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특별 特別


 특별한 감정 → 남다른 감정 / 남다른 마음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 남달리 눈길을 두었다 / 남달리 마음을 기울였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 다른 일이 아니면

 특별히 눈길을 끄는 옷차림 → 유난히 눈길을 끄는 옷차림

 특별히 어디가 아픈 건 아니지만 → 딱히 어디가 아프지 않지만

 특별히 저녁을 산다고 하기에 → 새삼스레 저녁을 산다고 하기에


  ‘특별(特別)’은 “보통과 구별되게 다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보통(普通)’은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어 평범함”을 가리키고, ‘평범(平凡)하다’는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한국말사전은 돌림풀이인데, 이를 헤아리면 ‘특별 = 특별하지 않게 구별되게 다름’인 꼴이고, ‘보통 =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지 않고 흔히 볼 수 있어 평범함’이며 ‘평범 = 보통’이니, ‘보통 =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지 않고 흔히 볼 수 있어 보통임’인 꼴입니다.


  “특별 기획”이나 “특별 대우”나 “음주 운전 특별 단속” 같은 자리에서 쓰는 ‘특별’은 섣불리 손보기 어렵습니다만, 막상 ‘특별’이 무슨 뜻인가를 살피려 하면 도무지 어떤 뜻인지 알 길이 없어요. 다만, 돌림풀이를 살피다 보면 ‘남다른’ 자리를 ‘특별’로 가리킵니다. “흔하지 않은” 모습이 ‘특별’이기에 ‘두드러진다’거나 ‘도드라진다’를 가리키고, 이러한 모습은 ‘훌륭하다’거나 ‘빼어나다’거나 ‘뛰어나다’고 할 수 있어요. 2016.8.9.불.ㅅㄴㄹ



특별한 기술도 없고

→ 딱히 재주도 없고

→ 이렇다 할 솜씨도 없고

→ 무엇 하나 재주도 없고

《김순천-부서진 미래》(삶이보이는창,2006) 23쪽


자식들을 생각하는 아버지 박지원의 마음이 특별하구나

→ 아이들을 생각하는 아버지 박지원 마음이 남다르구나

→ 아이들을 생각하는 아버지 박지원은 마음이 애틋하구나

→ 아이들을 생각하는 아버지 박지원은 마음이 훌륭하구나

《윤희진-고추장 담그는 아버지》(책과함께어린이,2009) 16쪽


그러던 중 무슨 특별한 일이 있어

→ 그러다가 무슨 다른 일이 있어

→ 그러다가 무슨 남다른 일이 있어

《한희철-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꽃자리,2016) 2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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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혹한 酷寒


 혹한으로 동상에 걸렸다 → 강추위로 동상에 걸렸다 / 추위로 살이 얼었다

 수십 연래의 혹한이라고 → 수십 해 만에 찾아온 강추위라고

 날씨는 갑자기 혹한에 들어가 버렸다 → 날씨는 갑자기 몹시 추워졌다


  ‘혹한(酷寒)’은 “몹시 심한 추위”를 가리킨다고 해요. 한국말사전을 보니 “≒ 호한( 寒)·고한(苦寒)·극한(極寒)·열한(烈寒)” 같은 비슷한말을 싣습니다. ‘호한 = 혹한’이라 나오고, ‘고한 = 모진 추위’라 나옵니다. ‘극한 = 몹시 심하여서 견디기 어려운 추위’라 하고, ‘열한 = 몹시 심한 추위’라 나와요. 그런데 모진 추위라면 ‘모진추위’처럼 한국말을 새롭게 지을 수 있습니다. 눈이 오지 않으면서 몹시 매운 추위를 ‘강추위’라 해요. 이와 맞물려 비가 오지 않으면서 몹시 더울 적에 ‘강더위’라 하고요. 몹시 센 추위라면 ‘센추위’처럼 새말을 빚을 수도 있습니다. 2016.8.9.불.ㅅㄴㄹ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혹한에 견디며

→ 예전에 겪지 못한 추위에 견디며

→ 예전에 겪지 못한 강추위에 견디며

《유상준·박소영-풀꽃편지》(그물코,2013) 149쪽


그 겨울은 혹한도 폭설도 없었지만

→ 그 겨울은 강추위도 큰눈도 없었지만

→ 그 겨울은 추위도 눈도 없었지만

《곽효환-슬픔의 뼈대》(문학과지성사,2014) 20쪽


지난겨울 혹한의 추위

→ 지난겨울 모진 추위

→ 지난겨울 끔찍한 추위

→ 지난겨울 엄청나던 추위

《주원섭-오늘도 숲에 있습니다》(자연과생태,2015) 6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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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녹음기의 녹


