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36 : 기간 동안



이 기간 동안

→ 이동안


기간(其間) : 어느 때부터 다른 어느 때까지의 동안

기간(期間) : 어느 일정한 시기부터 다른 어느 일정한 시기까지의 사이

동안 : 어느 한때에서 다른 한때까지 시간의 길이



  한자말 ‘기간(其間)’은 ‘동안’을 가리켜요. 한국말사전 뜻풀이도 이와 같습니다. 다른 한자말 ‘기간(期間)’도 이와 매한가지입니다. 두 한자말은 모두 ‘동안’하고 뜻이 같습니다. 다만 ‘기간(期間)’은 “접수 기간”이나 “계약 기간” 같은 자리에서는 “접수 날짜”나 “계약 날짜”로 손볼 만합니다. “오랜 기간”은 “오랫동안”으로 손보면 되지요. 그러니 “이 기간 동안”은 겹말입니다. ‘이동안’으로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그러나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그동안’만 한 낱말로 다루고, ‘이 동안’처럼 띄어서 적으라고 나오는데, ‘이동안’처럼 붙여서 한 낱말로 삼아야 올바르다고 느낍니다. 2016.8.19.쇠.ㅅㄴㄹ




이 기간 동안 그는 줄곧 아라비아에만 머물렀던 것으로 보인다

→ 이동안 그는 줄곧 아라비아에만 머물렀다고 본다

《E.P.샌더스/전경훈 옮김-사도 바오로》(뿌리와이파리,2016) 2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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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35 : 자기 손으로 직접



자기 손으로 직접 해야 하는

→ 저희 손으로 해야 하는

→ 제 손으로 해야 하는

→ 손수 해야 하는


직접(直接) : 중간에 아무것도 개재시키지 아니하고 바로

개재(介在) : 어떤 것들 사이에 끼여 있음. ‘끼어듦’, ‘끼여 있음’으로 순화

손수 : 남의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 제 손으로 직접



  한국말사전에서 ‘직접’을 찾아보면 “사이에 아무것도 개재시키지 않고 바로”로 풀이하는데, ‘개재’는 ‘끼어듦’이나 ‘끼었음’으로 고쳐쓰라고 나와요. 한국말사전은 스스로 뒤죽박죽이라고 밝히는 얼거리입니다. 아무튼 “사이에 아무것도 끼지 않으면서 바로”를 가리키는 ‘직접’이기에, 이는 다른 사람 손을 거치지 않는다는 뜻이요, 다른 사람이 내 일을 딱히 끼어들어서 해 주거나 맡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내 일’은 내가 ‘손수’ 한다는 뜻이에요.


  한국말사전은 ‘손수’를 “제 손으로 직접”으로 풀이합니다. 돌림풀이로군요. 아무튼 “자기 손으로 직접 해야” 꼴로 쓰면 겹말이 됩니다. “직접 해야”처럼 쓰든지 “자기 손으로 해야”처럼 쓸 노릇이에요. 또는 “제 손으로 해야”나 “손수 해야”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8.19.쇠.ㅅㄴㄹ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 손으로 직접 해야 하는 일이 특별히 주목받을 만큼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가난한 사람들은 제 손으로 해야 하는 일이 딱히 눈길받을 만큼 값어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가난한 사람들은 저희 손으로 해야 하는 일이 남달리 눈길받을 만큼 값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E.P.샌더스/전경훈 옮김-사도 바오로》(뿌리와이파리,2016) 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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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시인 是認


 과오를 시인한다 → 잘못을 밝히다 / 잘못을 받아들인다

 문제점을 시인하다 → 문제점을 받아들이다 / 문제점이라 말하다

 패배를 시인하다 → 졌다고 받아들이다 / 졌다고 두 손 들다


  ‘시인(是認)’은 “어떤 내용이나 사실이 옳거나 그러하다고 인정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인정(認定)’은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한국말사전 말풀이는 겹말입니다. ‘시인 = 그러하다고 인정함 = 그러하다고 그렇다고 여김’인 꼴이거든요. “그렇다고 여기는” 일은 ‘받아들인다’고 할 수 있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온갖 한자말 ‘시인’이 나오는데 다음에 드는 낱말은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2016.8.19.쇠.ㅅㄴㄹ


시인(市人) : = 상인(商人)

시인(矢人) : [역사] 조선 시대에, 화살 만드는 일을 맡아 하던 사람

시인(矢刃) : 화살과 칼이라는 뜻으로, ‘무기’를 이르는 말

시인(寺人) : [역사] = 내시(內侍)

