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폭소 爆笑


 폭소가 쏟아지다 → 웃음이 쏟아지다

 폭소가 터지다 → 웃음이 터지다

 폭소를 터뜨리다 → 웃음을 터뜨리다

 폭소를 자아내곤 하는 것이다 → 웃음을 자아내곤 한다

 우스갯소리에 폭소하였다 → 우스갯소리에 웃음을 터뜨렸다


  ‘폭소(爆笑)’는 “웃음이 갑자기 세차게 터져 나옴”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자말 ‘폭소’가 “웃음 터지기”를 가리키는 만큼 “폭소를 터뜨리다”나 “폭소가 터지다”처럼 쓰면 겹말이 됩니다. 그러나 한국말사전조차 이를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서 보기글을 붙이고 맙니다. 한국말로는 “웃음이 터지다”나 “웃음을 터뜨리다”로 넉넉합니다. 느낌을 살리려고 “갑자기 웃음이 터지다”라든지 “웃음을 세차게 터뜨리다”처럼 써 볼 수 있어요. “웃음이 크게 터지다”라든지 “웃음을 신나게 짓다”처럼 써 볼 만합니다. 2016.6.28.불.ㅅㄴㄹ



곧잘 코메디의 소재가 되어 야유를 받고 폭소를 뿌린다

→ 곧잘 코메디 소재가 되어 놀림을 받고 웃음을 뿌린다

→ 곧잘 익살거리가 되어 놀림을 받고 웃음을 뿌린다

《박완서 외-몽당연필로 그리는 사랑이여》(성인문화사,1990) 177쪽


순간 폭소가 터지고

→ 그때 웃음이 터지고

《노영숙-어제의 나는 떠나고》(지평,1994) 283쪽


그만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요시모토 바나나/김난주 옮김-아르헨티나 할머니》(민음사,2007) 17쪽


오랜만에 크게 폭소하고 말았네

→ 오랜만에 크게 웃고 말았네

《모리모토 코즈에코/양여명 옮김-코우다이 가 사람들 3》(삼양출판사,2016) 4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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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태양 太陽


 태양 광선 → 햇빛

 눈부신 태양 → 눈부신 햇살

 태양이 떠오르다 → 해가 떠오르다

 태양에 가까워진 탓일까 → 해에 가까워진 탓일까

 민족의 태양 → 겨레에 해님

 대한민국 축구계의 태양이다 → 대한민국 축구계에서 해님


  ‘태양(太陽)’은 “1. 태양계의 중심이 되는 별 2. 매우 소중하거나 희망을 주는 존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서 ‘해’를 찾아보면 “‘태양’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로 풀이합니다. 그런데 ‘일상적(日常的)’은 “날마다 볼 수 있는”을 뜻하니, “태양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는 어쩐지 얄궂습니다. 곰곰이 헤아리자면, 한국말은 ‘해’이고, 한자말은 ‘태양’이고, 영어는 ‘선(썬)’일 테지요. ‘해’나 ‘해님’을 알맞게 쓰고, ‘햇빛·햇살·햇볕’을 올바로 갈라서 써야지 싶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태양(胎養)’을 “임신 기간 중에 건강 관리를 잘하여 태아 발육이 잘되도록 하는 일”을 가리킨다면서 싣고, ‘태양(態樣)’을 “생긴 모습이나 형태”를 가리킨다면서 싣는데, 이런 한자말은 거의 쓸모가 없다고 느낍니다. 2016.6.28.불.ㅅㄴㄹ



저물어 가는 태양

→ 저물어 가는 해

《하진희-샨티니케탄》(여름언덕,2004) 17쪽


태양보다 밝은 빛이 있는 곳

→ 해님보다 밝은 빛이 있는 곳

→ 해보다 밝은 빛이 있는 곳

《엘릭스 바즐레이/김서정 옮김-제미 버튼》(다섯수레,2013) 26쪽


태양열을 받고 바람에 몸을 말리면서

→ 햇볕을 받고 바람에 몸을 말리면서

→ 땡볕을 받고 바람에 몸을 말리면서

《김준-어떤 소금을 먹을까?》(웃는돌고래,2014) 18쪽


태양아, 지지 마

→ 해야, 지지 마

→ 해님아, 지지 마

《톤 텔레헨/유동익 옮김-너도 화가 났어?》(분홍고래,2015) 5쪽


뜨거운 태양 아래 귀뚜라미와 높게 자란 풀들이

→ 뜨거운 볕을 받고 귀뚜라미와 높게 자란 풀이

→ 뜨거운 햇볕을 받고 귀뚜라미와 높게 자란 풀이

→ 뜨거운 해를 받고 귀뚜라미와 높게 자란 풀이

《나탈리 민/바람숲아이 옮김-숲을 사랑한 소년》(한울림어린이,2015) 3쪽


떠오르는 태양을 똑바로 마주보곤 했다

→ 떠오르는 해를 똑바로 마주보곤 했다

→ 떠오르는 해님을 똑바로 마주보곤 했다

《리 호이나키/부희령 옮김-아미쿠스 모르티스》(삶창,2016) 85쪽


밝게 빛나는 뜨거운 태양 볕을 받으며

→ 밝게 빛나는 뜨거운 해를 받으며

→ 밝은 햇빛과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 밝은 빛과 뜨거운 볕을 받으며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황근하 옮김-좋은 인생 실험실》(샨티,2016) 11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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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일이 一一


