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제기 提起


 반론 제기 → 반론 내놓음 / 반론 하기

 의혹 제기 → 의혹 내놓음 / 의혹 묻기

 문제 제기 → 문제 내놓음 / 문제 묻기

 의문을 제기하다 → 의문을 내놓다 / 의문스럽다고 하다

 이의를 제기하다 → 다른 생각을 내놓다 / 다른 뜻을 밝히다

 소송을 제기하다 → 소송을 하다 / 소송을 일으키다


  ‘제기(提起)’는 “1. 의견이나 문제를 내어 놓음 2. 소송을 일으킴”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내놓다(내어 놓다)’나 ‘일으키다’라는 낱말을 쓰면 돼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여러 가지 한자말 ‘제기’를 싣는데, 굳이 쓸 일이 없거나 알맞게 손질해야 하는 낱말이 많다고 느껴요. ‘제사그릇’ 같은 낱말을 새롭게 지을 만하리라 생각해요. 그릇을 지을 적에는 ‘그릇짓기’나 ‘그릇빚기’라 할 수 있어요. 글에 붙이는 이름은 ‘글이름’으로 쓰면 될 테고요. 2016.7.31.해.ㅅㄴㄹ


제기(帝畿) : 천자의 도읍이 있는 지방

제기(除棄) : 제쳐 놓음. 또는 빼어 버림

제기(祭器) : 제사에 쓰는 그릇

제기(製器) : 기구나 그릇 따위를 만듦

제기(題記) : 공문(公文), 작품, 신문, 잡지 따위의 기사 제목



이의를 제기한 것은 알쏭이였다

→ 다른 생각을 밝힌 사람은 알쏭이였다

→ 다른 뜻을 내놓은 사람은 알쏭이였다

《요네야마 마사노부/현종오 옮김-이온 인터뷰》(아카데미서적,1997) 54쪽


반론을 제기할 사람이 많겠지만

→ 반론을 펼 사람이 많겠지만

→ 그렇지 않다고 할 사람이 많겠지만

→ 그 말은 틀렸다고 할 사람이 많겠지만

→ 그 말은 아니라고 할 사람이 많겠지만

→ 고개를 가로저을 사람이 많겠지만

《김창엽과 열두 사람-나는 ‘나쁜’ 장애인이고 싶다》(삼인,2002) 165쪽


탐폰에 함유된 다이옥신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탐폰에 깃든 다이옥신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 탐폰에 들어간 다이옥신이라는 말이 나온다

《꿈꾸는 지렁이들》(환경과생명,2003) 24쪽


의문을 제기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 묻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 궁금해 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 모르겠다고 말씀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법륜-붓다 나를 흔들다》(샨티,2005) 46쪽


토머스 모어는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한다

→ 토머스 모어는 끊임없이 물어보았다

→ 토머스 모어는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다

→ 토머스 모어는 끊임없이 궁금해 했다

《정여울-마음의 서재》(천년의상상,2015) 23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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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불평 不平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다 → 끊임없이 푸념을 늘어놓다

 웬 불평은 그리 많은지 → 웬 푸념은 그리 많은지

 숙제가 많다고 불평하다 → 숙제가 많다고 투덜댄다

 왜 그러느냐고 불평했다 → 왜 그러느냐고 투덜댔다

 시간이 적다고 불평하고 있다 → 시간이 적다고 툴툴거린다


  ‘불평(不平)’은 “1. 마음에 들지 아니하여 못마땅하게 여김 2. 마음이 편하지 아니함 3. 병으로 몸이 불편함”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못마땅하게 여김”으로 손볼 수 있고, ‘투덜거리다·투덜대다’로 손보거나 ‘푸념하다’로 손볼 수 있어요. 한국말사전에서 ‘푸념’을 찾아보면 “마음속에 품은 불평을 늘어놓음”으로 풀이해요. 그러니 한자말 ‘불평 = 푸념’인 셈이지요. 2016.7.29.쇠.ㅅㄴㄹ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해 가끔 불평을 했다

→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놓고 가끔 푸념을 했다

→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돌아가신 할아버지한테 가끔 투덜거렸다

→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가끔 못마땅히 여겼다

《페터 헤르틀링/박양규 옮김-할머니》(비룡소,1999) 7쪽


불평을 하는 대신 소리 지르는 법을 배우라

→ 투덜거리지 말고 소리 지르는 법을 배우라

→ 푸념을 하지 말고 소리 지르는 법을 배우라

《마거릿 D.로우먼/유시주 옮김-나무 위 나의 인생》(눌와,2002) 305쪽


불평 한마디 없이 앉아서 아침을 먹고 있는 중이다

→ 푸념 한마디 없이 앉아서 아침을 먹는다

→ 한마디도 투덜대지 않고 앉아서 아침을 먹는다

《딕 킹 스미스/김서정 옮김-워터 호스》(웅진주니어,2003) 44쪽


나중에 제게 불평하지 않는다면

→ 나중에 제게 투덜대지 않는다면

→ 나중에 제게 푸념하지 않는다면

→ 나중에 제게 툴툴대지 않는다면

《키르스텐 보이에/박양규 옮김-아빠는 전업 주부》(비룡소,2003) 20쪽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이다

→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고 푸념한다

→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고 툴툴댄다

→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고 못마땅해 한다

《정여울-마음의 서재》(천년의상상,2015) 6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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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각양각색의


