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순전 純全


 순전하게 사랑으로 자라난 → 오롯이 사랑으로 자라난 / 오직 사랑으로 자라난

 순전히 착각이다 → 아주 착각이다 / 오로지 착각이다

 순전히 게으르기 때문 → 그저 게으르기 때문 / 오직 게으르기 때문

 순전히 시험을 위해 → 그예 시험 때문에 / 오로지 시험 때문에


  ‘순전(純全)하다’는 “순수하고 완전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순수(純粹)하다’는 “전혀 다른 것의 섞임이 없다”를 가리키고, ‘완전(完全)하다’는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모자람이나 흠이 없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이러한 뜻을 헤아리면 ‘순전하다·순전히’는 ‘오직·오로지’하고 이어져요. 때로는 ‘오롯하다·옹글다’하고 이어지기도 합니다. 2016.7.28.나무.ㅅㄴㄹ



순전히 재미로 멋진 물건들을 만들곤 했었지

→ 그저 재미로 멋진 물건들을 만들곤 했었지

→ 오직 재미로 멋진 물건들을 만들곤 했었지

→ 참말 재미로 멋진 물건들을 만들곤 했었지

《J.R.R.톨킨/최윤정 옮김-호비트의 모험 1》(창작과비평사,1988) 45쪽


순전히 내 잘못이다

→ 오로지 내 잘못이다

→ 오직 내 잘못이다

→ 모두 내 잘못이다

→ 죄다 내 잘못이다

→ 말할 것도 없이 내 잘못이다

《웬델 베리/정승진 옮김-나에게 컴퓨터는 필요없다》(양문,2002) 10쪽


순전히 집에 책이 많아서다

→ 오로지 집에 책이 많아서다

→ 오직 집에 책이 많아서다

→ 그저 집에 책이 많아서다

《한미화-아이를 읽는다는 것》(어크로스,2014) 120쪽


씨앗을 품은 똥을 어디다 싸느냐는 순전히 새 마음이기 때문이다

→ 씨앗을 품은 똥을 어디다 싸느냐는 오로지 새 마음이기 때문이다

→ 씨앗을 품은 똥을 어디다 싸느냐는 오직 새 마음이기 때문이다

《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나무 수업》(이마,2016) 4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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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오후 午後


 오늘 오후 다섯 시로 → 오늘 낮 다섯 시로 / 오늘 늦은 다섯 시로

 오후 여덟 시 → 저녁 여덟 시 / 늦은 여덟 시

 하늘이 오후가 되면서 흐려졌다 → 하늘이 낮이 되면서 흐려졌다


  ‘오후(午後)’는 “1. 정오(正午)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시간 2. 정오부터 해가 질 때까지의 동안”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첫째 뜻이라면 ‘이른·늦은’ 두 낱말로 하루를 가르면서 ‘늦은’으로 손볼 만하고, 둘째 뜻이라면 ‘낮’으로 손볼 만합니다. 한국말사전에는 “≒ 과오(過午)·오하(午下)·주후(晝後)·하오(下午)”처럼 비슷한말을 싣습니다. 그러나 다른 네 가지 한자말을 굳이 써야 하지 않습니다. ‘낮’이라고 하는 낱말이 있으니까요. 2016.7.27.물.ㅅㄴㄹ



오후가 되었으나

→ 낮이 되었으나

→ 해가 높이 솟았으나

《J.R.R.톨킨/최윤정 옮김-호비트의 모험 1》(창작과비평사,1988) 78쪽


어느 날 오후

→ 어느 날 낮

→ 어느 날 낮 무렵

《톤 텔레헨/유동익 옮김-너도 화가 났어?》(분홍고래,2015) 11쪽


바람 없는 맑은 날 오후였다

→ 바람 없는 맑은 날 낮이었다

《마루야마 겐지/이영희 옮김-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바다출판사,2015) 106쪽


오후만 되면 할머니는 풍성한 정원으로

→ 낮만 되면 할머니는 넉넉한 뜰로

→ 낮만 되면 할머니는 넉넉한 텃밭으로

→ 낮만 되면 할머니는 넉넉한 마당으로

《팸 몽고메리/박준신 옮김-치유자 식물》(샨티,2015) 38쪽


오후 6시

→ 저녁 6시

→ 저녁 여섯 시

→ 늦은 여섯 시

《고형렬-은빛 물고기》(최측의농간,2016) 313쪽


오후 내내 빈둥거리며

→ 낮 내내 빈둥거리며

→ 낮에 내내 빈둥거리며

《로알드 달/최지현 옮김-로알드 달의 위대한 단독 비행》(살림Friends,2016) 9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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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15 : 감 느끼다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 피로를 느꼈습니다

