 말해 놓고 아차 싶었다

→ 대뜸 말해 놓고 아차 싶었다

→ 바로 말해 놓고 아차 싶었다

《요네자와 호노부/김선영 옮김-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엘릭시르,2016) 15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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