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07 : 각 현마다



각 현마다

→ 현마다


각(各) : 낱낱의

-마다 : ‘낱낱이 모두’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각(各)’이라는 한자를 앞에 넣고서 뒤에 ‘-마다’라는 토씨를 붙이는 분이 무척 많습니다. 이런 말투를 쓰는 분들은 두 낱말을 한자리에 놓으면 겹말이 되는 줄 모릅니다. 한자말 ‘각’을 넣고 싶다면 “각 현은”처럼 써야 올바릅니다. 한국말 ‘-마다’를 쓰려 한다면 “현마다”처럼 쓰면 돼요. 또는 “여러 현은 저마다”라든지 “현에서는 저마다”처럼 써 볼 만합니다. 2016.7.12.불.ㅅㄴㄹ



각 현마다 경매 시장을 열고 서로 왕래도 한다

→ 현마다 경매 시장을 열고 서로 오가기도 한다

→ 여러 현은 저마다 경매 시장을 열고 서로 오가기도 한다

→ 현에서는 저마다 경매 시장을 열고 서로 오가기도 한다

《우다 도모코/김민정 옮김-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효형출판,2015) 13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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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문명의 혜택

 

문명의 혜택에서 한없이 멀어져 있는 섬, 눈앞의 오지다
→ 문명 혜택에서 끝없이 멀어진 섬, 눈앞에 있는 두메이다
→ 문명이란 혜택에서 매우 멀어진 섬, 눈앞에 있는 두메이다
→ 문명에서 가없이 멀어진 섬, 눈앞에 있는 두메이다
《박희선-우리나라 해양보호구역 답사기》(자연과생태,2011) 121쪽

 

  “문명의 혜택(惠澤)”은 “문명 혜택”이나 “문명이란 혜택”으로 손볼 만하고, 이 대목에서는 ‘문명’으로만 손보아도 잘 어울립니다. “한(限)없이 멀어져 있는”은 “끝없이 멀어진”으로 손질하고, ‘오지(奧地)’는 ‘두메’로 손질합니다.

 

독서의 치유 효과는
→ 독서로 치유하는 효과는
→ 책읽기로 마음을 달래기는
→ 책으로 마음을 다스리기는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79쪽

 

  이 글월에서는 ‘-의’를 ‘-로’로 고친 뒤, “치유 효과”를 “치유하는 효과”로 손보면 됩니다. “치유(治癒) 효과(效果)”는 “마음 달래기”나 “마음 다스리기”나 “마음을 달래는 보람”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종이를 덜 쓰는 작은 판형의 책을 출판했다
→ 종이를 덜 쓰는 작은 판형 책을 냈다
→ 종이를 덜 쓰는 작은 판으로 책을 냈다
→ 종이를 덜 쓰는 작은 책을 내놓았다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101쪽

 

  이 대목에서는 ‘-의’만 덜어도 되고, “작은 판으로”로 손보거나 “작은 책을”로 손볼 만합니다. ‘출판(出版)했다’는 ‘냈다’나 ‘내놓았다’로 손질합니다.

 

이른 봄에 먹이활동을 시작하는 여왕벌의 몸집은 크다
→ 이른 봄에 먹이를 찾아 움직이는 여왕벌은 몸집이 크다
→ 이른 봄에 먹이를 찾는 여왕벌은 몸집이 크다
《데이브 굴슨/이준균 옮김-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자연과생태,2016) 81쪽

 

  “먹이활동(-活動)을 시작(始作)하는”은 “먹이를 찾아 움직이는”이나 “먹이를 찾는”으로 손봅니다. 이 글월에서는 토씨를 알맞게 붙이지 못한 탓에 ‘-의’가 붙었습니다. 2016.7.11.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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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장려 奬勵

 

 적극 장려되고 있는 건축 양식 → 힘껏 북돋우는 건축 양식
 저축을 장려하다 → 저축을 북돋우다
 학문을 장려하다 → 학문을 북돋우다

 