→ 고단하다고 느꼈습니다

→ 고단했습니다

→ 지쳤습니다


피로감(疲勞感) : 정신이나 몸이 지쳐 힘든 느낌

감(感) : 느낌이나 생각



  ‘피로감’이라는 한자말은 “지친 느낌”이나 “힘든 느낌”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피로감을 느꼈습니다”처럼 적으면 “지친 ‘느낌’을 느꼈습니다”나 “힘든 ‘느낌’을 느꼈습니다”라고 밝히는 셈입니다. ‘피로감’이라는 한자말을 꼭 쓰고 싶다면 “피로감이 있었습니다” 꼴로 쓸 노릇인데, 이보다는 “고단하다고 느꼈습니다”나 “지쳤다고 느꼈습니다”나 “힘들다고 느꼈습니다”로 적을 때에 한결 낫습니다. 2016.7.27.물.ㅅㄴㄹ



그는 심한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 그는 몹시 고단하다고 느꼈습니다

→ 그는 아주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 그는 매우 고달팠습니다

→ 그는 무척 지쳤습니다

《J.R.R.톨킨/최윤정 옮김-호비트의 모험 1》(창작과비평사,1988) 15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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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14 : 무성하게 우거진



무성하게 우거진

→ 우거진

→ 빽빽히 있는


무성(茂盛)하다 : 풀이나 나무 따위가 자라서 우거져 있다

우거지다 : 풀, 나무 따위가 자라서 무성해지다



  한자말 ‘무성하다’를 한국말사전에서 찾으면 ‘우거지다’로 풀이합니다. 한국말 ‘우거지다’를 한국말사전에서 찾으면 ‘무성하다’로 풀이해요. 이리하여 두 낱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한국말사전으로는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풀이나 나무가 ‘빽빽하게’ 있을 적에 이러한 말을 써요. 2016.7.27.물.ㅅㄴㄹ



계곡에 무성하게 우거진 소나무숲으로

→ 골짜기에 우거진 소나무숲으로

→ 골짜기에 빽빽하게 있는 소나무숲으로

→ 골짜기를 빽빽히 채운 소나무숲으로

《J.R.R.톨킨/최윤정 옮김-호비트의 모험 1》(창작과비평사,1988) 15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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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작위적


 작위적 발상 → 억지 생각 / 억지스런 생각

 작위적 요소를 억제하는 것이 좋다 → 억지로 꾸미지 않아야 좋다

 작위적 행동은 하지 않았다 → 꾸미는 몸짓은 하지 않았다

 작위적인 미소 → 꾸민 듯한 웃음 / 억지 웃음

 어쩐지 작위적으로 보였다 → 어쩐지 꾸민 듯이 보였다


  ‘작위적(作爲的)’은 “꾸며서 하는 것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까 ‘꾸미는’ 모습을 나타내는데, 이는 ‘억지스럽다’고 할 만합니다. 꾸미거나 억지스러운 모습이라면 때로는 ‘거짓스러운’ 모습일 수 있습니다. 이는 ‘눈가림’이나 ‘눈속임’이 될 수도 있을 테고요. 2016.7.25.달.ㅅㄴㄹ



작위적으로 미소를 지어 보이는

→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는

→ 억지스럽게 웃어 보이는

→ 꾸며낸 웃음을 보이는

→ 입으로만 웃음을 지어 보이는

→ 눈가림 같은 웃음을 지어 보이는

→ 일부러 지어낸 웃음을 보이는

《김종휘-내 안의 열일곱》(샨티,2007) 34쪽


작위적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 거짓스레 비쳐지기도 하지만

→ 꾸민 듯이 비쳐지기도 하지만

→ 억지스레 비쳐지기도 하지만

《박종성-영화가 뿌리친 정치사상》(인간사랑,2015) 89쪽


그저 작위적인 느낌이 나지 않는

→ 그저 꾸몄다는 느낌이 나지 않는

→ 그저 억지스러운 느낌이 나지 않는

→ 그저 거짓스러운 느낌이 나지 않는

→ 그저 수수한 느낌이 나는

《최범-그때 그 책을 읽었더라면》(안그라픽스,2015) 9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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