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분주 奔走


 분주하는 여러 사람의 틈에 → 바쁜 여러 사람 틈에

 분주한 하루 → 바쁜 하루

 분주히 출근하는 사람 →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

 분주히 식사 준비를 한다 → 바삐 밥을 차린다

 분주히 오가는 길거리 → 바삐 오가는 길거리


  ‘분주(奔走)’는 “몹시 바쁘게 뛰어다님”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 뜻처럼 “바쁘게 뛰어다님”으로 손볼 수 있고 ‘바삐·바쁘게’로 손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서둘러’나 ‘재게’나 ‘부랴부랴’로 손볼 만해요. 2016.8.29.달.ㅅㄴㄹ



아침 도착하자 분주히 하역 작업하고 있는 이들

→ 아침 닿자 바쁘게 짐 내리는 이들

→ 아침 다다르자 바삐 짐 내리는 이들

→ 아침 되자 서둘러 짐 내리는 이들

《김영남-가을 파로호》(문학과지성사,2011) 15쪽


분주하게 손길을 놀리던 엄마의 뒷모습

→ 바쁘게 손길을 놀리던 엄마 뒷모습

→ 바삐 손길을 놀리던 엄마 뒷모습

→ 서둘러 손길을 놀리던 엄마 뒷모습

→ 쉴 새 없이 손길을 놀리던 엄마 뒷모습

《정경조·정수현-살맛 나는 한국인의 문화》(삼인,2016) 168쪽


처음 시장에 도착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함께 흐름을 맞추어

→ 처음 시장에 오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함께 흐름을 맞추어

→ 처음 시장에 다다르면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과 함께 흐름을 맞추어

《양해남-나도 잘 찍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눈빛,2016) 3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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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소멸 消滅


 거의 소멸 상태에 이르고 있다 → 거의 사라졌다 / 거의 없어졌다

 소멸되어 가는 우리 문화유산 → 사라져 가는 우리 문화유산

 어둠 속으로 소멸해 버렸다 →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소멸(消滅)’은 “사라져 없어짐”을 가리킨다고 하고, 한국말사전에는 “≒ 소망(消亡)·시멸(?滅)”처럼 비슷한말이 실립니다. 그런데 ‘소망’도 ‘시멸’도 “= 소멸”로 풀이해요. 쓸 일이 없다 할 ‘소망·시멸’은 한국말사전에서 털어야지 싶습니다. 한국말사전은 ‘사라지다’를 “현상이나 물체의 자취 따위가 없어지다”로 풀이해요. 돌림풀이예요. “사라져 없어짐”처럼 적은 말풀이는 겹말풀이라 할 테고요. 2016.8.28.해.ㅅㄴㄹ



노력하지 않는 한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소멸됩니다

→ 애쓰지 않으면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사라집니다

→ 힘쓰지 않으면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사그라듭니다

《루이제 린저/윤시원 옮김-낮은 목소리》(덕성문화사,1992) 49쪽


수많은 의미의 생성과 소멸 과정을 고스란히 거울처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 수많은 뜻이 나타나고 사라지면서 고스란히 거울처럼 담아내는 것이다

→ 숱한 뜻이 태어나고 죽으면서 고스란히 거울처럼 담아낸다

《박태희-사진과 책》(안목,2011) 12쪽


영원히 소멸하지 않는 ‘죽음의 재’이기 때문이고

→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죽음 재’이기 때문이고

→ 언제까지나 없어지지 않는 ‘죽음 재’이기 때문이고

《신혜정-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호미,2015) 37쪽


이미 소멸하였거나, 현재까지 남아 있더라도 그 교세가 매우 미약한

→ 이미 사라졌거나, 아직까지 남았더라도 그 교세가 매우 여린

→ 이미 없어졌거나, 오늘날까지 남았더라도 그 교세가 매우 작은

→ 이미 자취를 감추었거나, 이제까지 남았더라도 그 교세가 매우 작은

《도현신-지도에서 사라진 종교들》(서해문집,2016) 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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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44 : 모양새



그런 모양새는

→ 그런 생김새는

→ 그런 모습은

→ 그런 꼴은


모양새(模樣-) : 겉으로 보이는 모양의 상태

모양(模樣) : 겉으로 나타나는 생김새나 모습

-새 : ‘모양’, ‘상태’, ‘정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모습 : 1. 사람의 생긴 모양 2. 자연이나 사물 따위의 겉으로 나타난 모양 3. 자취나 흔적

