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색색의


 색색의 옷 → 여러 빛깔 옷 / 온갖 빛깔 옷 / 알록달록 옷

 색색의 종이 → 여러 빛깔 종이 / 갖은 빛깔 종이 / 알록달록 종이


  ‘색색(色色)’은 “1. 여러 가지 색깔 2. 가지각색의 여러 가지”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지각색(-各色)’은 “모양이나 성질 따위가 서로 다른 여러 가지”라 하고, ‘각색’은 “갖가지의 빛깔”이라 하니, 한국말사전 말풀이가 엉성합니다. ‘가지각색’에서 ‘가지’하고 ‘각색’에서 ‘갖가지’가 서로 겹치거든요.


  여러 가지 빛깔이라면 “여러 빛깔”이라 하면 됩니다. 온갖 빛깔이라면 “온갖 빛깔”이라 하면 돼요. ‘알록달록’이라는 낱말도 있어요. 그리고 ‘온갖빛(온갖빛깔)’이나 ‘갖은빛(갖은빛깔)’처럼 새롭게 낱말을 지어서 써 볼 만하리라 느낍니다. 이렇게 하면 ‘색색 + 의’ 같은 말투를 털 수 있겠지요. 2016.8.18.나무.ㅅㄴㄹ



반짇고리에는 색색의 실과 하얀 천 조각이 담겨 있네

→ 반짇고리에는 갖은 빛깔 실과 하얀 천 조각이 담겼네

→ 반짇고리에는 여러 빛깔 실과 하얀 천 조각이 담겼네

→ 반짇고리에는 알록달록 실과 하얀 천 조각이 담겼네

《배유안-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에서 우리 문화 찾기》(책과함께어린이,2008) 26쪽


색색의 꽃을 수놓은 테이블보

→ 온갖 빛깔 꽃을 수놓은 밥상보

→ 갖은 빛깔 꽃을 떠 놓은 밥보자기

→ 알록달록 꽃을 떠 놓은 책상보

《가도노 에이코/권남희 옮김-마녀 배달부 키키 2》(소년한길,2011) 255쪽


조금 작은 색색의 사탕을 파는 가게

→ 조금 작은 여러 빛깔 사탕을 파는 가게

→ 조금 작은 온갖 빛깔 사탕을 파는 가게

→ 조금 작은 알록달록한 사탕을 파는 가게

《김경희-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다》(공명,2015) 27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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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획기적


 획기적 성과 → 놀라운 성과 / 빼어난 성과

 획기적 사건 → 놀라운 사건 / 엄청난 일

 획기적인 일 → 대단한 일 / 놀라운 일

 획기적인 변화였다 → 대단하게 바뀌었다 / 눈부시게 달라졌다


  ‘획기적(劃期的)’은 “어떤 과정이나 분야에서 전혀 새로운 시기를 열어 놓을 만큼 뚜렷이 구분되는”을 가리킨다고 하니, ‘놀라운’이나 ‘대단한’으로 손볼 만합니다. ‘엄청난’이나 ‘빼어난’이나 ‘훌륭한’으로 손볼 수 있고, ‘눈부신’이나 ‘어마어마한’이나 ‘새로운’으로 손볼 만해요. 한국말사전에는 “≒ 획시기적”처럼 비슷한말이 실리고, ‘획시기적(劃時期的)’은 “= 획기적”으로 풀이해요. 그러나 ‘획시기적’은 쓸 일이 없겠지요.



이 획기적 사실

→ 이 놀라운 사실

→ 이 새로운 사실

→ 이 뜻밖이며 대단한 사실

→ 새 시대를 열 이 사실

《박병상-우리 동물 이야기》(북갤럽,2002) 172쪽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 놀라울 만큼 줄였다고

→ 엄청나게 줄였다고

→ 크게 줄였다고

→ 확 줄였다고

《구 원/김태성 옮김-반 처세론》(마티,2005) 43쪽


어떤 획기적인 계기가 있었는지

→ 어떤 큰 계기가 있었는지

→ 어떤 대단한 발판이 있었는지

→ 어떤 놀라운 발판이 있었는지

《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시금치,2015) 58쪽


일본 사회의 현실을 준엄하게 따져 묻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 일본 사회 현실을 매섭게 따져 묻는 놀라운 것이었다

→ 일본 사회 모습을 날카롭게 따져 묻는 대단한 것이었다

《미즈노 나오키·문경수/한승동 옮김-재일조선인》(삼천리,2016) 19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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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거주 居住


 거주 지역 → 사는 곳

 거주 불명 → 사는 곳 모름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 외국에 사는

 우리 마을에서 거주하게 되었으니까 → 우리 마을에서 살게 되었으니까


  ‘거주(居住)’는 “= 주거(住居)”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주거’는 “일정한 곳에 머물러 삶”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거주하다·주거하다’는 ‘살다’로 손보면 되지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거주(去週)’를 “= 지난주”를 가리킨다면서 싣고, ‘거주(擧主)’를 “[역사] 조선 시대에, 벼슬아치를 임명할 때에 삼망(三望)의 후보자를 천거하던 사람”을 가리킨다면서 실으며, ‘거주(Gejiu[箇舊])’를 “[지명] 중국 윈난 성(雲南省) 남부에 있는 시”를 가리킨다면서 싣지만, 세 한자말은 모두 한국말사전에서 털어야지 싶습니다.