시인(侍人) : [불교] = 시자(侍者)

시인(時人) : 그 당시의 사람들

시인(猜忍) : 시기심이 강하고 잔인함



서씨 역시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의 묘한 웃음으로 그것을 시인한다

→ 서씨도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같이 살며시 웃으면서 그 말을 받아들인다

→ 서씨도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처럼 빙긋 웃으며 그렇다고 얘기한다

→ 서씨도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마냥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 서씨 또한 무엇을 먹다 들킨 사람과 같이 가만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김주연-나의 칼은 나의 작품》(민음사,1975) 14쪽


그리스도교인에 대한 독자들의 혐오감을 일단 시인하는 가운데

→ 그리스도교인을 독자들이 꺼려도 아무튼 받아들이면서

→ 그리스도교인을 독자들이 싫어해도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엔도오 슈우사쿠/윤현 옮김-예수 지하철을 타다》(세광공사,1981) 13쪽


하지만 결코 자신의 과오는 시인하지 않는다

→ 그러나 조금도 제 잘못은 밝히지 않는다

→ 그렇지만 죽어도 제 잘못이라 하지 않는다

《권혁웅-외롭지 않은 말》(마음산책,2016) 59쪽


신이 나타난 뒤에야 욥은 자신의 이해가 부족했음을 시인하고

→ 신이 나타난 뒤에야 욥은 제가 잘 몰랐음을 받아들이고

→ 신이 나타난 뒤에야 욥은 제가 어리석었다고 밝히고

《메릴린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정지인 옮김-여성의 우정에 관하여》(책과함께,2016) 29쪽


삶에 탄력과 보람을 준다는 사실을 시인해야 할 것 같다

→ 삶에 기운과 보람을 준다는 대목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 삶에 기운차고 보람차게 한다는 대목을 받아들여야 할 듯하다

《허만하-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최측의농간,2016) 33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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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32 : 깊이 숙고



깊이 숙고해 볼

→ 깊이 생각해 볼

→ 깊이 헤아려 볼

→ 곰곰 돌아볼


숙고(熟考) : 곰곰 잘 생각함

곰곰 : 여러모로 깊이 생각하는 모양



  한자말 ‘숙고’는 “곰곰 생각”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해요. ‘곰곰’은 ‘깊이’ 생각하는 모습을 가리키지요. “깊이 숙고”처럼 쓸 적에는 겹말이에요. “숙고해 볼”으로만 쓰든지 “깊이 생각해 볼”처럼 손질해야 올바릅니다. 또는 “곰곰 생각해 볼”처럼 쓸 수 있어요. 2016.8.19.쇠.ㅅㄴㄹ



그래도 그의 생각은 깊이 숙고해 볼 가치가 있다

→ 그래도 그 사람 생각은 깊이 생각해 볼 값어치가 있다

→ 그래도 그 생각은 깊이 돌아볼 값어치가 있다

《메릴린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정지인 옮김-여성의 우정에 관하여》(책과함께,2016) 4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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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31 : 지금 현재



지금 현재는 불필요한

→ 이제는 쓸모없는

→ 이제부터는 쓸데없는

→ 이제 더 쓸 길 없는

→ 이제 와서는 쓸 일 없는


지금(只今) : [명사] 말하는 바로 이때 [부사] 말하는 바로 이때에

현재(現在) : [명사] 지금의 시간 [부사] 지금 이 시점에

이때 : 바로 지금의 때



  한자말 ‘지금’은 “바로 이때”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은 ‘이때’를 “바로 지금인 때”를 가리킨다고 풀이해요. ‘지금 → 이때’이고, ‘이때 → 지금’인 꼴입니다. 돌림풀이예요. ‘현재’라는 한자말은 ‘지금’으로 풀이합니다. 이리하여 ‘지금 = 현재’이면서 ‘지금 = 현재 = 이때’인 꼴이 되겠지요. 보기글에 나오는 “지금 현재”는 겹말입니다. 이 글월에서는 ‘이때’보다는 ‘이제’를 넣어서 손질하면 잘 어울립니다. 2016.8.18.나무.ㅅㄴㄹ



얼마 전까지는 필요했지만 지금 현재는 불필요한, 그런 물건이 잔뜩 있었다

→ 얼마 앞서까지는 쓸모있었지만 이제는 쓸모없는, 그런 물건이 잔뜩 있었다

《오리하라 사치코/도노랑 옮김-동거종료 일기》(AK 코믹스,2016) 11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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