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사장 沙場


 바닷가 모래사장으로 → 바닷가 모래밭으로

 넓은 모래사장을 끼고 → 넓은 모래밭을 끼고


  ‘사장(沙場/砂場)’은 “= 모래사장”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모래사장(-沙場)’은 “강가나 바닷가에 있는 넓고 큰 모래벌판”을 가리킨다고 해요. ‘모래벌판’은 “모래가 덮여 있는 벌판”을 가리키지요. 그러니까 ‘모래사장’은 ‘모래 + 모래벌판’인 셈입니다.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사장’이라고만 해야 올바릅니다. 그러나 이를 깨닫거나 느끼는 분이 퍽 적어서 그만 ‘모래사장’ 같은 겹말을 잘못 쓰고 말아요. 한국말 ‘모래벌판·모래벌·모래밭’ 가운데 하나를 알맞게 쓸 노릇입니다. 2016.8.3.물.ㅅㄴㄹ



여름 바닷가 모래사장은 장터로 변한다

→ 여름 바닷가 모래밭은 장터로 바뀐다

→ 여름 바닷가 모래벌은 장터로 된다

《김수남-수용포 수망굿》(1985) 책날개


서해 지역 모래사장이나 남해의 모래펄에서 살아가고 있어

→ 서해 지역 모래밭이나 남해 모래펄에서 살아가

《백용해-하늬와 함께 떠나는 갯벌여행》(창조문화,2000) 181쪽


모래사장에 앉아 있다가

→ 모래밭에 앉았다가

《엘사 베스코브/김상열 옮김-호기심 많은 꼬마 물고기》(시공주니어,2007) 17쪽


한 번도 모래사장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 한 번도 모래벌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 한 번도 모래밭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다케타쓰 미노루/고향옥 옮김-아기 여우 헬렌》(청어람미디어,2008) 100쪽


모래사장을 따라

→ 모래밭을 따라

→ 모래벌판을 따라

《레이먼드 플라워·알레산드로 팔라시/임영신 옮김-세계를 읽다, 이탈리아》(가지,2015) 4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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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명색 名色


 명색이 사장인데 → 이래 봬도 사장인데 / 그래도 사장인데

 반장은 명색일 뿐 → 반장은 이름일 뿐 / 반장은 허울일 뿐

 그야말로 명색이고 → 그야말로 허울이고 / 그야말로 껍데기이고

 명색이 밥이지 → 이름이 밥이지 / 말이 좋아 밥이지

 대도시를 건설한다는 명색으로 → 대도시를 세운다는 빌미로


  ‘명색(名色)’은 “1. 어떤 부류에 붙여져 불리는 이름 2. 실속 없이 그럴듯하게 불리는 허울만 좋은 이름 3. 겉으로 내세우는 구실”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름’이나 ‘허울’로 손보면 됩니다. 한국말사전에서는 ‘명색’ 셋째 풀이를 ‘구실’로 풀이하지만, ‘구실(口實)’을 다시 찾아보면 “핑계를 삼을 만한 재료. ‘핑계’로 순화”로 풀이합니다. 곧 ‘핑계’나 ‘빌미’ 같은 낱말을 써야 알맞을 테지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명색(明色)’을 “= 밝은색”으로 풀이하면서 싣고, ‘명색(冥色/暝色)’을 “해가 질 무렵의 어둑어둑한 빛”으로 풀이하면서 싣습니다. 이런 한자말은 쓸 일이 없다고 느낍니다. 말 그대로 ‘밝은빛’으로 쓰거나 ‘어스름빛·어둑살빛·땅거미빛’처럼 쓰면 됩니다. 2016.8.3.물.ㅅㄴㄹ



나는 명색이 과학자, 제딴은 명사지만

→ 나는 이름이 과학자, 제딴은 명사지만

→ 나는 남 앞에서 과학자, 제딴은 널리 알려졌지만

→ 나는 이래 봬도 과학자, 제딴은 널리 알려졌지만

《팀 윈튼/이동욱 옮김-블루 백》(눌와,2000) 130쪽


명색이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이름은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허울은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겉으로는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이래 봬도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김삼웅-10대와 통하는 민주화운동가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58쪽


명색이 시인인데

→ 이름이 시인인데

→ 허울은 시인인데

→ 그래도 시인인데

→ 이래 봬도 시인인데

《조병준-기쁨의 정원》(샨티,2016) 18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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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생의


 생의 이면 → 삶에서 뒷모습

 생의 한가운데 → 삶에서 한가운데 / 삶 한가운데

 남은 생의 첫 날 → 남은 삶에서 첫 날

 내 생의 마지막 사랑 → 내 삶에서 마지막 사랑 / 내 마지막 사랑

 내 생의 첫 자전거 → 내 삶에서 첫 자전거 / 내 첫 자전거

 생의 목적 → 사는 목적 / 사는 뜻


  ‘생(生)’은 “= 삶”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삶’이라는 한국말을 쓰면 됩니다. 때로는 ‘살다’를 쓰면 되고, 때로는 아무 말도 안 넣을 수 있습니다. “내 마지막 사랑”이나 “내 첫 자전거”라고만 해도 “내 삶에서”나 “내가 살면서”를 나타냅니다. 2016.8.3.물.ㅅㄴㄹ