 공책을 일일이 넘기다 → 공책을 하나하나 넘기다 / 공책을 샅샅이 넘기다

 일일이 무게를 달다 → 하나하나 무게를 달다 / 모두 무게를 달다

 일일이 찾아다니다 → 하나하나 찾아다니다 / 빠짐없이 찾아다니다

 일일이 말해 주다 → 하나하나 말해 주다 / 낱낱이 말해 주다

 일일이 가르치다 → 하나하나 가르치다

 일일이 들어주다 보면 → 하나하나 들어주다 보면


  ‘일일(一一)이’는 “1. 하나씩 하나씩 2. 한 사람씩 한 사람씩 3. 이것저것 자세히. 또는 꼬박꼬박 세심한 정성을 들여 4. 여러 가지 조건에 그때그때마다”를 뜻한다고 하는데, 네 가지 풀이말마다 “≒ 하나하나” 같은 뜻풀이가 덧붙습니다. 그러니까 한국말로는 ‘하나하나’라는 뜻입니다. 때로는 ‘낱낱이’나 ‘샅샅이’로 손볼 만하고, ‘빠짐없이’나 ‘모두’로 손볼 수 있으며, ‘그때그때’나 ‘그때마다’라든지 ‘이것저것’이나 ‘요모조모’로 손볼 수 있어요. 2016.6.27.달.ㅅㄴㄹ



갯벌에서 일일이 손으로 잡은 것은

→ 갯벌에서 하나하나 손으로 잡은 것은

《박희선-우리나라 해양보호구역 답사기》(자연과생태,2011) 222쪽


껍질을 일일이 벗겨 먹었을 정도니까

→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 먹을 만큼이었으니까

→ 껍질을 낱낱이 벗겨 먹을 만큼이었으니까

《시무라 시호코/장혜영 옮김-여자의 식탁 8》(대원씨아이,2013) 4쪽


저울 바늘에 일일이 민감하지 않아도 되었다

→ 저울 바늘에 그때마다 흔들리지 않아도 되었다

→ 저울 바늘에 그때그때 휘둘리지 않아도 되었다

《정화진-풍신난 도시농부 흙을 꿈꾸다》(삶창,2013) 194쪽


일일이 다 상관할 수는 없어

→ 하나하나 다 마음 쓸 수는 없어

→ 낱낱이 다 마음 쓸 수는 없어

→ 이것저것 다 마음 쓸 수는 없어

→ 요모조모 다 마음 쓸 수는 없어

《츠바나/박계현 옮김-제7여자회 방황》(대원씨아이,2013) 22쪽


일일이 양해를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 한 분씩 양해를 얻기도 어렵거니와

→ 하나하나 봐 달라고 여쭙기도 어렵거니와

→ 그때마다 봐 달라고 묻기도 어렵거니와

《박신흥-예스터데이, 추억의 1970년대》(눈빛,2015) 3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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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결국 結局


 결국에 가서는 마찬가지이다 → 끝에 가서는 마찬가지이다

 결국은 그렇게 된다 → 끝은 그렇게 된다 / 마지막은 그렇게 된다

 결국 뿌리치지 못했다 → 끝끝내 뿌리치지 못했다

 결국 성공했다 → 마침내 뜻을 이루었다

 결국 내가 손을 들었다 → 끝내 내가 손을 들었다


  ‘결국(結局)’은 “1. 일이 마무리되는 마당이나 일의 결과가 그렇게 돌아감을 이르는 말 2. 어떤 일이 벌어질 형편이나 국면을 완전히 갖춤”을 뜻한다고 해요. 이러한 뜻을 가리키는 한국말로 ‘끝내’나 ‘끝끝내’나 ‘마침내’나 ‘드디어’나 ‘그예’가 있습니다. 이밖에 ‘그러니까’나 ‘그리하여’나 ‘이리하여’나 ‘다시 말해’를 알맞게 넣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바로’나 ‘곧’을 넣을 수 있어요. 2016.6.27.달.ㅅㄴㄹ


결국 나 자신을 강하게 단련하여 남을 이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 그러니까 나 스스로를 단단히 갈고닦아 남을 이겨야 한다는 뜻이었다