 각양각색의 사람들 → 여러 사람들 / 온갖 사람들

 각양각색의 깃발이 나부끼고 → 여러 가지 깃발이 나부끼고


  ‘각양각색(各樣各色)’은 “각기 다른 여러 가지 모양과 빛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는 “≒ 각색각양”처럼 비슷한말을 싣지만 ‘각색각양’이라는 한자말을 쓸 일은 없을 듯합니다. 그리고 ‘각양각색’도 ‘여러 가지’나 ‘여러’로 손질하면 돼요. 처음부터 ‘여러 가지’나 ‘여러’로 쓰면 ‘-의’가 달라붙을 일이 없습니다. 2016.7.29.쇠.ㅅㄴㄹ



각양각색의 삼류 잠언들을

→ 여러 가지 삼류 잠언들을

→ 온갖 삼류 잠언들을

《이효인-김기영, 하녀들 봉기하다》(하늘아래,2002) 95쪽


철 따라 나오는 각양각색의 꽃들

→ 철 따라 나오는 여러 가지 꽃들

→ 철 따라 나오는 여러 꽃들

→ 철 따라 나오는 온갖 꽃들

→ 철 따라 나오는 저마다 다른 꽃들

《노은님-내 짐은 내 날개다》(샨티,2004) 24쪽


가까운 마트에는 각양각색의 음식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 가까운 가게에는 온갖 음식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 가까운 가게에는 갖은 음식이 산더미처럼 있고

→ 가까운 가게에는 수많은 음식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최원형-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94쪽


각양각색의 인물들

→ 여러 사람들

→ 온갖 사람들

→ 이런저런 사람들

《정여울-마음의 서재》(천년의상상,2015) 3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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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한 치의


 한 치의 후회도 없이 → 한 치도 후회가 없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 한 치도 오차가 없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한 치의 땅도 → 한 치 땅도 / 땅 한 치도


  ‘치’는 길이를 재면서 쓰는 낱말입니다. 얼추 3센티미터쯤 되는 길이를 가리키는데, 얼마 안 되는 길이를 빗대는 자리에 흔히 써요. 이른바 “거의 없다”고 하거나 “조금만 있다”고 하는 자리에 빗대면서 쓰지요. 그런데 이 낱말을 “한 치의 (무엇)도 없이” 꼴로 흔히 쓰는데, “한 치도 (무엇)하지 않고”처럼 손질해야지 싶습니다. 또는 ‘조금도’나 ‘하나도’로 손볼 수 있어요. 2016.7.28.나무.ㅅㄴㄹ



일진일퇴, 한 치의 양보도 없습니다

→ 물고 물리며, 한 치도 양보하지 않습니다

→ 밀고 당기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 물러서지 않고, 한 치도 밀리지 않습니다

→ 물러서지 않고, 조금도 내주지 않습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서현아 옮김-야와라 24》(학산문화사,2000) 113쪽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

→ 한 치 흔들림도 없다

→ 한 치도 흔들림이 없다

→ 한 치도 흔들리지 않는다

→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

→ 하나도 흔들리지 않는다

〈오마이뉴스〉 2005.2.2. 정운현 님 글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라는 명령으로

→ 한 치라도 땅을 더 차지하라고 내몰아서

→ 땅을 한 치라도 더 차지하라고 시켰기에

→ 조금이라도 땅을 더 차지하라고 시켜서

《이임하-10대와 통하는 한국 전쟁 이야기》(철수와영희,2013) 70쪽


한 치의 오차도 없는

→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

→ 조금도 틀리지 않는

《정여울-마음의 서재》(천년의상상,2015) 26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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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배가 倍加


 노력 배가 → 더 힘쓰기 / 곱으로 힘내기

 신문 구독자 배가를 위하여 → 신문 구독자를 늘리려고

 기쁨이 배가되었다 → 기쁨이 늘었다 / 기쁨이 커졌다

 소득이 배가하였다 → 소득이 늘었다 / 돈을 더 많이 벌었다


  ‘배가(倍加)’는 “갑절 또는 몇 배로 늘어남. 또는 그렇게 늘림”을 가리킨다 하고, 한국말사전에는 “≒ 가배(加培)”처럼 비슷한말을 싣습니다. ‘가배 = 배가’라 하는군요. 그러니 ‘배가·가배’ 모두 “곱으로 늘어남”을 가리키니 ‘늘어나다’로 손보면 됩니다. 때로는 ‘더’나 ‘더욱’으로 손볼 만하고, ‘곱으로’나 ‘곱절로’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7.28.나무.ㅅㄴㄹ



비판의 강도가 배가되었다

→ 비판 강도가 늘어났다

→ 비판 강도가 곱으로 늘었다

→ 비판하는 강도가 늘어났다

→ 더 세게 비판하였다

→ 더 크게 나무랐다

《질베르 리스트/최세진-경제학은 과학적일 것이라는 환상》(봄날의책,2015) 199쪽


다양한 버전으로 리메이크되면서 괴물의 잔혹성은 배가되었고

→ 다양한 판으로 다시 나오면서 괴물은 더 잔혹해졌고

→ 여러 판으로 새로 나오면서 괴물은 더욱 무시무시해졌고

→ 여러 판으로 새로 나오면서 괴물은 곱절로 무서워졌고

《정여울-마음의 서재》(천년의상상,2015) 204쪽


사진가의 느낌을 배가시키기 위한 보조 장치

→ 사진가 느낌을 곱배기로 늘려주는 보조 장치

→ 사진가한테 느낌을 더 살려 주려는 보조 장치

→ 사진가한테 느낌을 더욱 북돋워 주는 덧 장치

→ 사진가한테 느낌을 곱으로 살찌워 주는 도움 장치

《양해남-나도 잘 찍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눈빛,2016) 13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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