단, 방에는 녹음기의 ‘녹’ 자도 없었다

→ 다만, 방에는 녹음기에서 ‘녹’ 자도 없었다

→ 다만, 방에는 녹음기에서 ‘녹’도 없었다

《찰스 레반스키/김영진 옮김-499살 외계인, 지구에 오다》(비룡소,2009) 24쪽


  어떤 낱말을 들 적에 “하늘‘의’ 하도 모른다”처럼 말하는 분을 곧잘 봅니다만 “하늘‘에서’ 하도 모른다”처럼 ‘-에서’를 붙여야 올바릅니다. ‘단(但)’은 ‘다만’으로 손봅니다.


오월의 일요일

→ 오월 어느 일요일

→ 오월을 맞은 일요일

《요네자와 호노부/김선영 옮김-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엘릭시르,2016) 133쪽


  오월 가운데 어느 주에 있는 일요일을 가리키려 한다면 “오월 어느 일요일”처럼 쓰면 돼요.


옥상의 빨랫줄

→ 옥상 빨랫줄

→ 옥상에 있는 빨랫줄

→ 옥상에 세운 빨랫줄

《박승우-생각하는 감자》(창비,2014) 65쪽


  옥상에 있는 빨랫줄은 “옥상에 있는 빨랫줄”입니다. 또는 “옥상 빨랫줄”이에요. “옥상에 건 빨랫줄”이나 “옥상에 묶은 빨랫줄”이나 “옥상에 드리운 빨랫줄”이기도 합니다.


《죠스》의 번역 초판 제목은

→ 《죠스》를 번역한 첫판 이름은

→ 《죠스》를 처음 옮긴 이름은

→ 《죠스》를 처음 옮기며 붙인 이름은

《윤성근-탐서의 즐거움》(모요사,2016) 80쪽


  어느 책을 번역하며 붙인 이름이라면 ‘-를’ 번역하며 붙인 이름이라고 적어야 올바릅니다. ‘초판(初版)’은 ‘첫판’으로 손보고, ‘제목(題目)’은 ‘이름’으로 손봅니다. 2016.8.8.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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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19 : 삼시 세끼



삼시 세끼

→ 하루 세끼

→ 세끼

→ 세 끼니


삼시(三時) : 아침, 점심, 저녁의 세 끼니

세끼 : 아침·점심·저녁으로 하루에 세 번 먹는 밥이라는 뜻으로, 하루하루의 끼니를 이르는 말



  한국말은 ‘세끼’이고, 이를 한자말을 빌어 ‘삼시’처럼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러니 ‘삼시 세끼’처럼 쓴다면 겹말이에요. 네 글자로는 “하루 세끼”처럼 쓸 만하고, 다섯 글자로는 “날마다 세끼”로 쓸 만합니다. 세 글자로는 “세 끼니”라 하면 되고, 단출하게 두 글자로 ‘세끼’라 하면 돼요. 2016.8.8.달.ㅅㄴㄹ



엄마의 삼시 세끼 따신 밥상은

→ 엄마가 하루 세끼 차린 따신 밥상은

→ 엄마가 차린 세 끼니 따신 밥상은

《박노해-다른 길》(느린걸음,2014) 28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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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18 : 기대고 의지하다



기대고 의지할

→ 기대고 살

→ 기댈


의지(依支)하다 : 1. 다른 것에 몸을 기대다 2. 다른 것에 마음을 기대어 도움을 받다



  한자말 ‘의지하다’는 ‘기대다’를 가리킵니다. 그러니 “기대고 의지할”처럼 쓰면 같은 말을 되풀이한 셈이지요. 짧게 ‘기댈’이라고만 쓰면 됩니다. “기대고 살”이나 “기대고 지낼”처럼 꾸밈말을 붙일 수 있고요. 2016.8.8.달.ㅅㄴㄹ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 우리는 누군가한테 기댈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 우리는 누군가한테 기대며 살 수밖에 없는 숨결이다

《박노해-다른 길》(느린걸음,2014) 4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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