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87 : 능하다면 뛰어나다



능하다면 … 뛰어나다

→ 뛰어나다면 … 뛰어나다

→ 빼어나다면 … 뛰어나다

→ 훌륭하다면 … 뛰어나다

→ 잘한다면 … 뛰어나다


능하다(能-) : 어떤 일 따위에 뛰어나다

뛰어나다 : 남보다 월등히 훌륭하거나 앞서 있다

훌륭하다 : 썩 좋아서 나무랄 곳이 없다



  외마디 한자말 ‘능하다’는 ‘뛰어나다’를 가리킵니다. 이 보기글처럼 앞에서는 ‘능하다’를 쓰고 바로 뒤에서는 ‘뛰어나다’를 쓰면 겹말이에요. 앞뒤를 다른 낱말로 쓰고 싶다면 앞에서는 ‘빼어나다’나 ‘훌륭하다’나 ‘잘하다’ 같은 말을 넣을 만합니다. 그리고 한국말사전을 살피니 ‘뛰어나다’를 풀이하면서 ‘훌륭하다’라는 낱말을 쓰는데, 이 대목은 고쳐야지 싶습니다. ‘뛰어나다’하고 ‘훌륭하다’는 뜻이나 느낌이 비슷해도 서로 다른 낱말입니다. 2016.9.20.불.ㅅㄴㄹ



영국 여자들이 자신의 과거를 감추는 데 능하다면, 미국 처녀들은 자신의 부모를 숨기는 데 아주 뛰어나다

→ 영국 여자들이 제 지난날을 감추는 데 빼어나다면, 미국 아가씨들은 제 어버이를 숨기는 데 아주 뛰어나다

→ 영국 여자들이 제 지난날을 훌륭히 감춘다면, 미국 아가씨들은 제 어버이를 아주 뛰어나게 숨긴다

→ 영국 여자들이 제 지난날을 멋지게 감춘다면, 미국 아가씨들은 제 어버이를 아주 뛰어나게 숨긴다

《오스카 와일드/박명숙 옮김-오스카리아나》(민음사,2016) 55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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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86 : 일을 작파



일을 작파하고

→ 일을 그만두고

→ 일을 그치고

→ 일을 끝내고

→ 일을 놓고


작파(作破) : 1. 어떤 계획이나 일을 중도에서 그만두어 버림 2. 무엇을 부수어 버림

그만두다 : 1. 하던 일을 그치고 안 하다 2. 할 일이나 하려고 하던 일을 안 하다

그치다 : 1. 계속되던 일이나 움직임이 멈추거나 끝나다 2. 더 이상의 진전이 없이 어떤 상태에 머무르다

멈추다 : 1. 사물의 움직임이나 동작이 그치다 2. 비나 눈 따위가 그치다 3. 사물의 움직임이나 동작을 그치게 하다


  ‘작파’라는 한자말은 ‘일(作) + 그만두다(破)’ 꼴이기에 “일을 그만두다”를 가리키니, “일을 작파하고”처럼 쓰면 겹말이 됩니다. 한자말을 쓸 생각이라면 ‘작파하고’라고만 쓸 노릇인데, 말뜻 그대로 쉽게 “일을 그만두고”나 “일을 그치고”로 손볼 때에 한결 낫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에서 ‘작파’를 찾아보면 “공장 일을 작파하고 집에서 쉬고 있다”나 “생업을 작파하고”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모두 겹말로 잘못 쓴 보기글입니다. 이런 글월은 “공장에서 작파하고 집에서 쉰다”나 “공장 일을 그치고 집에서 쉰다”라든지 “생업을 그만두고”나 “먹고사는 일을 그만두고”로 손질해 줍니다. 그리고 한국말사전에서 ‘그만두다’를 찾아보면 ‘그치다’로 풀이하고, ‘그치다’는 다시 ‘멈추다’로 풀이하는데, ‘멈추다’는 ‘그치다’로 풀이하는 돌림풀이 얼거리입니다. 2016.9.16.쇠.ㅅㄴㄹ



서둘러 하던 일을 작파하고 뒤따라 나섰다

→ 서둘러 하던 일을 그만두고 뒤따라 나섰다

→ 서둘러 하던 일을 그치고 뒤따라 나섰다

《황풍년-전라도, 촌스러움의 미학》(행성B잎새,2016) 9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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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85 : 척박하고 메마른