생김새 : 생긴 모양새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모양’은 ‘생김새’나 ‘모습’으로 풀이하고, ‘모습’은 ‘모양’으로 풀이합니다. 돌림풀이예요. ‘-새’는 ‘모양’이 어떠한가를 뜻할 적에 붙이는 뒷가지예요. 그러니 ‘모양새’는 겹말입니다. ‘모습’이라는 낱말은 ‘모습새’처럼 안 쓰거든요. 이 대목을 잘 살펴야 합니다. ‘생김새’는 “생긴 모습”이에요. ‘모양새’란 무엇일까요? 그렇지만 한국말사전을 더 살피면 ‘생김새 = 생긴 모양새’처럼 풀이를 합니다. 잘못된 풀이입니다. “생긴 모양”이나 “생긴 모습”으로 풀이를 해야 올발라요. 2016.8.28.해.ㅅㄴㄹ



아이들에게 그런 모양새는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 아이들한테 그런 생김새는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 아이들한테 그런 모습은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데이브 굴슨/이준균 옮김-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자연과생태,2016) 1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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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42 : 땅과 대지



땅은, 대지는

→ 땅은, 이 땅은

→ 땅은, 너른 땅은


땅 : 1. 강이나 바다와 같이 물이 있는 곳을 제외한 지구의 겉면

대지(大地) : 대자연의 넓고 큰 땅



  ‘땅’은 여러 가지로 씁니다. 이 지구를 이룬 드넓은 자리를 가리키기도 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보금자리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때로는 논이나 밭을 가리키기도 하고요. 한자말 ‘대지’는 “대자연을 이루는 넓고 큰 땅”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땅’도 바로 이처럼 “넓고 큰 자리”를 가리키기도 하지요. 무엇보다 ‘대지 = 넓고 큰 땅’, 곧 ‘대지 = 땅’입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땅은, 대지는”처럼 겹말로 쓰기보다는 “땅은, 이 땅은”이나 “땅은, 너른 땅은”이나 “땅은, 드넓은 땅은”이나 “땅은, 아름다운 이 땅은”처럼 꾸밈말을 넣을 적에 한결 나으리라 봅니다. 2016.8.28.해.ㅅㄴㄹ



장담하건대 땅은, 대지는 어린이들에 의해 꾸준히 보전될 것입니다

→ 다짐하건대 땅은, 이 땅은 어린이들이 꾸준히 지켜 줄 것입니다

→ 거듭 말하건대 땅은, 너른 땅은 어린이들 손으로 지켜집니다

《폴 베델/김영신 옮김-농부로 사는 즐거움》(갈라파고스,2014) 16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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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의하다 依


 노동에 의한 소득 → 노동 소득 / 일해서 얻은 소득

 전쟁에 의한 참화 → 전쟁 참화 / 전쟁이 빚은 참화

 사상은 언어에 의하여 표현된다 → 생각은 말로 나타낸다

 소문에 의하면 → 소문에 따르면 / 소문을 들으면 / 소문으로는

 실천에 의하여 검증된다 → 실천으로 검증된다 / 실천하면서 밝혀진다

 밝혀진 바에 의하면 → 밝혀진 바를 보면 / 밝혀진 바로는


  ‘의(依)하다’는 “무엇에 의거하거나 기초하다. 또는 무엇으로 말미암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거(依據)하다’는 “어떤 사실이나 원리 따위에 근거하다”라 하고, ‘기초(基礎)하다’는 “근거를 두다”라 하니, 한국말사전 말풀이는 겹말풀이인 셈입니다. ‘근거(根據)’는 “1. 근본이 되는 거점 2. 어떤 일이나 의논, 의견에 그 근본이 됨”을 가리키고, ‘근본(根本)’은 “1. 초목의 뿌리 2. 사물의 본질이나 본바탕”을 가리킨다고 해요. 곧 ‘의하다 = 의거하다 + 기초하다 = 근거하다 + 근거하다 = 근본 = 뿌리/바탕’인 얼거리입니다. 어떤 일에 ‘뿌리’나 ‘바탕’을 둔다는 소리요, ‘말미암다’로 손볼 수 있는데, ‘의하다’가 깃든 글월은 흔히 입음꼴이 되기에, 이 말씨를 가다듬으면서 흐름에 맞추어 뜻을 살려서 손질해야지 싶습니다. 2016.8.27.흙.ㅅㄴㄹ



소유권에 의한 대소득의 소산이지만

→ 소유권에 따라 큰 소득을 얻지만

→ 소유권이 있기에 엄청난 소득을 얻지만

→ 소유권으로 크나큰 소득을 얻지만

→ 소유권으로 말미암아 큰 소득을 얻지만

《A.C.피구우/송기철 옮김-자본주의 대 사회주의》(문교부,1958) 13쪽


악을 그 원인에 의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 악을 그 밑바닥부터 아는 사람은