  ‘장려(奬勵)’는 “좋은 일에 힘쓰도록 북돋아 줌”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자말로는 ‘장려하다’일 테고, 한국말로는 ‘북돋우다’인 셈입니다. 시골에서 흙을 만지는 모습에서 비롯한 ‘북돋우다’라는 낱말입니다. 어느 자리에서는 ‘부추기다’로 손볼 만하고, 어느 때에는 ‘이끌다’로 손볼 만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장려(壯麗)’를 실으며 “웅장하고 화려함”으로 풀이하고, ‘장려(長欐)’는 “[건설] 도리 밑에서 도리를 받치고 있는 길고 모진 나무”로 풀이하며, ‘장려(瘴癘)’는 “[한의학] 기후가 덥고 습한 지방에서 생기는 유행성 열병이나 학질”로 풀이합니다. 이 같은 한자말을 굳이 써야 할는지 좀 아리송합니다. 다른 낱말로도 넉넉히 쓸 만할 테고, 쉽고 알맞게 새로운 한국말을 지을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2016.7.11.달.ㅅㄴㄹ

 


쌀 먹기를 장려하는
→ 쌀 먹기를 북돋우는
→ 쌀을 먹으라고 하는
→ 쌀을 먹도록 이끌려는
→ 쌀을 널리 알리려는
《정혜경-밥의 인문학》(따비,2015) 21쪽

 

학생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정보를 사용하도록 장려하지 않고
→ 학생들이 새롭게 정보를 쓰도록 북돋우지 않고
→ 학생들이 새롭게 정보를 다루도록 이끌지 않고
《하워드 가드너/류숙희 옮김-인간은 어떻게 배우는가?》(사회평론,2015) 186쪽

 

우리는 아이들이 제도에 대해 비판하도록 장려하지요
→ 우리는 아이들이 제도를 비판하도록 북돋우지요
→ 우리는 아이들이 제도를 비판하도록 가르치지요
→ 우리는 아이들이 제도를 비판하도록 이끌지요
《헬렌 러셀/백종인 옮김-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덴마크 사람들》(마로니에북스,2016) 216쪽

 

우리의 경제 체제는 깊이 생각하는 걸 장려하지 않는데
→ 우리 경제 틀은 깊이 생각하기를 북돋우지 않는데
→ 우리 경제 얼거리는 깊이 생각하도록 이끌지 않는데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황근하 옮김-좋은 인생 실험실》(샨티,2016) 25쪽

 

야생동물 보호를 장려하고자 농부들에게 지원금도 다양하게 지급한다
→ 야생동물을 보호하도록 북돋우고자 농부들한테 지원금도 여러모로 준다
→ 들짐승을 보살피도록 이끌고자 농부들한테 지원금도 여러 가지로 준다
《데이브 굴슨/이준균 옮김-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자연과생태,2016) 3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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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고대 苦待

 

 이 끝없는 고대에 염증이 나서 → 이 끝없는 기다림이 싫어서
 소풍날만을 고대하고 있다 → 소풍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비가 오기를 고대하다 → 비가 오기를 몹시 기다리다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고대했다 →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고대(苦待)’는 “몹시 기다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 뜻처럼 “몹시 기다리다”나 “애타게 기다리다”나 “손꼽아 기다리다”처럼 쓰면 넉넉합니다. 때로는 ‘기다리다’라고 적어 볼 수 있어요. ‘바라다’로 손보아도 잘 어울리곤 합니다. 2016.7.11.달.ㅅㄴㄹ

 


우편물을 고대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 우편물을 기다리는 문화를 이루고 싶다
→ 편지를 기다리는 문화로 가꾸고 싶다
→ 편지를 손꼽아 기다리는 삶으로 일구고 싶다
《시오미 나오키/노경아 옮김-반농반X의 삶》(더숲,2015) 128쪽

 

사람들이 정말 고대하는 맛이 납니다
→ 사람들이 참말 바라는 맛이 납니다
→ 사람들이 참으로 기다리는 맛이 납니다
→ 사람들이 몹시 꿈꾸는 맛이 납니다
《헬렌 러셀/백종인 옮김-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덴마크 사람들》(마로니에북스,2016) 241쪽