척박하고 메마른

→ 메마른

→ 몹시 메마른

→ 더없이 메마른


척박하다(瘠薄-) : 땅이 기름지지 못하고 몹시 메마르다

메마르다 : 땅이 물기가 없고 기름지지 아니하다



  한자말 ‘척박하다’는 “몹시 메마르다”를 가리킨다고 하니, “척박하고 메마른”처럼 쓰면 겹말입니다. “몹시 메마른”으로 손보면 됩니다. 그런데 ‘척박하다 = 몹시 메마르다’인 줄 헤아리지 못하면서 “극도로 척박하고 메마른”처럼 말한다면 ‘극도로’ 때문에 다시 겹말입니다. ‘극도(極度)’는 ‘더없이’나 ‘더할 나위 없이’를 가리키거든요. 2016.9.19.달.ㅅㄴㄹ



나무가 들어갈 수 없을 만큼 극도로 척박하고 메마른 츠렁모바위

→ 나무가 들어설 수 없을 만큼 몹시 메마른 츠렁모바위

→ 나무가 들어설 수 없을 만큼 더없이 메마른 츠렁모바위

《김종원-한국 식물 생태 보감 2》(자연과생태,2016) 1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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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84 : 더럽고 오염되고



오염되고 더러운 곳

→ 더러운 곳

→ 더러워진 곳

→ 더럽혀진 곳


오염되다(汚染-) : 더럽게 물들다

더럽다 : 1. 때나 찌꺼기 따위가 있어 지저분하다 2. 언행이 순수하지 못하거나 인색하다 3. 못마땅하거나 불쾌하다 4. 순조롭지 않거나 고약하다 5. 어떤 정도가 심하거나 지나치다

지저분하다 : 1. 정돈이 되어 있지 아니하고 어수선하다 2. 보기 싫게 더럽다 3. 말이나 행동이 추잡하고 더럽다



  “더럽게 물들다”를 가리키는 한자말 ‘오염되다’이니, “오염되고 더러운”처럼 쓰면 겹말입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더럽다 = 지저분하다’로 풀이하고, ‘지저분하다 = 더럽다’로 풀이해요. 돌림풀이입니다. ‘더럽다’하고 ‘지저분하다’는 뜻이나 느낌이 비슷하기는 해도 다른 낱말이니, 한국말사전은 이 대목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2016.9.19.달.ㅅㄴㄹ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거나 오염되고 더러운 곳에 사는 부류들은

→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거나 더러워진 곳에 사는 갈래들은

→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거나 더럽혀진 곳에 사는 갈래들은

《김종원-한국 식물 생태 보감 2》(자연과생태,2016) 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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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조만간 早晩間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 곧 찾아뵙겠습니다

 조만간 직접 만나서 → 머잖아 몸소 만나서

 조만간 짙은 안개에 묻힐 것이다 → 곧 짙은 안개에 묻힐 듯하다


  ‘조만간(早晩間)’은 “앞으로 곧. ‘머잖아’로 순화”를 가리킨다는데, 한국말사전에는 “≒ 조만에”처럼 비슷한말이 실립니다. ‘조만(早晩)에’를 찾아보면 “= 조만간”으로 나와요. 그러니 ‘조만간·조만에’ 모두 ‘머잖아’로 손볼 만하고, ‘곧’으로 손볼 수 있어요. 때로는 ‘이내’나 ‘바야흐로’나 “얼마 뒤”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9.18.해.ㅅㄴㄹ



조만간 돌아오겠죠

→ 곧 돌아오겠죠

→ 머잖아 돌아오겠죠

→ 얼마 뒤에 돌아오겠죠

《토우메 케이/이상은 옮김-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11》(학산문화사,2016) 24쪽


조만간 떨어질 꽃턱잎이 붙어 있으니

→ 곧 떨어질 꽃턱잎이 붙었으니

→ 이내 떨어질 꽃턱잎이 붙었으니

→ 앞으로 떨어질 꽃턱잎이 붙었으니

《마키노 도미타로/안은미 옮김-하루 한 식물》(한빛비즈,2016) 64쪽


조만간 똑같은 문제에 관해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닥친다

→ 머잖아 똑같은 문제를 놓고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닥친다

→ 바야흐로 똑같은 일를 놓고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닥친다

→ 곧 똑같은 일을 놓고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닥친다

《오스카 와일드/박명숙 옮김-오스카리아나》(민음사,2016) 3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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