거주하는 사람이 없어 버스 정류장 하나 없는 이곳

→ 사는 사람이 없어 버스 정류장 하나 없는 이곳

《김이설-환영》(자음과모음,2011) 16쪽


유럽 거주 일본 외교관

→ 유럽서 사는 일본 외교관

→ 유럽에 있는 일본 외교관

《장정일-장정일의 악서총람》(책세상,2015) 123쪽


일본으로 건너와 일정 기간 거주하게 된 사람들

→ 일본으로 건너와 한동안 살게 된 사람들

→ 일본으로 건너와 한동안 머물러 산 사람들

《미즈노 나오키·문경수/한승동 옮김-재일조선인》(삼천리,2016) 1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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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 한 사람의 개인



한 사람의 개인이

→ 한 사람이

→ 한 사람이 외롭게

→ 한 사람이 씩씩하게


개인(個人) : 국가나 사회, 단체 등을 구성하는 낱낱의 사람

낱낱 : 여럿 가운데의 하나하나



  ‘개인’은 “낱낱인 사람”을 가리키고, ‘낱낱’은 “하나하나”를 가리킵니다. “한 사람의 개인”은 “한 사람의 한 사람”을 가리키니 겹말이지요.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개인’만 쓰고, 한국말을 쓰려 한다면 “한 사람”을 쓰면 됩니다. 또는 “한 사람이 외롭게”나 “한 사람이 꿋꿋하게”처럼 뒤쪽에 꾸밈말을 붙일 수 있어요.



큰 조직력을 배경에 지니지 못한 한 사람의 개인이 무언가를 말하고 실천해 보아도

→ 큰 조직력을 뒤에 두지 못한 한 사람이 무언가를 말하고 실천해 보아도

《유아사 마코토/이성재 옮김-빈곤에 맞서다》(검둥소,2009) 12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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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28 : 별다르다



별다른 일

→ 다른 일

→ 딱히 다른 일

→ 뭔가 다른 일


별다르다(別-) : 다른 것과 특별히 다르다

특별히(特別-) :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게

보통(普通) :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어 평범함

구별되다(區別-) : 성질이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나다

차이(差異) :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



  ‘별다르다’에서 ‘별(別)’은 “다르다”를 가리킵니다. ‘다를 별’이라는 한자예요. ‘별다르다 = 다르다 + 다르다’ 꼴로 이룬 겹말입니다. 그러니 ‘별다르다’는 ‘다르다’로 고쳐쓰거나 ‘남다르다’로 손질해 줍니다. 때로는 “딱히 다르다”나 “뭔가 다르다”나 “유난히 다르다”나 “크게 다르다”로 손질할 수 있어요.


  그런데 ‘별다르다’를 둘러싼 겹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아요. ‘별다르다 = 다른 것과 특별히 다르다’로 풀이하니 이 말풀이도 겹말풀이인데, ‘특별히”는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게”이니 ‘별다르다 = 다른 것과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게) 다르다’예요. ‘보통 = 특별하지 아니한’을 가리키니 ‘별다르다 = 다른 것과 (특별하지 아니하도록 구별되게 다르게) 다르다’ 꼴로 되어 뒤죽박죽이 되어요. ‘구별되다 = 차이가 나다’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차이 = 다름’을 가리킨다고 하기에 ‘별다르다 = 다른 것과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게) + (구별되게 다르게) 다르다 = 다른 것과 (보통과 다르게 다르게) + (다르게 다르게) 다르다’ 얼거리가 됩니다. 끝없이 맞물리는 돌림풀이를 살피면 ‘별다르다’를 비롯해서 ‘특별히·구별되다·차이’는 모두 ‘다르다·다름’을 가리키는 한자말이라는 대목을 엿볼 수 있어요. 2016.8.15.달.ㅅㄴㄹ



그는 잠시 뒤에 말을 이었다. “별다른 일은?”

→ 그는 조금 뒤에 말을 이었다. “다른 일은?”

→ 그는 조금 뒤에 말을 이었다. “딱히 다른 일은?”

→ 그는 조금 뒤에 말을 이었다. “뭔가 다른 일은?”

《제임스 P.호건/이동진 옮김-별의 계승자》(아작,2016) 1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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