 

어딘가에 숨은 채 복수할 순간만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 어딘가에 숨은 채 앙갚음할 때만을 기다릴 것이 틀림없었다
→ 어딘가에 숨은 채 앙갚음할 때만을 눈을 밝혀 기다릴 것이 틀림없었다
《데이브 굴슨/이준균 옮김-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자연과생태,2016) 14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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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매- 每


 매 회계 연도 → 회계 연도마다 / 모든 회계 연도

 매 경기마다 빠지지 않고 → 경기마다 빠지지 않고 / 모든 경기에 빠지지 않고


  ‘매(每)’는 “하나하나의 모든. 또는 각각의”를 뜻한다고 합니다. ‘각각(各各)’은 “1. 사람이나 물건의 하나하나 2. 사람이나 물건의 하나하나마다. ‘따로따로’로 순화”를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매’를 풀이한 한국말사전은 “하나하나의 모든. 또는 하나하나의”로 풀이한 꼴입니다. 더욱이 ‘각각’은 ‘따로따로’로 고쳐쓸 낱말이라 하니, ‘매’나 ‘각각’은 ‘하나하나’나 ‘따로따로’로 고쳐쓸 낱말인 셈입니다.


  때와 자리를 살펴서 ‘모든’으로 손볼 수 있고, ‘-마다’를 붙여서 손볼 수 있습니다. ‘매’를 붙이는 말마디를 살피면 ‘늘’이나 ‘언제나’로 손볼 수 있기도 합니다. 2016.7.9.흙.ㅅㄴㄹ



매순간 각자가

→ 언제나 저마다

→ 언제라도 저마다

→ 그때그때 저마다

《알랭 리피에츠/허남혁·박지현 옮김-녹색 희망》(이후,2002) 23쪽


매해 봄마다 표시가 새로 새겨진다

→ 해마다 봄이면 표시가 새로 새겨진다

→ 해마다 봄에 표시가 새로 새겨진다

→ 봄마다 표시가 새로 새겨진다

《시튼/장석봉 옮김-회색곰 왑의 삶》(지호,2002) 139쪽


매일 조금씩

→ 날마다 조금씩

→ 나날이 조금씩

→ 하루하루 조금씩

《권혁도-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길벗어린이,2010) 15쪽


매일매일 매해 공습이 계속되어도

→ 날마다 해마다 공습이 이어져도

→ 나날이 해마다 공습이 빗발쳐도

→ 하루하루 해마다 공습이 잇달아도

《김중일-내가 살아갈 사람》(창비,2015) 140쪽


매번 치즈 덩어리의 크기는 달랐어요

→ 언제나 치즈 덩어리 크기는 달랐어요

→ 늘 치즈 덩어리 크기는 달랐어요

《블라디미르 투르코프·에우게니 M. 라쵸프/배은경 옮김-아기 곰 형제와 여우》(한림출판사,2015) 15쪽


매 순간 내가 중국 만두를 먹을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 그 순간마다 내가 중국 만두를 먹을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 그때마다 내가 중국 만두를 먹을 일은 줄어들었다

→ 차츰 내가 중국 만두를 먹을 일은 줄어들었다

《배리 존스버그/정철우 옮김-내 인생의 알파벳》(분홍고래,2015) 261쪽


프랑스어를 사용해야 하는 매 계기마다

→ 프랑스말을 써야 하는 계기마다

→ 프랑스말을 써야 하는 모든 자리마다

→ 프랑스말을 써야 하는 때마다

《유복렬-외교관 엄마의 떠돌이 육아》(눌와,2015) 171쪽


그 후로 매끼마다 더 빨리

→ 그 뒤로 끼니마다 더 빨리

《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시금치,2015) 132쪽


매해 우리는

→ 해마다 우리는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황근하 옮김-좋은 인생 실험실》(샨티,2016) 184쪽


우리가 매끼 먹는 음식은

→ 우리가 끼니마다 먹는 음식은

→ 우리가 늘 먹는 음식은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황근하 옮김-좋은 인생 실험실》(샨티,2016) 27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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