→ 악을 그 뿌리부터 아는 사람은

→ 악을 처음 생겨난 까닭부터 아는 사람은

→ 악이 처음 생겨난 까닭을 아는 사람은

《알랭/박상규 옮김-행복론》(신구문화사,1979) 152쪽


어머니의 회상에 의하면

→ 어머니 회상으로는

→ 어머니가 떠올리시기를

→ 어머니가 되새기시기로는

《고은-황토의 아들》(한길사,1986) 7쪽


발표에 의하면

→ 발표에 따르면

→ 발표를 보면

→ 발표를 살피면

《하야시 다케히코/최현 옮김-남북한 현대사》(삼민사,1989) 68쪽


자신들의 저력에 의하지 않고 다만 일본의 지원만을 믿고 있었다

→ 저희 힘으로 하기보다 다만 일본이 지원하기만을 믿었다

→ 저희들 힘은 안 쓰고 다만 일본이 돕기만을 믿었다

→ 저희들 힘이 아닌 다만 일본이 돕는 힘만을 믿었다

→ 저희들 힘은 믿지 않고 다만 일본이 돕는 힘만을 믿었다

《쓰노다 후사코/오상현 옮김-조국은 나를 인정했다》(교문사,1992) 32쪽


시험에 의한 선발은 하지 않는다

→ 시험 선발은 하지 않는다

→ 시험을 치는 선발은 하지 않는다

→ 시험을 쳐서 뽑지는 않는다

→ 시험으로 뽑지는 않는다

《호리 신이치로/김은산 옮김-키노쿠니 어린이 마을》(민들레,2001) 31쪽


군사 정부에 의한 검열로 인해

→ 군사 정부가 검열을 하며

→ 군사 정부 검열 때문에

→ 군사 정부 검열에 휘둘리며

《박인하-꺼벙이로 웃다, 순악질 여사로 살다》(하늘아래,2002) 94쪽


법률 제정에 의해 여인숙이 실제로 개선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법률을 제정하여 여인숙이 참말로 고쳐지는 일은 거의 없다

→ 법률을 세워서 여인숙이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일은 거의 없다

→ 법률로 여인숙을 조금이나마 낫게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조지 오웰/박경서 옮김-코끼리를 쏘다》(실천문학사,2003) 146쪽


재활이 가능한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 하는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

→ 재활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결정된다

→ 재활할 수 있는가 아닌가로 따진다

→ 재활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가린다

→ 다시 설 수 있느냐 없느냐를 살펴서 한다

《윌리엄 에이어스/양희승 옮김-법정의 아이들》(미세기,2004) 69쪽


정부가 임명한 세 명의 행정관에 의해 다스려졌다

→ 정부가 뽑은 행정관 세 사람이 다스렸다

《쿤가 삼텐 데와창/홍성녕 옮김-티벳전사》(그물코,2004) 53쪽


조선 사회는 실학자들에 의해 사대를 반성하고

→ 조선 사회는 실학자들이 사대를 뉘우치고

→ 조선 사회는 실학자들이 앞장서서 사대를 뉘우치고

→ 조선 사회는 실학자들이 나서며 사대를 뉘우치고

《이이화-한국사 나는 이렇게 본다》(길,2005) 46쪽


순이의 손에 의해 눈뭉치로 변했고

→ 순이 손으로 눈뭉치로 바뀌었고

→ 순이 손을 거쳐 눈뭉치가 되었고

→ 순이가 눈뭉치로 만들었고

→ 순이가 눈을 둥글게 뭉쳤고

《엄광용-초롱이가 꿈꾸는 나라》(이가서,2006) 13쪽


장기 독재에 의해 처참하게 유린되고 형태만 남게 되었다

→ 장기 독재 때문에 끔찍하게 찢기고 허울만 남았다

→ 장기 독재 탓에 갈기갈기 찢기고 껍데기만 남았다

→ 장기 독재에 눌려 갈가리 찢기고 껍데기만 남았다

《김삼웅-진보와 저항의 세계사》(철수와영희,2012) 283쪽


모두는 애초부터 당신에 의해 완벽하게 지어졌어요

→ 모두는 처음부터 그대가 빈틈없게 지었어요

→ 모두는 처음부터 그대 힘으로 빈틈없이 지었어요

《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삶의 에너지, 아나스타시아 7》(한글샘,2012) 51쪽


어린이들에 의해 꾸준히 보전될 것입니다

→ 어린이들 손으로 꾸준히 지켜질 것입니다

→ 어린이들이 꾸준히 지켜 줄 것입니다

《폴 베델/김영신 옮김-농부로 사는 즐거움》(갈라파고스,2014) 165쪽


4·19혁명에 의해 무너지고

→ 4·19혁명으로 무너지고

→ 4·19혁명으로 말미암아 무너지고

→ 4·19혁명이 무너뜨리고

《권주훈-렌즈로 쓴 혼돈과 격동의 역사》(눈빛,2015) 205쪽


남편의 힘에 의해 고통을 당할 테니까

→ 남편 힘에 말미암아 괴로울 테니까

→ 남편이 힘으로 억눌러 괴로울 테니까

→ 남편이 힘으로 괴롭힐 테니까

《도현신-지도에서 사라진 종교들》(서해문집,2016) 26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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