→ 다시 말해 나를 튼튼히 갈고닦아 남을 이겨야 한다는 소리였다

→ 곧 나를 힘있게 갈고닦아 남을 이겨야 한다는 얘기였다

《김별아-톨스토이처럼 죽고 싶다》(이룸,2001) 48쪽


나는 결국 날 위해서 하는 거다

→ 나는 바로 날 생각해서 하는 거다

→ 나는 곧 날 헤아려서 하는 거다

→ 그러니까 나는 나 때문에 하는 거다

《이와오카 히사에/오지은 옮김-토성 맨션 1》(세미콜론,2008) 184쪽


결국 판단은, 네 몫이야

→ 끝내 판단은, 네 몫이야

→ 마지막 생각은, 네 몫이야

→ 끝을 맺는 생각은, 네 몫이야

《나카무라 타카토시/최윤정 옮김-십일분의일(1/11) 1》(학산문화사,2013) 81쪽


결국 따지고 보면 너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뜻으로

→ 끝내 따지고 보면 너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뜻으로

→ 끝끝내 따지고 보면 너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뜻으로

→ 곧, 따지고 보면 너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뜻으로

→ 이리하여, 따지고 보면 너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뜻으로

《황현산-우물에서 하늘 보기》(삼인,2015) 101쪽


결국은 어리석은 일이다

→ 끝끝내 어리석은 일이다

→ 그예 어리석은 일이다

→ 마지막에는 어리석은 일이다

《한희철-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꽃자리,2016) 21쪽


로쿠도는 결국, 나보다 부적을 택한 거야

→ 로쿠도는 끝내, 나보다 부적을 고른 거야

→ 로쿠도는 마침내, 나보다 부적을 골랐어

→ 로쿠도는 그예, 나보다 부적을 고른 셈이야

《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경계의 린네 20》(학산문화사,2016) 10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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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진하다 津


 진한 고깃국 → 짙은 고깃국

 커피가 진하다 → 커피가 짙다

 안개가 진하게 끼었다 → 안개가 짙게 끼었다 / 안개가 두껍게 끼었다

 진한 빨강 → 짙은 빨강

 진한 쪽빛 → 짙은 쪽빛

 꽃향기가 진하다 → 꽃내음이 짙다

 진한 감동을 느끼다 → 감동을 깊이 느끼다 / 뭉클하다 / 북받치다

 진한 절망을 담고 있었다 → 깊은 절망을 담았다

 진한 건강미 → 야무진 건강미 / 단단한 건강미


  ‘진(津)하다’는 “1. 액체의 농도가 짙다 2. 기체의 밀도가 높다 3. 빛깔이 짙다 4. 맛이나 냄새가 강하다 5. 감정의 정도가 보통보다 더 깊다 6. 어떤 정도가 보통보다 더 세거나 강하다”처럼 여섯 가지로 쓴다고 합니다. 그런데 물이나 국물이 짙으면 ‘짙다’고 하면 됩니다. 무엇을 깊게 느끼면 ‘깊다’고 하면 되지요. 감동을 크게 했다면 ‘크게’ 감동했다고 하면 되며, 감동을 깊게 했다면 ‘깊이’ 감동했다고 하면 돼요. 이런 모습은 “가슴이 뭉클해졌다”라든지 “가슴이 촉촉해졌다” 같은 말로 나타낼 수 있어요. “가슴이 벅차다”라 해도 어울리고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해도 어울리는군요. 이밖에 또 어떤 말투로 ‘마음이 짠하고 울리는 모습’을 나타내 볼 수 있을까요? 2016.6.27.달.ㅅㄴㄹ



서양식 문화에 너무 진하게 물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닐까

→ 서양 문화에 너무 깊게 물이 든 것이 아닐까

→ 서양 문화에 너무 많이 물이 들지 않았을까

《한정식-사진, 시간의 아름다운 풍경》(열화당,1999) 167쪽


진한 감동을 받는다

→ 크게 감동을 받는다

→ 뭉클해진다

→ 가슴이 촉촉해진다

→ 가슴이 뭉클해진다

→ 가슴이 뜨거워진다

→ 가슴이 벅찬다

《박병상-이것은 사라질 생명의 목록이 아니다》(알마,2007) 55쪽


푹 삶아진 잼은 투명감이 없는 탁하고 진한 핑크색

→ 푹 삶아진 잼은 속이 안 비치는 흐리고 짙은 분홍빛

→ 푹 삶아진 잼은 속이 안 비치는 거무튀튀하고 짙은 진달래빛

《이가라시 다이스케/김희정 옮김-리틀 포레스트 1》(세미콜론,2008) 11쪽


잘 봐. 이건 진한 빨강

→ 잘 봐. 이건 짙은 빨강

《쿄우 마치코/한나리 옮김-미카토 3》(미우,2011) 6쪽


피곤한 사람은 약간 진하게 내린다거나

→ 고단한 사람은 살짝 짙게 내린다거나

《아이자와 하루카/최윤정 옮김-리넨과 거즈 4》(학산문화사,2013) 13쪽


햇빛은 조금씩 더 진한 색으로 천을 물들였다​

→ 햇빛은 조금씩 더 짙은 빛으로 천을 물들였다

→ 햇빛은 조금씩 더 깊은 빛깔로 천을 물들였다

《김소연-수작사계, 자급자족의 즐거움》(모요사 펴냄,2014) 239쪽


그림자에 진하고 옅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 그림자에 짙고 옅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 그림자에 어둡고 옅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한희철-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꽃자리,2016) 13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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