생의 허무를 강하게 느낍니다

→ 삶이 허전하다고 짙게 느낍니다

→ 삶이 참 부질없다고 느낍니다

→ 뼛속 깊이 삶이 텅 비었다고 느낍니다

→ 삶이 더없이 텅 비었다고 느낍니다

→ 살다가 덧없다고 짙게 느낍니다

《황청원-칡꽃향기 너에게 주리라》(오상,1983) 67쪽


생의 고단함을 알아버린

→ 살아가는 고단함을 알아버린

→ 삶이 고단한 줄 알아버린

→ 고단한 삶을 알아버린

→ 살며 고단함을 알아버린

《최은숙-미안, 네가 천사인 줄 몰랐어》(샨티,2006) 43쪽


그것이 생의 현실이다

→ 그것이 현실이다

→ 그것이 삶이다

→ 그것이 살아가는 현실이다

→ 그것이 오늘 모습이다

→ 그것이 우리 삶 모습이다

《소노 아야코/오근영 옮김-왜 지구촌 곳곳을 돕는가》(리수,2009) 29쪽


생의 빛깔도 달라집니다

→ 살아가는 빛깔도 달라집니다

→ 삶이라는 빛깔도 달라집니다

→ 우리 삶 빛깔도 달라집니다

→ 우리 사는 빛깔도 달라집니다

→ 삶빛도 달라집니다

→ 삶빛깔도 달라집니다

《정상명-꽃짐》(이루,2009) 40쪽


생의 어떤 사건들은

→ 삶에서 어떤 일들은

→ 살며 겪는 어떤 일들은

→ 살다가 맞닥뜨리는 어떤 일들은

《조병준-기쁨의 정원》(샨티,2016) 22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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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동등 同等


 동등하게 대접하다 → 똑같이 대접하다

 값을 동등하게 매기다 → 값을 똑같게 매기다

 동등한 책임을 느낄 → 같은 책임을 느낄

 서로가 동등한 처지 → 서로가 같은 처지


  ‘동등(同等)하다’는 “등급이나 정도가 같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같다’라는 낱말을 쓰면 되고, 때로는 ‘똑같다’라는 낱말을 쓰면 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동등(冬等)’이라는 한자말을 “1. 춘, 하, 추, 동의 네 등급으로 나눈 것의 넷째 등급 2. 예전에, 겨울에 내던 세금”을 가리킨다면서 싣는데, ‘겨울 급’이나 ‘겨울 세금’으로 쓰면 될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2016.8.2.불.ㅅㄴㄹ



남녀의 동등한 권리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 남녀한테 똑같은 권리는 헌법에 뚜렷이 나온다

→ 남녀는 권리가 같다고 헌법에 똑똑히 나온다

《우어줄라 쇼이/전옥례 옮김-여자로 살기, 여성으로 말하기》(현실문화연구,2003) 12쪽


하느님 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동등해

→ 하느님 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같아

→ 하느님 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똑같아

《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우리는 누구?》(한글샘,2010) 277쪽


여성은 동등한 일을 하는 남성만큼 임금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 여성은 똑같은 일을 하는 남성만큼 일삯을 받는 적이 거의 없었다

→ 여성은 같은 일을 하는 남성만큼 일삯을 받는 적이 거의 없었다

《리처드 로드/박선주 옮김-세계를 읽다, 독일》(가지,2016) 24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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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의존 依存


 부모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 부모한테 지나치게 기대면

→ 어버이한테 너무 기대면

 인간의 행동은 환경에 의존되어 있다

→ 사람은 환경에 기대어 행동한다

→ 사람은 환경에 맞추어 움직인다

→ 사람은 둘레 터전에 따라 산다

 경력 사원의 선발이 단순히 외국어 실력에만 의존돼서는 안 된다

→ 경력 사원을 뽑을 때는 그저 외국어 솜씨만 보아서는 안 된다

→ 경력 사원은 그저 외국말 솜씨로만 뽑을 수 없다

→ 경력 사원은 한낱 외국말 솜씨만 보고 뽑을 수 없다


  ‘의존(依存)’은 “다른 것에 의지하여 존재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의존 = 의지’인 셈입니다. ‘의지(依支)’는 “다른 것에 몸을 기댐”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의존 = 의지 = 기댐(기대다)’인 셈입니다. 한국말사전을 또 살펴서 ‘기대다’를 찾아보니, “몸이나 물건을 무엇에 의지하면서 비스듬히 대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의존 = 의지 = 기댐(기대다) = 의지’인 셈입니다. 자, 이제 우리는 어떤 낱말을 더 찾아보아야 할까요? 우리는 앞으로 어떤 낱말을 더 살펴야 ‘의존·의지·기대다(기댐)’가 어떤 낱말이요 말뜻인 줄 알아볼 수 있을까요? 2016.2.10.물.ㅅㄴㄹ



동물과 식물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균형에 의존해

→ 동물과 식물 사이에 있는 아리송한 균형에 따라

→ 짐승과 푸나무 사이에 수수께끼처럼 얽힌 그물에 맞추어

→ 짐승과 푸나무 사이에 고요히 어우러진 사슬로 얽혀

→ 짐승과 푸나무 사이에 촘촘히 엮인 거미줄에 따라

《얀 리고/이충호 옮김-바다가 아파요》(두레아이들,2015) 13쪽


늑대는 … 들소와 엘크에 의존해서 살고 있다

→ 늑대는 … 들소와 엘크에 기대어 산다

→ 늑대는 … 들소와 엘크가 있어야 한다

→ 늑대는 … 들소와 엘크를 잡아먹고 산다

《짐 더처·제이미 더처/전혜영 옮김-늑대의 숨겨진 삶》(글항아리,2015) 8쪽


주요 자원을 수입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 주요 자원을 수입에 기대야 했기 때문에

→ 주요 자원을 밖에서 사들여야 했기 때문에

《리처드 로드/박선주 옮김-세계를 읽다, 독일》(가지,2016) 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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